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netflix.com/kr/title/81517155



사실은 태국에 어떤 배우들이 있고 누가 잘나가고 누가 연기로 인정받는지는 전혀 모르지만 제가 유일하게 두 작품 이상에서 본 태국배우가 바로 이 분이라서 낚시성으로 저렇게 적어봤습니다. ㅎㅎ



태국 현지에서 엄청난 흥행대박이 났고 국내에도 입소문이 꽤 돌아서 챙겨보셨을 <배드 지니어스>, 그리고 소재나 장르적으로도 그럴만 하지만 넷플로만 공개가 되서 많이 지나치셨을 <너를 정리하는 법>에 출연했던 모델 겸 배우 '추띠몬 쯩짜런쑥잉'이 주연을 맡은 작품입니다.



가족이 대대로 운영하는 작고 누추한 노천식당에서 볶음국수, 볶음밥 등을 전문으로 하는 요리사 여주인공이 어쩌다 운좋게 태국 최고의 스타 셰프의 요리팀에 합류하게 되면서 출세하기 위해 갖은 개고생을 하면서 인생을 배워간다는 내용입니다.



대충 비유하면 셰프 버전 <위플래쉬>라고 할 수도 있겠는데 그런 지옥에서 온 멘토에게 하드 트레이닝을 받는 내용도 중요하지만 쭉 보다보면 감독이 태국의 현재 극단적인 계급/빈부격차 등의 사회적 메시지를 이 소재를 통해 전달하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싶더군요. 작품의 제목 <헝거>의 굶주림도 그냥 단순히 음식에 대한 것이 아닌 더 근본적이고 포괄적인 의미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셀레브리티 셰프, 파인 다이닝 문화에 대한 비판이나 풍자도 어느정도 들어가있는데 레이프 파인즈, 안야 테일러 조이가 나왔던 최근작 <더 메뉴>처럼 엄청 극단적인 블랙 코미디는 아니고 현실적인 기반에서 적당히 영화적 과장이 들어가는 정도입니다. 특히 <더 메뉴>에서는 요리 자체도 일종의 농담처럼 소모됐지만 여기서는 요리와 메뉴가 사뭇 진지하게 다뤄지거든요.



여기에 주인공의 가족, 연애사, 성장담까지 전부 담으려고 하다보니 결국 긴 러닝타임으로 이어집니다. 공식페이지에 2시간 10분이라고 나와있는데 실제로는 크레딧 포함 2시간 25분 정도 됩니다. 주인공이 주인공이다보니 재능이 있는 건 확실한데 아무리 그래도 작중에서 너무 급발진으로 일이 잘 풀리는 전개들이 종종 나오고 간혹 뜬금없는 수위높은 씬들에 낯간지러운 신파까지 있어서 약간 톤이 들쑥날쑥 하는데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꽤 재밌게 봤습니다. 정리가 되지 않아서 그렇지 감독이 하고싶은 이야기들 자체는 다 설득력있게 전달이 되거든요.



셰프 역할을 맡은 배우는 <더 메뉴>의 레이프 파인즈와 비슷하면서도 나름 이 작품만의 방식으로 무섭고 카리스마가 있으며 의외의 인간미도 느껴지는 연기를 잘해주셨고 제가 애초부터 이 작품을 바로 감상한 이유인 여주 추띠몬 쯩짜런쑥잉은 작품에서 요구하는 수많은 몸으로 하는 액션과 다양한 감정연기를 무리없이 능숙하게 소화해내고 있습니다. 저처럼 이 배우를 배드 지니어스 등에서 인상깊게 보셨던 분들은 이번에도 추천드립니다. 모르셨던 분들도 이 기회에 한 번 보시면 바로 매력에 빠져드실 것 같네요. 앞으로도 이 분 출연작은 국내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바로바로 들여왔으면 좋겠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864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7194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7347
122953 Murray Melvin 1932-2023 R.I.P. [2] 조성용 2023.04.17 146
122952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그림들을 쪄 봤습니다. [5] Lunagazer 2023.04.17 440
122951 프레임드 #402 [4] Lunagazer 2023.04.17 114
122950 '집구석들' 읽고 잡담 [6] thoma 2023.04.17 240
122949 나스리가 축구 평론하는군요/에스프레소/메시 daviddain 2023.04.17 148
122948 여자와 남자의 나쁜점 [7] catgotmy 2023.04.17 579
122947 이별과 상실에 대해 [2] 칼리토 2023.04.17 299
122946 빛도 없는 땅속, 500일 산 여성 "동굴에 파리 들어와 힘들었다" [12] 왜냐하면 2023.04.17 621
122945 [넷플릭스바낭] 시작이 창대하면 끝은 미미한 것이 세상의 이치, '할로윈 엔드' 잡담입니다 [8] 로이배티 2023.04.16 357
122944 사네가 마네한테 했던 말은 daviddain 2023.04.16 204
122943 코인은 더러운 돈이 아닌가 catgotmy 2023.04.16 254
122942 고급지려는 노력 [4] 예상수 2023.04.16 439
122941 블랙핑크@코첼라2023를 보고 [1] 라인하르트012 2023.04.16 638
122940 프레임드 #401 [2] Lunagazer 2023.04.16 115
122939 토트넘 졌군요 [3] daviddain 2023.04.16 206
122938 2014.04.16 [4] 예상수 2023.04.16 196
122937 HBO Max를 Max 리브랜딩 [6] theforce 2023.04.15 400
122936 [넷플릭스바낭] 마이클 마이어스는 뛰지 않아요. '할로윈 킬즈' 잡담 [4] 로이배티 2023.04.15 398
122935 술에 대해 [1] catgotmy 2023.04.15 236
122934 노력의 연비, 노력의 엔진 [1] 여은성 2023.04.15 32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