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14 11:49
https://www.vop.co.kr/A00001614558.html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에서 우생학의 가장 큰 실패로 소개했던 사례를 이렇게 뉴스 기사로 다시 접하니 무섭습니다. 이 불임시술이란 여성의 자궁을 적출해서 임신을 할 수 없는 몸으로 만들어버리는 방식입니다. 이 시술에서 궁극적인 말살의 의지가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겠지만 일종의 불구를 만들어버린다는 점에서, 그리고 그 불구가 시술피험자의 육체 자체보다 그 피험자가 미래에 실현할 수 있는 의지를 향한다는 점에서 끔찍합니다. 이 불임시술이 '다시는 아이를 낳을 수 없게끔' 일종의 운명을 안긴다는 점에서 이런 시술자들이 얼마나 신의 권능 비슷한 것에 취해있는지를 곱씹어보게 됩니다.
동시에 이 불임수술은 브레이크가 걸린 것 같다는 느낌도 줍니다. 자식을 낳을 권리를 박탈당해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그 사고방식은, 사실 자식을 낳는 것이 아니라 존재 자체를 못마땅하게 구는데 그 형벌을 일단은 거기까지만 그치고 있는 것 같다는 의구심이 듭니다. 자식의 존재를 허락하지 않는 사람들이, 그 존재 자체는 허락할 수 있을까요. 부모의 존재를 근거로 자식은 태어나면 안되는 존재로 낙인찍는 이 논리의 끝에는 결국 말살에 대한 강한 원념이 있습니다. 굳이 그 사례는 말 할 필요도 없겠지요. 인류는 이미 어떤 존재를 민족성이나 장애, 성애 등의 요소로 싸그리 죽여버린 이력이 있으니까요.
툭하면 인류의 인권의식이 백스텝하려는 조짐이 보이는 요즘 이런 기사를 보니 더 심란하네요. 아이를 낳든 안낳든, 자기 몸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박탈당했다는 점에서도 이 사건은 충분히 충격적입니다. 조금만 악의를 가지고 있다면 적출하는 것이 자궁이 아니라 무슨 장기나 근육일지. 저 시술을 행한 의사들도 분명히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외쳤을텐데... 어쩌면 신에게 약속을 한 그 직업정신이 자신의 권력에 대한 약속을 받는 것처럼 착각을 일으키는지도 모르죠. 그저 개개인의 악이라기에는 우생학의 구조적인 전염이 참 무시무시하군요.
2022.06.14 14:54
2022.06.15 09:46
2022.06.14 20:42
미국 땅덩이는 워낙 넓어서 저기 어디는 유타주였나요 모르몬교도들이 많이 사는곳, 일부다처제가 허용된다고 들은것 같기도.
암튼 강제불임이라니 우리나라 박정희때나 있을 법한 얘기군요. 우리가 모르는 일들이 현재에도 벌어지고 있을까요
미국만큼 인권을 소중히?생각하는 곳도 없을것 같은데 말이죠. 남자 시술이 더 쉽다는데 혹은 미레나 시술이 더 쉬울것 같은데 말이죠 자기들끼리 고민한 결과겠죠? 강제 불임 시술받은후 화나서 총들고 가서 쏴버리는 일은 없으려나요 어휴
2022.06.15 09:47
본서에서도 강제불임의 법률적 근거는 변한 바 없이 그대로 있다고 했었죠. 로 대 웨이드 케이스가 뒤집어질 지 모르는 현 상황을 보면, 여성이 재생산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관점이 여러모로 뒷걸음질 치고 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