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07 20:06
- 1990년작이니 33년 전이군요. (아니 그럼 줄리아 로버츠 나이가 ㄷㄷ) 런닝타임은 1시간 54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올리버 프랫이란 분만 나중에 못 떴구나!! ...라기 보단 그냥 이 영화에서도 저 분은 비중이 조연급입니다.)
- 병원에 의사가 부족한 상황에서 실려온 응급 환자를 살리겠답시고 수술 집도를 시도한 케빈 베이컨이 정학을 먹는 모습으로 시작합... 니다만. 뭐 별로 중요하지 않구요. 갑부에 우등생에 자존감도 쩌는 키퍼 서덜랜드 젊은이가 자신의 로망을 실험하기 위해 케빈 베이컨, 줄리아 로버츠, 윌리엄 볼드윈 등의 동료 의대생들을 불러 모아 임사 체험 실험을 하는 거죠. 일부러 심장 박동을 멈추고 뇌사까지 도달한 후에 되살린다는 위험 천만한 짓이니 당연히 학교 몰래 한밤중에 모여서 하겠구요. 또 당연히 그걸로 그냥 끝나면 호러가 되질 못하니 실험에 성공(?)한 자들에겐 괴상하고 위험한 환각이 찾아오게 되겠구요...
(근데 무슨 병원이 이렇게 생겼죠. 게다가 병원엔 경비도 없고 기자재는 아무렇게나 막 사용해도 아무도 모르고... ㅋㅋ)
- 그러니까 딱 '그 시절'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소재부터 그렇잖아요. 임사 체험 같은 게 그렇게 매력적이고 신비로운 떡밥이던 시절이고. 이 이야기는 정말 천진난만하게 '의사들이 진짜로 그걸 해 보면 흥미진진할 텐데!!' 라는 생각을 하며 쓴 각본 같거든요. 현실의 의사가 이런 실험을 할 수 있을 리 없으니 의대생들이 몰래 하도록 하자! 라고 설정을 잡고. 임사 체험 장면은 뭔가 막 신비롭고 현란한 장면 보여주면 좋아하겠지!! 그리고 당연히 이걸로만 끝낼 순 없으니 현실에서 공포스러운 뭔가를 겪게 만들면 재밌겠네!! 그리고 그게 주인공들 각자의 드라마와 엮여 돌아가게 하는 거야!!! 이런 식의 사고의 흐름을 거친 각본이 아니었나 싶은데요.
음... 그게 좀 문제가 많습니다.
(뭔가 그 시절 락밴드 앨범 커버 내지는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같은 느낌입니다.)
- 그냥 핵심부터 말하자면 상상력이 저엉말로 심각하게 부족합니다. 그게 첫 번째 임사 체험 장면부터 너무 티가 나요. 진짜로 '설마 이게 다야?'라는 생각부터 들었거든요. ㅋㅋ 그래서 두 번째엔 나아지겠지... 세 번째는... 이러다가 걍 포기했죠. 대충 뭐 이런 거 있잖아요. 신비롭고 평화로운 음악과 함께 펼쳐지는 아름다운 자연의 항공 촬영 영상. 그냥 그게 90%이고 마지막에 곧 이 놈을 고생하게 만들 떡밥을 살짝 정신 없는 편집으로 짧게 보여주고 끝이에요. 마치 티비에서 하는 선정적 교양 프로(?)에서 '충격!! 임사 체험자의 고백!!!' 이런 제목 달고 '체험자의 증언을 토대로 재연했습니다'라는 자막 붙인 영상으로 보여줄 듯한 물건을 보는 기분이더라구요.
그리고 이들이 임사 체험 후에 겪게 되는 고생들... 은 상대적으로 좀 낫긴 합니다. 시도 때도 없이 키퍼 서덜랜드를 찾아와 마구 두들겨 패는 어린 아이도, 케빈 베이컨을 찾아와 갑자기 놀려대며 웃는 흑인 소녀도 다들 등장은 나름 괜찮았고 이후로도 크게 나빠지진 않는데... 이 역시 문제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대체 주인공들이 왜 그런 일을 겪게 되는 건지 모르겠어요. 대충 이들의 마음 속 죄의식이 눈앞에 나타난다는 설정인데요. 그게 대체 임사 체험과 뭔 관계인지는 아무 설명도 없고 끝까지 모릅니다. 아마 작가님께서도 대충 포기하고 '암튼 무서운 거!!'라는 생각으로 때려 박았겠죠. 그래서 이것도 좀 시큰둥해지는 면이 있습니다만, 그래도 어쨌든 이건 많이 허접하진 않았어요. 그럭저럭 괜찮긴 했는데요...
(차라리 여배우를 한 명 더 캐스팅해서 '브랫 팩의 시대는 갔다!! 신세대 청춘 로맨스!!!' 같은 걸 찍지 그랬니...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 마지막 결정타는 막판 전개입니다. 스포일러를 피하자니 자세히 말은 못 하겠고, 암튼 참으로 건전한 교훈극으로 끝나요. 그러니까 그냥 대놓고 '나는 건전하다!!!'라고 외치는 식의 마무리인데. 그것 자체도 황당하지만 그게 그 때까지 끌어 온 영화의 톤과 캐릭터와 많이 어긋나거든요. A급 스타들 잔뜩 끌어와 놓고 B급 호러스런 엔딩을 들이밀기는 부담스러웠나... 라고 짐작을 해 봅니다만. 사실 이 영화의 이야기는 그냥 딱 B급 호러에 어울리거든요. 특별히 훌륭한 엔딩까진 기대 안 해도 걍 적당히 재밌는 B급 엔딩을 준비했음 그나마 나쁘지 않았을 것 같은데. 갑자기 분위기가 훈훈한 휴먼 드라마로 흘러가 버리니 이 이상 맥이 빠질 수가 없더군요.
(어쨌든 배우들의 미모는 남았습니다.)
- 결론적으로.
걍 환상특급 같은 호러 앤솔로지 에피소드로 저렴하고 짧게 뚝딱 만드는 게 어울릴 소재와 이야기에다가 젊은 스타들을 들이 붓고 제작비를 팡팡 써서 (2600만 달러나 들였다는데 대체 그 돈을 어디에다 썼는지 하나도 안 보입니다. 다 출연료였나?;) 만들어낸 계산 착오 덩어리입니다.
이야기는 허술하고 거칠고 캐릭터는 무성의하고. 분명 그 시절 스타일리스트 대접을 받았던 조엘 슈마허에 촬영은 얀 드봉이 맡고 그랬는데 시각적으로 보기 좋은 장면도 거의 없구요.
그나마 유일하게 건질만한 부분이라면 주연 배우들 3인방의 리즈 시절 비주얼이었네요. 특히 줄리아 로버츠와 케빈 베이컨의 비주얼은 참 흐뭇하기 그지 없습니다. 그러니 이 배우들 팬분들이라면 뭐, 젊을 때 모습 오랜만에 다시 한 번 구경하세! 하고 보셔도 말리지 않겠구요. 그 외엔 다들 피하시면 됩니다.
+ 2017년에 리메이크 겸 속편(?) 영화가 나왔었다죠. 주인공은 (당시 기준) 엘렌 페이지가 맡았고 키퍼 서덜랜드도 다시 나왔다는데 평은 극악으로 안 좋습니다. ㅋㅋㅋ
++ 여기에도 좀 요즘이랑 안 맞는 설정이 하나 나와요. 우리 윌리엄 볼드윈군의 취미가 멀리 사는 애인 두고 바람피우기인데. 그냥 섹스만 하는 게 아니라 그걸 다 몰카로 정성들여 녹화해서 테잎을 수집하거든요. 근데 이런 범죄의 댓가란 게 고작 애인에게 차이는 걸로 끝입니다. 그 후엔 걍 '내가 잘못했다'고 반성하고는 멀쩡하게 선량한 젊은이로(...)
+++ 티빙으로 봤는데, 화질은 둘째치고 화면 비율이 완전 개판입니다. 4:3으로 자른 다음에 그걸 16:9로 확 잡아 당기면서 위아래 잘리는 걸 무시해 버린 듯한 느낌이랄까. 그냥 못 만든 영화이기도 하겠지만, 이런 부분 때문에 더 별로로 느꼈을 것 같기도 해요.
++++ 영화 정보를 보면 개봉 연도가 1990인지 1992인지 오락가락합니다만, 아마도 한국 개봉이 1992년이었던 듯. 근데 여기 나온 줄리아 로버츠의 전설의 히트작 '귀여운 여인'이 또 1990년작이잖아요? 그래서 검색을 해 보니 '귀여운 여인'이 1990년 3월, 이 영화가 8월에 개봉을 했네요. 이런 부분이 이 영화가 결국 제작비의 두 배 이상까지 거둬들이며 선전을 한 것에 큰 보탬이 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알고픈 분만 드래그하시기!
키퍼 서덜랜드의 악몽은 어린 시절 자기가 친구들이랑 괴롭히던 아이가 자기가 던진 돌에 맞고 나무에서 떨어져 죽었다는 것. 케빈 베이컨의 악몽은 초딩 때 가난하고 안 예쁜 흑인 여자애를 친구들과 함께 집요하게 놀리고 괴롭히며 왕따를 시켰다는 것. 줄리아 로버츠의 악몽은 역시 어릴 때 자기가 들어가지 말라는 방에 들어가 마약 하는 아빠를 목격하는 바람에 아빠가 총으로 자살했다는 것. 윌리엄 볼드윈의 악몽은 이미 말했다시피 멀쩡한 애인 두고서 사랑하지도 않는 여자들을 잔뜩 꼬셔서 섹스하고 비디오를 찍고선 차버리며 살고 있다는 것... 뭐 이렇구요.
케빈 베이컨이 막판에 찾아내는 해결책은 아주 간단합니다. 상대방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면 돼요. 그래서 자기가 괴롭혔던 여자애 현재 주소를 알아내선 찾아가 용서를 비니 고민 해결. 윌리엄 볼드윈은 어쨌든 사랑하는(?) 애인에게 뻥 차인 후 자기 잘못을 반성하는 걸로 끝. 줄리아 로버츠는 환상으로 찾아온 아버지랑 부둥켜안고 감동의 눈물 흘리니 바로 끝이구요. 가장 많이 잘못한 키퍼 서덜랜드만 남았죠.
결국 마지막에 키퍼 서덜랜드는 한밤중에 혼자 병원에 가서 임사 체험 실험(=자살)을 시도하고. 꿈속에서 자기가 죽게 만든 애를 만나 입장 바꿔서 자기가 돌맹이에 맞고 나무에서 떨어지구요. 그러고서 자길 바라보는 죽은 아이의 '다 용서했다!'라는 듯한 훈훈한 미소에 죄책감을 샤랄라 날려 버립니다. ㅋㅋㅋㅋ 그리고 그동안 현실의 친구들이 열심히 소생 시도를 해서 결국 살아나죠. 그렇게 모두가 훈훈하게 철든 모습으로... 끝입니다.
2023.03.07 20:47
2023.03.07 23:43
맞아요 그 시절에 봤다면 저도 그냥 재밌게 보고 또 그 당시의 저였다면 마지막의 훈훈한 교훈 엔딩조차도 좋아했을 겁니다. 그땐 그랬더라구요 제가. ㅋㅋ
주로 iptv의 예전 영화 vod들이 많이 그러고, 한국 ott에 올라온 한국 영화 작품들도 가끔 그러는데 제발 영화 올려 놓고 장사 할 거면 최소한 화면비라도 원본대로 되어 있는지 체크하고 올리면서 돈을 받아가줬음 좋겠습니다. 이건 정말 기본이잖아요.
2023.03.07 21:03
학폭 범죄 연예인들에게 이 영화를 바칩니다....라고 농담 하기엔 뭔가 뒷맛이 씁쓸하군요. 가끔 헐리우드 배우들을 보면 그 어렵다는 헐리우드 주연을 할 때는 기분이 무척 좋았겠지? 그러다 인기가 떨어지면 참 힘들었겠지? 그런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용형호제 3의 올리버 플랫은 반가웠어요
2023.03.07 23:44
네, 그게 그렇게 쉽게 지들끼리 셀프로 용서 받고 넘어갈 일이 아닌데 말이죠. ㅋㅋ
그 분이 용형호제3에 나오셨군요. 근데 전 용형호제를 2까지 밖에 안 봐서 그래도 모르는 분(...)
2023.03.07 21:54
개쓰레기 리메이크작을 보고 나면 이 영화가 수준작으로 보이실 겁니다 ㅜㅜ
2023.03.07 23:44
아아 이런 강렬한 표현이라니. ㅠㅜ 근데 정말 본 사람들 평을 찾아보니 다 그렇더라구요. 대체 얼마나 별로길래...;
2023.03.07 23:06
전 어린시절 비디오 가게에서 보고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제목 + 빨간딱지(청불) 때문에 "으른"들의 영화라고만 생각하다가
티비에서 방영할때 예약녹화를 동원해서 보고 이런 내용이었어?라고 놀랐던 기억입니다ㅎㅎ (다소 실망?ㅎㅎㅎ)
그 시절 보기엔 서스펜스는 괜찮았던 기억인데.. 다시 보면 허술한 구석이 많이 느껴지긴 할 것 같네요ㅎ
소재 자체는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말씀대로 리메이크작은 볼 엄두가 안날 정도로 평이 나빠서 시도를 못했네요..
그러고보니 좀 비슷한 소재(사후세계 체험)을 다뤘다는 넷플릭스의 "디스커버리"도 찜해두기만 하고 아직 못본... 그 영화 평도 그닥 좋은 건 아닌 것 같지만 보고싶은 생각이 다시 조금 들긴 하네요ㅎ
2023.03.07 23:47
유혹이라니!! ㅋㅋㅋ 근데 웃기게도 티빙에 올라온 물건은 모자이크까지 있더라구요. 베드씬 말고 (어차피 신체 노출은 없으니) 해부 장면에서 짧게 나와요.
이게 그냥 90년대도 아니고 사실상 80년대의 말미인 1990년 영화이다 보니 지금과는 '허술함'의 기준이 아주 많이 다르겠죠. 그 시절엔 정말 관객들이 어지간한 개연성 점프나 부족한 특수 효과 같은 건 아예 인식도 안 하고 볼 때잖아요. ㅋㅋ
디스커버리는 첨 들어보는 영화인데 찾아보니 주연이 무려 로버트 레드포드요? 다른 출연진도 꽤 쟁쟁하고, 주연 배우 할배님 궁금해서라도 호기심이 생기네요. 한 번 볼까요... 하하.
2023.03.08 00:22
아이디어 자체는 당시 기준으로 주류영화 치고는 나름대로 신선하다고 해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글을 읽으니 그 아이디어를 심히 빈약한 각본으로 완성된 모양이군요. 스포일러도 참 ㅋㅋㅋ 그런 설정인데도 마무리는 그런 식이라니...
캐스팅 만큼은 정말 쟁쟁하군요. 윌리엄 볼드윈은 신디 크로포드랑 찍었던 그 영화에서 처음 봤었는데 내용은 정말 하나도 기억 안나고 남녀 주인공이 둘 다 끝내주게 섹시했다...는 정도만 생각나네요. 한 때 그래도 알렉보다 더 뜰 수도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말이죠. 알렉 볼드윈은 그럭저럭 준수하게 이어가다가 작년 그 촬영장 총기사고 때문에 ㅉㅉ.. 줄리아 로버츠랑 키퍼 서덜랜드는 여기서 같이 연기하다가 눈이 맞았었나보군요. 이미 유부남이었던 키퍼가 아내 버리고 약혼까지 했는데 결혼 3일 전에 취소를 했다죠. 뒷이야기가 또 아주 지저분하던데 정말 할리우드 스타일이에요 ㅋ
2023.03.08 11:17
그냥 딱 그 시절 가벼운 스릴러 수준... 정도는 되구요. 세월 흘러도 재밌게 볼 수 있는 수작하곤 거리가 멀구요. 대략 그 정도 위치입니다. ㅋㅋ
윌리엄 볼드윈이 이 시절엔 참 잘 생기고 섹시한 느낌이었는데, 노인 룩(?)에는 안 어울리는 비주얼이었나봐요. 스테판은 애초에 크게 뜬 적도 없으니 결국 이 형제는 알렉으로 수렴... 전 이 영화 보고 검색하다가 처음 알았는데 줄리아 로버츠가 유부남들이랑 인연(...)이 많았군요. 욕도 엄청 많이 먹었을 것 같은데 그래도 꿋꿋하게 버티면서 커리어 이어간 걸 보면 멘탈도 강하신가 봅니다.
2023.03.08 11:46
현재 남편도 좀 그런 껄끄러운 인연으로 만났는데 결혼 당시에 사람들은 이 남자도 금방 차버릴거라고 예상했었죠. 그런데 의외로(?) 오래 잘 살고있네요.
2023.03.08 16:24
스테판은 뜨지 못했지만, 모델로 활동하는 딸 헤일리가 저스틴 비버와 결혼했죠.
현 시점에서 제일 유명한 볼드윈 패밀리는 헤일리 (볼드윈) 비버 일지도.
2023.03.08 22:19
아니 그런 인연이 또. ㅋㅋㅋㅋㅋ 그렇네요. 요즘 젊은이들에겐 볼드윈 할배들보단 비버랑 결혼한 사람이 훨씬 유명할 수 있겠어요. 하하.
2023.03.08 16:09
윌리엄 볼드윈 하면 [분노의 역류] 아닙니까.
[슬리버] 에선 샤론 스톤, [페어 게임]에선 신디 크로포드, [세이 낫싱]에선 나스타샤 킨스키와 출연하며 잘 나갔는데.
최근에 본 게 노아 바움벡의 [오징어와 고래]의 테니스 강사 역할이네요.
2023.03.08 07:13
2023.03.08 11:19
그럴 때 우리는 속 편하게 'SF 호러' 라고... ㅋㅋ 그 뒤에 '스릴러'까지 붙여도 되구요. 장르 구분이란 게 참 애매한 행위인 것 같아요.
와 정말 대단한 리스트네요. 심지어 청불 영화 아니면 저도 다 극장에서 본 듯. ㅋㅋㅋㅋ 이래서 어르신들이 '우리 때가 최고여~' 이랬나 봅니다. 하하.
2023.03.08 13:06
어렸을 때 봤는데 전~혀 기억이 없어서 새롭고 재밌게 리뷰와 스포까지 잘 봤습니다. 그때는 신선했는지 몰라도 지금 기준으론 정말 엉성하네요.
그리고 키퍼 서덜랜드는 진짜 못됐네요. 반성은 무슨 반성... ㅠㅠ
윌리엄 볼드윈 몰카는 완전 범죄인데 소름 돋네요. 하긴 아메리칸 파이에서도 짖궂은 장난처럼 그려졌던 걸 생각하면..
2023.03.08 22:33
세월이 흐르면서 관객들 눈이 이렇게 팍팍 높아지니 작가라는 직업도 세월이 지날 수록 참 해먹기 힘든 직업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ㅋㅋ 특히 대중 오락물을 만드는 작가들이 더 더 어려워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사실 학교 폭력도 그렇고 도촬도 그렇고 20세기에는 다 '애들이 그럴 수도 있지' 라는 식으로 치부되기 쉽던 이슈들이었죠. 정말로 인간을 강하게 키워온 우리들의 20세기였습니다(...)
2023.03.08 15:32
중딩 때 정치경제였나 사회문화였나 담당 과목 선생님이
가끔 수업 중에 영화 얘기해주시곤 했는데
그 때 유혹의 선 얘기도 해주셨었죠
임사체험이라는 놀라운 소재의 영화가 있다고..
지금 생각해보면 김경식인가 싶을 정도로 말씀을 너무 잘하셔서
꼭 봐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아직 못봤네요 ㅎㅎ
그 때 동네 비디오 가게에 유혹의 선은 일반 영화가 아니라 에로 영화쪽에 있었건거같아요
쉽게 넘볼수 없는 영역이라 표지만 보고 차마 빌려오지 못했던 기억이..
'유혹' 땜에 애들은 보면 안되는 영화라는 인식이 다들 있었나봅니다 ㅎㅎ
문득 이재영이란 가수의 '유횩'도 떠오르네요
2023.03.08 22:45
김경식 ㅋㅋㅋㅋㅋ 인터넷도 없고 케이블도, vod 서비스도 없던 옛날엔 확실히 그런 게 많았던 것 같아요. 말빨 좋은 누군가가 사람들 앞에서 영화 내용 막 설명해주고, 그럼 그게 또 그렇게 재밌었고 말이죠.
정말 '유혹' 하나 때문에 영화 취급과 이미지가 많이 가버렸었군요. 뭐 나름 베드씬이 나오긴 하지만 노출은 거의 없다시피한데요. ㅋㅋ
저 그 가수님 좀 좋아했었어요. 뭔가 그 시절 분위기에 꽤 신선한 비주얼이었고 곡도 그랬죠. 근데 지금 검색을 해 보니 계속 활동 중이셨네요?? 어허. 옛날 옛적에 은퇴하신 줄...
당시 극장에서 봤지요. 결말이 허무하고 전체적으로 교훈적인 스토리가 별로였지만, 그래도 꽤 재밌고 흥미롭게 관람했던 기억이 있네요.
물론 지금보면 본문과 같은 감상평을 남길 가능성이 높겠지만요. 그냥 그 시대에 맞는 평범한 영화라는 의미겠죠, 대부분의 영화들이 그렇지만..
요즘 확실히 느끼는 건데, 필름이건 디지탈이건 해상도와 원본 화면비가 정말 중요하다는 거예요. 이 영화도 4K 원본 비율로 본다면 호감도가 +2는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시 보니 본문에도 비슷한 얘기를 하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