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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칸토: 마법의 세계]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엔칸토: 마법의 세계]는 예상보다 소박한 편이었습니다. 줄거리가 꽤 단순한 편이지만, 이야기와 캐릭터에 어느 정도 문화적/지역적 개성을 불어넣은 다음 잘 굴려가고 있으니 짧은 상영시간이 잘 흘러가더군요. 비록 본편 상영 전에 보여준 단편 애니메이션 영화 [Far From the Tree]가 살짝 더 마음에 들었지만, 전반적으로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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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없는 로맨스]

  정가영 감독의 신작 [연애 없는 로맨스]는 워낙 뻔해서 제 관심을 유지하는데 실패했지만, 그래도 장점들이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결말이 약한 게 여전히 거슬렸지만 로맨틱 코미디로서 할 일을 거의 다 하는 가운데, 근래에 들어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중인 전종서의 다른 면을 볼 수 있거든요. [버닝], [콜], 그리고 이 영화를 나란히 보시면 그녀가 정말 실력과 존재감 철철 넘치는 배우라는 걸 확실히 아실 수 있을 겁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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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네이크헤드]

 뉴욕 시 차이나타운을 무대로 한 범죄 스릴러 영화 [스네이크헤드]는 전형적인 장르물이지만 나름대로의 재미있는 변주를 하고 있습니다. 범죄자 여주인공과 그녀의 여성 두목 간의 관계 발전을 보다 보면 자동적으로 국내영화 [차이나타운]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는데, 단지 여기선 이를 좀 더 냉정하게 다루면서 조직의 쓴 맛을 보여주고 있지요.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쏠쏠한 재미와 흥미는 있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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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윈 킬즈]

 데이빗 고든 그린의 [할로윈 킬즈]는 2018년에 나온 그의 전작 [할로윈]의 속편입니다. 영화는 2018년 영화가 끝난 지점에서 바로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여느 웬만한 슬래셔 호러 영화 속편들처럼 본 영화도 전편보다 더 많은 사상자들을 내면서 판을 더 크게 벌이려고 하지요. 유감스럽게도, 그 결과는 매우 밍밍한 가운데 전편에서 이룩한 걸 상당히 망쳐놓았으니, 차라리 넷플릭스에서 피어 스트리트 삼부작이나 대신 보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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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로 불리는 소년]

 넷플릭스 영화 [크리스마스로 불리는 소년]은 제목에서 보다시피 다가오는 올 크리스마스 시즌을 위한 기성품입니다. 여러모로 딱히 새로울 것 없지만, 전반적으로 잘 만든 기성품인 가운데 출연 배우들도 든든한 편이니 괜히 툴툴거릴 필요는 없지요. 아, 그리고 영화는 샐리 호킨스가 악역으로서 의외로 그럴싸하니, 듀나님처럼 호킨스의 팬이시면 꼭 챙겨보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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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녀도]

 2018년에 만들어졌지만 이제야 나온 애니메이션 영화 [무녀도]는 1936년 김동리의 동명 단편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어릴 때 읽은 걸 잘 기억하고 있어서 어느 정도 기대가 갔지만, 유감스럽게 결과물은 이야기 면에서 투박하고 어설픈 티가 간간히 나서 그다지 잘 몰입할 수가 없었고, 이를 뮤지컬로 보완하려고 하는 시도도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시도는 좋았지만, 이보다 더 잘 할 수 있었을 겁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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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세션: 치유의 행진]

 로버트 그린의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영화 [프로세션: 치유의 행진]은 어릴 때 가톨릭 신부에게 성적학대를 당한 여섯 명의 남성 생존자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그들의 증언을 그냥 대갈치기 인터뷰 형식으로 보여주는 대신에, 그린은 이들에게 자신들의 학대 경험들에 바탕을 둔 재현 장면들을 만드는 것에 협조해줄 것 부탁했고, 다큐멘터리는 이들의 준비와 촬영 과정을 가까이 들여다보면서 상당한 감정적 순간들을 자아내곤 합니다. 형식 자체로도 매우 흥미롭지만, 그 결과도 상당히 잊을 수 없더군요.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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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동지들!]

 작년에 아카데미 국제영화상 최종 리스트에 오르기도 한 러시아 영화 [친애하는 동지들!]은 1962년 6월 구 소련의 어느 한 산업 도시에서 일어난 파업과 그에 따른 진압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영화의 주인공 루드밀라는 열혈 공산당원이자 시 행정위원답게 당연히 파업을 좋지 않게 보지만, 이 파업이 가차 없이 진압당하고 은폐당하는 걸 직접 목도하면서 그녀의 굳건한 세계관은 흔들려져만 가고, 그것도 모자라서 그녀의 딸은 그 와중에 실종됩니다. 전반부의 건조한 부조리에 비해 후반부는 노골적인 멜로드라마이지만, 이는 생각보다 잘 먹히는 편인 가운데 흑백 필름을 통해 생생히 보여 지는 1960년대 구 소련 사회의 사실적인 풍경도 좋은 볼거리입니다. 결말이 좀 작위적이긴 하지만, 앞으로 30년 가까이 더 고생해야 되는 주인공에게 그 정도 위안은 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1/2)


P.S.

 그나저나, 보는 동안 간간히 광주 민주 항쟁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동네나 저 동네나 공권력의 만행은 별 차이가 나지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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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들의 그날 밤]

 아카데미 국제영화상 최종 리스트에 오르기도 한 코트디부아르 영화 [왕들의 그날 밤]의 주 무대는 코트디부아르의 한 악명 놓은 대형 교도소를 무대로 하고 있습니다. 막 교도소에 수감된 젊은 주인공은 그 고립된 동네에서 두목을 해온 수감자에 찍히게 되는데, 두목의 명령대로 그는 붉은 달의 밤 동안 다른 수감자들에게 무슨 이야기이라도 해서 살아남아야 합니다. 그가 결국 한 이야기를 술술 풀어나가면서 영화는 현실과 환상을 오고 가면서 여러 인상적인 순간들을 자아내는데, 그런 동안 우리는 코트디부아르의 문화/역사적 배경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아가게 됩니다. 전체적으로 소박하지만, 의외로 독특하면서도 강한 여운을 남기는 편입니다. (***1/2)


P.S. 

  드니 라방이 수감자들 중 한 명으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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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휴먼스]

 스티브 카람의 [더 휴먼스]는 토니 상을 받기도 한 카람의 동명 희곡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영화의 주 무대는 뉴욕 시 차이나타운 동네에 자리 잡은 어느 낡은 아파트인데, 여기에 막 이사 온 브리짓과 그녀의 남자친구 리처드는 그녀의 가족과 함께 조촐한 추수감사절 저녁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이미 수많은 가족 드라마 혹은 코미디 영화들이 이런 설정을 거쳐 갔지만, 영화는 담백하고 황량한 분위기 아래에서 서서히 주인공들 사이의 소원함과 고립감을 잘 전달하고 있고, 출연배우들의 과시 없는 앙상블 연기도 볼만한 편입니다. 간간히 텁텁하지만, 여전히 좋은 가족 실내극이니 살짝 추천해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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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펜서]

 파블로 라라인의 신작 [스펜서]는 그의 전작 [재키]와 일단 비교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단 둘 다 실존 여성 인물을 소재로 하고 있는 가운데 그들 각각의 심리적 위기 상황을 덤덤하게 조명하고 있거든요. [재키]가 갑작스럽게 역할을 잃어버린 주인공의 혼란에 주목했다면, [스펜서]는 떠넘겨진 역할에 무너져가는 주인공의 혼란에 주목하고 있는데, 그 결과는 전자만큼이나 차가우면서도 흥미로운 분석 심리극입니다. 주연을 맡은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연기는 [재키]의 내털리 포트먼 못지않게 좋은데, 내년에 오스카 타도 전 놀라지 않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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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 리처드]

 [킹 리처드]는 실제 유명 테니스 선수들인 비너스와 셀레나 윌리엄스의 아버지 리처드 윌리엄스를 중점으로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결과물은 간간히 평탄하고 진부하긴 하지만, 아마 내년에 오스카 후보에 오를 윌 스미스를 비롯한 출연 배우들의 호연 덕분에 2시간 넘는 상영시간은 꽤 잘 흘러가더군요. 여전히 전형적인 감동 드라마 그 이상은 아니지만, 그냥 기분 좋게 넘어가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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