1. 이번 투표는 33% 이상이냐 이하냐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상이면 오시장에게는 최고의 결과겠죠. 하지만 이렇게 나올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오시장 본인도 알껍니다. 모든 여론 조사. 부재자투표 순위. 야당의 조직적 반대 모두 이번 선거가 33% 이하로 나올 것임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오 시장이 조금의 정치적 감각이 있더라면 현재의 상황은 주민투표가 성립되느냐 성립되지 않느냐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안된다는 걸 알게 될 껍니다.

 

2. 결론만 말하자면 만약 이번 주민투표가 25% 이상 나오게 되면 오 시장은 명예로운 퇴각로가 열리죠. 현재 오시장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쪽에서 투표 반대 운동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오 시장은 25% 이상의 표가 다 자신을 지지하는 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투표함이 개봉조차 안하기 때문에 '거듭된 투표 거부 선동에도 불구하고 25% 이상이나 되는 성과를 거뒀다.' 라는 주장을 할 수 있게 되는 거죠.

 

3. 왜 25%냐. 한나라당 시당위원장인 이종구 의원이 공개적으로 25%도 안나오면 오시장은 xxx라고 말한 적이 있죠. 이 프레임이 작동하면서 오 시장에게는 25%가 자신의 지지층을 끌어 모을 수 있는 최저 한계선으로 설정되었다고 봐야 합니다. 오시장 지지세력인 동시에 한나라당 지지세력도 되겠죠.

 

4. 오 시장의 사퇴 이면에는 25% 달성 여부라고 보는 건 이 때문입니다. 현재 이번 주민투표는 20% 내외에 이뤄질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리고 오 시장측은 스스로 시장 퇴진 약속시 투표율이 5% 정도 상승할 것이라고 말하고 다녔죠. 둘을 합산해 보면 25% 내외에서 이번 투표가 결정된다고 보여집니다.

 

5. 따라서 오 시장의 이번 선언은 결코 비이성적이며 땡강이 아닙니다. 매우 합리적이며 우아한 퇴각을 위해 선택한 행로입니다. 이게 우연히 얻어다 걸린 꼼수인지. 아니면 고도의 전략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오 시장의 사퇴가 이뤄진 만큼 전선은 더욱더 분명해 질 것이고. 그만큼 내부 전략목표인 25% 달성은 더 이뤄지기 쉽다는 것에 있습니다.

 

6. 또한 이는 한나라당쪽에도 그리 나쁘지 않은 경우의 수입니다. 만약 25~33% 안에서 투표율이 나왔다고 해보죠. 오 시장이 사퇴를 할 수 있게 되더라도, 한나라당에서는 말릴 수 있는 명분이 생깁니다. 지지층이 이렇게 모였는데 어떻게 사퇴를 할 수 있느냐고 말릴 수 있게 된다는거죠. 이렇게 한 달만 어영 부영끌면 9월 30일이 넘어가게 됩니다. 아시겠지만 우리나라 재보궐 선거는 4월과 10월 두차례만 하도록 지정되어 있고. 10월 재보궐 선거는 9월 30일까지 궐위가 발생할때 이뤄지도록 되어 있습니다.

 

7. 따라서 이런 겁니다. 만약 이번 주민투표가 25% 이상 나오게 되면. 한나라당은 오 시장을 말릴 명분을 얻게 됩니다. 오 시장 역시 바로 사퇴하는 것이 아닌 질질 끌 수 있는 카드를 넣게 되구요. 그렇게 9월 30일 이후까지만 버티면 됩니다. 그러면 그 이후에 오 시장이 책임 운운하며 시장 카드를 던져도 재보궐 선거를 안하게 됩니다. 자연히 선거는 내년 4월로 넘어가게 되고. 이는 총선과 날짜가 같아진다는 걸 의미하죠.

 

8.즉 총선과 서울시장 선거를 같이 하게 되는 겁니다. 적어도 서울지역에서는 mb 심판이라는 기존 야당 캐치에 대응할 수 있는 여당의 수가 생길 수 있다는 겁니다.

 

9. 감히 예측해 보건데. 이번 투표에서 투표율 25% 이상 나오면 오 시장은 바로 사퇴를 안할 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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