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1.06 21:04
전 딱 1년? 2년 전쯤에 이 이야기가 나와서 불편하다는 의견을 가진 쪽이었습니다.
지금도 그 생각은 별로 바뀌진 않았어요.....
단지 그 때에 비해서 '왜'라는 부분에 대한 사고는 좀 더 깊어진 것도 같네요.
제가 생각할 때 이런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는 게시판에서 아기사진을 불편해하는 이유는
'친밀감' 의 문제 같아요.
아무리 게시판에서 글을 보고 많이 접해서 익숙한 닉네임의 유저라 할지라도
현실세계의 그 사람 자체에 친밀감을 느끼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잖아요.
혹 개인적으로 쪽지나 메신저라도 주고받으면서 친해지지 않는 이상은 말이죠.
말하자면 나와는 그다지 친하지도 않은 동네 사람이 문득 아이사진을 보여주면서
'이쁘지? 우리 애 어때?' 라고 선량한 눈망울을 초롱초롱 빛내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을 받는달까요.....? (나쁜 의미 아니에요, 그냥 제가 그 순간 떠올리는 이미지죠)
아이든 애인이든 반려동물이든, 사진을 누군가에게 보여준다는 건
그 사진을 보여주는 사람이 상대방에게 감정이입을 느끼길 바라는 행위라고 생각을 해요.
친밀한 관계라면 잘 이해할 수 없다 하더라도 공감하는 척 하는, 가벼운 자기희생(?)을 하게 되죠.
우와~ 귀엽다~ 우와 멍멍이 몇 살이야? 순하게 생겼네~ 기타 등등...... (물론 공감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런데 친밀하지 않은 관계라면 그게 그렇게 달가운 일은 아니죠.
온라인인데 그냥 스킵하면 되지 좋은 말만 해야 하는 강박관념을 왜 갖느냐고 하시는 분들도 계셨지만
사실 사람은 온라인상의 경험이라 해서 오프라인상의 경험과 별개로 떼어놓고 생각하진 않는 거 같아요.
즉 오프라인에서 저런 경험을 겪은 일이 있기 때문에, 그 때의 당혹스러움? 거부감? 같은 감정을
비슷한 상황 하에서 다시 떠올리게 되는 거지요.
일단 그건 사진을 본 순간, 혹은 아이사진이라는 게시물 제목을 본 순간 바로 떠오르는 찰나의 감정이라
백스페이스나 스킵이 적용되지 않는 것 같기도 하고요.
왜 다 꺼져가는 불씨를 되살릴지도 모르는 이 글을 썼느냐 하면,
저는 아이사진을 좋아하지 않는 입장인데도 불구하고 바로 뒷페이지였나? 막 탄생한 아가 사진같은 경우는
오히려 삭제되어서 볼 수 없다는 게 아쉬운 기분까지 들어서 스스로도 '이게 뭔가' 싶더란 말이죠.
결국 아이사진 문제는 흥미로 인해 '내 쪽에서' 스스로 접근하느냐, 아니면 그 반대인 경우인가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아요.
반대로 상대방이 내게 감정적인 접촉을 해왔을 때 거기서 호불호가 갈리는 것은 친밀감의 문제가 아닐까 싶고요.
(굳이 아이사진 뿐 아니라 다른 경우에도 해당되겠지만 오늘의 화두는 아이사진인 듯 하니까요;)
아이사진 문제로 지나치게 험한 표현들 써가면서 불쾌감 표현하시는 분들 계시던데,
그건 예의의 문제이니 그 부분에 대해서 제가 할 말은 없구요.
그냥 저같은 사람은 이러이러한 이유로 아이사진이 불편했던 듯욤, 뭐 이런 글이라고 생각해주세요.
그런데 사실 불특정 다수들이 이용하는 게시판 쓰면서 불편한 일이 뭐 한두가지겠어요?
불편하지 않을 순 없지만 불편하더라도 모두 조금씩은 참고 양보해가면서 쓰는 게 게시판일텐데
일이 필요이상으로 너무 확대된 듯한 느낌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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