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배경 영화 두 편 봤습니다.

2022.08.24 20:37

thoma 조회 수:553

1월의 두 얼굴(The two faces of january,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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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인 아미니 감독. 비고 모텐슨, 커스틴 던스트, 오스카 아이삭.

그리스에 관광 온 체스터, 콜레트 부부와 미국인 관광가이드 라이달 이 세 사람의 도피 여정을 따라가며 그리스와 터키 튀르키예 구경을 합니다.

TV 명화극장 풍의 영화예요. 60년대 초반이라는 시간과 고대 유적이 널린 지중해 인근이 배경입니다. 세련된 차림새의 미국인 관광객 부부에게 라이달이 끌리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나이 많은 남편이 자신의 아버지를 닮았다는 점도 그렇거니와 미모의 젊은 아내에다 무엇보다 수완을 조금만 부리면 털어먹을 충분한 돈 냄새가 난다는 것입니다.

부부의 사건에 초반부 기꺼이 엮이는 것도 어려움에 처한 이들에게서 큰 돈을 뜯기가 쉬우리란 계산에서고요. 포스터에 보다시피 남편 본인이 꼭 들고 다니는 저 가방! 

배를 타고 크레타 섬으로 향하고 버스를 타고 산골을 가다가 땡볕을 걷기도 하는데 그리스의 아름다움을 전면에 드러내어 눈에 들어오게 하는 영화는 아닙니다. 인물들의 신경전과 기싸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요. 초반엔 라이달이 위험해 보였는데 뒤로 가며 체스터의 부정적 기운과 능력이 만만찮습니다. 

좀 안타까운 점은 던스트가 연기하는 아내 역할입니다. 영화는 두 남자의 이야기라 이들의 갈등 요인으로 기능적으로 쓰인 면이 있어요.

영화의 제목 제뉴어리가 야누스라는 단어에서 왔다고 하네요. 이중성은 두 남자가 각각 갖고 있기도 하고 한 얼굴의 양면이라고 볼 수도 있어요. 젊고 나이들고의 차이일 뿐 허황한 욕망의 노예로 허랑한 삶을 사는 두 인물은 한 사람의 두 얼굴 같습니다. 영화 초반에 라이달이 체스터를 보며 아버지를 떠올리는 것도 그런 힌트일 거고요. 

평은 별로 좋은 것 같지 않은데 저는 오랜만에 이런 류의 영화를 봐서인지 만족스러웠습니다. 음식도 그렇듯이 영화도 오랜만에 보는 맛에 점수를 더 주게 되는 것 같아요. 아마도 어린 시절 본 티브 고전 영화의 향수를 자극하는 면이 있어서 그렇지 않나 싶기도 해요. 뭐, 연기 다들 잘 하니 배우들 보는 맛으로도 잘 봤다 싶고 의도적으로 과거에 나온 영화 분위기를 내기로 한 음악이나 낡은 건물들도 좋았습니다. 마지막에 나온 터키 튀르키예 시장의 오래되고 축축한 골목 추격 장면 특히 괜찮았고요.

감독은 '드라이버'의 각본을 썼던 이라고 합니다. 큰 기대 없이 보시면 즐기실 수 있을 거 같아요. 왓챠에서 봤어요.   


베킷(Beckett,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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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디난도 치토 필로마니로 감독. 존 데이비드 워싱턴, 알리시아 비칸데르, 비키 크리엡스.

이번엔 현대의 그리스입니다. 젊은 부부가 그리스 여행을 하네요. 

그러던 중 교통 사고로 남편 혼자 남습니다. 그런데 사고도 비극인 와중에 재수없게 사고난 장소가 문제가 되어 죽을 고생하며 쫓기는 얘기입니다.

저는 이런 쫓고 쫓기는 내용 좋아합니다. 아기자기하게 말이 되게 잘 도망쳐야 하지만요. 이 영화도 그런대로 재미있게 봤어요.

그리스는 위로 동유럽, 옆은 서아시아, 아래는 북아프리카와 가까이 있어서 꽤 나라 사정이 복잡한 거 같습니다. 많은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라 터키 튀르키예 쪽에 붙은 섬도 있는 것 같고 그래서 터키 튀르키예와는 분쟁도 있었고 사이가 안 좋은 거 같네요. 지리적 이유로 난민 문제도 유럽 중에서 첨예하고, 경제적으로 몇 년 전에 국가 부도가 나네마네 했던 기억도 납니다. 

감독이 이탈리아 분이랍니다. 옆 동네라 잘 아는지 이런 그리스 내 사회, 정치 문제가 영화 속에 살짝 얽혀 나오는데 저는 잘 몰라서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봤습니다.

주인공은 영화가 전개되면서 점점 적극성을 띠고 후반부엔 사건에 몸을 던져 개입합니다. 아마도 아내에 대한 속죄의 의미가 크지 않았을까 싶었네요. 

킬링타임 용으로 즐기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넷플릭스에서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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