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키호테에 대한 고찰

2021.12.21 11:26

어디로갈까 조회 수:808

조카: eemo~ 돈키호테가 왜 우스운 사람인 거에요?

나: (흠칫) 남들과 공유할 수 없는 환상에 빠져 있기 때문이지.

나:  그가 풍차가 거인이라 생각하면서 달려들 때, 산초가 그건 풍차일 뿐이라고 알려줬으나 막무가내인 돈키호테는 듣지 않았잖아.

나: 막무가내가 무슨 뜻인지 이해하니?

조카: obstinately?

나: 응


조카: 그걸 의견 차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나요?

조카: 어떤 사람은 그걸 풍차라고 부르고 어떤 사람은 거인이라고 생각하고 그럴 수 있잖아요.

나: (흠칫) 그건 사실의 문제일 뿐 해석의 문제가 아니란다. 이름에 대한 태도에서 둘은 갈라지는 거야.

조카: ??

나: 돈키호테는 사물에 엉뚱한 이름을 붙이잖아. 세상은 그에게 보이는 대로 존재할 뿐인 거지. 그가 보고 싶은 대로 말이야.

나: 그러나 불행히도 누구도 세계를 자기 식으로 바꿀 수 없어. 돈키호테의 문제는 그럴 능력이 없는데 그랬다는데 있는 거고.

조카: 어려워요.

나: 어떤 사람은 새로운 이름을 창안해 내고,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 내서 세상이 그것을 따라하게 해. 그걸 제도라고 하고 그게 사회의 의식을 바꾼단다.

 

나: 누구나 옳다고 생각한다고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가 될 수는 없어.

나: 돈키호테는 누구나에 대한 믿음이 없으며 오로지 자신의 환상만을 참이라 여기잖아. 그 환상에 다른 사람들이 의문을 걸어도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나: 한마디로 그는 강한 나르시시트인 거야. 

조카: 나르시시트에 대해서는 저도 생각해본 게 있어요. 정리해서 카톡할게요.

나: 오호 기대할게. (귀염~) 


뻘덧: 이 집 부모는 얼마나 아이 질문에 답을 안해주면 이토록 제게 알콩달콩 기대고 있는 걸까요. 언니 부부 런던 경시청에 고발하고 싶을 때가 많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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