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본 고전 영화가 끌려서 틈틈이 보는 중이에요.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작부터 시작해서 가장 최근에는 oldies 님이 리뷰해주신 "할복"을 봤습니다. 리뷰 내용대로 배우들의 아우라를 그대로 느낄수 있는 굉장히 매력적인 작품이더군요. 새삼 추천해주신 oldies 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몇주전에 본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이 기억에 많이 남네요. 되게 건조한 느낌의 영화인데 이상하게 몇몇 컷이 머릿속에 남아 있습니다. 영화 초반의 살인장면이라던가 온천에서 아버지가 며느리랑 미묘한 감정을 표출하는 장면이라던가 교도소 면회중 에노카즈가 자신의 진정한 복수의 대상이 누구인지 깨닫는 장면이라던가  등등.. 그중에서도 마지막 컷은 보면서 어 이거 컴퓨터가 멈췄나? 하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라구요.

 

그 마지막 장면 전까지는 영화적 과장이라던가 테크닉을 엄청 절제하는 다큐멘터리적인 느낌이었는데 조금 당황스럽더군요. 머릿속으로 왜 감독은 이런 장면을 넣었을까 하고 계속 생각해봤는데 아무래도 에노카즈의 복수가 끝나지 않은 걸 암시하는 장면이 아닐까 하고 결론을 내렸어요. 죽은 사람은 죽고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살아있는 사람들은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살아가고..이런 결말이 싫었던거 같아요. 볼때는 당황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약간씩 그 의미가 눈에 들어오는 듯 합니다. 나중에 내용 까먹을때쯤 다시한번 봐야겠어요.

한국것도 그렇고 일본것도 그렇고 "복수는 나의 것"이라는 영화는 재관람을 부추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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