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작이구요. 런닝타임은 2시간 5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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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너스 원'이 뭔가... 했는데 포스터에 대충 적혀 있듯이 전쟁 후 일본 꼬라지가 無, 그러니까 0이 되었다가 거기에서 더 꼴이 안 좋아진다... 이런 뜻인가 봅니다.)



 - 2차대전이 막을 내리기 직전입니다. 주인공은 전투기 비행사... 인데요. 카미카제 공격을 명령 받았지만 살고 싶어서 비행기가 고장났다고 둘러대며 작전 지역 인근의 정비 기지에 착륙해요. 하지만 그 곳에 있던 유능한 정비 반장에게 "니가 말하는 증상 하나도 못 찾겠는데?"라고 바로 간파 당하구요. 하지만 다행히도 인정 있는 사람이었네요. 주인공 심정을 대충 이해해주고 넘어가는데... 그 날 밤에 바로 고지라가 나타납니다. 이때 정비 반장이 "니가 타고 온 비행기에 올라타서 공격하라고! 방법은 그것 뿐이야!!" 라고 다그침을 당해 비행기에 타긴 했는데, 눈앞에서 날뛰는 고지라에 쫄아서 그냥 덜덜 떨다 도망치고, 정비 기지의 사람들은 주인공과 정비 반장을 빼고 몰살 당합니다.


 그러고 바로 전쟁이 끝났나봐요. 집으로 돌아왔지만 집은 이미 간신히 틀만 남아 있는 상태이고 부모님은 돌아가셨어요. "니가 일을 똑바로 안 해서 우리가 이렇게 된거야!!" 라는 옆집 아줌마의 야멸찬 갈굼과 전쟁의 트라우마 때문에 넋이 나가 살던 주인공은 어쩌다 인연으로 엮인 미모의 처자와 그 처자가 구해서 데리고 다니는 아기... 와 함께 살게 되구요. 이들을 책임져야 한다는 사명감 덕에 마지막 정신줄을 붙들고 열심히 살긴 하지만 여전히 멘탈이 돌아오진 않아서 그 처자와 결혼할 생각도 없고, 아이의 아빠가 되어 줄 생각도 못 하며 애매하고 이상한 생활을 계속해 나갑니다. 그리고 그러는 와중에... 당연히 고지라가 돌아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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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장르물에 자주 나오는 '처지를 보면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그래도 한 대 쥐어박고 싶어지는군?' 주인공 12943번쯤 되겠습니다.)



 - 아직 안 보셨다면 대체로 관심이 많으실 이 영화의 역사관? 혹은 전쟁에 대한 태도?? 등에 대해서 먼저 얘길 해보겠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굉장히 영리하게, 문제가 되거나 거슬릴만한 부분을 싹싹 다 피해나갑니다. 카미카제 미화 절대 없고 오히려 그 반대 방향의 주제를 강력하게 설파하는 이야기구요. 전쟁 미화나 핑계 같은 부분도 전혀 없어요. 전쟁의 참상은 당연히, 그것도 꽤 진지하게 보여주는 이야기지만 남탓은 없구요. 영화 속에서 비판 받는 유일한 대상도 일본 정부입니다. 심지어 마지막에 전개되는 고지라 퇴치 작전도 '민간 주도'로 전개가 돼요. ㅋㅋㅋ 그렇습니다. 이토록 깔끔... 하긴 한데요.


 아무래도 제가 어쩔 수 없는 대한민국 아저씨 아니겠습니까. 불편한 건 있습니다. 

 주인공들이 자국 정부를 비판하긴 하는데 그 비판이란 건 어디까지나 '국민들의 목숨을 하찮게 여겼다'는 것에 국한돼요. 말하자면 자기들이 일으킨 그 전쟁 자체에 대한 반성은 없습니다. 게다가... 이게 되게 사람 좋은 감동 휴먼 드라마인데요. 마지막에 모여서 작전을 진행하는 그 '민간' 요원들이란 게 결국 다 전쟁에서 살아 남은 전직 군인들이라는 걸 생각하면, 그리고 그때 동원되는 전투선들이 결국 2차 대전 때 활약했던 것들이라는 걸 생각하면 기분이 아주 상쾌하진 않습니다. ㅋㅋㅋ


 하지만 뭐 어쨌거나 고지라 정도 되는 놈을 상대하는데 전함이 등장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고. 그걸 조종하는 건 군인과 군인 출신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고. 이야기가 성립되기 위한 정말 최소한의 것들만 동원되기 때문에 뭐라 하기도 참 그렇습니다. ㅋㅋ 또 제작비 10억엔을 넘겨 만들어진 블럭버스터 괴수물에서 이것보다 더 나아간 날 선 비판을 기대하기도 무리이긴 하구요. 그래서 다 이해는 할 수 있는데, 그래도 찜찜한 기분은 어쩔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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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이 짤을 보는 순간 이미 기분이 별로다! 이런 분들에겐 추천하지 않습니다. 가뜩이나 감독이 예전에 우익 소설가 작품 원작으로 카미카제 영화도 만들고 그랬던 사람인지라...;)



 - 일단 영화의 템포는 좀 여유로운 편입니다. 특히 초반에는 상당히 느긋하게 주인공 시키시마의 처지를 보여주며 전개되는데... 이 영화의 캐릭터들은 다분히 일본 장르물 속 전형적 캐릭터들(한국인들 입장에선 흔히 '만화 캐릭터 같다'고들 표현하는)이거든요. 그래서 주인공의 황폐한 심정이 그렇게 절절하게 와닿진 않기 때문에 좀 싱겁단 기분이 들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막 우습다 싶을 정도까지 떨어지진 않구요. ㅋㅋ


 그러다가 이제 드디어 고지라가 뙇! 하고 컴백을 하면 곧바로 그 때까지 기대하던 그것들(?)이 굉장히 만족스런 퀄리티로 펼쳐집니다. 일부분만 보여주고, 초반엔 힘을 아끼고 그런 거 없어요. 다짜고짜 풀파워로, 그것도 잔혹하게 도시를 때려부수는 고지라의 활약을 아주 박진감 넘치게 보여줘서 금방 만족도가 휘리릭 올라가구요. 그렇게 한 번 휩쓸고 지나간 후 부터는 '고지라를 퇴치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르면서 드라마의 템포도 빨라져서 몰입해서 끝까지 달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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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에 총이 나오면 발사를 해야 하고, 대괴수가 나오면 도시를 때려 부숴야죠. 그러한 의무를 충실히 하는 영화입니다.)



 - 사실주의적인 이야기는 절대 기대해선 안 됩니다. 뭐 애초에 미사일로 찜찔을 당해도 끄떡 없는 높이 수십 미터의 괴수가 입으로 방사능 열선을 뿜으며 날뛰는 이야기이고, 그걸 또 1950년대 사람들이 무찌르는 이야기잖아요. 딱 그런 이야기에 어울리는 정도의 개연성만 간신히 붙들고 있는 정도구요. 마지막의 미션 임파서블을 성사시키기 위해 숱한 무리수와 '만화책스런' 전개들이 들어갑니다.


 다만 캐릭터와 이야기들까지 전부 그런 분위기에 맞게 톤 조절이 되어 있어서 거슬리거나 우습단 생각이 드는 일은 없어요. 뭐 그런 비현실적인 톤 자체가 싫은 분들이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요. 말하자면... 80년대 헐리웃의 환타지 모험 액션물의 캐릭터나 이야기 정도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스필버그도 이 영화를 보고 크게 칭찬을 했다는데, 왜 그런지 이해가 되더라구요. ㅋㅋ 이야기나 캐릭터들에 그 시절 스필버그 영화스런 느낌이 조금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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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로 흔한 장르물 캐릭터들이 딱 생긴 그대로의 역할을 수행하며 마지막엔 '선량하고 평범한 영웅들'로 활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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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캐릭터들 자체는 거의 예의 없이 다 기능성이에요. 다만 그 '기능'을 충분히 잘 활용했다... 라고 평가해줄 수 있겠구요.)



 - 클라이막스의 작전은... 뭐랄까. "아니 정말 이걸로 잡겠다고?" 라는 생각이 듭니다. ㅋㅋㅋ 뭔가 참 작전에 구멍도 많고 허술하고 뭣보다 '고지라'라는 괴수의 네임 밸류에 비해 넘나 하찮은 느낌이거든요.

 하지만 다시 한 번, 이 영화는 '평범한 사람들이 힘을 모아 국난(...)을 극복하는 선량한 이야기' 이기 때문에 갑자기 무슨 데우스 엑스 마키나처럼 옥시전 디스트로이어 이런 거 날아오면 안 되거든요. 어떻게든 '평범한 사람들의 힘이 모여 불가능을 이뤄낸다!'라는 컨셉에 맞춰야만 했고. 그런 난관을 감안할 때 뭐 그러려니... 할 정도는 됐어요. 액션도 중요하지만 그 안의 드라마가 더 중요하단다. 라는 평범한 진리를 잘 따르는 연출이 적절하게 뒷받침 해주기도 했구요.


 다만 클라이막스 중에서도 클라이막스 부근에 가면 갬성 터지는 감동의 파노라마... 전개가...... 나오는데요. ㅋㅋㅋㅋ 솔직히 뙇! 하는 그 순간엔 잠시 당혹스러웠지만 그래도 결국 허허 웃으며 납득하고 즐겼습니다. 위에도 적었듯이 뭔가 80년대스런 느낌이 종종 나는 스토리인데요. 그래서 복고 무드로 즐길만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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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이 장면에서 아 이 감독 액션 연출 잘 하네... 라고 느꼈습니다. 긴장감만으로는 이후의 다른 거대한 파괴 장면들보다 훨씬 강해요.)



 - 이러쿵 저러쿵 하면서 계속 드라마 위주로 얘길 하고 있는데... 당연히 이 작품의 본분은 괴수물이고 이 영화에 대한 평가도 그 쪽이 우선이 되어야겠죠. 그런데 이미 수차례 말 했듯이 그 쪽으로도 훌륭해요.

 이 영화의 고지라는 헐리웃 버전의 그것보다 훨씬 흉폭하고 잔인합니다. 도망가는 사람들을 일부러 쫓아가서 그 넓은 발로 콰직콰직 밟아 죽이는 성깔 죽이는 고지라거든요. 신적인 존재니 그런 거 없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살벌한 놈이 등장하면 할 때마다 정말 최선을 다 해서 날뛰어요. 입, 꼬리, 발 모두 열심히 활용하고 수 틀리면 바로 열선 발사!!! 해서 건물 수십 채를 한 방에 녹여 버리구요. 그러니 고지라의 난동을 원 없이 구경하고픈 분들이라면 만족하실 수밖에 없구요.


 또 그 와중에 연출이 좋습니다. 초반에 작은 나뭇배를 타고 고지라로부터 도망가는 장면 같은 건 '조스' 생각나도록 긴장감 넘치게 잘 연출되었구요. 그냥 고지라의 도심 난동 장면은 거대 괴수 특유의 묵직함을 잘 살리는 방향으로, 참 절망적인 분위기로 잘 찍어놨어요. 가만 보면 고지라가 등장할 때마다 분위기와 컨셉이 조금씩 달라지는데, 그렇게 세심하게 신경을 써서 질리지 않도록 잘 찍어 놨더라구요.


 덧붙여서 이 영화가 무려 아카데미 특수 효과상 수상작 아니겠습니까. 솔직히 그 소식을 처음 접하고는 아 뭐 고전 명작 시리즈의 최신작이니 예우 해주는구나... 라고 생각했었는데요. 막상 보니 실제로 특수 효과가 상당히 좋습니다? ㅋㅋㅋ 뭐 작정하고 돈 때려 박으며 만든 헐리웃산 최신 고지라 영화보다 낫다고는 못하겠습니다만. 이 정도면 '한국형 SF 블럭버스터' 들은 앞에서 명함 못 내밀겠네... 싶을 정도로 고퀄이었어요. 왜죠. 진작부터 이런 게 가능한 게 일본 영화계였다면 대체 그동안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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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발은 마티즈를 밟아야 하는 것인데요!!!)



 - 대략 정리를 하자면 이렇습니다.

 종전 직후의 일본을 배경으로 전쟁의 참상 얘기하고, 그러면서 또 전쟁 무기 들고 싸우고, 밀덕스런 느낌 들고... 이것 자체가 거부감이 들고 싫은 분이라면 안 보시는 게 좋습니다. 위에 길게 적었듯이 영화가 아주 결백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나쁜 의도를 품고 만든 이야기냐... 라고 묻는다면 그건 또 절대 아니겠구요.

 사실성이나 개연성 측면에선 분명히 '지금 보고 계신 건 대괴수물입니다' 라는 걸 감안하고 넘겨줘야 할 부분이 많고, 캐릭터나 이야기도 되게 전형적인 이야기입니다. 취향에 따라선 좀 유치하거나 너무 나이브하단 생각이 들 수도 있어요. 하지만 애초에 작정하고 그런 방향으로 '잘' 만든 이야기이다 보니 이런 스타일이 싫지 않으시다면 재밌게 보실 수 있겠습니다.

 솔직히 이 정도 완성도의 장르 영화들이 꾸준히 나와 준다면 한국 영화판이 일본 영화계를 딱하게 여기던 시절도 이제 끝물이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인상적으로 봤습니다만. 음. 뭐 두고 봐야겠죠. 어쨌든 재밌게 잘 봤다는 말씀이었습니다.




 + 사실 이 영화를 보고 싶었던 이유 중엔 '여주인공'으로 표기된 역할을 연기하는 하마베 미나미라는 배우도 좀 있었습니다. 정말 진심으로 바보 같지만 재밌었던(...) '카케구루이' 시리즈의 주인공이었거든요. 근데... 음. 그냥 여성 캐릭터 중에서 비중이 가장 큰 것 뿐이지 비중으로 따지면 조연 정도였습니다. ㅋㅋ 심지어 비주얼도 '카케구루이'에서만큼 반짝거리진 않더군요.

 그리고 작년에 일본의 각종 연기상을 다 휩쓸었다던 그 안도 사쿠라 배우는... 아니 여기에 조연상을 줬다고? 싶었어요. ㅋㅋ 연기를 못한 게 아니라, 정말 비중이 작습니다. 이런 데도 조연상을 줬다니 작년에 이 분이 엄청 대세이긴 했나 보다... 했네요.



 ++ 고지라보다 인간들의 드라마가 더 중심이 되는 이야기이고, 그 드라마는 이 영화 하나로 깔끔하게 끝나요. 그래서 속편이 필요 없는 마무리입니다만 그게 그렇게 될 리가 있겠습니까... ㅋㅋ 마지막에 쿠키도 하나 앙증맞게 들어가 있고 흥행도 성공했으니 속편은 당연히 나오는 걸로.



 +++ 고질라 = 핵무기. 라는 게 그간의 해석이었는데, 이 영화에도 딱 그런 해석과 맥을 함께하는 장면이 하나 있어요. 방사능 열선을 발사하고 나니 하늘에서 검은 빗방울이 떨어지는... 근데 그렇다면 결국 고지라가 난장을 부리고 난 도시에 있었던 사람들은 일단 목숨 건졌어도 곧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나야 하는 게 아닐까요. 특히 몇 번을 고지라에 근접했던 주인공 녀석은... =ㅅ=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그래서 결혼도 안 하고, 심지어 연애도 안 하고 스킨십도 없이 한 집에서 그냥 친한 남남인 관계로 잘 살던 우리의 주인공이... 여자의 작심한 푸쉬와 주변인들의 응원과 호통에 힘 입어 드디어 관계 진전을 시도해보는가! 하는 순간에 고지라가 다시 나타나고, 주인공의 눈 앞에서 고지라의 열선 공격에 휘말려 여자는 저 멀리 멀리 날아가 버립니다. 나 따위 게 그럼 그렇지!!! 라고 자학하는 주인공이구요.


 이때 드디어 고지라 퇴치 작전이 시작되고. 퇴역 군인들이 소집되어 작전에 협조를 부탁 받습니다. 물론 100% 자원으로만 받기 때문에 상당수가 '우리를 언제까지 부려 먹자는 건데!!' 라며 물러나지만, 주인공과 친구들은 참가하겠죠. 특히 눈 앞에서 사랑하는 여인을 잃어 복수심에 불타는 주인공이야 말 할 것도 없구요.


 그래서 이 영화의 고지라 퇴치 작전은 이러합니다. 어차피 대포로도 끄떡 없는 놈이니 무기로 두들겨 패는 건 진작에 포기하구요. 고지라가 다시 나타나면 인근에서 가장 수심이 깊은 해구 쪽으로 유도한 다음에 전투함 두 대가 고지라를 중심으로 한 바퀴 돌아서 와이어를 장착시켜요. 그리고 그 와이어엔 프레온 가스통 여러개와 부력 쩌는 거대 매트리스 같은 게 달려 있구요. 일단 와이어가 장착되면 프레온 가스통을 싹 다 열어서 고지라의 부력을 상실시키고, 그래서 초고속으로 고지라를 해구 바닥까지 떨어트립니다. 그럼 급격한 압력 변화 때문에 고지라가 사망... 하면 참 좋겠구요. 혹시라도 그걸로 안 죽으면 다음엔 거대 매트리스를 동시에 작동 시켜서 해구 바닥에 있던 고지라를 초스피드로 수면까지 끌어 올립니다. 그럼 결국 급격한 압력 변화를 연타로 맞게 되니 아무리 튼튼한 고지라라고 해도 죽겠지... 안 죽겠어? 라는 계획이에요. ㅋㅋㅋ 주변 사람들이 자꾸 박사에게 '그러면 정말 고지라 죽어요?'라고 묻고 그 때마다 박사가 땀을 뻘뻘 흘리며 '그게요...' 라고 해명하는 게 웃음 포인트.


 그리고 이때 고지라를 유인하는 역할을 맡는 게 주인공입니다. 파일럿이니 비행기를 몰 수 있고, 아무래도 기동력 좋은 비행기 쪽이 고지라에게 잡히지 않고 유인을 할 수 있겠죠. 그런데 패전 직후라 기존 전투기는 남은 게 없고, 종전 직전에 완성되어 한 번도 출동 못 해 보고 창고에 처박혀 있던 최신형 전투기 하나를 꺼내와서 고쳐 쓰자고 하는데요. 이때 주인공이 갑자기 막 고집을 부립니다. 도입부에서 본인이 민폐 끼쳤던 섬의 정비 대장, 반드시 그 양반이 와서 봐 줘야 한다는 거에요. 무척이나 개인적인 사유로 징징거리는 행동이지만 일단 넘어가 주고요. 주인공 때문에 동료들이 다 죽었다고 생각하는 그 정비 대장은 처음엔 막 성질을 부리며 주인공을 멸시하지만 '저번에 못 했던 것을 이번엔 꼭 해내겠다'는 주인공의 결의를 보고 결국 와서 도와주기로 합니다.


 그리고 고지라가 나타나고, 주인공은 옆집 아줌마에게 본인이 모은 돈 전부와 딸 아닌 딸래미를 부탁한 후 작전에 나서요. 그래서 여차저차 잘 진행이 되어 고지라 바닥에 떨구기 & 급부상 시키기... 까지 다 완료가 되었는데, 분명히 큰 데미지를 입긴 했지만 아직 죽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열선까지 쏘아대서 아 이제 다 망했구나... 하는 찰나에. 애초부터 카미카제를 노리고 폭탄을 잔뜩 실었던 주인공의 비행기가 고지라의 입을 향해 날아요. 열선 발사 직전에 그 입에 처박는 데 성공하구요. 폭발하구요. 고지라는 부숴져서 바닷물 속으로 잠겨갑니다. 그런데...


 주인공은 살아 있었습니다!! 우리의 정비 대장님께서 주인공의 상태와 결의를 보고선 몰래 비행기에다가 탈출 장치를 만들어 넣어두고선 출동 직전에야 그걸 알려줬네요. 니 마음은 알겠지만 죽지 마라. 반드시 살아서 돌아와라. 라며 주인공을 용서했고. 주인공도 혼자 남은 꼬맹이를 생각해서라도 차마 죽고 싶진 않았던 거죠. 암튼 그래서 고지라는 죽고, 주인공은 살았습니다.


 남은 건 마무리인데요. 작전에 성공하고 항구로 돌아온 배를 시민들이 환호하며 맞아주는데, 그때 옆집 아줌마가 딸 아닌 딸래미를 안고 후다닥 달려옵니다. 그러고서 주인공을 몇 대 퍽퍽 치더니 방금 받은 전보를 내밀어요. 그걸 읽은 주인공의 눈이 휘둥그래지고, 후다다닥 달려간 병원에는 열선에 날아가 죽은 줄 알았던 그 여인이 여기저기 많이 다쳤지만 결정적 데미지는 없는 상태로 침대에 누워서 주인공을 맞아줍니다. "이제 당신의 전쟁도 끝이 났나요?" 그리고 오열하며 그렇다고 대답하는 주인공의 모습으로 엔딩이에요. 그야말로 완벽한 해피 엔딩!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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