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826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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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운행 방해를 수단을 택하고 있어 관성적으로 '이동권 시위'라 칭하고 있으나, 이 시위의 공식 명칭은 '장애인 권리예산 투쟁'.
http://sadd.or.kr/notify/17722
시위와 관련, 전장연의 요구사항이 공표된 바 없으므로 그간 언론에 소개된 내용들을 정리.
지하철 1역사1동선 확보
저상버스 도입 확대
장애인 특별교통수단(=장애인 콜택시) 보조금의 국비 지원 명시
장애인 권리예산 증액
장애인 평생교육 지원 신설 (+134억원)
장애인 활동지원 증액 (+8555억원)
장애인 탈시설 지원 증액 (+788억원)
장애인 권리보장법 제정: 장혜영 발의
장애인 탈시설 지원법(최혜영 안) 원안 통과: 10년 기한 시설 폐쇄 강제 조항을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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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 승강기 설치에는 평균 2년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있으므로, 서울시가 올해 2월 전 역사 승강기 설치 완료 기한으로 공약한 2025년은 그 시점에서 제시할 수 있는 최선에 가까움. 전장연 측에서는 '21년간 기다렸다' 호소하곤 하지만, 2100년을 기다렸다 해도 이보다 빠른 설치를 공약하는 것은 불가능.
시외 및 고속버스를 제외한 대중교통의 저상 버스 도입 확대는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법 개정으로 보장된 사항. 2023년부터 대폐차되는 차량은 저상버스 도입이 의무화, 서울시는 2025년까지 100% 저상버스화 한다는 계획인 듯.
특별교통수단 보조금에 관한 내용은 시행령 개정 요구이므로 비교적 타협이 용이할 것으로 기대. 전장연은 '장애인특별운송사업(운영비)'을 보조금 지급 제외사업으로 정한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하여 보조금 지급과 지급률을 명시할 것을 요구.
장애인특별운송사업은 시행령 별표에서 처음 언급된 2011년 부터 최근의 21년 12월 28일자 개정안까지 줄곧 보조금 지급 제외 사업으로 명시되고 있어 그 배경을 파악할 필요가 있을 듯 하고, 애초에 교통약자법 개정 이후 시행령을 방치하고 있는 문재인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일 아닌가 싶기도.
전장연의 요구사항 중 이동권에 관한 것들은 이미 추진 중이거나 타협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 반해, 그 외의 것들은 타결이 어렵거나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되는 내용.
전장연이 요구하는 내년도 권리예산 증액 규모는 약 1조원. 기존에 비해 최소 1조의 추가 지출이 매년 발생하므로 쉽게 수용할 수 있는 요구가 아닐 뿐더러, 전장연에서도 전액 반영은 기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
전장연의 주된 요구사항 중 하나인 탈시설 지원 예산 788억원 증액이 실질적인 요구라 가정하더라도 적정성과 형평성 시비를 예상할 수 있음. 인당 소요예산이 약 8000만원으로 시설 입소 장애인의 3배에 달하기 때문.
신성한 인권 말씀하시는데 천박하게 돈 얘기나 하면 다들 싫어라 하실테니 탈시설 관련 문제로.
전장연이 원안 통과를 요구하는 최혜영 안은 시행일로부터 10년 내에 모든 입소 거주시설을 폐쇄하는 규정으로 인해 장애인 보호자와 관련 단체 등이 격렬하게 반대하면서 계류 중인 법안.
의안정보
https://likms.assembly.go.kr/bill/billDetail.do?billId=PRC_C2C0V1U2U0L3J0L9K3M3I0T4A3I0X8
관련 기사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107301100001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1100614550003416
https://news.jtbc.joins.com/article/article.aspx?news_id=NB12018415
법안 반대 측의 요구는 시설의 시한부 강제 폐쇄 조항을 삭제하고 탈시설 여부를 장애인과 그 보호자가 선택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으로, 전장연이 요구하는 '원안 통과'와 양립 불가능.
박경석은 이준석과의 토론에서 시설 입소 장애인의 33.5%가 탈시설을 원한다 언급하고 있으나 이는 의사표명이 불가능한 중증 장애인을 배제함으로써 부풀려진 수치.
2020년 보건복지부는 시설 입소 장애인의 자립 욕구 등을 파악하고자 전국 612개 장애인 거주시설 입소자 24214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 이들 중 대면조사에서 '시설에서 나가고 싶다' 응답한 입소자는 2021명으로 8.4%에 불과.
조사대상의 75%인 18179명은 본인응답(=의사소통)이 불가능한 것으로, 본인응답 가능하고 시설에 있기를 원한 입소자는 16.6%인 4014명으로 조사된 바 있음.
10% 미만 입소자의 의견을 근거로 전체 시설의 폐지를 주장하는 것은 과도한 요구라 할 것이므로 법안 반대 측의 주장이 보다 합리적.
시설 입소 장애인 대다수가 의사표명이 불가능하거나 시설 거주를 선택한 이상, 거주 형태의 강요를 금지한 UN장애인권리협약을 근거로 시설 폐지를 요구하는 것도 무리한 주장.
https://www.korea.kr/common/download.do?fileId=195436829&tblKey=G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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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과 박경석 간의 토론을 두고 '인권은 논쟁할 대상이 아니다'라든가 '찬반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류의 의견들이 심심찮게 보이는데, 당연한 얘기. 이준석도 장애인의 이동권이나 인권 신장에 반대하지 않음. 애초에 그걸 쟁점 삼은 토론도 아니고.
'지하철 출퇴근 시위의 정당성'에서 시작되었으나, 실질적 쟁점은 전장연의 요구사항이 수용가능한 것들인가 여부까지 확대. 이에 대해 전장연은 기본권적 요구이므로 관철되어야 한다, 이준석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
정리한 것처럼, 전장연의 요구 대부분은 이준석이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들이 아님. 이준석이 시간을 달리는 것도 아니고, 시행령 개정은 대통령에, 법안 제정은 의회에 달려있고, 예산 증액은 기재부를 비롯한 각 부처의 면밀한 검토가 요구되는 큰 규모.
전장연은 기재부가 수용가능한 타협안을 내놓지 않으면 20일부터 지하철 시위를 재개한다는 방침인 것 같던데, 기재부가 응할 가능성은 희박할테고 시위 재개는 기정사실로 봐야할 듯.
레알 토론 따위 쓸데가 없네.. :)
그럼에도 마삼중이 토론에 응했다는 사실만큼은 칭찬받아야 한다 보는데, 사회적 약자들과 그들의 요구가 가시화되는 보다 '문명적인'(웃음) 경로를 기대할 수 있게 됐기 때문. 앞으로도 이런 논쟁을 볼 수 있기를 희망함. 마삼중을 혐오하는 분들도 쉐복과 자위질은 적당히들 해두시는게 사회에 이롭지 않겠나 싶음.
JTBC 토론에서 양측의 주장이 분명하게 제시되지 않은 채 중언부언하고 있었다는게 유감. 다음 토론에서는 양측의 논지 또는 요구사항부터 확인하고 시작했으면 싶음. 관심들이 없어도 첫 5분 정도는 들여다볼테니 좀 쓸모 있는 토론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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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전장연 요구사항의 출처
[교통약자법 개정안 통과됐지만 기재부에 맡겨진 예산, 장애인은 다시 ‘지하철 투쟁’]
https://www.beminor.com/news/articleView.html?idxno=22584
[호랑이의 기운으로, 탈시설지원법·권리보장법 제정 ‘투쟁’]
https://www.beminor.com/news/articleView.html?idxno=22596
[기재부 만난 장애계, ‘2023년 장애인권리예산’ 설날 전까지 답변 요구]
https://www.beminor.com/news/articleView.html?idxno=22609
[인수위 다시 찾은 전장연, “청와대 이전보다 장애인권리예산 먼저”]
https://www.beminor.com/news/articleView.html?idxno=22973
[재개된 장애인 출근길 시위 “기재부 답변할 때까지 계속 지하철 탄다”]
https://www.beminor.com/news/articleView.html?idxno=22982
[전장연, 장애인탈시설지원법 원안대로 통과 촉구!]
https://theindigo.co.kr/archives/31746
이준석이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논점은 이준석이 토론에 나설 필요도 의미도 없다는 것을 역설합니다... 글 전체의 논지를 손 볼 데가 한두군데가 아니군요.
1. 지하철 출퇴근 시위의 정당성을 따지는 게 바로 인권을 무시하는 차별행위입니다. 자꾸 인권이 무슨 신주단지에 모셔져있거나 원피스처럼 따로 뚝 하니 떼어져서 존재하는 것처럼 자의적인 구분짓기를 하니까 글이 어그러지는 겁니다. 장애인들은 비장애인들처럼 자유롭게 지하철을 타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지하철이 출발해버리니까요. 그리고 지하철역을 비장애인들처럼 자유롭게 오가지 못하니까요. 그리고 이 현실을 해결하기 위해 20년 넘게 전장연은 계속 시위를 해왔고요. 이 긴 시간동안, 비장애인은 거의 모두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이동의 권리를 갖지 못한 사람들의 투쟁을 함부로 옳다 그르다고 말 할 수 있는 게 바로 이 사람들의 인권에 대한 무시입니다. (이제 지겨우니까 흑인 인권 운동 비유 안합니다) 조금 더 정확하게 번역해볼까요?
"아 너네가 힘든 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이렇게 시위하는 게 맞아? 한번 따져볼까?"
타인의 인권운동을 토론으로 옳고 그름을 판가름 할 수 있다는 게 인권에 대한 무시입니다.
2. 현실의 불가능과, 다 이루어질 거라는 미래에 대한 예측으로 이분들이 현재에 겪고 있는 고통을 상쇄할 수 없습니다. '해준다는데 왜 자꾸 꼬장이야?' 같은 말로 들릴 뿐이죠. 단한번도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들은 자동으로, 당사자들이 말한 적도 없는데 뚝딱 이뤄진 적이 없습니다. 그럼 뭐하러 전장연이 지금 시위를 합니까?
문재인에게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할 거면 이준석은 대체 왜 본인이 토론에 응했던 겁니까? 시위에 대한 개념도 모르는 소리죠. 촛불시위는 박근혜를 공터 한가운데에 묶어놓고 이어폰을 꽂은 다음에 다들 무음처리되는 방에 들어가서 박근혜는 퇴진하라고 외쳤던 게 아닙니다. 그 소리를 듣기 싫거나 박근혜의 정치적 실패와 무관한 사람들도 다 함께 들었죠.
3. 본인이 자랑스럽게 퍼온 데이터가 바로 탈시설이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를 역설합니다. "조사대상의 75%인 18179명은 본인응답(=의사소통)이 불가능한 것"이라고 본인이 자료를 가지고 왔죠? 이 응답할 수 없는 장애인들이 거기서 어떤 심정으로 살고 있을지 타락씨님은 어떻게 압니까? 응답을 할 수 없으면 본인의사와 상관없이 보호자가 장애인을 시설에 "처넣어버릴 수 있는" 조건을 지금 이 숫자가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 사람들은 그냥 숫자계산으로 추정불가, 하고 딱 끝낼 수 있는 숫자입니까? 제발 사회적 맥락을 좀 읽읍시다. 갑갑해서 미쳐버릴 것 같네요.
여기는 영화게시판이니까 장혜영씨가 이전에 찍은 <어른이 되면>이라는 영화를 한번 봅시다. 그 영화의 시작은 시설에서 장혜영씨가 자신의 동생을 "빼내오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이걸 그냥 개개인의 선택으로 호도하기 전에, 왜 어떤 사람들은 시설에 그렇게 진저리치는지 본인이 한번 자료를 가지고 오세요. 시설에 대한 가치판단이 핵심이 되는 이 이슈를 두고 찬성 몇프로, 반대 몇프로, 응답불가 몇프로, 이런 식으로 숫자로만 떼우니 제일 핵심적인 논거가 다 부숴지는 거 아닙니까?
4. 쉐도우 복싱과 자위질을 가장 열심히 하는 건 타락씨님입니다. 누가 누굴 보고....
5. 이준석이 할 수 있는 것도 없어, 책임질 것도 없어, 그런데 뭐하러 토론은 했답니까? 남의 말 듣지도 않고 이죽거리기만 할 거면서? 그냥 사회적 약자들 짓밟아서 쿨시크 토론맨 이미지 세울려고 한 걸 무슨 칭찬을 합니까? 이준석 때문에 전장연과 장애인에 대한 혐오댓글들이 폭등했다는 데이터는 눈에 안들어오나요?
본인이 하고 있는 게 가치판단이라는 걸 좀 생각을 하고 글을 쓰세요. 결국 이준석이 잘했다고 칭찬하고 싶어서 데이터를 가져오는 거 아닙니까... 그 가치판단의 가장 핵심인 장애인들의 현실과, 장애인들 당사자의 말에 어떤 가치도 두지 않는데 어떻게 본인의 글이 칭찬받을 거라고 생각합니까? 그냥 데이터들을 긁어오는 본인의 부지런함에 자뻑할 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