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2011.01.06 01:18

말린해삼 조회 수:2765

도서관엘 요즘 자주 갑니다. 시립 도서관이고 방학이라 그런지 아이들이 많이 보입니다. 요즘은 스스로 많이 피폐해지고 지친것 같아서 책이나 줄창 읽자하고 간 곳인데 의외로 아이들의 소리가 재잘재잘 들릴 때가 있습니다. 엄마가 옆에서 쉿! 하면 또 뭐라고 재잘재잘. 중간에 바람 좀 쐴려고 나가다보면 어린이 열람실을 지나치게 됩니다. 어린이집 같은 조그만 노란방에서 조그만 병아리같은 아이들이 무언가를 열심히 읽고 그리고, 열변을 토하는 아이들이 보입니다. 그러면 저도 모르게 멀뚱히 보게 됩니다.

웃으면서.

예전에는 아 저 때로 돌아가 아무걱정 없이 살고 싶다 하는 생각들을 했었는데, 요즘에 이들을 보면 아이들은 아이들 나름대로 열심히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림책 한장에, 나무에 앉은 새 한마리에 이들은 매 순간 나보다 더 열심히 사는구나.하고요. 매점에서 어린 아이 둘이 마이쮸 하나를 사서 나눠먹으려는 모습이 너무 이뻐서 이름모를 푸딩을 사줬습니다.
고마쓥니다. 하는 말에 제가 다 고맙더군요.

링고님, 닥터슬럼프님 등 아이들 사진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도 이런 기분인 듯 시 습니다. 나도 아이를 키우고 싶다기 보다, 그냥 그이들의 독점물인 해맑은 표정들을 보면 청량한 바람 맞듯 시원하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점저 세상이 무서워져서 아이들이 조심해야될 세상이 되고, 세상이 힘들어져서 아이들도 이것저것 배우고 약아야 하는 세상이 되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합니다. 누가 뭐래든 나같은 어른들 탓일텐데.

돌아오는 길에 윤상의 너희들것이니까라는 노랠 오랫만에 듣다가 너무 좋아서 계속 밬복하며 들었습니다. 나이를 먹고 세상 산다는게 내 위주로만 살아선 안되는거구나 싶기도 하고. 물론, 교과서같은 말이지만서도 아이들을 보면 그런 생각이 조금씩 듭니다.

아직은 아빠가 될 자신도 능력도 없지만, 멋지고 좋은 삼촌이나 아저씨가 되고 싶단 생각이 마구 드는 요즘입니다.
좋은 날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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