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나왔구요. 대체로 50분 언저리의 에피소드 여덟개. 요 시즌만으로 이야기는 완결 되지만 살짝 찝찝하고 맘에 안 드는 구석을 남겨서 그걸로 후속 시즌 떡밥을 삼는 엔딩입니다. 스포일러는 따로 안 적을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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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닐 게이먼 원작 실사화 시리즈들의 비주얼 스타일은 대체로 저랑 잘 안 맞습니다. 여기 두 여자분의 스타일링 역시... 음... ㅋㅋㅋㅋ)



 - 시대는 현대, 영국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데드 보이 탐정단'은 죽은지 대략 100년 된 유령 에드윈과 30여년 된 유령 찰스, 이렇게 2인조로 구성된 팀이에요. 사신 따라 저승으로 가는 걸 거부하고 도주(!)해서 숨어 살며 동네 유령들의 이런저런 의뢰를 받아 해결하며 사네요. 유령이니 당연히 재산이 필요한 건 아닌데, 그냥 이 일 자체를 즐깁니다. 정의의 탐정! 에 로망이 있는 (사망 시 기준) 10대 남자애들인 데다가 남에게 도움이 되니 뿌듯하기도 하고요.


 근데 이들이 첫 화에서 해결한 의뢰가 문제가 됩니다. 크리스탈이란 아이에게 빙의한 악령을 쫓아내 준 건 좋았는데. 무슨 사연인지 얘가 기억을 몽땅 잃어버렸고, 또 그 와중에 영매 능력이 있어서 주인공들을 보고 듣고 심지어 접촉도 할 수 있어요. 신중하고 어른스런 성격의 에드윈은 됐고 걍 내보내자고 하지만 수십 년만에 또래 이성과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어 신 난 찰스는 좀 더 데리고 있자고 우기고. 그러다 어떤 의뢰를 해결하러 머나먼 미국 땅으로 진출하면서 그만 감당하기 어려운 누군가를 건드리게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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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당하기 어려운 누군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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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당하기 어려운 누군가 2.)



 - 우리 100살 에드윈은 평범한 백인 청년인데... 성 소수자구요. 파트너 40대 찰스군은 인도 쪽 혼혈입니다. 영매 크리스탈은 흑인이구요. 이들이 미국 땅까지 건너가서 만나는 또 하나의 멤버는 일본인이네요. 또 이들은 대체로 인생사도 고난 그 자체였는데 대략 가정 폭력 피해자도 있고 데이트 폭력 피해자도 있고 냉담 가족의 방치도 있고... 대체로 거의 다 자기 인생에서 인싸였던 적이 한 순간도 없고 그래요. 그러니까 정말 정직하게 '각양각색 소수자 청소년들이 뭉쳐서 교감을 나누고 연대하며 삶의 고난을 극복하고 성장하는 이야기' 되겠습니다. 정치적 올바름이란 것이 대폭발하겠죠. ㅋㅋ


 근데 제가 본 닐 게이먼 원작 드라마들이 다 이렇습니다. '멋진 징조들', '아메리칸 갓', '샌드맨'에 이어 이 드라마까지요. 오래된 신화나 전설 같은 걸 현대에 끌어들여서 (어른용) 동화풍의 이야기를 다크하면서도 훈훈하게 풀어내는 것도 마찬가지구요. 정말 컨셉 확실하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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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캐릭터는 등장할 때마다 '멋진 징조들' 생각을 하게 하더라구요. '천상계 공무원'으로 요약되는 캐릭터라서 그 쪽에 나와도 전혀 위화감이 없을 듯.)



 - 매 에피소드마다 하나의 사건이 있고 그걸 주인공들이 풀어내면서 마무리되는 형식입니다. 제겐 매우 장점이었네요. 전 이런 걸 좋아하거든요. 사건 하나로 한 시즌 내내 달리고 이런 거 못 견뎌요... ㅋㅋ 

 근데 그 사건들이 되게 재밌냐고 하면, 솔직히 그렇진 않습니다. 일단 드라마가 염불 보단 잿밥 쪽에 집중하는 편이어서요. 매번 사건이 벌어지고, 해결도 하지만 그 사건 자체보단 그 사건을 겪으면서 주인공들이 겪는 드라마 쪽이 메인이에요. 그래서 사건들은 뭔가 큰 일처럼 뙇! 하고 벌어진 후에 대충 흘러가다가 막판에 허겁지겁, 아주 쉽게 해결되는 식으로 마무리가 되어 버리거든요. 정말 당황스러울 정도로 쉽게 그냥 뚝딱! 하고 끝나버리는 에피소드가 적지 않아요. 그러니 데드 보이 '탐정' 쪽에 호기심이 가는 분들은 좀 아쉬우실 수도 있겠습니다. 특히나 추리 같은 건 정말 아예 기대를 마세요. 그런 드라마 아닙니다. ㅋㅋㅋㅋ 사실 그래서 대략 에피소드 3 정도까지는 '아 이게 재미가 있는 건가 없는 건가 헷갈리네...' 이러면서 고민했는데요. 그 다음 쯤부터 갑자기 훅 하고 꽂혀서 그만 또 잠을 줄이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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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리나 수사 같은 건 Naver 기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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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캐릭터들 참 맘에 들었는데 별로 안 나오더라구요. 이게 의외로 유머 비중이 그렇게 크지 않은데, 이 분들은 나올 때마다 웃겨줘서 좋았어요.)



 -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겁게 끝까지 달릴 수 있었던 건 시즌을 관통하는 메인 스토리 때문인데... 엄밀히 말하자면 그 스토리 자체보단 캐릭터 빨이 강합니다. 에드윈, 찰스, 크리스탈에 추가 캐릭터(?) 니코와 제니까지. 주요 등장 인물들이 참 정 주기 쉽게, 까칠 퍽퍽한 척 하면서 귀엽고 애틋하게 잘 뽑혔고 이 캐릭터들 갖고 열심히 저글링 돌리는 센스도 괜찮아요. 이렇게 얽히고 저렇게 엮이면서 차츰차츰 정을 쌓고 마음을 열고 속을 털어 놓고 화내고 다투고 또 화해하고... 하면서 이들이 진짜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을 꽤 볼 맛 나게 잘 풀어가요.


 그리고 이게 의외로... 로맨스입니다? ㅋㅋ 짝사랑에 삼각 관계에 나중엔 4각(...)도 되었다가. 이 인물도 저 캐릭터도 다 조금씩은 그런 쪽의 전개가 나오는데 이게 뭐랄까. 되게 구식 느낌이 드는 방향으로 정성껏 잘 연출이 되어 있어요. 공개 시 반응이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 많이 흥했다면 커플링, 2차 창작 이런 거 되게 흥했겠다 싶었네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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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말고 짤로 보니 또 다시 '역시 이 시리즈 비주얼도 내 취향은 아니야!'라는 생각이 매우 강력하게... ㅋㅋㅋㅋㅋ)



 - 뭐 더 길게 얘기할 건 없겠구요. 

 위에 다 적었듯이 마이너 리그 청춘들의 애잔 애틋 기특한 성장담입니다. 딱 이 부분에 포인트를 맞춰 본다면 대체로 많이들 만족할만한 드라마였다... 고 느꼈구요. 추리라든가, (어쨌든 귀신, 마녀, 악령까지 나오니까) 호러 같은 쪽으로 기대를 하신다면 음... 좀 그렇습니다. ㅋㅋㅋㅋ

 



 + 근데 소올직히 말이죠. 우리 소수자 군단에서 동양인 티오를 맡고 있는 니코 캐릭터는 보다가 좀 아슬아슬할 때가 있었어요. 이게 '아메리칸 갓' 볼 때도 동양계 캐릭터에서 비슷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는데 말이죠. 살짝 게으르게 빚어진 스테레오 타입의 향기가 느껴질 때가 있더라구요. 그냥 제 취향 때문에 그랬던 건지, 게이먼 아저씨도 동양계 쪽으론 좀 이해와 관심이 덜한 것인지 혼자 궁금해 하도록 하겠습니다.



 ++ 살짝 헐랭하게 재수 없고 퇴폐적인 느끼 미남... 고양이 왕으로 나온 배우가 매우 낯이 익어서 확인해 보니 저는 '너의 모든 것'이랑 '어쌔신 걸즈'로 접했던 분이었군요. 근데 정말 딱 그런 캐릭터에 어울리게 생기셨어요. ㅋㅋ



 +++ 위에는 안 적었지만 사실 전 이 시즌 엔딩에 매우 강력한 불만이 하나 있는데요. 스포일러가 될 테니 아예 언급을 않겠습니다만, 암튼 되게 맘에 안 들어서 다음 시즌에서 아주 후한 보상과 함께 그걸 해결해주길 바랐는데... 다음 시즌은 캔슬입니다. 없어요. 그런 건 우리에게... ㅋㅋㅋ 뭐 그렇습니다.



 ++++ '둠 패트롤'에 등장한 데드 보이 탐정단의 모습입니다.



 스핀오프로 만든다고 결정 되었을 때는 당연히 이것도 HBO MAX 드라마가 될 계획이었나 본데요. 어쩌다 그쪽에선 포기하고 넷플릭스가 집어갔나 봅니다. 뭐 '샌드맨' 시리즈가 원래 이 캐릭터들의 고향이라고 하니 이게 맞긴 하겠는데, 어쨌든 시즌 2는 없다 하니 그것도 별 의미가(...)


 위의 영상 틀어보기 귀찮은 분들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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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략 이렇게 생긴 걸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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