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gotmy님에 대한 글입니다. 

회원간의 분쟁에 일절 관여하고 싶지 않다, 뭐가 됐든 규정에만 어긋나지 않으면 장땡이다, 이러신 분들은 뒤로 가기를 눌러주시길 권합니다.


어떤 사람의 글이 틀렸다고 생각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댓글로 직접 소통하는 게 먼저겠지요.

저는 catgotmy님은 예외로 둡니다. 이미 수많은 소통의 시도가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어떤 논리나 감정을 교환하다가도 catgotmy님이 소위 개드립, 말장난으로 항상 도망갑니다.

이를테면 펨코나 디시인사이드의 "긁?" 감성인데,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대를 짜증나게 하는 것만이 승리라는 세계관을 밀어붙여서 말이 통하지 않습니다.


저는 이 분을 보면서, 자신의 인격이 어떤 평가를 받든 디지털 공간에서 타인과 대화한다는 감각 자체만을 즐긴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오프라인에서 대화를 나눠본 경험이 상대적으로 극히 적은 결과로서 '서툰 소통'인데, 이런 소통에 제가 더 이상 시간낭비를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이 글에 그 분의 댓글이 달리거나 따로 글을 써도 저는 반응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어차피 같은 이유로 대화는 실패할테고, 예외적으로 진지한 소통이 이뤄진다한들 그건 catgotmy님의 비현실적인 세계관에서 비롯된 주장일테니까요.

몇년간 대화를 시도해봤고 또 계속 지켜본 끝에 하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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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글을 보면 역으로 질문하게 됩니다.

여자들이 애 낳는 거에 미쳐서 남자들을 가스라이팅한다는 이런 글을 못본 척 하고 지나가는 게 괜찮냐는 겁니다.

물론 무시하고 넘어갈 수는 있습니다. 저런 글이 듀나게시판에 써졌다고 사회에 심각한 악영향이 가고 그러진 않으니까.

모두가 평범하고 별거 아닌 영향력만 행사한다는 전제 하에 똑같은 질문을 다시 해보고 싶어집니다. 

평범하고 그냥 시시한 사람이니까, 여자들이 애 낳는 거에 미쳐서 남자들을 가스라이팅하고 산다는 말을 해도 그냥 흘러넘기면 되는 일이냐고.


아는 사람들끼리 한 다서여섯명이 모여있다고 칩시다.

그런데 그 중의 한명이 어떤 사람들을 폄하하는 그런 말을 한다고 칩시다.

그러면 나머지 사람들이 다 못들은 척 하면 그 말이 아예 없던 말이 되버리나요?

많은 분들이 저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경험을 했을 거라 생각하는데, 이런 경우 그 사람을 빼고 따로 모여서 그 괴상한 말을 성토하는 장이 열립니다.

어떻게 그 사람은 그런 말을 할 수가 있냐고.

그 자리에서 무시한다고 없는 말이 되지 않는 겁니다. 그건 반드시 다른 사람들에게 풀어야 할 숙제 같은 것이 됩니다.

세상 모든 일이 무시한다고 툭툭 털어내지고 망각되지 않습니다. 


고정닉을 쓰는 온라인 커뮤니티는 상기한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일종의 닫힌 공간입니다.

'우리들끼리'라는 소속감을 부여하면서 동시에 소속되지 않은 타자를 향한 배타심을 발생시키는 공간이죠.

그리고 그 안에서 서로 친밀감을 쌓거나 때론 적대감을 쌓습니다. 왜냐하면 고정닉을 쓴다는 건 고유의 존재가 된다는 거니까요.

고유의 존재는 정체성이 고정되어있다는 것만이 아니라 타인에게 인정받고 수용되는 것만으로도 결정되는 정체성일 것입니다.


그런데 catgotmy님은 "유동닉"의 세계관을 자꾸 적용하려고 하죠.

너가 뭔 말을 하든 난 상관안한다, 그러니까 너도 나한테 상관하지 마라...

무슨 말이든 할 수 있고, 그 말들이 쌓이지 않고 다음 페이지만 가도 흩어지면서 계속해서 0의 흐릿한 존재로 남아있는 곳이 유동닉의 세계입니다.

타인이 타인을 존재로 인식하지 않고 모두가 언제 사라지거나 전부 다 다른 사람으로 교체되어도 아무 상관없는, 그런 세계죠.

이건 각 커뮤니티마다 적용하는 방식이 다르니까 꼭 장단점이나 옳고 그름을 나눌 수는 없습니다. 더쿠도 유동닉의 세계입니다.

다만 고정닉의 세계에서 유동닉의 존재방식을 취하면? 무조건 충돌할 수 밖에 없죠.

고유의 존재로서, 온라인 공간에서 계속 자기 자신을 축적해나가고 그걸로 현실세계와 다르지 않게 상호작용을 하려고하는데 그 룰을 아예 무시해버리니까요.


제가 볼 때 듀나게시판은 그 어떤 게시판보다도 고정된 자아가 강한 고정닉의 세계입니다.

사람들이 서로 안부를 묻잖아요. 사적인 생활의 희노애락을 이야기하고 그것들은 사람에 따라 연속됩니다. 그리고 층층이 쌓이죠. 

누군가가 몇년만에 로그인해도 과거의 기억을 묻고 앞날의 평안을 빌어줍니다. 

그런데 이 고정닉의 암묵적인 룰을 catgotmy님이 저런 차별적이고 편견가득한 말을 할 때만 해제합니다.

모두가 흐린 눈을 해버리죠. 저런 글의 조회수가 0이 아닙니다. 최소한 100여명이 조회하고 그 글을 봅니다.

거의 모두가 차단을 하고 철저하게 무시를 하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catgotmy님이 다른 글을 쓰면 거기에 댓글을 달고 소통을 합니다. 

어쩔 때는 소통가능한 존재이고 어쩔 때는 소통불가한 존재로 취급을 하는 듀나게시판 다수의 반응이 엄청나게 분열적입니다.


물론 모든 타인을 늘 일관되게 대할 수는 없죠. 그건 환상에서나 가능한 일이니까.

그런데 자신의 생각과 맞지 않는다거나 동의하지 않는다, 이런 게 아니라...

'여자들은 사회로부터 애 낳으라는 지령을 받고 놀고 있는 남자들을 가스라이팅한다'는 말도 그런 범주에 포함되느냐는 것이죠.

그러니까 더 궁금해집니다. 저런 글을 읽고도 무시하고 넘길 때 그것은 어떤 반응인지.

나는 기분 나쁘지만 그래도 참고 넘긴다?

다른 사람들은 기분 나쁘겠지만 참고 넘긴다?

저 사람이 다른 평범한 글을 쓰면 거기에는 반응하겠지만 이런 글에는 그냥 반응하지 않고 넘긴다?


어떤 모욕을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무시'하고 넘어갈 때 진짜로 무시한 게 어떤 대상인지를 묻게 됩니다.

대림동은 냄새난다고 하는 글을 무시하면, 그런 글이 없는 것처럼 반응하면 무시당하고 없어지는 것은 무엇인가요.

여자들이 결혼하려고 노는 남자 가스라이팅한다는 글을 무시하면, 누구를 무시하게 되는 것인지요.

만약 여기 듀나게시판이 유동닉의 세계라면 저도 딱히 이런 글을 안씁니다. 그냥 다 같이 서로 무시하고 상대를 유령처럼 취급하는 곳일테니까.

그런데 게시판의 회원을 게시판 바깥에서도 살아있는 존재로 인식하고 연결되려고 하면서도 어떤 폭력적인 글에만 취사적으로 못본 척을 한다면, 본질적으로 누굴 무시하는지 묻게 됩니다.

더 나아가 묻게 되죠. 무시한다는 건, 반응을 하지 않는다는 건 그 자체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내가 못본 척을 한다고 해서 그게 없는 일이 되는 것인지.

"그러려니"하는 것은 결국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에서 어떤 발언을 관용하고 이해하는 것이 아닌지.


타인과의 관계에서 순간적인 단절은, 결국 지속적인 관계맺기에서 폭력적 존재와 그런 행위를 계속 묵인하는 힘이 되는 것은 아닌가요? 

그냥 방치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을 하는 겁니다. 

깨진 유리창의 파편이 아주 작다고 쳐도 그게 굴러다니면 누군가는 베일 수 있지 않나요? 

그 깨진 유리창을 보면서 다른 누군가는 여기에 아무 거나 버려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진 않을까요?

(메갈리아에는 온갖 성토를 퍼붓고 분석을 해댔지만) 디시인사이드를 "찌질이 소굴"이나 "병X픽"으로 방치한 결과를 저희는 알고 있지 않습니까?


아마 저나 다른 누군가 국가적 재해의 희생자들이나 유족들을 모욕하는 글을 쓰면 그 땐 어떻게들 반응하실까요.

혹은 다른 특정 존재들을 이유없이 모독한다면? 이런 사고실험만으로도 게시판 다수가 뭔가 훼손당한 기분을 느끼며 그걸 만류하려고 하겠죠.


이렇게 방치를 하는 이유는 그냥 단순하게, 말이 안통하는 사람을 말릴 방법이 없으니까 그런 것이라고는 생각합니다.

동의나 허용을 하는 게 아니라 대응할 수단이 없으니까 그러시는 거라고는 추측합니다.

그러니까 저런 모욕의 당사자에 해당하는 분들에게 더 정확히 묻고 싶습니다. 괜찮은 것인지.

그냥 차단하고, 글이 보여도 무시하고, 잠깐 불쾌하긴 하지만 미친 인간이라 생각하고 흘려넘기면 되는 정도인지를요. 

왜냐하면 이 게시판에서 저런 글을 계속 방치하고 있는 게 저런 언행을 '해도 되는 것', '기분 나빠도 기분 나쁜 사람이 참아야 하는 것'으로서 권력을 부여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거 되게 이상하지 않나요?

'내가 무슨 기분 나쁜 말을 해도 그건 내 생각이니까 너네가 걸러서 들어라

나는 무슨 말이든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눈치안보고 하겠다, 그게 내 자유니까.

나는 어떤 사람이든 그 사람의 정체성이나 직군으로 일반화를 하고 판단할 수 있다. 그리고 모욕도 할 수 있다.

그게 기분이 나빠도 나를 말릴려고는 하지 마라.'

이건  완전한 폭거 아닙니까? 세상 어떤 사람이 다수의 사람을 두고 이런 식으로 대화를 합니까? (물론 윤씨 같은 인간들도 있긴 합니다)

자유는 상호합의의 개념이라는 걸 곱씹어볼 때, 저희 모두가 catgotmy님에게 이런 권력을 주도록 합의하고 있는 거 아닌가요?

'당신이 기분 나쁜 말을 해도 제가 그걸 참겠습니다 

 당신의 비현실적인 편견이나 차별적 발언들을 제가 걸러서 듣겠습니다

 당신은 계속해서 그런 발언들을 할 수 있고 저는 그것을 딱히 말리지 않겠습니다'

저는 이런 합의를 한 적이 없습니다. 

다른 분들도 그럴 거라고는 생각을 하는데, 그냥 묵인하고 있는 셈이지 않나요...?

(저는 저런 글들을 신고는 하는데 그게 어떻게 적용되는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다른 회원분들, 특히 모욕의 당사자로 호출되는 분들에게 다시 질문해봅니다.

기분 나쁘긴 하지만 딱히 말리고 싶진 않고, 그냥 본인이 참고 넘어가면 되는 문제라고 생각하시는지.

어차피 인터넷에서는 다들 아무 말이나 하니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지.

그럼에도 저런 모욕을 멈출 수 있고 무시하는데 드는, 짜증나는데 흘려보내는 에너지를 아낄 수 있는 다른 선택지가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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