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3 03:57
가난한 사랑 노래
-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
신경림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이 쏟아지는데.
가난하다고 해서 두려움이 없겠는가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 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가난하다고 해서 그리움을 버렸겠는가
어머님 보고 싶소 수없이 뇌어 보지만,
집 뒤 감나무에서 까치밥으로 하나 남았을
새빨간 감바람 소리도 그려 보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 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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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쯤 먼저 간 천상병 김관식 만나서 함께 술잔 기울이고 계시겠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어른들이 자꾸 돌아가시네요. 저도 나이를 먹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겠죠.
자꾸 고아가 되는 듯한 느낌을 부고 받을 때마다 느끼는 건 어리광이겠죠.
신 시인님 가는 길이 평안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