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에덴으로 인한 개꿈

2022.04.07 19:15

daviddain 조회 수:306

저는 이상하게 1도 모르는 언어권 영화는 시간낭비같고 거리감 느껴져 안 봅니다. 그래서 취향이 편협합니다. 그나마 이탈리아 어는 한 10년 정도 짬짬이 건드린 게 있어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덜 합니다. 지난 일요일은 비스콘티의 Ossessione 를 유튜브에서 보고 저녁에 마틴 에덴을 틀어 놓고 딴 짓 했어요. Silence is deafening이라는 <빌어먹을 세상 따위>의 대사처럼 정적이 싫어 소리는 나대 의미로부터 자유롭고 싶어 틀어 놨죠.
어제 저녁에서야 세 번째 틀어 놓으니까 보게 되었습니다. 당신같이 말하고 싶고당신처럼 되고 싶다고 나폴리 노동자가 부르주아 여성한테 하는 말을 들으니 호기심 이 생겨서요. 과연 잘 될까?싶었는데 그 관계는ㅎ.
저라면 그 여자를 그 개인으로 좋아하는 건지 그 여자를 둘러 싼 문화자본을 좋아하는지를 자문했을 텐데 마틴 에덴은 그럴 만한 사고를 할 여유가 없어 보였어요, 그 여자가 특별한 개성이 있는 건지   보들레르의 <악의 꽃> 선물해 주고 마르틴의 프랑스 어 발음 교정해 주는 그 여자 가족의 부로 돈 많이 들인 교육받아 그런 건지 저는 따져 볼 것 같은데 말이죠. 전 이게 패트리샤 하이스미스 소설의 리플리와 디키 관계같아 보였습니다.  마틴 에덴은 나폴리 사투리를 썼을 듯 하고 엘레나는 북부 억양을 썼을 수도 있지만 그것까지는 포착 못 하겠네요.




Non-Italian audiences will miss the constant shifts between Neapolitan dialect and ‘proper’ Italian that are part of the fabric of a film with a rich and varied audioscape, in which conflicting ideas of self-betterment and class loyalty vie for our attention. But it’s easy enough for all to see that Marinelli’s ungainly twenty-something Martin Eden is a fish out of water when he is invited home by Arturo Orsini, a young man he saved from a beating down by the port, who comes from the sort of well-to-do haut-bourgeois family that Martin is clearly not used to spending time with.


https://www.screendaily.com/reviews/martin-eden-venice-review/5142449.article


억양을 지적한 리뷰가 있긴 하네요


DS: Let’s start with the audience’s questions. This is about the relocation from Oakland to Naples, and the experience of shooting there. Can we also talk about the Neapolitan dialect?

LM: I had the wonderful opportunity to actually drive down from Rome to Naples together with Pietro and I spent one and a half months there before we started shooting. I had started my work on the language before that. We felt that the use of dialect was very important in this film. It was a beautiful experience to get closer to this language, which has a beautiful rhythm and color. It was great for me to have a person like Pietro who guided me through this and also Naples itself, which was a very welcoming city. 

PM: Naples was the most suitable place for me to make Martin Eden. I grew up there, in part, and I had friends there, so I knew there were people who would be able to help me put the film together. I was able to put together a really beautiful group there. Naples is a port city and just like any city on the sea, it’s extremely welcoming. I loved going back to the market to shoot. Those were the places where my youth took place and it was beautiful for me to shoot in Naples, it was the most suitable place to do that.



https://www.filmlinc.org/daily/pietro-marcello-luca-marinelli-on-martin-eden-archival-footage-and-marlon-brando-inspiration/


배우와 감독이 나폴리 억양에 신경썼군요


저는 btv  무료영화로 봤지만 자막은 억양에 무신경했어요. 아마 전라도나 이북 사투리 쓰는 남자와 서울 사투리 쓰는 여자 정도로 처리하는 게 원래의 의도를 살리는 게 아닌가 싶네요


<아이리시맨>에서  조 페시와 드 니로가 이탈리아 어 하면서 카타니아 출신인 조 페시가 시칠리아에서 쓰이는 비속어로 욕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걸 이탈리아 인들은 알아듣는 것 같더군요.



어쨌든 마틴 에덴은 작가로 출세하지만 노동 계급에도 부르주아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 하는 자기 모순을 느끼고 폐인이 되어 갑니다.  사람은 모순된 면이 있게 마련이고 이 진영 저 진영에도 속하지 않고 개인으로 오롯이 남는 게 쉽지 않죠.

비스콘티는 귀족 출신임에도 밑바닥 남녀들에게 일말의 동정이 가게 하는 데뷔작을 만들고 나중에는 탐미적인 영화도 만들고 죽었는데 그런 모순에 대한 고민없이 살 수도 있었을 텐데.


이 영화 보고 잠들었는데 꿈에 축구 선수 로렌조 펠레그리니가 나온 겁니다. 그것도 여자들한테 작업거는 걸로. 10년 전 무리뉴가 꿈에 나와 메모해 둔 적 있는데 이건 무슨 개꿈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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