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짓기의 고단함

2011.05.26 11:59

남자간호사 조회 수:3778

아내님과 저는 아가를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하지만 아직 제가 가난한 유학생이라 우리의 베이비 계획은 막연하게만 잡고 있는 중이죠. 저는 기왕이면 딸을 낳아달라 아내님께 조르고, 아내님은 그건 자기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니 제가 제대로 딸을 주면 된다 하고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기라도 어떻게 키울지, 이름은 어떻게 지어주면 좋을까 해서 이러 저러 생각을 하고는 해요. 


원래는 한글 이름, 영문 이름 따로 구분하지 않고 이름 하나 지어주려다가, 결국 저희가 캐나다에서 살아간다면, 제대로 된 영어 이름이 있는 게 아가한테 낫지 않을까 해서 영어 이름 짓고, 한글 이름도 따로 지어서 퍼스트 네임으로는 영어 이름, 미들 네임으로 한글 이름으로 하면 되겠다 생각을 했죠.

케이트 블란쳇을 좋아하는 아내님은 막연하게 딸을 낳는 다면 케이트란 이름을 지어줘야 겠다 생각하고 있었고요.


그러다 아내님이 얼마 전 인터넷 세상을 돌아다니다가, 저희가 있는 밴쿠버, BC주에서 최근 가장 인기 있는 아가 이름 top 100 리스트를 발견했습니다.


간단하게 남아, 여아 10위까지 가져와 볼게요.


Boy Names 

Girl Names 

 1. Ethan

 1. Olivia

 2. Liam

 2. Emma  

 3. Jacob

 3. Sophia 

 4. Logan

 4. Ava 

 5. Matthew

 5. Emily 

 6. Noah

 6. Isabella 

 7. Lucas

 7. Chloe 

 8. Alexander

 8. Hannah 

 9. Benjamin

 9. Lily 

 10. Nathan

 10. Ella 


(출처는 http://goo.gl/Vxs25 )


제가 맨날 딸, 딸 노래를 부르니까 아내님은 여자 아이 이름부터 보기 시작했고요.

주욱 읽어나가던 아내님은 Lily에서 눈이 멈춥니다.

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내님이 유일하게 좋아하는 꽃이 백합꽃(Lily)거든요.


아내님은 제게 Lily란 이름이 어떠냐며, BC주에서 10위 안에 드는 인기있는 이름이라고 보여주더군요.


Lily 라는 어감이 생각보다 괜찮기에 저도 몇 번 입에서 읖조렸어요.

'Lily, Lily.'


역시 이름은 성하고 붙여서 읽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Lily....Lee. Lily Lee?'


네. ;ㅁ; 제 성은 이씨 입니다. 영문으로 Lee 라고 쓰고 있지요. 

릴리란 이름이 맘에 들려는 찰나, 깨닫게 된거죠. 릴리리 (= 닐리리?;;) 라니요 ;ㅁ;



이 이후로 아내님은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줄리엣 톤으로 제게 이렇게 외치곤 합니다.

'오.. 왜 당신의 성은 이씨 인가요?'


;ㅁ;


저희는 또 다시 고민에 빠졌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9480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8327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8534
63 푸우 가족과 이름을 말할 수 없는 곰 [10] 남자간호사 2011.10.11 3568
62 [전세대란 기사] 범례로 선택한 사례가 연봉 6천5백만원? = 정말 이 게 범례인가요? [21] 고인돌 2011.03.01 3597
61 텍사스 체인톱 연쇄살인사건(피규어 바낭) [5] hermit 2013.02.23 3616
60 이번주 그것이 알고싶다 이상하네요 [1] 푸네스 2014.05.11 3639
59 국정원에 관한 개인적 추억이 있으십니까? [12] drlinus 2012.12.12 3663
58 저도 각오하고 씁니다. [16] Solo 2012.03.27 3712
57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서 잔인했던 장면(스포有) [7] 쥬디 2014.03.29 3712
56 전 이 두부들이 궁금하더군요. [4] 자본주의의돼지 2013.02.20 3726
55 김수현 작가 이거 무슨 말이죠 [6] 가끔영화 2010.10.24 3757
» 이름 짓기의 고단함 [29] 남자간호사 2011.05.26 3778
53 (바낭) 썰전 속 강용석과 이철희 소장 [10] 방문객21 2013.04.19 3783
52 [펌] 주인아 나 쪼기... 쪼거... 좀 줘봐 [8] 재생불가 2012.06.14 3811
51 트루 디텍티브 보신 분들께 묻습니다.(스포 듬뿍..) [4] 칼리토 2014.10.06 3829
50 어제 라디오스타 결정적인 장면 - 왜 김도균이 '기타의 신'인가? [4] soboo 2011.05.20 3900
49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혼다와 계약 결국 박지성과... [10] Aem 2011.06.08 3922
48 롯데팬으로서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보다 더 가슴 아픈건 바로, [34] chobo 2010.10.06 3927
47 [바낭] 직장 넋두리 - 이직 실패와 재입사 [7] Planetes 2011.11.01 3935
46 [벼룩] 여성용 정품 어그(UGG Australia) 6사이즈..230~235 사이즈?(저는 남자입니다만;;) [10] Chekhov 2011.01.14 3985
45 마늘밭에 있던 돈.jpg [11] 가끔영화 2011.04.12 4065
44 매일 5백만원씩 쓸 수 있다면? (웹툰 '저스트 원샷' 스포) [29] Jade 2013.05.20 4118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