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머 필름을 타고![약간의 스포일러]

2022.08.03 17:44

ally 조회 수:362

중고등학교 영화 동아리에서 그저 영화가 좋아서 친구들을 모아 영화를 찍기 시작한 풋풋한 청춘이 거장 감독이 된다는 이야기의 현대 버전입니다. 이런 영화가 꽤 많을텐데 제가 당장 생각나는 것은 아네스 바르다가 남편인 자크 드미의 어린시절을 재현한 낭크의 자코입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이 2020년 영화 속 감독들이 소녀들이라는 점입니다. 오글거리를 로맨스 영화의 주연이자 감독으로 동아리를 이끄는 카린은 긴 곱슬머리고, 사무라이 영화가 너무 좋아서 빈 봉고차를 스크린룸으로 쓰면서 감독을 꿈꾸는 맨발은 숏컷이라는 차이가 있을 뿐, 둘 다 진심으로 영화를 사랑해서 주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능력자들입니다. 둘 다 자기 영화의 주연 남자 배우들과 사귄다는 공통점도 있군요.


과거의 영화에서라면 손발이 오그라드는 로맨스를 찍는 카린은 공정한 동아리 투표로 선정된 자기 프로젝트를 무시하고 무협물을 찍는 맨발을 구박해야 하건만, 자기를 도와준 맨발이 어려움에 처하자 빚은 꼭 갚는다며 선뜻 도움을 주는 쿨한 캐릭터로 나옵니다, (비주얼상으로도 카린이 이라이자라면 맨발이 캔디인 그림이 딱 나오기는 하는데;;;;) 결국 로맨스와 사무라이 영화 동아리 그룹은 포스트 프로덕션 과정에서 하나로 섞입니다.


이 두 그룹의 협력에 비해서 미래에서 왔다는 남주의 서브 플롯은 그냥 그렇고요. 제가 일본 사무라이 영화의 역사를 잘 알면 맨발의 장광설에 더 공감이 될 텐데, 구로자와 아키라가 감독한 토시로 미후네 영화들 몇편 외에는 아는게 없군요. 전 자토이치도 2003년 리메이크 판 밖에 못 보았어요.


여름방학을 빌어서 꿈꾸던 영화를 찍는 청춘의 귀여운 묘사가 영화 속 이야기일 뿐 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이 씩씩한 소녀들이 미래의 명감독이 될 것을 생각하면 제가 다 뿌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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