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는데요. 얼마전 마지막 출근을 하고 나서 코로나에 보기좋게 걸려버렸습니다.. 워낙 집순이기도 하고 그간 조심한 편이라 이 시국 지나갈 때까지 안걸리겠구나 했는데 걸리고 말았네요. 증상은 심하지 않았어요. 선별진료소 갔다 오는 날 목이 심하게 2시간 정도 아프고 열이 오르락 내리락 했던거 빼곤 무난하게 지나갔거든요. (격리기간 동안 식은땀이 많이 난 정도?) 


그런데... 자가격리 다 끝나고 일주일이 훌쩍지났는데 며칠 전부터 매캐한 냄새가 많이 나더라고요. 동생에게 요리를 하다 뭘 태웠냐 물어도 아니라하고... 아랫집에서 담배를 피웠나? 싶었지만 그건 아닌 것 같고... 며칠간 코끝을 맴도는 타는 냄새에 별 생각 없이 네이버에 타는 냄새 검색을 해보니 이것도 코로나 후유증이라네요.

보통 코로나 증상으로 후각 상실을 겪었던 사람들이 회복하는 과정에서 뇌가 타는 냄새, 석유 냄새등 강한 냄새를 인식하게 되는 후각 이상 증세라는데 저는 후각 상실도 없었거든요 ㅠㅠ 신경쓰지 않으려고 하지만 숨을 쉴 때마다 2M 거리에서 풍겨오는 듯한 타는 냄새+담배 냄새에 은근히 정신적 에너지를 소모하는 중입니다. ㅠㅠ 병원에 가도 딱히 치료 방법이 없다고 해서 당분간 지켜볼 예정이에요. 


/


그리고... 근 2년만에 영화관에 가서 놉을 봤습니다. 전에는 그래도 한 달에 한 편 정도는 영화관에서 영화를 관람 했는데 코로나가 터지고 나서 영화관 발걸음을 끊었죠. 그래도 살만하길래 영화에 대한 관심도 뜸해졌는데 오랜만에 영화를 봐야지-하고 놉을 선택했습니다.


영화에 대한 정보는 감독과 배우...가 다였어요. 진심 포스터도 자세히 보지 않았고 예고편도 보지 않았죠. 나중에 영화를 보고 나와서 검색해보니 제 기준엔 영화의 재미를 떨어뜨릴만한 중요한 씬들이 예고편에 너무 많더라고요. 아예 장르가 뭔지도 모르고 갔기 때문에 (물론 감독 때문에 미스터리나 공포일거라 생각했지만) 중반부 부터는 약간 놀이공원 환상특급을 ㅋㅋㅋ 탄 것처럼 흥미진진하게 봤습니다


(스포일러에 예민하신 분들은 다음 내용은 쭈우우욱 패스하시는게 좋겠어요) 


저에게 겟아웃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잘 만든 장르 영화였고 어스는 분위기는 좋았으나 약간 지루한... 느낌이었다면 놉은 감독이 하고 싶은 말도, 담고 싶은 의미도 여럿인데 장르적 스펙타클함까지 챙기느라 바빠 보였어요. 부정적인 의미는 아니에요. 위에서 말한것처럼 저는 그저 내 눈이 카메라다~ 생각하고 신나게 인물들을 따라다니는 기분으로 관람했거든요. 결국 하늘을 떠다니는 진 자켓을 보지만 않으면 피해자가 될 일도 없는데 그 유혹을 참지 못하는 인간들이 이해도 됐고요. 미디어에 노출되서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본 스티븐 연이나 그의 첫사랑 역할이 어린시절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씁쓸하지만 충분히 동의가 됐어요. (물론 저 같은 인간은 1년에 백 억씩 벌 수 있다고 해도 절대 대중에게 나를 오픈하는 일은 못할 것 같아요.) 


후반부에 진 자켓에게 죽임을 당하는 인간들이 돈냄새 맡고 쫓아 온 카메라 든 인터넷 기자랑, 자연광 타령 하면서 죽을 거 뻔히 알고도 수동 카메라 들고 진 자켓을 찍어대는 촬영 감독이라는 데에 저는 솔직히 좀 빵 터지면서 후련했습니다. 왜냐면 저도 미디어계에 종사하는 인간이기 때문... 일까요 - -...?  촬영 감독...은 그 심드렁한 얼굴과 예술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면서 당연히 곧 죽을 것 같았고요. 물론 감독 입장에서는 영화의 최초 필름이 그랬듯이 연속적인 사진이 진재킷을 기록한 유일한 기록물이려면 촬영 감독을 꿀꺽할 수밖에 없었겠지만요. 마지막으로 마음에 들었던건 변신을 한 진 자켓의 모습이었어요. 마치 사람들에게 나 UFO야~(요즘은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는데 기억이 안나네요)라고 유혹하듯 둥근 비행물체로 등장해놓곤 화려한 날개를 펼칠 땐 좀... 아름답지 않았나요???ㅋㅋㅋ 입에 해당하는 초록색 네모난 구조도 그 색감하며 질감이 만져보고 싶게? 생겼더라고요. 주프가 죽기 전에 보인 표정은 진자켓의 아름다움에 황홀함을 느낀것이 아닐까하고.. 혼자 생각해봤답니다. 


그나저나 요즘 통신사는 혜택이 엄청 줄었더군요... vip면 1년에 12번, 그러니까 한 달에 한 편은 무료로 줬던거 같은데 이번에 2년만에 확인해보니 1년에 3편만 무료라니... 영화표 가격은 잔뜩 올랐는데 혜택도 줄어버려서 영화 선택이 더 어려워졌어요. ㅠ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2008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097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1292
120991 설국영화 시사회 평이 안좋은건가요? [6] 큰거북이 2013.07.22 5163
120990 진중권, 책 리뷰를 의뢰한 중앙일보에게 똥을 주다 [7] 닥터슬럼프 2012.12.08 5163
120989 안후보 지지자의 현재 심경이 궁금하신가요 ; [50] 해변의여인 2012.11.23 5163
120988 배두나 입은 쉐타 [9] 가끔영화 2013.01.06 5163
120987 커피점 인테리어 견적을 여섯곳에서 받아보니 - 첫번째 이야기 [15] 무비스타 2012.11.28 5163
120986 공지영씨는 철없는 10대 소녀 같아요. [7] 슈크림 2011.12.02 5163
120985 김어준 총수 남녀차별로 구설수 [11] management 2011.10.26 5163
120984 주상욱 게이설 일축 “매우 어이없을 뿐” [15] S.S.S. 2011.03.15 5163
120983 시간 무개념자... [27] 작은새 2010.09.21 5163
120982 [바낭] 방학 직전의 아이돌 잡담 [21] 로이배티 2014.07.20 5162
120981 박원순이 이겼으니, 맘 편하게 글 써봅니다, 생각이 정리될지는 모르겠지만, [84] 한이은 2011.10.26 5162
120980 베르세르크 작가가 남긴 글들 [15] 魔動王 2011.09.08 5162
120979 지금 잠이 옵니까? [8] 닥터슬럼프 2013.03.22 5161
120978 어제밤 박쇼에서 실수한 부분 계속 나오네요 [16] amenic 2012.11.27 5161
120977 충격의 영천시장 떡볶이 [5] 안녕하세요 2013.07.16 5161
120976 나도 노스페이스 사달란 말이야.jpg [10] 자본주의의돼지 2011.10.31 5161
120975 후쿠야마 마사하루씨의 "아시아"진출, 일본인들의 아시아관 (살짝 12-15금) [23] loving_rabbit 2011.02.25 5161
120974 그래서.. 앞으로 대공황 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건가요.. [8] 도야지 2010.09.24 5161
120973 연예인들은 친해지면 이러고 노나요? [8] 아.도.나이 2010.07.16 5161
120972 타블로인지 타블로 배틀 온라인인지 티아블로 쓰리인지....; [30] 01410 2010.08.05 516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