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4.12 17:19
아래 Beef 글 쓰신 분이 엘리웡 캐스팅에 대한 불호 의견을 내셨길래 생각난 흥미로웠던 점들
맞아요 여러모로 실존 인물 엘리웡과 극 중 에이미가 겹쳐보이죠
심지어 유명한 예술계 집안에 본인은 정작 무능한 일본계 남편 설정에 자식은 딸인 점까지
작가/감독이 다분히 의도한 것 아닐까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한국계 감독이 한국계 배우들을 잔뜩 캐스팅해서 한국 문화 배경이 나오는 작품을 만드는데
굳이 주인공 한명은 베트남-중국계로 설정하고 실제 배우도 베트남-중국계인 게 우연일 것 같지는 않아요
제가 생각하는 이 작품의 가장 큰 미덕은 한국계라는 설정이 아주 심드렁하게 자연스럽게 드러난다는 점이거든요
그래 뭐 다들 아는 것처럼 미국에 한국계, 동아시아계 미국인들도 많이 있고 그 사람들 사는 것도 그냥 그래
별 다를 건 없는데 그렇다고 완전히 똑같진 않아 뭐 사람 사는 게 다 그렇잖아? 이게 극 진행의 저변에 은은하게 깔려 있어요
그게 한국인 시청자 입장에서는 작품 내적으로도 작품 외적으로도 상당히 재밌는 감상 포인트가 되는 것 같습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찌질한 한국인(한국계) 캐릭터가 나온다는 것도 우리가 헐리웃 영화에서 흔히 보지 못한 부분이니 흥미 포인트가 될 수 있고요 ㅋㅋㅋ
그리고 다른 캐릭터와 달리 왜 일본계 설정인 에이미 남편 조지를 한국계 배우로 캐스팅했을까 궁금했거든요
엘리웡의 실제 남편, 아니 이제 이혼했으니 전남편의 조부가 원래 한국인으로 4.19 이후 부정축재로 몰려 일본으로 귀화한 백남일이더라고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백남준의 형이죠. 전남편의 부친이 그래서 지금까지도 백남준 작품 저작권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아마 거기까지 감독이 염두에 두고 캐스팅 하지 않았을까
근데 그런 캐스팅으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건지 거기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3시즌까지 계획 중이라고 하고 지금 1시즌 반응이 좋으니 2시즌까지는 확실히 나올 것 같은데
(아마 대니와 에이미가 나오는 건 아니고 새로운 지역의 새로운 한국계 미국인들이 나오겠죠 ㅎㅎ)
전 일단 2시즌 나오면 볼 것 같긴 합니다
흥미로운 아이디어네요. 헌데 잘 모르겠어요. 감독이 캐스팅부터 모두 의도해서 하나하나 짜 맞춘것일수도 있고, 애초에 기획안은 이게 아니었는데 앨리 웡이 캐스팅되면서 자잘하게 설정을 바꾼 걸 수도 있겠죠.
뒷이야기나 감독 인터뷰가 없다면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시청자 입장에서 말씀하신 것들에 재미를 느끼면서 볼 수는 있을 것 같아요. 한국계 미국인의 새로운 모습은 분명 저도 재밌긴 하거든요.
헌데 주연이라 할 수 있는 스티븐 연은 실제 사생활 모습과 동떨어져 보이고, 여기 등장하는 조연배우들이 그렇게 유명한 인사들이 아니어서 말씀하신 모든 것들이 의도된 건지....
앨리 웡 남편은 배우가 실제 일본인이든 한국인이든 베트남인이든 내용 상 크게 달라질 건 없어 보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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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앨리 웡은 그냥 '넷플릭스'가 추구하는 피씨함에 걸맞는 캐릭터로 단골 캐스팅 되는 유명 코미디언이고, "왜 남자들은 돈 많이 버는 여자 얼굴에 사정하는 행운을 포기하는지 모르겠어요." "나도 저 남자들이랑 다 자고 싶다고요!!!" "젊은 그 남자가 저를 뒤에서 안았을 때 뭔가 딱딱한 게 느껴지더라고요...오우..." 같은 말로 인기를 끌었던 사람이라 뭐 개인적으론 비호감이라는 걸 숨길 수는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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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별개로 드라마 자체는 괜찮은 거 같아요. 이제 5회를 지나지만 포기해야겠단 단계는 지난 것 같습니다. 그대로 go하려고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