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14 12:15
오랜만에 극장에서 만나는 에릭 바나입니다. 이 배우는 보면 볼 수록 참 감탄나오는 외적 조건들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번 영화에서도 역시 보고 듣는 즐거움이 있더군요. 트로이에서의 헥토르 이후로 눈에 띌만한 행보가 없었는데 이렇게 보니 그 때의 매력이 단지 젊음에서 나온 게 아니라는 걸 곱씹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배우 특유의 성실한 이미지가 있습니다. 그게 이 영화의 주인공 캐릭터와 아주 잘 맞아떨어지는 느낌이에요.
배경은 호주입니다. 전 지역이 몇달째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메마른 모래바람이 부는 가운데에 한 남자가 자신의 일가족을 살해하고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이 남자가 왜 그랬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이 살해용의자는 주인공과 어린 시절 친한 친구였고 용의자의 부모는 경찰인 주인공에게 사건조사를 의뢰합니다. 그리고 주인공에게는 이 친구와 얽힌 어두운 비밀이 있습니다.
일단 영화의 배경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주인공이 사건을 수사하는 곳은 자신의 고향이고 여러 추억들이 얽혀있습니다. 때문에 아무 것도 자라지 않는 들판이나 이미 말라버린 강의 길자국들이 자아내는 메마른 애상감이 있습니다. 모든 것이 변해버렸고 이 전과 같지 않습니다. 어떤 변화는 발전이지만 이 영화에서는 쇠퇴만 보입니다.
주인공이 수사해나가는 사건은 자연스레 주인공의 비밀과 얽혀들어갑니다. 자신의 친구가 정말로 가족을 죽였는지 최근의 증거들을 탐색할 때마다 그 친구가 과거에 왜 미심쩍은 행동을 했는지 자신의 비밀과 연결해서 생각합니다. 이 추리 과정이 자연스레 드라마가 되면서 영화의 진중한 분위기를 꽉 잡아주더군요.
원작이 하드보일드 소설이라던데 그 분위기가 잘 살아나는 영화였습니다. 간만에 진지한 추리물을 봐서 즐거웠네요. (핸드폰으로 써서 사진을 못올린 게 아쉽군요)
2022.04.14 12:18
2022.04.14 12:24
2022.04.14 12:35
호주에서 참 할리우드 스타들을 많이 배출했죠. 막상 자국 영화업계는 여러가지로 아쉽다는 게 아이러니하지만
2022.04.14 12:31
에릭 바나 좋죠. 에릭 바나는 저에게 '뮌헨'으로 각인되어 있습니다. 영화도 넘 좋아하고요.
'드라이' 기억해 두겠습니다.
2022.04.14 12:59
2022.04.14 14:36
제가 최근에 본 에릭 바나 연기는 넷플릭스에 있는 막장 실화 바탕 사이코패스 치정극에서 사이코패스 역할이었죠. ㅋㅋ 말씀하신 그 성실한 이미지를 역이용한 캐스팅이었는데, 캐스팅도 적절했고 연기도 좋았어요. 이런 배우가 왜 커리어가 막혔나... 했는데 또 좋은 작품 하나 나왔나 보네요. 기억해 두겠습니다!
2022.04.14 18:33
2022.04.14 23:09
근데 사실 그게 영화가 아니라 시리즈구요. 시리즈 자체는 잘 만들었지만 초막장 실화 재연극이라서 배우들의 좋은 연기에도 불구하고 (캐스팅은 상당히 좋습니다) 스트레스가 너무 강력해서 추천은 안 해드립니다.
...라면서 제목은 '더티 존'이에요. ㅋㅋ
에릭 바나라니 참 반가운 이름이네요. 외모 너무 멋지고 연기력도 탄탄하고 작품 선구안도 괜찮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어느 순간 할리우드 주류에서 밀려났던 것 같아요. 찾아보니 이 작품 평이 괜찮네요. 추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