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1000만 관중’ 요인

- 야구 관중 1000만, 어떤 숫자인가.

“과거엔 계산기 속에서만 가능한 숫자였지, 실제 달성하기 힘든 숫자였다. 올해 671경기 만에 관중 1000만명이 넘었다. 한 해 720경기가 있다는 걸 감안하면, 1000만명은 한 경기에 관중이 매일 1만5000명씩 들어와야 가능한 얘기다. 현재 우리나라 10개 야구장 중 3만명이 들어가는 곳은 없다. 그럼에도 한 경기장에 관중석 3만개가 있다고 가정하면 평일, 주말 가리지 않고 좌석의 50%가 차야 한다는 것이다. 이론적으로나 가능한 얘기였는데, 올해 현실이 됐다.”

- ‘20대 여성 효과’가 어느 정도인가.

“올해 프로야구 관중 중 20대 여성이 23~24%다. 프로야구 관중 넷 중 한 명은 20대 여성이란 얘기다. 14~15%인 20대 남성보다도 많다. 2030 여성으로 넓히면 점유율이 37~38%에 달한다. 5년 전만 해도 중장년 남성인 ‘아재(아저씨)’ 관중이 주류였는데, 세대와 성별이 확 바뀐 것이다. 여전히 미국, 일본 야구는 중장년 남성 관객이 주류인데, 세계적으로도 드문 현상이다.”



- MZ 여성 관중은 왜 늘었나.

“기존 가설은 2030 여성은 스포츠든 영화든 공연이든 자신이 좋아하는 팬 익스피어리언스(경험)를 얻기 위해 온다고 본다. 그래서 좋은 경기 경험을 확장시키면 이들이 많이 찾는다고 봤다. 하지만 지금 야구장을 찾는 2030의 상당수는 야구 팬은 아니라 게스트(손님)라고 분류해야 할 것 같다. 야구 규칙도 잘 모르고, 현장에서 경기를 유심히 보지도 않는다. 화제가 되는 장소에 자신이 있다는 걸 소셜미디어에 올리려는 경향이 크다.”

- 야구장이 MZ 화제가 된 계기는.

“KBO가 올해 새로운 뉴미디어 중계권 계약을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업체인 티빙과 했는데, 경기 관련 숏폼 영상 등 2차 저작물을 허용하는 조건이었다. 모든 야구 경기 관련 동영상을 뉴미디어 중계권자 외에는 포털 등에 올리는 것을 금지했던 것에서, 숏폼 즉 40초 미만의 짧은 영상만은 돈을 벌기 위한 상업적 목적이 아니면 소셜미디어에 자유롭게 올리고 공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올해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에 가면 수많은 야구 영상들이 돌아다니는 이유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KIA 치어리더들이 추는 ‘삐끼삐끼춤’이 유명해진 것도 숏폼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숏폼 허용을 촉매로 해서 야구장에서 선수 사진이 나온 카드를 들고, 먹고 마시고, 춤추는 모습 등을 짧은 영상에 담아 올리는 새로운 MZ 문화도 만들어졌다. 야구를 통해 사실은 자기 스토리를 얘기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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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KIA 치어리더들이 최근 소셜미디어 동영상 등에서 화제가 된 삐끼 삐끼(Pikki Pikki) 춤을 추고 있다. /연합뉴스

◇ 한국 야구는 ‘막장 드라마’?

- 미국 등보다 경기 수준이 낮은데, 관객이 환호하는 이유가 있나.

“우스갯소리이긴 하지만, 한국 야구는 드라마로 비유하면 ‘막장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이 볼 때는 경기력이 떨어진다고 해도, 팬이나 게스트가 보기에는 예측을 할 수 없는 막장 드라마 같은 재미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 일본은 대체로 투수가 중심인 ‘투고타저(投高打低)’이지만, 우리는 ‘타고투저’다. 한국은 투수가 약하고 타격이 강하다는 뜻이다. 경기가 예측대로 흘러가지 않는 이유다.”

- 공연 등과 비교해 유리한 점은.

“세계적 팝가수인 테일러 스위프트나 아이돌그룹 BTS의 팬이 돼서 덕질(좋아하는 가수를 파고드는 것)을 한다고 하면 가까이 보기도 어려울뿐더러 공연 티켓 가격도 비싸다. 그렇지만 야구장 한 번 가는데 1만5000원에서 2만원이면 된다. 그 정도 비용으로 3시간 정도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상품은 거의 없다. 야구가 덕질하기엔 가성비가 좋다.”



◇ 1000만 관중의 경제 효과

- 1000만 관중의 경제 효과는?

“2030 여성들은 과거 팬들과 달리 굿즈(상품)를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이 산다. 예컨대 KIA 김도영 선수가 월간 10홈런-10도루, 사이클링 히트(안타-2루타-3루타-홈런을 순서대로 치는 것)를 해서 8월에 기념 유니폼을 내놨는데, 일주일 만에 사전 예약 신청으로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각 구단 입장료 수입도 이미 1500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올 시즌 프로야구 중계권 수입이 990억원이다. 뉴미디어 중계권의 경우 과거 네이버 컨소시엄을 제치고 티빙이 들어오면서 경쟁 상황이 됐고, 중계권료도 올랐다. 또 숏폼 영상을 올릴 수 있게 되면서 2030 여성 등이 새롭게 대거 야구장으로 몰려 오고 있다. 1000만 관중이 계속 유지되면 산업적으로 더 의미 있는 시도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야구 산업이 더 커지려면?

“역대 최초로 관중 700만명을 넘겼던 2012년에도 여성 관중이 몰렸었다. 하지만 반짝 현상으로 그쳤다. 이번에도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 구단의 유튜브 구독자 숫자를 보면 불안하다. 한화가 34만명으로 가장 많고, KT가 10만명 정도다. 야구장을 찾는 개인은 1000만명으로 늘었지만, 구단이 더 노력할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구단들이 야구를 대기업들의 홍보 수단이 아닌 비즈니스로 인식해야 한다. MZ세대의 야구장 습격은 반갑지만, 팬심에 바탕을 둔 야구 담론이 부족한 건 아쉽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860000?sid=101

여초 커뮤니티와 비교적 중장년층 남성이 많은 커뮤니티 반응이 다른 듯 기사 댓글창도 불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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