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잡담....

2021.12.14 08:35

조성용 조회 수: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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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탄]

 [로우]의 감독 쥘리아 뒤쿠르노의 신작 [티탄]은 [로우]보다 상대적으로 덜 충격적이고 엽기적이지만, 그냥 편히 볼 영화는 절대 아닙니다. [로우]만큼 막가지는 않지만 여전히 여러모로 막장극이고, 그러니 보는 동안 자주 기가 막혀하지 않을 수 없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보게 만든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단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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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er of Soul (...Or, When the Revolution Could Not Be Televised)]

 다큐멘터리 영화 [Summer of Soul (...Or, When the Revolution Could Not Be Televised)]의 소재는 1969년 여름 뉴욕 할렘에서 열렸던 한 대규모 음악 콘서트 행사입니다. 유감스럽게도 같은 해 열린 우드스탁 페스티벌의 유명세에 가려져서 지금은 많이 잊혀 졌지만, 다행히 잘 보존된 영상 기록 덕분에 우린 수많은 흑인 유명 음악인들을 통해 나오는 하이라이트들을 접할 수 있지요. 기회 있으면 꼭 감상하시길 바랍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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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벳 언더그라운드]

 현재 애플 플러스를 통해 볼 수 있는 토드 헤인즈의 신작 [벨벳 언더그라운드]는 루 리드와 그의 밴드 벨벳 언더그라운드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헤인즈의 전작들 중 하나인 [아임 낫 데어]가 결코 평범한 밥 딜런 전기 영화가 아니었듯이, 본 다큐멘터리도 여러모로 평범하지는 않는데, 인터뷰와 자료 영상들을 느긋하고 자유롭게 섞으면서 나름대로의 분위기와 개성을 자아내는 게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어느 정도 인내가 요구되지만, 일단 적응이 되면 흥미진진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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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 마이 카]

 하마구치 류스케의 [해피 아워]를 보기 전에 그의 최신작 [드라이브 마이 카]로 준비 운동을 좀 해봤습니다. 상영시간이 3시간에 달하는 가운데 건조하고 담담하기 그지없으니 처음에 부담이 좀 갔지만, 동시에 상당한 흡인력과 감정적 위력이 있는 작품이더군요. 한마디로 올해의 명작들 중 하나입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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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중]

 [간호중]를 보기 전에 별 기대는 하지 않았었는데 의외로 꽤 괜찮게 봤습니다. 물론 간소한 TV 에피소드 한 편을 극장판으로 확장한 티는 여기저기 나는 가운데 이야기와 소재는 딱히 신선하지 않지만, 배우들의 호연 덕분에 상영시간이 생각보다 잘 흘러가더군요. 전반적으로 새로운 것 없지만, 이유영, 엄혜란, 그리고 예수정 이 세 분들 덕분에 어느 정도 만족스러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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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슨]

 가끔 의도는 좋지만 정작 결과는 별로인 영화들을 마주치곤 하는데, [리슨]은 그러한 예들 중 하나입니다. 어쩌다가 그만 사회복지처에게 애들을 뺏기게 된 이민자 부모의 사정이야 절박하기 그지없지만, 영화는 이들의 상황을 너무 단순하고 얄팍하게 그려내니 슬슬 불만족스럽더군요. 진솔하기는 하지만 서투르기 그지없습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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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일이]

 한국 애니메이션 영화 [태일이]는 예고편을 보면서 예상했던 것 이상은 아니었지만, 여전히 상당한 감정적 호소력이 있습니다. 이야기가 얼마나 실화에 가까운지는 모르겠지만, 영화가 우직하게 이야기와 캐릭터를 굴려가면서 자아내는 순간들을 보다 보면, 수많은 노동자들에게 여전히 부당하기 그지없는 지금의 대한민국 현실을 돌이켜 보지 않을 수 없고, 그러기 때문에 영화의 결말을 보다보면 울컥거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목표 범위 안에서 할 건 다했다는 점에서 점수를 줄만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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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체이탈자]

 [유체이탈자]가 지난달에 개봉될 때 전 별다른 관심이 없어서 그냥 지나쳤습니다. 그러다가 나중에 듀나님 평을 읽고 나서 관심이 뒤늦게 생겨서 한 번 봤는데, 영화는 생각보다 꽤 재미있었습니다. 이야기 설정은 여기저기서 많이 빌려왔긴 했지만, 이 설정이 일단 딱 잡히고 난 다음에 영화는 부지런하게 재미와 스릴을 제공하고 있는 편이고, 모든 게 설명되면서 비교적 덜 흥미로워지게 되는 절정 부분도 어느 정도 넘어갈 만했습니다. 설정과 소재를 좀 더 재미있게 갖고 놀 수도 있었겠지만, 여러모로 상당히 즐겼으니 괜히 툴툴거리지 않으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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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뉴욕 다이어리]

 원제가 [My Salinger Year]인 [마이 뉴욕 다이어리]는 조애나 래코프의 동명 회고록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영화에 반영된 것처럼 래코프는 1990년대에 뉴욕의 한 유명 저작권 대리업체에서 사장 비서로 일했고 그 업체의 유명 고객들 중 한 명인 J.D. 샐린저를 간간히 접하기도 했는데, 영화는 그녀 실화에 상당한 허구를 가미하면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아류작 같은 결과물을 내놓았습니다. 전반적으로 좀 무른 편이지만, 주연 배우 마가렛 퀄리가 상당한 존재감과 매력을 풀풀 풍기면서 돌아다니는 걸 보는 재미 등 여러 장점들이 있으니 살짝 추천해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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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아워]

 하마구치 류스케의 [해피 아워]는 엄청 긴 영화입니다. 인터미션 빼도 상영시간이 5시간이 넘으니 처음엔 버겁긴 하지만, 영화의 느릿한 흐름에 적응되다 보면 알찬 각본과 좋은 연기에 더 집중하게 되더군요. 여전히 길긴 하지만, 평론가 로저 이버트가 한 말이 생각납니다.  “No good movie is too long, and no bad movie is short enough.”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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