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11 19:27
- 이어서 죽 달리는 중이지만 일단 1편 얘기만. 1987년작입니다. 35년... ㅋㅋㅋ 스포일러랄 게 없는 영화니 대충 편하게 막 적겠습니다.
(80년대엔 미쿡 영화 포스터 역시 오골오골 카피를 사랑했다는 증거가 저 붉은 제목 위의 네 줄... ㅋㅋㅋ)
- LA 도심의 밤풍경을 공중샷으로 천천히 훑던 카메라가 한 건물을 비춥니다. 옷을 거의 안 입다시피한 여성이 방에서 일어나 마약을 하고는 베란다에서 떨어져 죽어요.
그리고 영화는 두 주인공의 모습을 따로따로 보여줍니다. 첫 번째는 50살 생일을 맞은 흑인 형사 로저 머터. (옛날엔 머터'프'였는데 말입니다?) 딸 둘에 아들 하나, 인자한 아내까지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행복하게 사는 경찰이지만 대체로 순둥하고 소심한 성격 탓에 얼른 이 일을 때려치울 생각인가 보네요. 두 번째는 사자 머리의 과격한 백인 형사 마틴 릭스. 마약사범 체포 작전을 벌이는데 작전에 임하는 태도가 거의 '제발 누가 나 좀 죽여줘'구요.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아서(?) 임무에 성공한 후 자기가 사는 바닷가 트레일러로 돌아가 몇 달 전 사고로 세상을 떠난 아내 사진을 보며 자살을 시도하다... 포기합니다.
요렇게 사건 소개와 주인공 둘 소개를 마치고 나면 이제 본론이야 뻔하죠. 두 형사가 파트너로 묶이고, 티격태격 난리를 치며 LA 시민들에게 심대한 민폐를 끼치며 어떻게든 사건을 해결한다. 뭐 그런 얘깁니다.
(그러니까 이런 미친 놈이 튀어나와서)
- 분명히 예전엔 리'쎌' 웨폰이었는데 말입니다? 21세기식 표기는 참 옛날 사람 난감하게 해요. ㅋㅋ 심지어 티빙은 이걸 리'쎌'로 검색하면 나오지도 않거든요. 센스 없는 서비스 같으니라구. 워낙 좋아하던 시리즈인데 정발 블루레이는 시기를 놓쳐서 못샀고. vod에선 다들 비싸게 받아서 포기했다가 티빙에서 기본 컨텐츠로 서비스 중이라는 걸 최근에야 알고서 좋아하라며 봤습니다. 공짜 최고!!!!!!
(이런 선량한 아저씨를 만나서는)
- 영화가 시작할 때 짜잔~ 하고 '셰인 블랙'의 이름이 눈에 띄게 박혀요. 별 존재감 없었던 배우이자 특별히 잘 나간 적 없는 감독이고 상당히 잘 나갔던 각본가였죠. 요즘도 활동 쭉 이어가고 있습니다만 암튼 대략 이 시기가 리즈였던 듯. 대표작은 꼽자면 이 영화와 '프레데터', '라스트 보이스카웃', '라스트 액션 히어로', '롱 키스 굿나잇' 에다가... 비교적 요즘 작품으론 '아이언맨3' 이 있죠. 근데 아마 일생 밥벌이는 이 '리썰웨폰'과 '프레데터'로 다 했을 거에요. 메인 캐릭터들을 본인이 창조한 관계로 후속작에 관여를 안 해도 알아서 돈이 들어오는!! 아아 부러운 인생.
근데 생각해보면 정말로 스토리보단 캐릭터 창조 능력이 더 높았던 작가가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이유는 아래에서 부연하는 걸로.
(둘이 함께 이러고 다닌다는 이야기 되겠습니다.)
- 주인공들이 다 형사이고, 시작할 땐 무슨 다크한 느와르라도 될 것처럼 폼을 잡지만 이 영화에 '수사' 라는 건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 마틴 릭스님의 수사법이라는 건 대략 이래요. 사건이 터진다, 현장에 가면 누군가가 아무 단서를 준다, 그게 뭔진 모르겠지만 일단 거기로 무작정 쳐들어가서 총을 뽑아들고 난리를 친다, 그들이 총을 뽑아 들고 반격하거나 밤에 집으로 자객을 보내면 갸들이 범인 맞음. 고로 정당방위로 사살하면 사건 해결!!
이러니 무슨 수사라든가, 미스테리라든가 이런 건 존재할 수가 없죠. 게다가 놀라운 건 주인공 콤비가 찾아간 '아무 곳'은 언제나 범인들 소굴이 맞다는 겁니다. ㅋㅋ 예외가 없어요. 정말 말도 안 되지만... 이게 이 영화의 단점이 되지는 않습니다. 왜냐면 이건 80년대 헐리웃 액션 영화니까요. 무슨 과학 수사나 반전 플롯 같은 게 들어가면 이상하죠. 당연하긴 한데... 당연히 이게 영화의 장점이라 해줄 수도 없겠구요.
(본격 총질 액션 장면들보다 이 장면이 훨씬 기억에 남는 건 이 영화가 결국 캐릭터가 핵심인 작품이기 때문이겠죠.)
- 이렇게 대충대충 건성으로 넘어가는 수사 과정을 제끼고 보면 이제 남는 게 뭐냐.
네, 당연히 액션이 있겠죠. 보기 좋고 폼나고 신나는 액션씬이 열심히 이어집니다만. 여기서 또 짚고 넘어갈 건 이겁니다. 이 영화는 액션 장면들 속에 딱히 무슨 아이디어 같은 게 없어요. 달린다, 쏜다, 안 맞는다, 또 쏜다, 이번엔 맞는다. 혹은 차를 타고 달린다, 여기저기 막 부딪힌다, 차가 총에 맞는다, 차가 뒤집힌다, 터진다... 의 연속이에요. 각본가가 본인 능력을 발휘해서 액션 장면에 멋지게 공헌했다고 봐 줄만한 요소가 거의 없다는 얘기죠.
그리고 악의 무리들 쪽을 바라보면 이게 좀 더 난감해집니다. 백주 대낮에 헬기 띄워서 시내 총격전을 막 벌이는 무시무시한 놈들인데요. 제보자의 설명에 따르면 조직 규모도 크고 수입도 엄청나고 또 예전에 한가닥 하던 놈들이 있어서 윗선도 있고... 이랬습니다만. 최종 결전 시 드러나는 이놈들 본진을 보면 그냥 시내 변두리 작은 클럽 지하실입니다. 음(...) 게다가 총두목님은 정말 설명하기도 귀찮을 정도로 하찮은 최후를 맞구요. 그 바로 아래급쯤 되시는 전투 담당 개리 부시님께서도 못된 얼굴로 못된 소리 하는 걸 제외하면 실제 전투에서 보여주는 능력은 만만찮게 하찮습니다. 카리스마도 없고 무슨 사연도 없고 걍 못된 얼굴들 하고 우루루 나와서 총 맞아 죽는 표적들이에요. 매력따윈!
(이렇게 폼 잡아 봐야... 라고 적으면서 그림을 보니 폼도 안 나네요. 뭣보다 뒷배경 저게 뭐임. 저게 본진이라니... ㅠㅜ)
- 그래서 나름 전설급 액션 영화 치고는 뭐 이리 부족한 게 많냐... 싶습니다만. 당연히 이게 그렇게 큰 히트작이었던 건 이유가 있겠죠.
일단 두 캐릭터를 정말로 잘 빚어놨습니다. 흑백 형사 콤비, 사고뭉치와 정상인... 뭐 이런 조합이야 그리 특별할 건 없는데요. 디테일과 캐릭터 묘사가 좋습니다. 예를 들어 마틴 릭스의 돌아이 캐릭터는 그 유명한 자살남 말리는 장면으로 강렬하게 인상을 박아주고요. 로저 머터의 세심한 가족남 캐릭터는 와글와글한 가족 장면들로 바탕을 튼튼하게 깔아주고요. 그리고 둘이 마주하는 장면들마다 정말 쉴 새 없이 정신 없게 이어지는 둘의 입씨름 대사들이 참 별 의미 없는데 소소하게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진짜 별 무의미한 추임새급 대사들인데 그게 정말로 그런 사람이 그런 상황에서 내뱉을만한 말들인 거죠.
그리고 그 캐릭터들을 연기하는 배우들이 정말 또 말도 안 되게 적절합니다. 그냥 무슨 표정, 무슨 동작을 해도 에너지가 터져 나오는 듯한. 위협적이고 강해 보이면서도 또 표정만 살짝 바꾸면 비글비글한 대형견 느낌 물씬 풍기는 리즈 시절 멜 깁슨. 그리고 190이 넘는 거구에도 불구하고 정말로 사람 좋아 보이면서 동시에 참 만만한 느낌 가득한 대니 글로버. 둘 다 그냥 존재 자체로 캐릭터가 구현되면서 동시에 합도 잘 맞아요. 모두 연기력도 좋은 사람들이라 이 영화를 반복해서 자주 보다보면 언젠가부턴 그냥 둘의 수다가 영화에서 가장 재밌는 부분이 되고 뭐 그렇습니다. ㅋㅋ
(총질보다 수다가 몇 배는 더 재밌는 액션 히어로들.)
- 마지막으로 그 액션이 말이죠. 위에선 '별 아이디어 없다'라고 단정적으로 혹평처럼 적어놨지만, 그게 또 희한하게 보기 좋습니다.
아마도 이건 감독 역량과 스타일의 힘이 아닌가 싶어요. 작년에 세상을 떠나신 리처드 도너 감독. 눈속임을 최소화 하면서 절정고수 스턴트맨들을 활용한 라이브 액션으로 밀고 나가셨는데요. 그게 이제 별의 별 사소한 장면들까지도 다 cg로 처리하는 요즘 영화들을 보다가 이걸 보면 느낌이 달라요. 속도도 느리고 자극도 덜하지만 그래도 뭔가 '진짜'를 본다는 기분이 들어서 괜히 좋습니다. ㅋㅋ
앞서 말했듯이 액션 장면들에 특별한 아이디어도 없는 편이고. 또 대형 폭파씬 같은 것도 1편엔 아예 없거든요. 요즘으로 치면 그냥 평범한 미드 형사물 에피소드 하나 정도의 액션들 밖에 없는데도 그게 다 보기가 좋습니다. 쓸 데 없이 아무데서나 드리프트를 해대는 자동차 추격전도, 대충 멋진 폼으로 두두두두! 하고 갈겨대면 적들이 알아서 으악으악하며 날아가는 그 시절 총격전 연출도. 다들 뭔가 진짜 같은 느낌이 들면서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잘 흘러가요. 그럼 훌륭한 거죠 뭐.
(자살하겠다는 사람 말리러 간 시민의 지팡이님 표정을 보세요. ㅋㅋㅋㅋㅋ)
-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이야기 측면에서 보면 참 하찮고 흔한 이야기입니다만. 개성있게 잘 빚어진 캐릭터 둘 덕에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구요.
평생 헐리웃 오락물 외길을 걸으신 리처드 도너의 내공이 느껴지는 라이브 스턴트 액션들은 요즘 시국에 오히려 더 특별해 보입니다.
스토리든 액션이든 이보단 좀 더 포인트를 잡아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충분히 훌륭하다고 생각해요. 전 재밌게 봤고 또 대략 몇 년 후에도 다시 재밌게 볼 예정입니다. ㅋㅋㅋㅋ
+ 이 시리즈의 정주행을 시작할 때마다 반복해서 느끼는 거지만, 1편은 나머지 작품들에 비해 좀 이질적입니다. 파일럿 에피소드 같은 느낌이랄까요. 2~4편을 보면 영화 분위기나 캐릭터들 성격이 그래도 일관된 흐름으로 이어지는데, 1과 2는 뭔가 디테일한 부분들에서 조금씩 다르죠. 예를 들어 2편부턴 그냥 개그캐가 되는 정신과 선생님이 여기선 매우 멀쩡하고 진지한 사람으로 나온다든가. 릭스의 고통에 대해 좀 더 비중 있게 다루는 어두운 이야기인 '척'을 한다든가. 코미디를 많이 섞었어도 기본적으론 좀 어두운 이야기라든가... 등등. 솔직히 전 2편 이후가 더 좋습니다만. 그래도 '시작'을 무시할 순 없죠.
++ 가만 보면 이 시리즈도 매 편마다 아닌 척하면서 살짝살짝 시대상 반영 같은 걸 조금씩 넣는데요. 이 영화에서 갖다 쓴 소재는 포르노 산업, 그리고 베트남 다녀온 군인들의 사회 적응 문제... 같은 거였죠. 정말로 다루는 척만 하고 걍 액션으로 넘어갑니다만. ㅋㅋㅋ 이것도 그 시절 유행 같은 거였죠. 이야기에 훼이크 무게감을 부여하기 위해 이것저것 민감한 이슈 끌어오기. 이 시리즈도 매 편마다 그런 소재가 하나씩 계속 나오구요.
+++ 보면 볼 때마다 까먹고 있다가 정주행 시작시 다시 깨닫는 것 하나 더. 영화의 제목인 '흉기'가 인간 흉기 마틴 릭스를 뜻한다는 건 뻔한 일입니다만. 둘이 처음 만난 날 로저가 대놓고 그 표현을 쓰며 '넌 그냥 인간 흉기네'라고 대사를 친다는 걸 매번 까먹어요. ㅋㅋ 대사로도 릭스의 그런 성향이 엄청 부각되는데, 정작 영화 속에서 릭스가 엘리트 살상 병기라는 걸 부각 시키는 장면은 단 한 번 뿐입니다. 그나마도 그 장면은 원거리에서 저격총 빵야빵야하는 장면이라 별로 폼도 안 날 뿐더러 캐릭터랑도 안 맞구요.
++++ 아. 음악 얘길 깜빡 했네요. 당시 잘 나가던 영화 음악 감독 마이클 케이먼에 에릭 클랩튼, 데이빗 샌본이 참여했고 영화 시작할 때 대빵 크게 세 명 이름도 적혀 나와요. 근데 아시다시피 에릭 클랩튼은 3편까지 가서야 본인 목소리를 들려주고... 아무래도 데이빗 샌본의 비중을 크게 볼 수 밖에 없는 음악입니다. 영화 속 상황에 맞게 마치 즉흥 연주 같은 느낌으로 색소폰 연주가 흘러나오는 게 참 좋아요.
+++++ 사소한 거지만 배경이 되는 동네가 LA라 전혀 티가 안 나는데, 이거 크리스마스 영화입니다. ㅋㅋㅋㅋ 성탄절엔 이런 영화 봐야죠. 리쎌 웨폰이라든가 다이하드라든가... 연말 연시엔 스트레인지 데이즈, 엔드 오브 데이즈 등등.
2022.01.11 19:40
2022.01.11 19:46
맞습니다. 매우 격하게 공감합니다. 멜 깁슨이니까 저 캐릭터를 이만큼 살려낸 거고 덕택에 시대를 풍미했던 시리즈가 될 수 있었죠. 그리고 비록 '받쳐주는' 역할이었지만 또 그 받쳐주기를 기가 막히게 해낸 대니 글로버가 있었으니 멜 깁슨의 캐릭터도 더 빛이 났구요. 여러모로 21세기엔 안 맞는 캐릭터, 안 맞는 시리즈지만 그래도 계속 좋아할 수밖에 없네요. ㅋㅋ
2022.01.11 19:45
고등학교때 어깨가 잘 빠지는 친구가 있었는데 락커를 어깨빵해서 맞추는 영화와는 달리 실제론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택시 타고 병원가야 되더군요.
저도 죽은 아내를 슬쩍 악당과 연결시키는 속편을 좀 더 좋아하는 편이에요.
2022.01.11 19:48
나중에 보면 어깨 빠진 채로 슬쩍 액션까지 하죠. 빠진 어깨로 사람 두들겨 패 죽이는데 '내가 맞추는 장면을 못봤나?' 했더니 다 해치우고 난 후에 맞추는 걸 보고 엄... ㅋㅋ
여러모로 2편이 훨씬 낫습니다. 코미디로도 액션으로도 2편이 훨씬 발전하고 더 파워업한 느낌이었어요. 간단히 말해서 더 재밌었다는. 하하;
2022.01.11 19:51
오늘 엄청난 사실을 알았습니다..
이영화만 보면 lethal이 왜 리쎌일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옛날 그시절 "resell weapon"으로 오해하고 무기 장물거래 이야기가 나왔었나.... 이런 생각을 했던, 인터넷도 없고 영어사전으로만 유추해보던 흑역사가 떠올랐는데..
로이배티님 글제목도 보고 옛 포스터도 찾아보니
1편은 "리썰웨폰"이었네요..허허허
그러던게 왜 2편부터...
2022.01.11 19:57
오 진짜네요? 저도 처음 알았습니다. ㅋㅋㅋㅋ 1편은 리썰이었군요.
2편은 리'쎌'도 중요하지만 역시 이거죠.
"불같은 約束"!!!!!!
아아 넘나 문학적인 것...
2022.01.11 20:11
하단의 개봉관 리스트에 낯익은 이름들이 많군요. ㅎㅎ
2022.01.11 20:13
수원 중앙극장 그립읍니다... ㅠㅜ 로컬 극장 전멸해버린 건 생각 날 때마다 참 기분이 나빠요.
2022.01.11 20:15
이거 한 번 이야기 하지 않았나요 ㅎㅎ 그런데요 이런 "어마어마한" 뜨거운 영화는 Tv에서 명절에나 보는게 국룰인데, 어느 날 MBC 주말의 명화에 소리소문없이 <두 형사>라는 아주 밋밋한 제목으로 방영하는 걸 보고 저는 뭔가 미로에 빠지는 듯한 기분을 느꼈던 것이에요.
2022.01.11 20:21
사실 제가 옛날에 듀게에다가 1, 2, 3, 4편 몰아서 본 후 잡담 글을 올린 적이 있었죠. 검색해보니 그게 벌써 11년 전이네요. 하하;
그래서 이 글은 걍 올리지 말까... 하다가 어차피 잡담인데!!! 이걸로 돈 버는 것도 아닌데!!! 하고 또 올렸습니다. ㅋㅋㅋ
http://www.djuna.kr/xe/board/2735740
저도 '두 형사'일 때 봤어요. 같은 시간에 같은 방송을 보고 계셨군요!!!
그리고 이것도 먼 옛날 언젠가 듀게에서 했던 얘기겠지만, 명절 때 종종 해주던 '스턴트맨의 세계' 이런 데서 리썰 웨폰 장면이 자료화면으로 나올 때 자막으로 정직하게 '흉기'라고 적혀 있던 기억도 있어요. 당시엔 저게 뭐여! 했지만 생각해보니 참 성실한 번역가셨던 게죠. 다만 영화에 관심이 없...
2022.01.11 19:55
초등학교때 영어교육을 전혀 못받은 탓에 독학을 해야만했는데 바로 I'm too old for this sh**이 제가 처음으로 외운 영어 문장들 중 하나입니다.ㅋㅋ 물론 당시에는 까막눈이어서 철자같은건 몰랐습니다. 암투오포디솃 따위의 괴상한 몬더그린으로 공책에 적어놓고 따라하고 그랬지요 ㅋㅋ 올림픽 즈음해서 열심히 빌려봤던것 같은데 지금생각하면 초딩한테 청불 비디오를 잘도 빌려줬다는 생각이 들어요. 기묘하게도 리쎌웨폰생각을 하니 비디오가게 아줌마 얼굴이 선명하게 떠오르네요 ㅋㅋ 덕분에 참 유해한 영상을 많이 보고 자랐습니다. 감사감사.
2022.01.11 20:07
터미네이터 보고 온 친구들이 '아싸라비싸라 베이비!!!' 라고 외치고 다니던 풍경이 떠오르는 추억담이네요. ㅋㅋ 헬리콥터에서 T-1000이 했던 대사가 '겟 아웃!' 인지 '겟 다운!' 인지를 놓고 싸우던 친구들도 있었고... (근데 뭐였죠?)
맞아요 그때 비디오가게 사장님들은 그냥 손님 오면 아무 거나 다 빌려주고 그랬죠. 저도 멋모르고 무서운 영화 보고 싶다고 '13일의 금요일6'을 빌려와서 열심히 보다가 작은 고모님에게 '넌 지금 뭘 보는 거냐?'라고 핀잔을 들었던 추억이 있어요. 근데 보지 말라고 안 하시고 걍 시크하게 지나가셨...
2022.01.11 20:17
그 조종사 뛰어내리는 장면 말씀이죠? 아마 겟아웃이 맞지않을까요. ㅋㅋ
2022.01.11 20:30
검색을 해보고 왜 그런 논쟁이 생겼었는지 30년만에 이해했습니다.
요것이 '겟 다운'
요것이 '겟 아웃'. ㅋㅋㅋㅋ 둘 다 있어서 그랬나봐요. 암튼 당시 '겟 아웃' 파로서 30년만에 승리의 기쁨을...
2022.01.11 20:28
글로버아조시 "하 ㅅㅂ 내가 이 나이에.." 타령은 요즘도 많이들 드립으로 쓰이죠 ㅎㅎ
2022.01.11 20:34
한국 버전으로 '이 나이에, 내가 하리?' 도 있었죠. ㅋㅋ
아직도 살아 계시고 활발히 활동도 하시는 분이 35년 전에 그런 드립을 치고 있었다니 좀 웃음도 나오구요.
그리고 이것 때문에 검색하다 알게된 건데, 리썰웨폰5 루머가 있군요. 멜 깁슨과 대니 글로버가 둘 다 나온다는 루머인가 본데 엄(...)
2022.01.11 20:41
2022.01.11 21:02
그 가족모임화 때문에 4편을 치를 떨 정도로 싫어하는 시리즈 팬들이 많았죠. ㅋㅋ 전 시리즈의 주인공들을 고르게 대접해주며 깔끔한 마무리(인기 떨어져서 그만 나오는 게 아니라!)를 준비해줬다는 점에서 4편을 완성도와 별개로 많이 좋아합니다만.
셰인 블랙의 '더 프레데터'는 망해가던 프랜차이즈에 원조 멤버가 등판해서 직접 관짝 못질을 시전했다는 평가들을 보고 무서워서 아직 안 봤습니다. 정말 그 정도로 나쁜가요. ㅋㅋㅋ
2022.01.11 21:36
2022.01.11 22:33
아...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니 조금 궁금해지는데요. ㅋㅋㅋ 근데 사실 프레데터는 그냥 1편에서 끝맺는 게 좋았을 것 같아요. 전 2편도 그럭저럭 즐겁게 봤지만 이 프레데터란 놈들의 실체에 대한 설정이 하나씩 밝혀질 때마다 오히려 매력은 떨어져가는 느낌이...
2022.01.11 21:14
2022.01.11 22:35
아마 Bigcat님도 '두 형사'를 보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ㅋㅋ 아주 옛날에 보셨으면 '두 형사'였고, 좀 나중에 보셨으면 '리쎌 웨폰'이었을 수도 있구요.
그렇죠? 정말로 이 두 분의 티키타카는 고퀄이었다니까요!! 막 남들 대화할 때도 뒤에서 자막 번역이 불가능할 정도로 떠들어대고. ㅋㅋㅋㅋ
2022.01.12 11:24
2022.01.12 08:50
2022.01.12 09:46
당시엔 그렇게 이유를 알 수 없게 늦게 개봉하는 경우가 흔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동시 개봉일 경우엔 그것 자체가 홍보 포인트로 들어가고 그랬죠. 전세계 동시 개봉!!! ㅋㅋ 요즘엔 한국에서 최초 개봉하는 경우들까지 있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그럴 때 삐짜(아 이 표현 얼마만인지 ㅋㅋ) 비디오로 먼저 돌아서 개봉도 전에 스포일러 살포하고 다니는 애들도 많았는데... 그땐 그게 욕 먹을 게 아니라 걍 자랑스럽고 부러울 일이었단 것도 참 격세지감이구요.
2022.01.12 09:47
비디오 테이프로 재밌게 봤던 영화군요.
저도 티비로 모든 시리즈를 다 봤던 것 같아요...
그당시 재밌게 봤었죠.
2022.01.12 09:54
전 1, 2는 어려서 티비&비디오로. 3은 극장. 4는 군대 가는 바람에 비디오... 이렇게 봤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유난히 3편이 인상 깊게(가장 재밌게는 아니고) 남아 있어요. 아마 극장에서 다회차 관람 했던 걸로. ㅋㅋ
2022.01.12 19:49
이 영화 뿐만 아니라 [마지막 보이스카웃], [롱 키스 굿나잇], [키스 키스 뱅 뱅], [아이언맨 3], [나이스 가이즈]까지 셰인 블랙 영화 상당수가 크리스마스 영화지요. 말씀하신 바로 그 점에 매혹을 느낀다고 해요. 대놓고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는 장소보다는 로스앤젤레스처럼 크리스마스 티가 잘 나지 않는 동네에서 보물찾기 하듯 자세히 보면 눈에 들어오는 크리스마스의 작은 조각 같은 것들이 마법처럼 느껴진다고요.
2022.01.12 23:20
어둠의 크리스마스 덕후라니 재밌는 캐릭터네요. ㅋㅋ 실제로도 리썰웨폰 1편은 크리스마스 이브에 개봉했더라구요.
아아...라떼는...요즘 아는 형과 이런 이야기 하지 말자고 다짐했건만....그립습니다. 1편의 마지막 액션 장면들은 참 재미있게 봤고, 비교 대상이 맞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스텔론의 <코브라>나 <탱고와 캐쉬>를 보고 나면 멜 깁슨이 연기를 참 잘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라이 형사에게 총만 쥐어준다고 해서 다 리썰웨폰 같은 영화가 나오지는 않는다는 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