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4 02:13
1.엠팍같은 사이트를 보면 주기적으로 '100억 있으면 일함 vs 일 안함'이란 글이 올라오죠. 어떤 사람은 일을 그래도 하겠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일을 하겠다는 사람을 인생을 즐길 줄 모른다며 비웃고, 어떤 사람은 100억을 관리하는 게 곧 직업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해요.
2.하지만 10년 넘게 백수생활을 해본 기분에서 말해보면, 사실 저 사람들이 말하는 '일을 그만둬도 되는 금액'은 그렇게 크지 않아요. 경제적 자유라는 걸 누리는 데 뭐하러 100억씩이나 필요할까? 돈이 많기 때문에 경제적 자유를 누릴 수도 있겠지만, 그냥 소비를 확 줄여버리면 그게 곧 경제적 자유거든요. 경제적 자유를 누리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예요.
3.그야 저 사람들은 인생을 즐기고 만족감을 얻으려면 큰 돈이 필요하지 않겠냐고 반문하겠지만 글쎄요. 내가 보기에 인생에 만족감을 느끼는 데는 큰 돈까지는 필요없어요. 역사책 한 권이면 되거든요.
느지막히 일어나 7천원짜리 국밥이나 햄버거 세트 하나 먹고(물론 런치할인타임 전에는 일어나야 가능) 나면 식사로서 느낄 수 있는 만족감은 파인다이닝 코스요리의 80% 정도는 되거든요. 아주 싼 가격에 맛과 위생, 어느정도 친절한 서비스까지 누릴 수 있는 세상이예요.
그리고 무료로 들어갈 수 있는 몰이나 무료로 들어갈 수 있는 공원에서 산책을 해도 되고, 그게 귀찮으면 다시 들어가서 무료 게임이나 커뮤니티를 하면 돼요. 인생에서 돈주고 누려야 하는 어지간한 양질의 컨텐츠들 대비 70%의 재미를 보장하죠. 물론 인스타그램은 끊어야겠죠. 남과 비교하기 시작하면 그 누구라도 기분이 꿀꿀해지니까요.
4.휴.
5.그리고 그런 생활이 지겹고 우울해지면 역사책을 읽으면 되거든요. 그러면 지금 본인이 누리고 있는 생활이, 역사상 존재했었던 대부분의 귀족들이 누린 것보다도 훨씬 안락한 삶이라는 걸 깨달을 수 있으니까요. 그 깨달음을 얻고 다시 감사한 마음으로 빅맥을 먹으러 나가면 되는거예요. 과거의 어떤 귀족들도 맛볼 기회가 없었던 황금레시피가 제공해주는 도파민 넘치는 메뉴 말이죠.
그러니까 '일이 하기 싫다'라는 것만이 일을 그만두는 이유의 핵심이라면, 그 사람들은 일을 그냥 그만둬도 된다는거죠. 일을 그만두는 것 자체는 생각보다 쉽거든요. 돈이 많아봤자 어차피 경제적 자유라는 건 멀고요.
----------------------------------------
사실 여기까지는 빌드업이고 다음 내용이 있는데...다음에 이어서 써보죠.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 DJUNA | 2023.04.01 | 38830 |
공지 |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 엔시블 | 2019.12.31 | 57761 |
공지 |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 DJUNA | 2013.01.31 | 368290 |
127141 | 마인크래프트 1차 예고편 [4] | 상수 | 2024.09.05 | 164 |
127140 | 페이스 허거 체험. [5] | moviedick | 2024.09.05 | 372 |
127139 | 영원히 고통받는 발렌시아 팬들 [3] | daviddain | 2024.09.05 | 116 |
127138 | 오뚜기왕돈까스 시립대.jpg [5] | catgotmy | 2024.09.05 | 407 |
127137 | [류]를 읽고 잡담 [4] | thoma | 2024.09.04 | 266 |
127136 | 가장 좋아하는 일중 하나 [2] | catgotmy | 2024.09.04 | 198 |
127135 | 프레임드 #908 [4] | Lunagazer | 2024.09.04 | 55 |
127134 | 여러가지 커피 맛 [4] | S.S.S. | 2024.09.04 | 311 |
127133 | 유명 영화들 두 컷으로 끝내기 [8] | LadyBird | 2024.09.04 | 487 |
127132 | 외모에 대해 | catgotmy | 2024.09.04 | 200 |
» | 이런저런 잡담...(백수의 삶, 경제적 자유) [1] | 여은성 | 2024.09.04 | 369 |
127130 | ‘아동학대 혐의’ 손웅정·손흥윤 약식기소…벌금액은 비공개/데일리 메일 기사 [2] | daviddain | 2024.09.03 | 237 |
127129 | [넷플릭스바낭] 보다 보면 닐 게이먼 맞다는 느낌. '데드 보이 탐정단' 잡담입니다 [4] | 로이배티 | 2024.09.03 | 287 |
127128 | 프레임드 #907 [4] | Lunagazer | 2024.09.03 | 50 |
127127 | '엔터 더 팻 드래곤' [2] | 돌도끼 | 2024.09.03 | 138 |
127126 | 유아인 기사 보다가 | daviddain | 2024.09.03 | 323 |
127125 | 위스키 잡담 [8] | 칼리토 | 2024.09.03 | 290 |
127124 | 뒤늦게 서치를 보고 [2] | 돌도끼 | 2024.09.03 | 203 |
127123 | 스페이스 퀘스트 3 음악 | 돌도끼 | 2024.09.03 | 52 |
127122 | 동네 중국집 짜장면.jpg | catgotmy | 2024.09.03 | 174 |
오.. 햄벅!! 저는 맥도날드가 체질인데요, 빅맥을 먹으면서 맥도날드에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맛있고 영양이 잘 배합된 음식을 이런 가격에 서비스 한다니!!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엄청 고마운 일이죠. (다국적 자본과 관련한 여러 문제는 논외로 하고요.) 빅맥 세트가 양이 부족해서 치즈버거 하나 더 시켜서 먹게 되는 현상이 가끔 생깁니다. 윗글에도 좋은 통찰이 있네요. 저도 한 때 느꼈던, 인생의 만족과 행복에 대한 그 무엇!.. 다음 글을 고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