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02 00:14
- 1976년생입니다. 런닝타임은 2시간 1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모션 픽쳐'!!! 이 표현도 요즘 어디서 들어본지 참 오래 된 것 같구요.)
- UBS 티비라는 방송국이 있습니다. 그 곳의 간판 앵커맨 '빌'이라는 양반이 있구요. 한 때는 방송계 거물로 잘 나갔지만 이제 퇴물이 됐어요. 시청률도 망했구요. 결국엔 해고 통보를 받는데, 보도국장이자 오랜 친구 '맥스'와 술 한 잔 거하게 걸치고 방송에 나가 사고를 치죠. "나 시청률 땜에 잘렸어. 2주 뒤엔 퇴사하라는데 걍 1주일 뒤에 방송 나와서 권총 자살할래." 라고 말 해 버린 겁니다.
하지만 당연히 그렇게 냅둘 리는 없겠죠. ㅋㅋ 이 사건은 어마어마한 이슈가 되고, 마침 대기업에 인수되어 '망한 시청률을 어떻게 올릴 것인가!'에 목매달고 있던 높으신 분들은 빌을 써먹어서 방송국을 살려낼 작정을 하고. 실적에만 목숨 거는 탐욕스런 리더 '프랭크'와 삶의 어떤 것도 재미가 없고 오로지 티비와 시청률에만 집착하는 능력자 '다이애나'가 빌에게 달라 붙어 참으로 황당무계한 이야기를 펼쳐 나갑니다.
(이 분이 그 '빌'이구요. 이 사람에 대한 이야기지만 이 사람이 주인공은 아닙니다. ㅋㅋ 근데 제가 되게 옛날식 연기 느낌 낭낭한 짤을 골랐군요.)
- 80년대 영화에 80년대 특유의 분위기가 있듯이 70년대 영화들에도 그 시절만의 톤 같은 것이 있습니다.
일단 당연히 그 시절의 복식이나 생활, 문화 같은 게 만들어내는 분위기도 있겠습니다만. 뭐랄까... 50~60년대 영화를 보는 것 같은 고전적인 느낌이 있어요. 대사들도 그렇고 배우들 연기 톤도 그렇구요. 그러고보면 80년대가 미국은 정말 큰 문화적 격변기가 아니었나 싶구요. 게다가 배우들이 말이죠. 정말로 '고전 영화'에 나오던 분들이 이때까지는 다수가 활동을 하고 계셨거든요. 이 영화만 해도 무려 윌리엄 홀든이 나와요. ㅋㅋ 그 외에도 이 영화에 나온 배우들을 검색해 보면 흑백 사진이 컬러 사진보다 더 많이 나오는 배우들이 반 이상입니다.
...근데 이런 얘길 하다 보니 '고전 영화'란 게 무엇인가. 라는 뻘생각이 또 드네요. 1976년이면 이미 47년 전, 거의 반세기 전 영화인데요. 그럼 요즘 젊은이들은 '고전 영화'라는 걸 어떤 개념으로 생각하는가... 같은 쓸 데 없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만. 이런 얘긴 이만 하구요.
(그리고 그 47년 전에도 이미 듀발옹의 머리 숱은... 죄송합니다;; 근데 이 분 이제 92세이신데 작년에도 영화가 나왔고 지금도 하나 준비 중이에요. 뤼스펙!)
- 그렇게 옛날 영화이다 보니 지금 보면서 좀 재밌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간단히 말해서 '티비가 우릴 다 멸망 시킬 거야!!' 라는 이야기를 하는 영화인데요. 사실 작금의 상황을 보면 그 무시무시한 티비(정확히는 티비 방송)님께서도 거의 죽어가고 계시잖아요. 뭐 그렇다고 해서 50년 전 시드니 루멧의 예측(각본은 다른 분이 쓰긴 했습니다만)이 빗나갔다고 말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요.
그냥 '요즘엔 누가 유튜브 킬드 더 티비 스타, 테레비 GAGA 같은 노래 안 만드나' 하는 뻘생각을 했구요. 음. 또 이상한 얘기만 하고 있군요;
(언젠간 이런 풍경을 영화나 자료 화면으로만 접하며 신기해하는 세대들도 생기려나요. 아직은 그 정돈 아닙니다만.)
- 현실성 같은 건 살짝 접어 두고 아주 극단적으로 치닫는 풍자극이자 블랙 코미디입니다.
시작을 장식하는 기본 설정도 세지만 이야기가 흘러가면 흘러갈 수록 문자 그대로 점입가경, 현실에선 절대 벌어질 가능성이 없는 방향으로 신나게 달려가요. 빌을 데려다가 단독으로 쇼를 만드는 것도 그렇지만 극중에 등장하는 '모택동 타임'이라는 프로그램은 정말로... ㅋㅋㅋㅋ 결말 또한 그렇죠. 막 방송국의 현실을 리얼하게 그리면서 건조하게 전개되는 사회 비판물 같은 걸 생각했다가 좀 당황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가 그렇다 보니 당연히 캐릭터들도 되게 극단적입니다. 일단 빌만 봐도 처음엔 그냥 술 먹고 사고 친 원로 방송인이지만, 중반을 넘어가면서 영문을 알 수 없는 괴인이 되어 끝까지 폭주하구요. 로버트 듀발이 맡은 악덕 경영인도 만만치 않은 가운데 페이 더너웨이가 맡은 다이애나라는 인물은 진짜... ㅋㅋ 다 할배들만 나오는 와중에 왜 젊은 여성 캐릭터를 끼워 넣었을꼬... 했더니 '날 때부터 티비와 함께 자라고 티비에 절여져서 세상을 티비로 배운 세대'를 대표하는 상징적 인물로 등장해서 정말 극악에 가까운 인성 파탄 플레이를 보여줍니다. 뭐 그래서 구경하는 재미는 가장 강한 캐릭터였고, 배우가 또 잘 해줘서 좋긴 했지만요.
(사실상의 주인공은 윌리엄 홀든의 맥스 캐릭터입니다만. 가장 임팩트 강한 건 페이 더너웨이 캐릭터였어요. 캐릭터도 세고, 배우도 잘 했고.)
- 그래서 영화는 런닝 타임 내내 티비에 지배당하는 사회와 인간들의 모습을 살벌하게 보여줍니다. 시청률을 위해서라면 못할 것이 없다! 라는 티비 방송(을 만드는 사람들)의 비윤리성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결과를 가져오는지. 그리고 거기에 저항해 보려는 사람들의 노력이란 게 얼마나 무력한지. 덧붙여서 그렇게 티비에 뇌가 절여진 사람들이 얼마나 우습고도 섬뜩해질 수 있는지. 그런 걸 열심히 보여주는데요.
글 첫머리에도 얘기했듯이, 지금은 티비도 망한 시대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이젠 시대 흐름에 뒤떨어진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은 사실 할 필요가 없다고 느꼈습니다. 플랫폼이 달라졌을 뿐 시청률에 목숨 거는 티비 프로그램이나, 조회수에 목숨 거는 유튜브 채널이나 근본적으로는 같으니까요. 플랫폼이 달라지면서 디테일들은 좀 변한 게 있어도 큰 틀에선 그게 그거, 큰 차이는 없다는 거죠. 여전히 컨텐츠 제작자들은 화제성과 시청률에 목숨을 걸고서 자극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내려 애를 쓰고. 그 자극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자신의 뇌를 그쪽에 의탁하고서 수동적인 존재가 되구요. 또 이런 현실에 경종을 울리려는 사람들 역시 그 플랫폼을 이용하며 화제를 끌어야 한다는 모순 속에서 결국 그 시스템의 일부가 되고... 뭐 이런 식의 이야기에요.
(스포일러라 설명은 못 하겠지만 정말 어처구니 없고 웃기는 장면입니다.)
(스포일러라 설명은 못 하겠지만 정말 어처구니 없고 웃기는 장면입니다. 2.)
- 아마도 요즘 관객의 입장에서 어색하거나 이건 좀... 싶을 수 있는 부분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여기에 윌리엄 홀든과 페이 더너웨이 캐릭터들의 러브 스토리가 펼쳐지거든요. 일단 홀든이 1918년생인데 페이 더너웨이는 1941년생입니다. 23살 차이... 하하.
아니 뭐 큰 문제는 아닙니다. 이 둘의 관계를 끝까지 보면 역시 영화의 주제를 드러내는 데 필요한 설정이라는 게 분명하구요. 또 둘의 관계가 전혀 아름답지도, 낭만적이지도 않게 그려지거든요. 오히려 그 반대죠. 또 티비 세대 vs 티비 전 세대의 차이를 보여주는 관계이기 때문에 나이 차이가 많이 나야 맞기도 하구요. 하지만 어쨌든간에, 좀 그렇긴 했습니다. ㅋㅋ 윌리엄 홀든은 노년에도 멋져 보이시지만 아무리 그래도 30대의 페이 더너웨이가 뭐 음 암튼. 그랬구요.
덧붙여서 홀든의 캐릭터 자체가... 좀 그렇습니다? ㅋㅋ 이 분이 페이 더너웨이 캐릭터에게 마지막으로 하는 대사들을 들으면서 '아 그러니까 이게 이런 메시지로 연결되는구나'라고 납득하면서도 동시에 '근데 너님이 그런 훈계 늘어 놓으실 입장은 아니신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어요. 하지만 뭐 반세기 전 영화니까...
(이 짤은 더너웨이가 극중 모습보다 나이 들어 보이게 나와서 좀 낫습니다만.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참 난감할 때가 많습니다. ㅋㅋ)
- 암튼 재밌습니다.
의외로(?) 전개도 빠르고 영화 속에서 참으로 많은 일들이 와다다 벌어져서 지루할 틈도 없어요. 제가 도입부만 보고 'ㅋㅋ 대충 이런 얘기겠구먼?' 이라고 예상했던 것에서 '대충 이런 얘기'가 거의 30분만에 끝나 버려서 당황했네요. 감독님 각본가님 본의 아니게 무시해서 죄송합니다. ㅠㅜ
윌리엄 홀든, 페이 더너웨이, 피터 핀치, 로버트 듀발, 네드 비티 등등 배우들과 연기 구경하는 재미도 상당히 좋고. 또 본격적으로 극장 영화 만들기 전에 오랜 세월 티비에서 일했던 시드니 루멧의 경험이 반영된 듯한 방송국 풍경 구경도 디테일이 많아서 구경하는 맛이 있어요.
뭣보다 이야기가 기대보다 많이 강력합니다. 요즘 영화들과 비교해도 모자랄 게 없을 정도로 강력하게, 거의 한계까지 내달리는 이야기였어요. 그래서 사회 풍자극이지만 '그냥 세게 막나가는 재밌는 영화' 같은 걸 기대하고 보셔도 아마 괜찮으실 겁니다. ㅋㅋㅋ 저도 그랬구요. 재밌게 잘 봤습니다.
+ 다 좋은데 아주 드물게, 두어번 정도 자막이 깨져서 안 보이는 부분이 있더군요. 중요한 대사는 아니었습니다만, 좀 당황스러웠던.
++ 등장 인물들 대사 속에 그 시절 고유명사나 정치, 사회적 상황들이 많이 나와서 다 보고 나서 검색도 많이 해보고 그랬습니다.
나름 중요한 소재로 과격파 테러 집단이 등장하는데, 거기에선 최근에 본 '포커페이스'의 어떤 에피소드 생각도 나고 그러더군요. 미국 현대사도 참 파란만장해요.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빌런들이 런칭한 빌의 쇼가 어떻게 되겠습니까. 당연히 초대박이 나고 회장님도, 경영자도, 편성 담당자도 모두가 행복한 가운데 빌의 친구인 맥스, 그러니까 윌리엄 홀든님은 언론인으로서의 양심을 지켜 보려고 (빌은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환자라고! 라고 외치며) 버티다가 결국 해고를 당합니다. 그런데 쌩뚱맞게도 편성 담당자 다이애나(=페이 더너웨이)가 접근해서 옛날부터 팬이었다며 유혹을 하고, 맥스는 젊고 섹시한 후배의 유혹에 홀라당 넘어가서 나중엔 아내에게 쫓겨나 동거까지 하네요.
하지만 모든 것에는 철이 있는 것. 결국 빌의 쇼는 인기 하락을 겪고, 시청률 측면에서 방송국의 짐짝이 되어 버립니다. 그래서 티비와 일만이 마이 라이프! 인 페이 더너웨이는 극도의 히스테리 상태가 되고. 그런 애인을 보며 맥스는 비로소 정신을 차리고 떠나갈 결심을 합니다만. 그렇게 떠나가면서 뭔가 유체이탈스런 충고를 잔뜩 해주네요. 니가 모든 걸 다 티비 컨텐츠로 생각하며 살아서 그런지 우리 관계도 삼류 티비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되어 버렸다. 하지만 해피엔딩이지. 난 젊은 여자에게 홀딱 빠져 일생을 함께한 아내를 저버린 모자란 남자지만 이제 후회하고 반성하며 돌아가 현실의 삶을 살 테니까. 넌 스스로 뭐가 문제인지도 모른 채 계속 세상을 티비처럼 생각하며 불행하게 살게 될 거다. 라나요. ㅋㅋ 암튼 이게 나름의 '일침'이어서 더너웨이이 캐릭터는 살짝 충격을 받지만, 역시나 뭐가 문제인지,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몰라서 잠시 멍한 표정을 짓다가 결국 그때 걸려 온 업무 전화를 받으면서 원래의 자신으로 돌아갑니다.
근데 이 타이밍에 회장님께서 빌이 방송에서 하는 말들이 맘에 든다며 절대 프로그램을 없애지 말라고 교시를 내려 버려요. 이 지령에 깊은 고민에 빠진 경영진들은 모여서 회의를 하다가, 누군가가 농담처럼 내뱉은 '우리 방송(=모택동 타임!)에 출연하는 테러 조직 애들한테 부탁해서 걍 죽여 버리면 되겠네'를 실행에 옮깁니다.
그래서 계획된대로, 생방송이 시작되자마자 빌은 방청객으로 위장해 들어온 두 남자에게 총을 맞고 즉사하구요. 카메라는 총을 맞고 쓰러진 빌의 모습을 클로즈업해서 비춥니다. 그리고 그렇게 쓰러진 빌의 모습이 나오는 티비 모니터와 광고 방송이 나오는 티비 모니터, 그 사건을 전하는 뉴스가 나오는 모니터 등등을 동시에 보여주며 뉴스 프로그램 클로징 음악 비슷한 것이 흘러나오며... 엔딩입니다.
2023.10.02 07:08
2023.10.02 07:31
시드니 루멧은 진짜 배우들 잘 활용하기로 유명할 뿐더러, 영화에 상당한 사실감과 현장감을 불어넣으면서 이러저리 막 나가는 각본의 원심력을 구심력으로 보완해주었지요. 오스카 수상한 패디 채예프스키의 각본은 명대사들의 퍼레이드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산만하고 덜컹거리곤 한데, 루멧의 노련한 감독 실력과 결합하면서 어마어마한 시너지를 보여줍니다.
페이 더너웨이의 캐릭터는 지금 보면 [뻐꾸기 둥지 위를 날아간 새]의 래처드 간호사만큼이나 여혐적인 여성 직장인 캐리커처인데, 루멧과 더너웨이는 이보다 더 막나가서 그녀를 휘황찬란한 미디어의 얼음여신으로 그려내었지요. 정말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여성이지만 동시에 정 줄 수도 없고 정 받을 수도 없고, 이 점은 그녀와 홀든 캐릭터 간의 그 웃기는 정사 장면에서도 반영됩니다. 같이 놀러가는 중에도 일 얘기만 해대는 가운데, 영화는 그냥 덤덤히 한 장면 한 장면 휙휙 넘어가고, 그러다가 섹스하는 동안에도 [모택동 타임]의 성공 여부에 더 달아오르고 흥분하는 그녀의 모습이란... 참고로 더너웨이가 자신의 캐릭터에 어떠한 인간적 약점도 안 보인다고 하니, 루멧은 그 점을 명심하라고 하면서 카메라 앞에서 그 어떠한 약점도 보이면 즉시 컷하겠다고 했답니다. 그 손 떨리는 장면 제외하곤 정말 그렇게 했지요.
윌리엄 홀든의 캐릭터는 영화의 양심이라고 하기엔 좀 지저분하지만 (보아하니 아내 가슴에 못을 박은 게 이게 처음은 아닌 것 같더군요), 그래서 더 재미있는 캐릭터이지요. 자신의 업계의 윤리와 도덕을 깡그리 무시하고 짓밟는 건 기본이고 그를 유혹하고 이용해 먹고 버리는 젊은 후배에 넌더리가 나지만, 그럼에도 그녀에게 속수무책으로 빠지는 꼴이란.... 그렇게 미디어 욕하고도 여전히 TV나 SNS 끊지 못하는 우리가 생각나지 않을 수 없더군요.
참고로, 영화 초반에 방송사 건물들이 보이는데, 그 시절에는 CBS, ABC, 그리고 NBC만 있었답니다. 그러니 UBS가 업계 4등이라는 말은...
2023.10.02 07:37
2023.10.02 22:24
아 이 분이 빌 역이라니. ㅋㅋㅋㅋ 근데 뭔가 어울리네요. 제정신이 아니면서 건강에도 문제 있어 보이는 광인 캐릭터라는 점에서 공통점도 있고. 둘 다 '광기'가 포인트인 역할들이라서 그런가 닮은 느낌이에요.
사실 각본이 제 취향엔 좀 살짝 오버해서 명대사 퍼레이드였어요. 주요 인물들이 한 번씩 긴 연설을 하는 장면을 보면 거의 운율까지 고려해서 대사를 쓴 느낌이던데, 좀 과한게 아닌가... 싶었지만 말씀대로 전체적인 분위기가 현실적인 척을 잘 해주고, 감독이 적당선에서 좀 톤 조절도 해주고 그런 느낌이라서 결국 좋게 봤구요.
페이 더너웨이 캐릭터를 여성 혐오적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캐릭터 자체가 워낙 재밌어서 그런 느낌이 희석되더라구요. 그쪽은 괜찮았는데 윌리엄 홀든 캐릭터는 뭐랄까... 말씀대로 극중에서 양심을 대표하는 캐릭터 조차도 티비의 매력에 놀아나는! 뭐 이런 구성인 건 알겠는데, 그리고 이게 많이 옛날 영화라는 건 알겠는데 그래도 좀 난감한 게 있었습니다. ㅋㅋ
내용이 워낙 세니 실제 방송국을 모델로 삼을 수 없어서 하나를 창조해서 꼴찌에다 세워뒀나 보네요. 뭐 영화 내용상 적절하니 좋습니다. 하하.
2023.10.02 10:58
70년대 미국영화들은 진짜 걸작들이 많이 나왔던거 같아요
참고로 오스카 배우부분은 윗댓글에 있으니 넘어가고 작품부분은 록키에 밀려 못받았죠
오스카 작품상용 영화는 아니지만 록키에 밀린건 지금봐도 아쉬워요
2023.10.02 22:26
하지만 또 결과적으로 '록키'가 후대에 미친 영향 같은 걸 생각하면 그렇게 잘못된 선택도 아닌 것 같고 그렇습니다. ㅋㅋ 보수적인 이념으로 무장한 낡은 메시지를 던지는 영화... 라고 평가 절하를 하는 분위기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만큼 오랫동안 큰 영향을 미친 캐릭터와 이야기잖아요. 전 뤼스펙트 해주는 걸로. ㅋㅋ
2023.10.02 11:29
지금의 소셜미디어 시대를 생각하면 한발 앞서간 영화같군요. 2010년작 소셜 네트워크와 현재의 소셜미디어를 생각하면 이미지(인스타그램) and 비디오(틱톡, 유튜브) 킬드 텍스트(책)이 된 것 같기도 하고.. 저는 처음부터 못보고 후반부를 봤는데, 엔딩이 아직도 기억에 남네요.
2023.10.02 22:27
'니네 자칫하면 이렇게 된다!!' 라고 많이 과장해서 겁주며 야단치는 영화였는데 (사실 티비 방송이라는 게 기본적으로 대기업 장사라 그 정도로 막 나갈 가능성은 별로 없으니까요) 그게 새 시대를 만나면서 실현되어 버렸다.... 뭐 이런 느낌입니다.
나중에 한 번 처음부터 보세요. 그럴만한 가치와 재미가 있는 영화라고 느꼈습니다.
2023.10.02 14:07
늘 브로드캐스트 뉴스랑 혼동됩니다
2023.10.02 22:30
정작 영화 톤은 전혀 다르지만 소재가 비슷하긴 하죠. ㅋㅋ '브로캐스트'가 뭔지도 모르던 시절에 제목이 왠지 간지난다고 생각해서 괜히 기억해뒀던 영화에요. 나아아아아중에서야 티비로 봤는데 재밌도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정말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는 영화였지요
윌리엄 홀든 그리고 빌을 연기한 피터 핀치가 나란히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는데, 시상식 직전에 사망한 핀치가 막판의 동정표 몰이로 수상했지요. 참고로 그 해 다른 후보들로는 [택시 드라이버]의 로버트 드니로, [록키]의 실베스터 스탤론, 그리고 [세븐 뷰티스]의 지안카를로 지아니니.
페이 더너웨이는 [보니와 클라이드]와 [차이나타운]에 이은 세번째 시도 끝에 여우주연상을 품에 안았지만.... 유감스럽게도 80-90년대에 영화들 선택 많이 잘못해서 경력이 추락했고 래즈베리 상 두 개나 탔지요.
네드 비티는 거의 한 장면에 나오고도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는데 (그래서 나중에 역이 작든 크던가 가리지 말라고 후배들에게 조언해주곤 했답니다), 그에 못지 않게 비중이 비교적 작지만 상당한 인상을 남긴 [대통령의 사람들]의 제이슨 로바즈가 수상했습니다.
홀든의 상처받은 아내를 연기한 비어트리스 스트레이트는 단 5분 정도 밖에 안 나왔지만 깜짝 수상을 했습니다 (지금도 최단 연기 오스카 여우조연상 수상자입니다; 남우조연상은 약 9분 나온 [라스트 픽쳐 쇼]의 벤 존슨). 혹자는 [택시 드라이버]의 조디 포스터 아니면 [캐리]의 파이퍼 로리가 타야했었다고 말하지만, 거의 한 장면에서만 보여진 그녀의 연기는 정말 알찬 조연 연기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