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05 10:16
<타임> 선정. 국내 번역작 중 품절, 절판 빼고 지금 구할 수 있는 소설을 트위터 황금가지 계정에서 알려 준 대로 옮겨요. '흰 옷을 입은 여인', '레벤워스 살인 사건'도 번역되어 있다는 듀나 님의 보충이 있었습니다.
100선 중 반 정도가 해당되는 거 같네요.
주말 맞이 옛다 댓글 함 주시죠.
1. 읽은 작품 중 가장 좋았던 것을 셋만 고른다면?
2. 이 작품 왜 빠졌는지 이해할 수 없네?(국내 번역된 것 중에서, 아 그리고 아래 목록은 유통 중인 작품만임을 고려하셔야 할 거 같습니다.)
1. '여자를 증오하는 남자들', '추운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뽑고 보니 모두 추운 지역입니다.ㅋ ('죄와 벌'은 저에게 모든 작품 중 최고라 여기에 없어요)
2. 지금 즉시 생각나는 작품은 - '자칼' 왜 없나요... 그리고 '죄와 벌'을 넣었으면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도 넣어야. 뭐 주체측 마음대로겠습니다.
2023.10.05 12:37
2023.10.05 13:06
1. 세 작품 중 '죽음의 키스'를 안 읽었습니다. 아이라 레빈은 영화화되어 저도 다 들어본 유명한 소설의 저자인데 그 중 첫 작품이 선정되었네요. 이참에 읽어 봐야겠습니다.
'디미트리오스의 가면'은 저도 열린책들에서 나온 걸로 읽었어요. 미국에서 첨 나올 때 삭제된 부분도 많았는데 완전한 판본으로 제대로 번역한 거라고 책소개에 있더라고요.
2. 오 이렇게 또 새로운 작가와 만나서 좋습니다. 홍콩 출신이군요. 하나도 읽은 바 없는데요 '13.67' 장보겠습니다.
한 작가로, 대표작으로. 그렇군요. 여러 사람이 역사적 중요성 고려해 뽑은 목록이 재미있기 어렵다는 점 동의합니다. 그런데 저처럼 장르 소설 잘 모르는 대중들에게는 빠트린 소설 챙겨읽기용으로 그럭저럭 쓸모를 하는 거 같습니다. 두루두루 널리 이로운 목록이라는 게 참 심심한 건 맞아요.ㅎㅎ
2023.10.05 13:38
레빈은 공포 장편 소설 두 편(『로즈메리의 아기』와 『스텝포드 와이프』)을 집필했는데, 두 작품 모두가 레빈의 트레이드마크인 절묘한 줄거리 구성으로 빛나지만, 아마도 그 둘 모두 요즘엔 널리 읽히지 않는 게 불행할 따름인 그의 첫 번째 소설만큼 상당히 인상적이진 않은 것 같다. 첫 번째 소설 『죽음 전의 키스』는 대단한 추진력으로 전개되는 불굴의 서스펜스 이야기다. 그것만으로도 상당히 희귀한 특성이지만, 훨씬 더 희귀한 것은 (레빈이 20대 초반이었을 당시 집필된) 그 작품이 정말로 깜짝 놀라게 하는 여러 가지 놀라움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건의 결말이 어떤지 확인해 보려고 마지막 세 쪽을 미리 들춰보는 그 흉측하고 지독한 악귀 같은 독자에게도 그 소설은 비교적 끄덕없는 면모를 보인다.
(이후 킹은 한 문단에 걸쳐서 결말을 미리 확인하는 독자들을 질타합니다.)
흐음, 본론을 벗어난 이 잡담은 여기까지만 하자. 『죽음 전의 키스』에 관해 내가 오로지 말하고자 하는 바는 그 작품의 가장 큰 놀라움이(진짜 경악스런 폭탄이) 100쪽 정도의 분량으로 이야기 속에 산뜻하게 삽입되어 있다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책을 마구잡이로 훑어보는 동안 우연히 이 지점과 마주친다 하더라도, 그것은 당신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 만약 당신이 그 지점까지 충실하게 모든 것을 완독했다면, 그것은 모든 것을 의미한다… 독자를 완전히 매복 공격하는 그 경이로운 능력을 지닌 작가를 생각할 때면 내가 홀연히 떠올릴 수 있는 나머지 유일한 작가는 고(故) 코넬 울리치였다.(그는 또한 윌리엄 아이리시라는 필명을 쓰기도 했다.) 하지만 울리치는 레빈의 천연덕스런 재치를 갖지 못했다. 레빈은 자신의 작가 경력에 영향을 끼친 사람으로서 울리치를 다정하게 거론하며, 각별히 좋아하는 울리치의 작품으로 『환상의 여인Phantom Lady』과 『미망인 살인수첩The Bride Wore Black』을 언급한다.
2023.10.05 14:11
참, 스티븐 킹이 명단에 있는 게 왜 마음에 들지 않으셨는지 여쭌다는 걸 빠트렸네요.
스티븐 킹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얘기할 때 아주 설득력이 돋보이는 거 같습니다. 열정이 느껴집니다. '죽음의 무도'는 안 읽었으나(절판이네요) '유혹하는 글쓰기'를 읽어 보니 소설보다 잘 쓴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2023.10.05 15:34
2023.10.05 16:38
그렇군요. 미스터리, 스릴러, 호러를 마구잡이로 이해하고 있으며 뚜렷이 구분할 생각도 않는 이(저)에게 공부되고 있습니다.
특히 괄호치신 세 번째 문단은 장르 소설에 대한 애정이 별로 없는 담당자들이 미국 언론에도 많구나, 라는 것을 알게 되네요ㅎㅎ
2023.10.05 20:27
추운나라에서 돌아왔지만 북유럽만큼 춥지는 않을걸요/
그냥 개인적으로 처음 읽었을 때의 감상만 따지면, 바스커빌 가의 개/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아웃(기리노 나쓰오) 이렇게 고르겠습니다.
2023.10.05 21:28
네...근데 분위기 자체가 엄청 차가웠었죠.
기리노 나쓰오의 소설은 저 '아웃' 한 작품만 보았습니다. 영국과 일본 소설이네요. 두 나라 다 이 분야는 작가나 작품 수나 선도이기도 하고 두께감이랄까가 굉장한 거 같습니다.
2023.10.06 01:18
100선인데 왜 52편 밖에 없죠? 라는 멍청한 질문을 할 뻔 했습니다. ㅋㅋㅋ 100선 중에 한국에 번역된 작품들이군요.
일단 저도 '샤이닝이 왜 여기 끼어 있지?' 했는데 저 자신도 몰랐던 이유를 oldies님께서 아주 상세히 잘 풀어주셔서 감사하구요. ㅋㅋ
저 중에서 세 편을 고른다면 스밀라, 바스커빌과 장미의 이름을 고르겠습니다. 다들 유명한 작품이라 설명은 불필요하겠지만, 그 중에서 장미의 이름은... 처음 읽을 때 정말 고생했던 기억이 떠올라서요. ㅋㅋ 용돈 모아 책 사 읽던 건전 청소년 시절에 그냥 유명한 것만 믿고 샀다가 초반에 정말 길게 이어지는, 거의 아무 스토리 없는 수도원 생활 디테일 설명에 고통 받았던 추억이 있거든요. 다 읽고 나서는 그게 왜 필요했는지 납득했고, 또 그냥 재밌게 읽었기 때문에 해피 엔딩이었네요. 나중에 읽었던 '푸코의 진자'는 상대적으로 덜 고통스러워서 좋았지만 결국 임팩트는 고생하며 읽었던 작품으로... 하하.
2023.10.06 09:42
'장미의 이름'은 다시 읽고 싶어요. 읽은지 오래 되기도 했지만 읽을 당시에 너무 건성으로 읽었는지 거의 내용이 기억이 안 납니다. 기억하려고 하면 영화 장면만 떠오르고요. 나중에 본 영화가 책의 장면을 잡아먹은 것인가 합니다. 지금 읽으면 훨씬 재미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수도원 생활 디테일까지도요.ㅎ
1. 타임답게 엄청 눈치 보면서 골랐다 싶어 썩 마음에 들지 않는 목록이긴 하지만... [디미트리오스의 가면],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죽음의 키스]를 고를게요. 참고로 [디미트리오스의 관]은 미국판 제목이고 영국 작가 에릭 앰블러가 발표한 원제는 [디미트리오스의 가면]이에요. 링크하신 이미지에 있는 것은 늘 번역 품질을 의심하게 되는 동서미스터리북스 판본인데, 2020년에 열린책들에서 최용준 번역가의 훌륭한 번역으로 새로 번역한 [디미트리오스의 가면]도 현재 유통 중입니다.
2. 찬호께이의 [13.67]요. 이후에 소개된 다른 작품들은 성에 차지 않았지만 그래도 [13.67]의 쇼크는 잊을 수 없어요. 균형 맞추려고 기를 쓰고 고른 것 치고는 100편 중에 중화권 작품이 없다는 것도 살짝 신경 쓰이고요. (추 샤오롱의 [Death of a Red Heroine]이 있긴 한데 천안문 사태 이후 미국에 정착해서 영어로 발표한 작품인지라.)
100편 목록 중에 S.A. 코스비의 [Blacktop Wasteland]도 [검은 황무지]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현재 유통 중이랍니다.
[죄와 벌]이 있으면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도 있어야 한다는 말씀 말인데, 한 작가당 한 작품만, 그리고 그 한 작품은 되도록 대표작으로... 라는 티가 팍팍 나네요. 그래서 재미가 없고요. 뭐, 여러 사람들이 머리 맞대고 역사적 중요성 고려해 가면서 뽑았다는 목록 치고 재미있는 목록이 없는 법이긴 하죠. 패널 각자의 취향이 드러나는 목록이 있었더라면 훨씬 재미있었을 거예요.
그래도 선정된 작품 중에 딱히 '이건 너무 별론데' 싶은 작품은 (제가 읽어 본 것 중에서는) 안 보이지만, 딱 하나 시비를 걸자면, 이런 목록에서까지 굳이 스티븐 킹을, 그것도 하필이면 [샤이닝]을 넣을 필요가 있었는지는 의문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