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토요일 제가 늘 반복하는 친구들이 소유한 스웨덴에 제일 오래된 서점에 다녀왔습니다. Book sale 시즌이거든요. 쇠데르쇠핑이란 곳에 있는데 문 닫을 때 쯤 가서 책사고 함께 늦은 점심을 먹었지요. 식사를 거의 다 했을 때 그 작은 레스토랑 주인이 와서 친구 부부에게 인사했습니다. 거의 단골인가봐요. 저희가 린쇠핑에서 왔다고 하니까 (그렇게 멀지 않아요) '린쇠핑에 정말 가고 싶은 레스토랑이 있는 데 Jord (Earth) 라고 가보셨나요?' 라고 묻더군요. 친구 부부가  저희를 가르치며 '얘네들 거기 단골이에요 우리도 얘네가 초대해주어서 가봤어요!' 라고 거의 한 톤 높여 답을 하더군요. (친구네가 저희한테 여름집을 빌려주었거든요. 그 답례로 그곳에서 저녁을 먹었지요. 저희는 선물로 흥미로운 레스토랑 가는 걸 자주해요. 이미 가질 건 다 가진 사람들에게 뭘 선물하겠습니까?) 레스토랑 주인이 거기가 정말 소문대로 좋던가요 라고 묻자, 안데쉬는 우리가 먹었던 메뉴 하나를 읖더군요. 정말 대단했다고. 네 그곳은 파인 다이닝입니다. 한접시 한 접시가 예술 작품같아요. 그곳은 사슴, 멧돼지 같은 야생동물을 중심으로 한 요리를 합니다. 스웨덴내의 올해의 야생요리 레스토랑으로 몇년째 승자입니다. 언제 물어봤더니 재료의 약 80%는 자기들이 다 해결한다고 하더군요. 거의 모든 요리사가 사냥을 할 줄 알고, 야채는 본인들이 키우거나 버섯이나 그런건 딴답니다. 단골이란 단어는 적어도 한달에 한번은 가야지 듣는 거 같은 데 그렇게 가는 건 아니고요, 아마 그날 웨이터가 어 우리 단골 손님이네요 한 이유는 제가 한 말들이 기억이 나서 이겠지요. 저는 칭찬에 인색하지 않은 사람이고 칭찬하는 걸 쑥스러워 하지 않아요. 약 9개의 요리가 나오는 데 한번은 첫 접시가 너무 대단했어요. 제가 접시를 치우면서 어떻습니까?라고 묻던 그에게, 벌써 행복해요 라고 대답했죠. 그는 크게 웃었습니다. 


울로프와 저는 맛있는 거 먹으로 외식하는 거 좋아합니다. 피자같이 간단히 무엇을 시켜먹는 건 제 친구들 보다 덜 하는 것 같은데 레스토랑 가는 거 보통 가정보다는 자주 하는 거 같아요. 아마 한국 기준으로 하면 아주 적은 것 일수 있는데 저희는 한달에 한두번 정도는 레스토랑에서 (피자나 케밥 같은 거 파는 데 아닌) 식사를 하거든요.  제 친구들이 묘사는 저희는 무슨 미셀린 레스토랑 자주 가는 사람들 같은 데 (울로프 왈, 그건 우리가 린쇠핑에 살아서 비교할 사람이 별로 없어서야) 그정도는 아닙니다. 우리 둘이 만나지 않았다면 저는 아마 그러지 못했을 거에요. 선물이랑 저녁에 레스토랑에 둘만 간다는 건 생각지도 못했을 테니까요. 울로프는 음식 좋아하는 안톤과 같이 다녔겠지만 지금 처럼 신문을 읽고 이번에 스톡홀름에 갈때는 어느 레스토랑을 가볼까 뭐 이렇지는 않았겠죠. 처음에는 선물이가 먹는 게 정해져 있어서 햄버거가 있는 레스토랑만 찾아갔는 데 요즘 선물이는 전채요리로 육회를 먹습니다.... 


The bear 시즌 1을 다 봤습니다. 정말 몇몇 에피소드는 보는 것 만으로도 너무 스트레스 받더군요. 레스토랑을 잘 묘사했다고, 더하면 더하지 덜하진 안타라고 스웨덴 유명한 세프가 말하더군요. 시리즈보면서 저렇게 어떤 일을 좋아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 일때문에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피폐해 가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요리사가 정신 건강이 안 좋은 직업중 하나인 걸로 알고 있어요. 연기들을 다 잘하더군요. 추천합니다. (그런데 정말 첫 2 에피소드는 엄청난 스트레스입니다.)

The bear의 반대편에는The menu가 있는 듯 한데 The bear의 주인공은 이런 파인 레스토랑에서 대단한 요리사이기도 했어요. 그런 장면이 나오는데 결코 편하게 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닙니다. 불행히도 저 유명한 세프도 그런 경험이 있었다고, 그리고 자기 레스토랑을 가진지 20년이 되었는 데 지금도 그때의 일이 플래시백으로 찾아온다고 하더군요. 저한테 The menu 음식을 감사하며 잘 먹어라란 영화 같았어요. 


위에 말한 유명한 세프의 레스토랑에 3월 중순에 갑니다. 제 친구들이 결혼선물로 그 레스토랑 카드를 주었습니다. 먹으면 사라지는 예술들을 감사히 잘 먹고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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