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가지.

2011.03.15 15:59

01410 조회 수:1932

1.

1923년 간토대지진의 그 유명한 자경단 조선인 학살 - 일본에 대해서는 최대한 호의적으로 쓰고 싶어하는 수많은 서양 매체들도

이 건은 차마 무시(?) 못 하고 마지못해 한 줄 정도 적어놓습니다. 자경단 때문에 수천명의 한국계가 죽었다. 라고... - 어쨌든

조선인 학살이 자행된 것은 지진 발생 이튿날 저녁부터였습니다.


며칠 전 글에 적었지만, 재난 직후에는 다들 경황도 없고 하기 때문에 오히려 침착한 감이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집단 내에서 불협화음이 터져나가는 것은 항상 D데이 H아워보다는 그 조금 후입니다. 조금 수습될 즈음 해서 슬슬

눈에 안 들어오던 게 들어오기 시작하면 마음이 거칠어진다 해야 할지, 사람들이 그런 상태가 되는 겁니다. 


인간 집단이 침착함에서 까칠함과 소요로 바뀌는 데에는, 거대한 불안감 공감대가 표면화되는 시점과 관련있지 않나 

싶습니다. 멘탈에 가해진 충격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거대한 인지부조화는 얼마든지 나타날 수도 있는 시점인데다가

이번 경우에는 원전이라는 초 강력한 자극이 계속 점진적으로 일어나고 있고 시기도 H+72~96.... 


.... 그런데 왜 한국의 인터넷 게시판에서 사람들이 이러고 있는지 원;;

(하긴 연평도 때는 서울보다 일본 매스컴들이 더 난리였으니 도찐개찐이라 해야 하나.)



1-1.

저는 여전히 Watch out, but don't panic.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본 도호쿠 현지는 OK, now panic인 모양이지만;;;)


일단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체르노빌마낭 원자로가 발라당 다 뒤집어져서 사실상 핵폭발 비스무레하게 터졌다면 확실히 한국이 위험하긴 하겠죠.

방사능이 래디컬하게 바로 직진해서 날아온단 얘기니까요. 하지만 그 정도로 위험하려면 도쿄에 레벨쎄븐 경보 발령되는 상황입니다.

구글 지도 펴서 보시면, 후쿠시마 원전의 위치는 서울에서 거의 정동쪽으로 1200Km 가량 직선거리로 떨어져 있습니다.

노동1호 미사일로 때려도 근처까지 겨우 가는 거리입니다. 동심원으로 그어 보면 대충 감이 옵니다.

한반도 남단의 부산에서 쳐다봐도 거의 EEN 수준의 방위각입니다.


그리고 날씨는 서에서 동으로 움직입니다. 


지금 우려되는 건 래디컬이 아니라 공기중 부유물+낙진인데 이건 공기를 타고 퍼지는 거죠. 그래서 바람 방향이 중요하고.

편서풍이나 제트기류는 일단 드립이 아닙니다. (한 지인은 대놓고 "제갈량이 도쿄에라도 나타났냐? 동남풍이 불게?" 라고....;;;)

오히려 서울보다 하와이쪽이 더 우려가 되는 상황이고 그래서 미국 과학계랑 미 공군이 촉수 잔뜩 곤두세우고 있죠.


유언비어 퍼뜨린 놈은 진짜 몇 대 쥐어박고 싶음.

(전시에 제일 무서운 게 간첩들이 기칠허삼으로 사실에 과장 살짝 섞어서 퍼뜨리는 건데.... 이렇게 되면 후방이 지X이니까...)


물론 일본이야, 당장 도쿄 코앞에(그렇다곤 해도 대략 서울-대구 거리...) 벌어지고 있는 일이니 신경 곤두서 있고

일본 관료주의야 미군 항공기에 국토교통성이 벌금딱지 발부할 정도로 답 없게 꽉 막혔으니, 정보통제 아닌가 해서

걔들이야 지금 난리났죠. 2ch는 뭐 거의 지금 혼수상태고.... 근데 그건 일본 얘기고, 한국은 아직 예의주시 정도로

대응하고 있으면 된다고 봅니다. 


한줄요약 : 터지면 X되는 거는 맞는데 한반도가 직격맞으려면 이미 도쿄가 아비규환이 된 다음이다...


2.

개인적으로는 소설 일본침몰에서 묘사된 도쿄대지진 이후 사회상황과 상당히 맞아떨어져서 놀라고 있습니다.

물론 재난문화(?)가 있는 - 소설 속 표현임 - 일본산 소설인데다가, 작가 자신도 9년동안 자료갖고 씨름했을 정도로

리얼리티에 신경을 많이 쓴 작품이니 이런 쪽에도 상당히 신경써서 묘사했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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