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에서 털사킹을 봤습니다.

2023.03.01 17:23

woxn3 조회 수:552

막 누구에게나 추천할만한 시리즈는 아니긴 한데 그래도 간만에 정주행한 드라마이고 그럭저럭 재밌게 봐서 감상문을 남겨 둡니다.


실버스타 스텔론 주연이기는 하지만 테일러 셰리던 때문에 본 거긴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테일러 셰리던 영화를 막 챙겨보고 그런 건 아니긴 한데 하여튼 그랬어요. 


전반적인 무드는 브레이킹 배드나 베터 콜 사울, 오자크 같은 느낌이에요. 이런 계열의 최근작은 디즈니 플러스의 카지노도 있겠군요. ㅎ 그중 제일 비슷한 건 베터 콜 사울입니다. 비정하고 잔인한 세계관에 매력적인 캐릭터를 넣고 블랙코미디로 양념을 친 드라마에요. 사울처럼 끝없이 추락해가는 내용은 아니기 때문에 좀 더 가벼운 분위기긴 하구요. 


뭐니뭐니해도 이 드라마를 계속 보게 만드는 건 실버스타 스텔론이 연기한 주인공 캐릭터입니다. 뉴욕에서 잘나가는 마피아 생활 하다가 꼴통들이 벌인 일 수습하느라 감옥에 가서 의리 때문에 25년을 복역하고 나왔는데 조직에게 버림받은 할아버지에요. 그렇다고 통쾌한 복수극 같은 건 아니구요. 보스에게 그렇게 팽당하고 갓난아기 때부터 봤던 보스 자식놈과 그 친구들에게 개무시를 당하는 와중에도 나름 정중하게 빠져주는 신사 같은 인물이에요. 물론 그런 그를 주변에서 가만히 두지 않는다는 게 주요 내용이구요. 본인도 의리는 지키지만 천성이 조용히 살 수는 없는 사람이라 노련하게 일처리를 하는 와중에도 문제가 계속 생기고 그래요. 해서 자기 몸보신도 해야겠고 그동안 적들이 생기고, 자꾸 옛 조직 똘마니들이 신경을 긁고, 와중에 왕성한 정력과 넘치는 매력으로 딸 뻘 여자랑 연애도 하고 그런다는 내용입니다.


이 할아버지가 잔인하고 막무가내이긴 한데 자기의 삶과 세계에서 배운 관성에 따라 그렇게 사는 것일 뿐 나름 인정도 많고 의리도 있으며 일도 굉장히 잘하는 걸로 나와요. 그러다보니 여자한테 여전히 인기도 많구요. 체격도 워낙 건장해서 젊은이들과 몸싸움을 벌여도 그들을 압도하는 힘도 가지고 있습니다. 실베스터 스텔론이니까요. 그렇게 승승장구해가는 내용이긴 하지만 그가 버려진 말로서 시골 변두리로 쫓겨난 신세란 건 사실이고, 현대 문물과 충돌하는 규칙을 가진 구식 인간이면서 믿었던 패밀리는 물론 가족들에게도 외면받는 처지이기 때문에 내내 외롭고 쓸쓸해 보이는 것이 이 드라마를 끝까지 보게 만들었던 요인이었던 것 같네요.


이런 계열 드라마 중에서도 구성은 좀 느슨한 편이라 캐릭터랑 코미디 양념이 없었으면 중도 포기했을 거 같은데요. 아슬아슬하게 결국은 다 보기는 했어요. 3분의 2지점에서 살짝 루즈해지다가 또 클라이막스에 접어들면 어영부영 보게 되고 그러면서요. 초반에는 25년 동안 감옥에 갖혀 있던 할배가 현대 문물과 MZ세대들과 엮이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로 채워져 있고 중반부터는 주인공이 자기 세력을 만들면서 다른 조직들과 충돌하는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후반은 그냥 평범하긴 한데 초반부가 캐릭터 처지랑 어울리면서 재미나게 볼 수 있었던 것 같네요. 색이 좀 바라고 녹이 좀 슬수는 있지만 인간성과 능력이 있다면 잘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달까요. ㅋ 후반은 그렇게 정이 붙어서 그냥저냥 봤던 것 같아요. 


비슷한 장르를 재밌게 보시는 분들이라면 소소하게 띄엄띄엄 볼만한 드라마가 아닌가 싶어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8720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7265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7440
122558 2023 프리츠커상 수상자 [1] 예상수 2023.03.08 287
122557 혼돈의 오스카 레이스 [5] 예상수 2023.03.08 496
122556 오늘도 이탈리아 축구계는 조용합니다 [2] daviddain 2023.03.08 249
122555 최고수 AI가 만든 중국영화 [2] 가끔영화 2023.03.08 412
122554 Sam & Max Hit the Road (1993) catgotmy 2023.03.08 118
122553 더 라스트 오브 어스 에피소드 8 짤막 잡담 - 스포일러 있어요 [4] theforce 2023.03.08 222
122552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봤어요. [4] 표정연습 2023.03.08 867
122551 오늘… [10] DJUNA 2023.03.07 894
122550 레드벨벳 팬픽 두 개 (저자: 듀나 & chatGPT, 역자: DeepL) [1] DJUNA 2023.03.07 559
122549 조성용의 95회 아카데미 시상식 예상 [2] 조성용 2023.03.07 498
122548 [티빙바낭] 추억의 그 시절 스릴러, '유혹의 선'을 봤습니다 [20] 로이배티 2023.03.07 464
122547 [영화바낭] 크리드 1, 2, 3편 [10] 폴라포 2023.03.07 333
122546 프레임드 #361 둠스데이 [3] Lunagazer 2023.03.07 114
122545 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4] 조성용 2023.03.07 503
122544 '토착왜구'의 정의 왜냐하면 2023.03.07 305
122543 송내역 자전거. [7] DJUNA 2023.03.07 729
122542 우매함의 봉우리 예상수 2023.03.07 184
122541 우리 동네에서 왜 이러시는거에요? [2] skelington 2023.03.07 490
122540 [넷플릭스바낭] 이번엔 대를 이어 아들 킹의 원작 호러, '블랙폰'을 봤어요 [11] 로이배티 2023.03.06 597
122539 오늘 개인적인 글 하나 썼습니다.... [16] 조성용 2023.03.06 116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