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몇몇 이슈들을 보며

2024.07.21 11:18

메피스토 조회 수:396

* 근래에 신하균이 나오는 '감사합니다'라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여기 나오는 캐릭터중에 이정하씨가 연기하는 캐릭터가 있습니다. 

좋게말해 '인간적인'을 상징하는 캐릭터인데, 철저하게 비리를 파헤치고 타인을 의심하는 신하균의 캐릭터와는 반대의 포지션이죠.

감사 대상;대화 몇번나눈 현장 소장의 인간성을 믿고 '그러실 분이 아니다'하나로 밀고 가는 고구마 캐릭터입니다.


물론 다분히 기능적인 캐릭터입니다. 일부러 작가가 저렇게 만든걸테고, 점차적으로 변화하고 있으니까요. 


* 근데 작가가 창조했냐와는 별개로, 이런 상황자체는 꽤 익숙합니다. 

어떤 인물들이 하는 '좋은 얘기들'을 근거로 그 인물을 한없이 믿고 신뢰하는 사회의 단면을 보는 느낌. 뭐 이런 단면이 비단 한국사회뿐만이겠습니까만. 


특히 그 인물에게 성과가 있다면, 그것과 맞물려 '위인화'되는 경향이 강합니다. 

인터뷰, 저서, 기자회견, 심지어 예능까지. 그가 출연해서 하는 얘기들에 모두가 귀를 기울이고, '오오오, 역시 XXX는 위대하다'쯤으로 대충 퉁치고 들어가죠.

그의 성과, 그의 행적, 그의 비전, 그의 진심 같은 것들은 늘 좋은쪽으로 포장되고, 그것에 대한 의심은 역적 취급을 당하죠. 


이런 현상이 반복되는건 꽤 신기한 일입니다. 

성과라는건 부풀려지거나 혹은 한 개인에게 몰아가기로 집중 될 수 있고, 비전이란건 그냥 텍스트...하나의 레토릭입니다. 

'진심' '열정' 이란건 말해 뭐합니까. 우린 독심술을 쓸 수 없습니다.    


결국 신뢰할만한 것은 많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누군가의 진심과 열정, 걸어온 길을 예찬하고,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을 '어지간하면' 긍정적으로 바라봅니다. 


같은 일하며 수많은 시간을 붙어있는 직장 동료조차도 생각지도 못한 사고를 치거나 갑작스럽게 성과를 내는 일이 비일비재 합니다.  

개인적으로건, 사회적으로건, 믿음과 신뢰, 평가가 무너지는 일을 우린 수도 없이 겪었고 인간의 욕심과 이기심이 현상을 왜곡했던 꼬락서니가 수면위로 드러났던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몇몇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성과라는건 온전히 출세와 영달, 이득을 위해 쌓아진 것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무슨 거대한 대의나 담론, 혹은 비전을 위한 것이 아니라요. 그 기저에 '재능'이 있건 '노력'이 있건 말입니다. 


거꾸로 개인의 출세와 이익, 성과 등을 위해 보편적인 가치관이 훼손되는 경우도 있을텐데, 사회적으로 그게 드러나는게 참 쉽진 않은 것 같습니다.

특히나 '국뽕'이라는 코드와 맞물리면 말이죠. 하긴, 이나라는 수십년째 박정희의 망령이 지배하는 나라이니. 



* 재능과 노력의 가치를 폄하할 필요는 없지만, 

반대로 성과가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과거, 그의 현재, 그의 미래를 예찬하고 신격화하는건 참 별로인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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