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12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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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 불쾌감'을 겪고 있는 7살짜리 프랑스 소녀 사샤와 그녀의 가족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사샤는 소녀답게 예쁘게 꾸며입는 걸 좋아하며 발레를 하고 언젠가 자신의 아이를 낳고 싶어합니다. 딱 한가지 문제는 남자의 몸으로 태어났다는 것이죠.
다행히 가족들은 전부 사샤를 그 자체로 받아들이고 진심으로 지원을 해줍니다. 물론 처음 이 사실을 알게됐을 때 혼란과 당황스러움은 있었겠지만 지금은 다 극복해낸 것으로 보이더군요. 그 부분에 대해서 더 다뤄볼 수도 있겠지만 90분도 채 안되는 러닝타임 동안 세바스티앙 리프쉬츠 감독은 다른 문제에 선택과 집중을 합니다.
그 문제는 사샤를 여성으로서 사회에 받아들여지게 하는 것인데 너무 일찍 자신의 정체성을 알아버린 것이 축복과 동시에 저주네요. 세상이 그래도 조금씩 진보적으로 변해와서 오늘날 많이 바뀌었다지만 여전히 성인 트렌스젠더들도 정상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현실인데 아직도 애기같은 사샤는 어떨지 말 할 필요도 없겠죠.
작중 가장 큰 갈등은 사샤가 현재 다니고 있는 학교 측과 겪게 되는데 특히 그쪽 교장이 보수적인 성향인지 여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잡음이 없게하자."는 주의인 모양입니다. 당연히 아직 이런 다양한 성별 스펙트럼에 대한 교육이 부족한 또래 친구들의 어색한 시선과 일부의 괴롭힘도 큰 문제죠.
하지만 다행히 이런 문제에 대해 전문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의사 선생님을 만나게 되고 사샤를 이해해주는 몇몇 친구들 그리고 무엇보다 가족들의 일관적인 지지와 사랑으로 견뎌내고 극복해나가며 한걸음씩 앞으로 내딛는 모습을 보며 저절로 응원하게 만드는 감동적인 다큐멘터리 영화였습니다.
사샤는 그 누가봐도 소녀인데 당연히 누려야할 평범한 소녀로서의 유년기를 여러가지 문제로 고생하면서 보내야한다는 것에 많이 안쓰러워지더군요. 또한 이 작품은 사샤 만큼이나 그녀의 가족 특히 엄마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많이 민감할 수 있는 가족의 사생활을 촬영하여 영화로 공개되도록 동의한 것에 많은 용기와 결단이 필요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소재에 관심있는 분들은 물론이고 딱히 관심이 없거나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있는 분들도 꼭 보시고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2022.08.13 00:17
2022.08.13 00:35
그렇죠. 자연스레 남자는 ~해야 한다, 여자는 ~하면 안된다 이런 인식이 형성이 되니깐요. 아마 아드님은 그런 성향이 드러나면 친구들한테 놀림받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추측도 드네요. 재밌게도 이 작품 중간에도 남자는 무슨 색깔, 여자는 무슨 색깔 관련 이야기가 살짝 나옵니다 ㅎㅎ
주인공 아이도 너무 애잔하지만 어머니의 사연도 참 마음이 아프면서도 자식을 향한 사랑에 경외심이 느껴지는 부분도 있습니다.
2022.08.13 01:25
2022.08.13 23:09
2022.08.14 00:46
청소년-성인이 되면서 더 본격적으로 힘들어질텐데 멀리서나마 응원하고 싶습니다.
링크해주신 예고편만 봤는데 이것만 봐도 슬프네요.
전혀 다른 차원의 얘기지만 저희 아들이 분홍색을 좋아하고 '귀여운 것'을 좋아하거든요. 예를 들어 대난투 게임을 해도 강해 보이고 멋져 보이는 캐릭터들보단 커비를 좋아한다든가... 그런데 이미 수년 전부터 본인이 그런 걸 좋아한다는 걸 인정을 잘 안 합니다. "너 분홍 좋아하잖아?" 라고 말하면 아니라고 그러고. 그러면서 노트 여러 권 사 와서 하나 골라보라 그러면 갖은 핑계를 대가며 분홍, 연보라... ㅋㅋㅋ
당연히 집에선 그런 걸로 전혀 핀잔을 준 적이 없는데도 어린이집, 학교 다니면서 자연스레 이렇게 되는 것 같더라구요. '야 원래 남자는 핑크야. 남자가 분홍색 좋아해도 괜찮아' 라고 말해줘도 '당연하죠! 근데 전 분홍 안 좋아해요!' 라고.
하물며 남성의 몸으로 태어나서 본인이 소녀라고 생각하는 아이라면 세상이 얼마나 힘들까 싶습니다. 특히나 좀 더 자라서 청소년기가 되면 몇 배로 더 힘들텐데요. 부디 저 아이가 무사히 잘 자라나고 행복하게 살길 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