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작이구요. 런닝타임은 89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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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요: 이런 장면 안 나옵니다. 저런 사람도 안 나옵니다. ㅋㅋㅋ)



 - 테일러라는 젊은이의 생일입니다. 여자 친구는 사랑하는 남친을 위해 깜짝 이벤트를 준비했는데 그것이 바로 방탈출 게임인 거죠. 남자 친구놈이 대체로 기억력과 추리력이 좋은 편이고 또 자기 잘났다고 남에게 과시하는 걸 즐기는 지라 보기와 다르게 꽤 현명한 선택이긴 했는데요. 문제는 업체 선정이었죠. 좀 유명한 곳에 의뢰할 것이지 인터넷 검색 한 번 했더니 자기들 쪽에서 먼저 우편으로 초대장을 보내버리는 수상한 곳이랑 덜컥 계약을 해버린 탓에 요 생일 파티는 몰살의 피칠갑 파티인 걸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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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테일러. 도입부에서 똑똑하고 냉정한 인물로 빌드업을 해주는 성의를 보여주고 거기에 걸맞게 활약합니다.)



 - 그러니까 대략 이 영화가 나올 시점부터 대유행이었던 '방탈출 게임'을 가져다가 '큐브'의 아류로 만들어낸 영화... 라고 이야기하면 설명이 끝납니다. 그 외의 어떤 새로운 아이디어도 없어요. 생일 파티 멤버들은 라랄라 방탈출을 하러 가다가 정신을 잃고, 깨어나니 2인 1조로 각자 다른 방에 갇혀 있구요. 퍼즐을 풀어서 잠긴 문을 열고 합류했다가, 새로 등장하는 퍼즐을 풀다가 하나씩 죽어 나가고. 뭐 이런 식이에요. 


 그냥 퍼즐 풀이만 반복하면 좀 싱거우니까 등장 인물들끼리 관계 설정을 통해 드라마도 살짝 추가해줘야겠죠? 서로 격하게 사랑하는 커플. 이미 애정 식은지 오래라 몰래 다른 멤버에게 딴 맘 먹고 있는 커플. 서로에 대해 의심이 쌓였지만 겉으로만 멀쩡한 커플. 오빠랑 동생. 등등 아주 쉽고 흔한 설정을 살짝 얹어서 드라마를 넣어주긴 하지만 뭐 딱히 진지하게 생각해 볼만한 드라마 같은 건 없구요. 그냥 서로 협력도 하고 아웅다웅도 하면서 지루함을 떨쳐 줄 정도로만 하찮게 딱 들어가 있습니다.


 그리고 미스테리의 주최측이야 뭐... 이것도 나름 스포일러는 스포일러이니 자세히 언급은 않겠지만 엔딩을 보면 '아 이것도 한 45번쯤 본 것 같아' 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무엇 하나 새롭거나 야심찬 부분이 없는 클리셰 덩어리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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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 진짜 방탈출 카페 빌려서 찍으셨어요? 라고 물어보고 싶어지는 간소한 세트와 흔한 퍼즐들이 관객을 반겨줍니다.)



 - 근데 '방탈출 게임으로 큐브 짭을 만들자'라는 이 하찮은 아이디어가 참 경제적으로 잘 먹혀요. '큐브'가 처음 나왔을 때야 뭐 그게 참신하고 새로운 아이디어였지만 이제 그 아류들은 그런 거 없잖아요? 그래서 애초에 기대치가 참 낮은데 그 낮은 기대치만 딱 충족시켜주자. 뭐 이 정도 목표로 만들어진 영화임이 분명하고 정말로 딱 그만큼만 간신히 합니다.


 계속해서 새로 등장하는 방탈출 게임은 '힌트가 어디 있을까?', '정답이 뭘까?'라는 호기심을 자극해서 관람객들이 잠시나마 머리를 굴리도록 유도하구요. 그렇게 머리 굴리는 재미 덕에 사실은 다들 싱겁기 짝이 없는 흔한 퍼즐들이 실제보다 조금은 재밌게 느껴져요. 정말로 현실 방탈출 게임에서 흔히 접할만한 안 창의적인 퍼즐들만 이어지긴 하지만, 애초에 제목이 '방 탈출 게임'인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무슨 대단한 기대를 하겠습니까. ㅋㅋ 실패시 등장하는 데드씬들도 정말 빠짐 없이 하찮지만 이게 현실 대유행이었던 방탈출 게임과 연결되니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덕에 그렇게 막 나쁘단 생각까진 안 들구요.


 또 설정이 이렇다 보니... 제작비가 격하게 절감되겠죠. 딱 주인공들만 나와서 어설픈 게임용 방구석에 틀어박혀서 자기들끼리 떠들고 난리 치다 끝나는 이야기이니 돈이 얼마나 들겠습니까. 찾아보니 흥행은 23만 달러 밖에 못 하긴 했는데, 미국 내에선 아예 극장에 걸리지도 않았을 정도로 아무 기대 없는 작은 영화였으니 여기에다가 vod 판매만으로도 손익 분기는 넘겼을 거라는 데 만원 걸겠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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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라리 코믹 스릴러로 만들었다면 조금 덜 저렴해 보이고 더 재밌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그러니까 기대치가 중요한 겁니다.

 조금이라도 '오 이건 썩 괜찮은데?' 같은 요소를 원한다면 바로 멀리 도망치시구요. 그냥 '방탈출로 만든 호러 영화 틀어 놓고 시간 죽이고 싶어'라는 정도의 목적으로 아무 생각 없이 틀어 놓고 구경한다면 크게 실망해서 화가 날 것 까진 없는 정도(...) 뭐 그런 영화에요. 사람들 죽어나가는 장면이 생각보다 크게 잔인하지 않은 것도 (상황은 잔인한데, 자세히 안 보여주고 얼른 넘깁니다) 사람에 따라선 장점일 수 있겠네요.

 영화를 이루고 있는 거의 대부분의 요소들이 하찮지만, 그런 하찮음을 즐길 준비가 되어 있는 B급 호러 수요자들을 위해 참 적절한 타이밍에 튀어 나온 기획 상품이라고 할 수 있겠죠. 딱 예상대로였고 그래서 예상만큼 즐겼습니다. 끄읕.




 + 완전히 똑같은 제목의 영화가 2019년 버전으로 하나 더 있습니다. 보아하니 속편을 내놓으며 시리즈로 이어간 건 그 2019년 버전이네요. 9백만 달러로 만들어서 1억 5천만 달러를 넘겼다고. 허허. 혹시 '방탈출 호러'에 관심 있으시다면 그쪽을 보는 게 나을 것 같네요.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게임이 시작되면 주인공 여자 친구는 사라진 상태. 주인공은 혼자서 티비와 시계가 가득한 방에서 일어나서 상황 파악하느라 시간을 죽이고 있구요. 사이 안 좋은 커플이 그 옆방에, 사이 좋은 커플이 또 그 옆방에 있어요. 처음엔 모두 다 이게 그냥 게임이라 생각해서 분위기는 즐겁.

 어찌저찌 하다가 사이 안 좋은 커플이 자기네 방이 문짝 하나로 주인공네 방과 통한다는 걸 알게 되고. 문짝에 달린 조그만 창으로 주인공과 소통을 해서 자기네 방에 걸린 멈춘 시계들이 주인공 방에 있는 문짝의 다이얼을 여는 힌트라는 걸 알아내요. 그래서 두 방이 연결되구요. 사이 안 좋은 커플 + 주인공이 두 방을 헤매며 힌트를 찾다가 벽에 걸린 동물 그림 네 개를 보고 '아 이건 먹이 사슬이구나'라는 걸 알아내서 그림 배치를 바꿔 먹이 사슬 순으로 바꾸니 사이 좋은 커플네랑 연결되는 문도 열립니다. 


 이렇게 두 커플 + 주인공이 모여서 보니 저쪽 끝에 문짝 하나로 연결된 쪽방이 하나 있고. 그 안에 단어 맞추기 퍼즐이 있다는 걸 알게 돼요. 근데 그 퍼즐이 생긴 게 꼭 신문에 실리는 심심풀이 크로스워드 게임 같다는 걸 깨닫고는 저어쪽 방 구석에 쌓여 있는 신문 더미를 뒤지기 시작합니다. 근데 뭘 봐야해? 하고 고민하다가 이게 지금 주인공 생일 이벤트이니 주인공이 태어난 날짜의 옛날 신문을 찾아 보구요. 거기에 실린 크로스워드 문제들 중에 지금 자기들이 풀어야할 퀴즈랑 똑같이 가로 아홉칸으로 된 문제가 딱 하나 있다는 걸 알아내고서 그 답을 찾아냅니다.


 문제는 이때 반드시 쪽방 문을 닫아야만 퍼즐이 풀리게 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사이 좋은 커플이 하하호호 웃으며 들어가 주인공이 불러주는 답을 입력하는데. 정답을 풀었다... 고 생각했는데 문에 꽂아놨던 열쇠가 부러지면서 열 수 없게 되어 버려요. 그리고 바로 강산성 가스가 흘러들어와 사이 좋은 커플은 피부가 녹아내리며 사망합니다. 이걸 유리창을 통해 실시간으로 관람해버린 생존자들은 경악하게 되겠죠.


 그래서 남은 셋, 사이 안 좋은 커플과 주인공은 이 방을 빠져 나갈 방법을 찾아 헤매는데 남은 퍼즐이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삽질만 거듭하다 주인공이 문득 깨닫죠. 이 장소엔 창문이 하나도 없으니 어딘가 환풍구가 있을 거다. 그래서 샅샅이 뒤져서 헐리웃 영화의 단골 아이템인 사람 들어갈 사이즈의 환풍구를 발견하구요. 셋이 그 속을 들어가 헤매다가 잠시 넓어지는 장소에 도착하는데... 거기에도 퍼즐이 있어요. 그러니까 여기까지 다 방탈출 제작진의 의도였던 것. 근데 그 장소가 좁아서 주인공과 여자만 들어가고 커플 중 남자는 고개만 빼꼼 내밀고 퍼즐을 푸는데, 퍼즐을 풀기 시작하니 환풍구의 입구에서부터 일정 간격을 유지하며 차례로 칼날이 튀어나오고. 얼른 풀고 셋이 빠져 나가야 하는데 간신히 퍼즐을 풀고 나니 시간이 부족해서 기껏 혼자서 퍼즐을 다 푼 커플 남자는 허리를 깔끔하게 절단 당해 사망합니다.


 벌써 마지막 방인데요. 또 뭘 해야할지 몰라서 어버버하던 중에 주인공이 커플 여자에게 "정신 차리고 너도 머리 좀 쓰라고!!"라고 고함을 치니 이 여자가 갑자기 각성을 해서 바닥에 쓰러져 있던 티비에서 삐져 나온 전선을 주목해요. 전선이 여섯개이고 색이 노랑, 파랑, 초록과 빨강, 파랑, 보라이니 노랑+파랑=초록. 빨강+파랑=보라. 그러니 세 개씩 서로 묶자! 라고 순식간에 (방 탈출 천재였나 봅니다...) 문제를 해결... 하니 티비에 전원이 들어오며 벌거벗은 채로 철창에 갇혀 있는 주인공 여자 친구의 모습이 보이네요. 이게 나름 반전(?)이 되는 장면입니다.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사라졌으니 지금껏 얘가 뒤에서 조종하고 있는 줄 알았거든요. 알고 보니 얘도 피해자였던 것. 


 암튼 이제 문짝 하나만 열면 끝인데요. 갑자기 스피커에서 무슨 곰돌이 관련 노래가 들려옵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곰 머리통 박제가 있고. 손을 넣어보니 핸들이 있어서 당겨 보니 저쪽 문이 열려요. 문제는 한 명이 핸들을 잡고 있어야 문이 열리고, 근데 문을 확 열면 곰 머리통에서 뭔가 튀어나와 손목을 잘라 버릴 기세라는 것. 그러자 주인공은 뭔가 계획이 있는 척하며 여자에게 핸들을 잡으라고 하고, 자비심 없이 문을 화아악 열어 버립니다. 여자는 손목이 잘려 쓰러지고 주인공은 그러거나 말거나 최종 스테이지로.


 마지막 방엔 의자 하나가 있고, 거기에 앉으니 모니터 화면에 철창 속의 여자 친구가 보입니다. 그리고 카운트다운 2분이 시작되는데, 주인공은 자기 여자 친구가 연기를 하고 있고 사실은 흑막이라고 믿어서 계속 이상한 질문을 하며 다그쳐요. 여자는 엉엉 울며 그게 아니라고 주장하는데 주인공은 안 듣구요. 그리고 각자가 있는 곳에 버튼 두 개가 깜빡거리기 시작하네요. 하나는 '쟤를 구한다'이고 나머지 하난 '나를 구한다'.


 결국 서로 고함치고 울고 난리를 치다가 남자는 자기를 구하는 버튼, 여자는 상대방을 구하는 버튼을 누르는데... 그 순간 남자가 앉은 의자에서 많이 굵은 송곳 같은 게 튀어 나와서 남자의 심장을 관통. 결국 여자만 살아남습니다. 상냥하게 철창의 자물쇠도 열어주네요.


 내리고나서 보니 여자는 외딴 길에 주차된 트럭 짐칸에 있었던 거였구요. 왜인지 모르게 옷이 다 벗겨져 있었기 때문에 누드인 상태로 인적 없는 길을 걸어 공중전화를 발견하고, 911에 신고를 하는데요. 그때 갑자기 '흑막'의 목소리가 끼어들어서 여자를 조롱합니다. 신고해봐야 나는 못 잡을 걸~ 이러며 즐거워하고. 이때 흑막 주변에 늘어선 모니터들을 보아하니 마치 '오징어 게임'과 비슷하게 돈 많은 사람들 모여서 변태적인 즐거움을 찾는 것... 이 이 게임의 목적이 아닌가 싶네요.


 암튼 이걸로 끝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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