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08 17:22
오늘 은행업무를 볼 일이 있어서 어플을 켰습니다.
메뉴에 가서 원하는 목록을 찾으려고 하는데 안나옵니다.
예전에 해당 은행에서 받은 문자에 링크가 있어서 클릭해봅니다.
어쩌구 저쩌구 AI 안내원이 카톡에 뜹니다.
원하는 메뉴를 찾아봅니다.
그건 어플에 가셔서 하시면 됩니다! 라고 나옵니다.
아니... 어플에서 그 메뉴가 안찾아진다고...
어찌저찌 그 메뉴를 찾아서 확인을 누릅니다.
짜잔!! 오류가 뜹니다.
저희가 누굽니까. 의지의 한국인이죠. 두번 더 해봅니다.
총 세번을 했지만 같은 오류 발생... 저는 킹받아서 ARS 전화를 겁니다.
보통은 상담원 연결이 0번이잖아요? 그런데 상담원 연결이 없습니다.
아, 다행히 제가 찾는 메뉴는 7번인가 8번인가 그러네요. 번호를 누릅니다.
개인정보 확인하는데에만 거의 1분이 걸립니다. 그래... 아직 신생아 기계니까...
어쩌구 저쩌구 안내를 합니다. 그런데 제가 찾는 기능은 안내를 안하네요?
킹받고 퀸받습니다. 혹시 놓친 게 있나 싶어 위의 과정을 반복합니다. 역시나 안내가 없습니다.
끊고 전화를 다시 겁니다. 이번에는 보이스피싱 어쩌구 번호를 누릅니다. 아, 이제야 상담원 연결이 되네요.
보이스피싱 당한 건 아닌데 제가 찾고자 하는 기능에 해당되는 연결이 없어서 이리로 전화 걸었다고 양해를 구합니다. 상담원분도 그러려니 하고 상담합니다.
어떤 기능을 찾아서 했는데 계속 오류가 납니다! 그러더니 상담원 분이 개인정보를 받아서 처리를 해주십니다.
결국 사람을 찾아야 해결되는 문제였던 것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찝찝합니다. 뭔가 또 괜히 오류가 생기지 않을까 하고요.
저는 정말... 왜 이따구 인공지능 안내원들을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현재 출시된 것들 중 가장 좋은 컴퓨터는 휴먼인데 말이죠. 증기기관은 힘이 세고 지치지 않는다는 변명거리라도 있죠. 그런데 사람을 응대하는 일은, 결국 사람이 해야합니다.
왜냐하면 기계음성이나 어플들이 개멍청하니까!! 사람은 자신의 불만을 토로하고 그에 대한 작은 위로라도 받을려고 다른 사람을 찾는 거니까!!
금융권 어플이나 온라인 설계 자체가 인건비를 매우 후려쳐서 나온 결과물이기 때문에 금융권의 전산화 시스템 하청준 사람들은 지옥갈거라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그게 참말이었네요.
저만 해도 짜증나는데 어플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은 얼마나 짜증이 날지요.
이러면 또 이 짜증이 고스란히 상담원들에게 가겠죠...
얼마전에 저희 부모님이 파묘를 보러 가셨는데 제가 예매해둔 티켓 번호로 티켓 출력을 하는 방법을 모르셔서 다른 사람에게 물어봤다고 합니다.
그걸 듣고 다시 한번 열받았습니다. 키오스크는 대체 누굴 편하게 하는 것인가...???
물론 한마디 불평없이 지 자리에 처박혀있는 근성은 인간보다는 좋죠. 근데 불친절합니다. 정말 불친절해요. 나를 다룰줄 모르면 그건 네 책임이고 네 당황 따위는 내 알바 아니다는 태도를 지니고 있습니다.
인간이 아무리 불친절해도 노동자는 근본적으로 눈치를 보고 말을 듣기는 합니다.
그런데 기계나 온라인 시스템은 그런 걸 안합니다. 기업들은 기계 허수아비들을 세워놓고 고객을 욕보이고 있는 거구요.
SF 디스토피아가 멀리 있지 않군요. 진짜 짜증납니다. 이렇게 계속해서 한 사회의 분노에너지는 쌓여만 갑니다....
2024.03.08 17:42
2024.03.08 17:59
2024.03.08 18:19
롯데리아에서 있었던 일인데 나이 드신 부부가 식사를 하시러 오셨데요. 키오스크는 엄두도 못내시고 직원들도 퉁명스럽게 안도와주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못드시고 가셨데요ㅠ.ㅠ 이런 경우 많아요! 쏘니님처럼 저도 이런 문제를 해결할 일이 많아서 아예 '유선전화'를 가지고있어요. 말씀하신 온갖
재난은 인내를 가지고 기다리면 되긴하거든요. 저처럼 시간 여유가 있는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거겠지만요. 저는 나이가 꽤 들었는데 닥치면 하게되긴 해요.
사용 기간 임박한 영화 예매권 환불 같은건 얼마 전에 배웠어요>_<
2024.03.08 18:31
2024.03.09 12:51
다수의 편의도 약자의 소외도 아닙니다. '인건비 절감'으로 정의될 수 있죠.
2024.03.09 12:57
그러니까 그건 기업적인 측면입니다. 기업의 이윤상승이라는 효과죠. 그렇게 해서 사회적으로 약자의 소외가 일어난다고 하는 것입니다. 기업의 실질적인 목적은 인건비 절감이고, 그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 인력 대신 키오스크나 전산화 프로그램을 전면에 내세우지만 그 결과로 약자계층의 소외가 일어난다는 이야기입니다.
작년 이맘때 쯤 무슨무슨 공단에 뭘 신청하려는데 온라인 신청만 받는다고 적혀 있더라구요.
근데 온라인 메뉴를 들어가 보니 아무 설명 없이 뭐 뭐 올리고 적어라... 라고 되어 있어서 학교에 물어보니 아무도 모르고.
결국 그 공단으로 전화해서 뭐는 뭐고 뭐는 뭔지 다 설명 들은 후에 해당 내용을 온라인에 업로드하고, 다시 공단으로 전화해서 맞게 했냐고 확인하고. 이런 과정을 거쳐서 신청 완료했던 추억이 있습니다. 참 신기한 시스템이었죠.... ㅋㅋㅋㅋ 보험도 비슷해서 다 앱으로 신청하라는데 앱을 보면 저 같은 사람이 모르는 내용이 많아서 결국 또 상담사랑 통화해서 신청했었구요. 이게 결국 회사들이 사람 업무 줄이려고 하는 걸 텐데, 업무가 줄긴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