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책

2024.09.18 21:21

thoma 조회 수:245

1. 체중계에 따르면 복부 비만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대부분 누워 있거나 앉아 있었고 개 때문에 왔다갔다하는 정도 움직이는 실내 생활을 이어왔더니 드디어 본격적인 뱃살 고민의 세계로 진입입니다. 한 해가 다르네요. 작년과 그 전년에도 이런 과소활동의 시기가 있었으나 문제의 심각성을 못 느꼈는데 누적이 되어서인지, 나이 들면서 기초대사율이 더욱 낮아져서인지 확실히 다릅니다. 누워 있으면 배 부분에 답답함을 느껴요. 옷을 꺼내 입는데 답답해져서 깜놀하고요. 그렇다고 안 먹으면 팔다리가 흐물흐물해지지 않겠습니까. 

또 느끼는 것이 자세입니다. 자세가 안 좋아졌습니다. 몸의 중심 부분인 척추와 갈비뼈 부분을 보호하려는 생각에 움츠리게 되어서일까요. 등허리 쭉 펴고 가슴 열고, 뭐 이런 소리를 체조나 준비운동하면 흔히 하잖아요. 근데 그 반대 방향으로 몸가짐을 했던 거 같아요. 등허리와 가슴을 쭈그리고 말고 있는 것입니다.    

조만간 다시 운동을 하면 몸이 회복이 될지 이제 이런 실루엣이 내몸으로 정착될 것인지 궁금합니다. 이 궁금증을 얼른 풀고 싶네요. 빨빨거리고 속도감 있게 걷고 싶습니다! 바른 자세로 양팔을 흔들면서요. 몇 년 전만 해도 양팔을 흔들며 빨리걷기 하는 분들을 곱게 안 봤던 1인인데 세월이 저를 이렇게 만드네요. 물론 다른 사람 근처에선 조심조심하겠지만 저 혼자 저를 보기에도 아름답진 않지 말입니다. 느긋하게 주머니에 손 넣고 두리번두리번거리며 산책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2. 책은 사고 있습니다. 최근 산 책 중 몇 권 소개합니다.

[고기로 태어나서] 

한승태란 작가의 책도 이름도 몰랐습니다. 이게 인터넷 서점만 이용하는 데서 생기는 구멍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오프라인 서점에 가면 화제의 책이나 상받은 책을 보기 좋게 모아 놓아서 지나가다가 쓱 보게 되잖습니까. 

지난 6월에 나온 [어떤 동사의 멸종]이라는 책이 추천에 뜨길래 '동사'라는 단어를 보고 책 성격을 오해하고 자세히 보니 생각과 전혀 다른 책이었고 관심이 갔습니다. [어떤 동사의 멸종]은 콜센터상담, 택배상하차, 식당주방, 빌딩청소 등의 직업에 종사해 보고 그 경험을 쓴 노동에세이였습니다. 부제가 '사라지는 직업들의 비망록'이고요. 이분의 노동에세이시리즈 중에서 [고기로 태어나서]가 가장 알려진 책인 거 같아 최근 책은 보관만 하고 먼저 나온 이 책을 선택했습니다. 여러 신문사에서 2018년 올해의 책으로 선정했어요. 식용동물농장에 대한 내용은 저 같이 가리지 않고 먹는 이에게 부담스럽지 않을까 싶은데, 그 부담스러움이나 생각의 방향 때문에 과거엔 생각도 하기 싫었던 부분을 지금은 들여다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고 있습니다. 아마도 개와 살면서 생긴 마음 같기도 하고. 채식하는 분들이 늘어난 탓에 저도 덩달아 관심이 좀 생긴 거 같기도 하고. 확실한 원인은 모르겠으나 예전과는 조금 생각이 달라지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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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

한나 아렌트는 본인이 쓴 책도 많이 번역되어 있고 한나 아렌트를 소개하는 다른 이의 책도 많은 것 같습니다. 아는 바가 없어서 이분이 쓴 책은 어려울 것 같고 이분에 대한 책을 한 권 샀습니다. 평전 종류를 좋아하니까요. 표지가 좀 어린이 책처럼 생겨서 겉만 보면 선택에 장애가 되었을 수도 있는데 책 소개를 읽어 보고 다른 이들 평을 보니 표지와 달리 좋은 책인 듯합니다.(표지가 좀...성의가 좀..) 저자 알로이스 프린츠는 철학, 문예, 정치 등을 공부했고 전기 저술로 독일에서 인정받은 작가인가 봅니다. 소설처럼 읽히고 쉬우면서도 아렌트의 삶과 시대배경을 잘 엮어 썼고 일목요연하다 등등의 추천들이 보입니다. 이름만 들어 본 한나 아렌트를 살짝 들여다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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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가을이라서 샀습니다,가 아니고 좀 있으면 노벨문학상 시즌이고 그냥 후보군에서 모르는 작가 중에서 한 분 책을 선택했어요. 이 책은 작가의 계절 4부작 중 첫 권이라고 합니다. 이 책이 좋으면 다음 계절들로 넘어가 볼 수 있겠죠. 작가 앨리 스미스는 영국 타임스에서 '현재 영국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로도 꼽혔다네요. 책 소개에 이런 평가들을 전적으로 믿진 않습니다. 다수가 원만하게 동의한다 해도 저에게 안 맞을 수도 있고요. 하지만 다른 업계와 달리 소설과 관련해서는 뭐 땜에 그런 말을 하는지 궁금하고 확인하고 싶은 생각은 들게 됩니다. 

2016년 브렉시트 이후의 영국 사회를 그린다고 하니 최근 배경의 영국 소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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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은 비켜 가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의 최근작입니다. 원제는 '엘리자베스 핀치'인데 작가의 널리 알려진 책이며 제목이 좋았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와 운을 맞춰서 후광을 얻으려는 바가 있었을까요. ㅎ 출판사 분들의 전문적 안목이 맞겠죠. 

지금 읽고 있는 책입니다. 화자가 성인 대상의 강좌에서 만난 교수의 지성과 태도에 매료되어 교수가 한 말을 인용하고 곱씹고 우러르고 있습니다. 첫 장은 이런 내용이라 아무리 성인이라도(성인이 되어가지고,가 맞을지?) 학생이 교수를 숭배하는 설정이 갖는 객적은 느낌이 있었습니다. 선생이야 일부를 보여 줄 뿐일 텐데 학생은 보여 준 일부분의 단호한 멋에 몹시 이입하거든요.  

줄리언 반스의 글이 갖는 특징을 그대로 갖고 있습니다. 지적인 비유와 경구가 자주 나오고 역사적 인물(율리아누스) 소개, 그 인물에 대한 다시보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전에 읽은 작가의 책 중에는 좋았던 쪽도 있었고 그저그랬던 쪽도 있었는데 어디에 해당하게 될 것인지, 다 읽어봐야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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