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23 15:18
풍류대장 12회입니다.
이제 마지막회입니다.
톱6의 파이널 대결입니다.
파이널은 시청자 문자 투표 50%, 심사위원 점수 40%, 온라인 사전 투표 10%를 합산한 점수로 최종 순위가 결정됩니다.
첫 도전자 이상은 아바의 ‘Gimme! Gimme! Gimme!’와 김부자의 ‘달타령’을 매시업했습니다.
신명나는 남사당패 풍물놀이까지 더해져, 음악 뿐만 아니라 제대로 판을 벌려 노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심사위원 점수는 765점을 받았습니다.
다음 도전자 AUX는 H.O.T.의 ‘전사의 후예’와 춘향가 중 십장가 대목을 매시업했습니다.
춘향이 곤장 맞는 장면과 '날 짓밟았어, 하나 남은 꿈도 빼앗아갔어'라는 가사와 불안한 피리 소리가 이렇게 찰떡같이 붙을 수가. 강렬하고 폭발적인 무대는 심사위원들의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심사위원 점수는 782점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다음 도전자 김주리는 송골매의 ‘모두 다 사랑하리’를 선곡하고 '도산십이곡'을 매시업했습니다.
김주리는 화려한 퍼포먼스를 배제하고 탄탄한 가창력만으로 무대를 가득 채웠고, 합창단의 웅장한 코러스와 함께 마무리하면서 놀라운 흡인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심사위원 점수는 761점을 받았습니다. 우영 심사위원은 100점을 주었습니다.
다음 도전자 온도는 박정현의 ‘몽중인’과 ‘흥타령’의 꿈이로다 대목을 매시업했습니다.
난해한 원곡을 온도의 색깔로 재해석해낸 무대는 원곡자 박정현이 영감을 받았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을 만한 훌륭한 공연이었습니다.
심사위원 점수는 762점을 받았습니다.
다음 도전자 김준수는 빅뱅의 ‘뱅뱅뱅’과 ‘수궁가’의 토끼 잡아들이는 대목을 매시업했습니다.
토끼가 자기 정체를 속이려 거짓말하는 내용과 '다 꼼짝 마라'는 가사도 딱 맞아 떨어지네요. 화려한 백댄서들과 함께 또 한 번 레전드로 남을 무대를 만들어 냈습니다.
심사위원 점수는 782점으로 AUX와 동점을 받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서도밴드는 창작곡 ‘바다’를 선곡했습니다.
한마디로 명불허전입니다. 찬조출연한 가야금 선율이 웅장한 울림을 더하고, 클라이막스에 접어들어 '바다'라는 단순한 가사의 반복 만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며 모든 것을 압도하는 아름다움을 보여주었습니다.
심사위원 점수는 794점. 유래 없는 최고점입니다. 100점 3명, 99점 4명, 98점 1명. 역대 각종 경연을 통틀어도 이 정도의 고득점을 본 기억이 없습니다.
실시간 시청자 문자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스페셜 무대들이 펼쳐졌습니다.
첫 무대는 성시경과 최여완의 '그대네요'. 감미로운 발라드와 청아한 정가의 음색이 잘 어울리는 무대입니다.
다음 무대는 송가인과 AUX의 '영원한 친구'. 절친 두 사람의 흥겨운 호흡이 돋보이는 신나는 무대입니다.
다음은 박정현과 서도밴드의 ‘이별가’. 최고와 최고의 만남. 어떻게 이렇게 노래를 잘 할 수 있을까 봐도 봐도 놀라게 만드는 '전교1등' 박정현, 그리고 거기에 밀리지 않고 너무나 멋진 합을 만들어 낸 '풍류대장' 서도밴드의 또한번 놀라운 무대입니다. 객석이 눈물바다가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적과 최예림·최재구·오단해·구민지·신동재의 ‘같이 걸을까’. '걱정말아요 그대'로 시작해, 국악인들의 사연을 담은 작창으로 이어지며 '같이 걸을까'의 절창으로 마무리하는, 국악 크로스오버의 새로운 도전을 이어온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는 축하와 격려의 무대였습니다.
브라질에서 온 세계적인 DJ 알록이 파이널 무대 등장해 소셜미디어를 통해 ‘풍류대장’을 알게 되었고 크로스오버를 하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다면서 축하를 더했습니다. 온 김에 공연이라도 좀 했으면 좋았을텐데요.
최종 집계 결과 이날 결과 제 1대 풍류대장은 서도밴드로 결정되었습니다. 2위 김준수, 3위 AUX, 4위 김주리, 5위 이상, 6위 온도의 순이었습니다.
국악과 대중음악의 크로스오버를 통해 국악의 멋과 맛을 알리기 위해 시작된 풍류대장은 최정상급 국악인들의 노력과 실력으로 놀라운 무대들을 선보이며 화려하게 막을 내렸습니다.
소리꾼들의 진정성과 절절한 사연들이 관객을 숙연하게 했고, 시청자들에게 정가의 매력과 생소한 국악기의 아름다움을 알려 주었습니다. 이런 반향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말고, 국악이 좀 더 대중들에게 친근하게 받아들여져 대중음악의 지평을 넓혀나가길 바라 마지않습니다.
JTBC는 팸텀싱어 - 슈퍼밴드 - 풍류대장 - 싱어게인으로 이어지는 성공적인 싸이클을 정착시켜 오디션의 명가로 거듭나는군요.
2021.12.23 15:45
2021.12.24 10:11
감사합니다.
괜히 시작했다는 후회 속에, 이왕 시작한 거 끝은 내야겠다는 의무감으로 마무리했네요.
오랜만에 게시판에 뭐라도 꾸준히 올리는 재미도 있고요.
2021.12.23 16:48
솔직히 초반 회차에서는
'대체 이런 걸 왜하는 걸까?'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양악끼리의 크로스오버에 비해 국악과 대중음악(양악)의 합은 너무 이질감이 컷고 서로 잘 안붙는다는 감상이 컷습니다.
그런데 중반을 지나가며 내 귀도 어느 덧 익숙해지고 또 참가자들도 한 번 필터링이 되고 나니
슬슬 처음 생각보다 감상이 훨씬 나아지더군요.
그리고 서도밴드는 예전에 아마 너의 목소리가 보여 에 실력자로 참여했을 때 그 이름을 처음 인지했을 겁니다.
그때도 참 잘하는 사람이다.(밴드로서 보다는 보컬로 먼저 인지를 했죠)하는 감상이 있었는데
풍류대장의 어떤 방향성을 제시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의 감상이었습니다.
이미 있는 장르의 크로스오버라는 느낌보다 정말 그냥 하나의 장르 라는 감상이었죠(소위 그들이 말하는 조선팝이랄까요)
물론 제가 그렇게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듣는 감상자가 아니기 때문에 단지 견문이 짧아서 그렇게 느낀 것일 수도 있습니다.
뭐 제 감상이야 어쨌든간에 서도밴드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그리고 김준수는 정말 올툴플레이어더군요. 연기, 춤, 노래, 등 무대에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에서 빠지는 게 없는데 심지어 얼굴 머리도 좋아요.
정말 영리한 선곡과 편곡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왜 주연을 놓치지 않는다는 얘길 듣는지 알 것 같더군요.
국악 쪽에서 정말 놓치기 싫을 캐릭터였습니다.
그리고 다른 거 다 빼고 가창이라는 면에서 가장 압도적이었던 사람은 박정현 김주리였습니다. 최종 무대 보다는 바로 그 전의 한계령 무대가 그 절정이었죠.
연기고 밴드고 뭐고 다 모르겠고 내가 노래 하나로 어디까지 가나 보여주마 하는 느낌이랄까요. 그야말로 감상자의 멱살을 잡고 감정의 격류를 거슬러 올라가는 것 같은 가창이었죠.
말씀처럼 JTBC가 천편일률적인 오디션 프로그램 중에 상당히 색다른 시도들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면서 Kpop에만 매몰되는 CJ의 Mnet에 비해 더 나은 음악방송사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ㅋㅋ(그런데 왜때무네 드라마는 성적도 별로인데 구설이 많아서리)
물론 그럼에도 국악은 편히 듣기엔 좀 힘든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점점 이지리스닝 계열이 힘을 쓰는 요즘 시류(그냥 제 느낌입니다)에 비추어보면
가사에서도 훨씬 신경을 집중하게 만들고 창법도 꽤 귀를 찌르는 편이고 악기류도 상당히 거친 소리가 많이 들어가죠.
이런 부분이 다시 강점으로 작용할 시대를 만나지 않으면 앞으로도 음원차트 상위에서 만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지만
적어도 공연에서는 다른 세계가 열릴 수 있지 않을까 해요.
앞선 JTBC의 오디션들 처럼 풍류대장으로도 콘서트 돌리며 뽕빨을 낼테니 그것만으로도 대중들에게 엄청 다가설 수 있을 거라 보구요.
모쪼록 이런 실력자들이 적어도 생계걱정을 하지는 않을 수 있는 세상이 되길 바랍니다.
2021.12.24 10:13
막줄 절대 공감입니다.
2022.01.04 09:25
크리스마스때 세상을 떠나 있다가 지금에야 답글을 답니다.
서도밴드 우승을 축하하고 그동안 열심히 글 올려주신 영화처럼님께 큰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다른 오디션 프로들은 출연자들에게 딴 직업이 있겠지 하면서 좀 안심할 수 있었는데
이 풍류대장은 출연자들의 생계걱정, 더 큰 무대에 제대로 대접받으며서 공연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들었어요.
다 음악만 하시는 분들 같아서.
JTBC 오디션 프로그램은 완전 응원합니다. 오디션의 명가 JTBC!!!
매주 정성스런 게시글로 알림이 역할을 해주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ㅋㅋㅋ
지금은 직장이라 못 보지만 집에 가서 다 보겠습니다. 덕택에 티비를 안 보는 제가 좋은 무대들 많이 봤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