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07 17:24
별로 후기를 궁금해하실 것 같진 않지만, 얼마전에 학생들이 제 발음에 대해서 불만을 제기해서 굉장히 울적해하는 글을 썼었는데요. 전글.
강의평가와 코스평가가 나왔습니다. 코스평가는 승급에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제가 담당한 코스라서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었죠. 예상을 뒤엎고 멋지게 상위권에 랭크했다고 후기를 썼으면 좋겠지만, 딱 중간치수로 나왔네요. 저희대학은 코스평가는 전체공개를 해서 모두가 볼수있는데, 정말 딱 중위값이더라구요.
강의평가는 - 동료들과 이야기해본 바로는 - 중상위정도로 나온것 같습니다. 전달력(delivery)쪽이 예상대로 좀 부진했는데, 강의 준비, 열정(?), 강의설계, 학생들과의 교감, 이런 것에서 거의 만점을 받아서 생각보다 잘 나왔네요.
사실 정말 힘들어하면서 했는데, 듀게에 글을 올리고 격려답글들을 받으면서 많이 위로가 되었습니다. 많지는 않지만 몇 학생들이 보내준 따뜻한 이메일들도 오래 기억할것 같구요. 여러모로 다른 도전을 해본 한 학기였고... 학부 Zoom 영어 강의 공포증도 이제 좀 많이 나아진 것 같습니다. (저는 대면보다는 줌 강의가 더 스트레스가 쌓이고, 대학원강의보다 학부강의가 더 힘들더군요. 이번학기는 그래서 최악의 조합..).
2022.07.07 17:42
2022.07.08 07:24
감사합니다. 한국사람이라서 그런지, 눈에 뜨이게 나쁜 점수는 아니라는 데서 안도감이 오더군요.
2022.07.07 17:54
고생 많으셨습니다. 좋은 학생들도 있었다니 다행이네요. 점점 더 좋아질 일만 남았을거예요.
2022.07.08 07:26
따뜻한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불평하는 학생들은 목소리가 크고, 격려해주는 학생들은 조용히 나중에 이메일을 보내는지라 학기중에는 불평하는 학생들에게 저절로 포커스가 되는 것 같아요. 특히 그 불평의 소재가 제 자신이 벌써부터 걱정하고 있던 문제라면 더 그렇고요.
2022.07.07 18:12
고생하신 만큼 보람이 있는 결과네요. 저까지 덩달아 기쁩니다. 그래도 너무 힘드셨을 것 같아서 다음 학기는 조금은 쉬어갈 수 있는 시기가 되길 빌어드릴게요. 인생은 강약이 있어야 하는 법이지요.
2022.07.08 07:28
답글들을 읽으며 정말 다시 위로가 됩니다. 정말 힘들긴 했거든요 - 덕분에 몇근의 살들과 이별을 할수 있었죠. 감사합니다 해삼너구리님.
2022.07.07 18:27
2022.07.08 07:32
네. 학부과정중에서는 영어권에서 학위를 마치지않은 사람이 저 밖에 없어서 동료들과 이야기하기가 좀 저어되는 부분이 많더라구요. 사실 평균정도 되는 결과라서 남한테 자랑할일은 절대 아닌데, 워낙 바닥을 예상해서인지 상당히 마음이 놓이네요. 따뜻한 말씀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2022.07.07 20:22
저도 줌이 싫어요. 올해 줌 수업을 안 해서 정말 행복합니다. ㅋㅋㅋ
저도 매년 학생들 평가를 받긴 하지만 사실 이 동네의 교사 평가란 기본만 충실하게 해도 (+관계 원만하면) 거의 잘 받는 거라 신경은 많이 안 쓰이거든요.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수 공개날이 되면 차마 서술형 평가 응답을 클릭 못하고 한참 쫄보 모드로 누를까 말까 시간을 보내곤 해요.
정말 엄청난 스트레스였을 텐데 잘 이겨내시고 좋은 결과 받으신 거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그만큼 디오티마님께서 잘 하신 거겠죠!!
2022.07.08 07:39
하하. 교사라면 다들 줌에 이제 정말 학을 떼게 된 것 같아요. 다들 비디오, 오디오 끄고, 뭐랄까... 그냥 혼잣말하는 기분이면서도 어둠속에 있는 눈들을 의식하는 정말 이상한 기분이죠. 그리고 제 리코딩을 자막수정하느라고 다시 볼때의 괴로움이란.
저도 서술형답변은 한 두달 정도 지나서 - 기분 안좋은 날 피해서 - 클릭해봐요. 다들 비슷하신가봐요.
사실 절대로 잘한건 아닌데, 그냥 바닥은 아니구나- 완전 망한 강좌들 평가를 보면서 내 강좌는 그 정도는 아니어서 다행이다.. 이런 소심한 기쁨이랄까요. 하하..
2022.07.07 20:51
고생 많으셨습니다. 좋은 것만 기억하시길
2022.07.08 07:40
감사합니다. 인간이 마음이 좋은 것쪽으로 기억하게 진화가 되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살아갈 힘이 나는 건가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