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벌써 나온지 10년 됐네요. 런닝타임은 93분. 장르는 액션이고 스포일러는 없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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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측할 수 없었긴 합니다.)



 - 식당에 홀로 앉아 누군가를 기다리던 지나 카라노가 자기가 바라던 사람 대신 와서 자길 잡아가려 하는 채닝 테이텀을 두들겨 패면서 시작합니다. 죄 없는 손님 총각 하나를 붙들어 그 사람 차를 함께 타고 도망가며 별로 알고 싶지도 않을 자기 사연을 줄줄이 읊어대고, 그 사연이 이제 하나씩 영상으로 펼쳐지는 거죠.

 근데... 뭐 별로 스토리를 소개하고 싶지 않습니다. 거의 아무런 의미가 없거든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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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쌍한 남자분. 그래도 이 영화의 톱스타 남자분들보다 더 오래 나오십니다.)



 - 그러니까 결국 이런 겁니다. 지나 카라노가 식당에서 채닝 테이텀을 두들겨 팹니다. 잠시 후엔 임무를 수행하며 이름 모를 남자들을 두들겨 패구요. 그 다음 임무에서 마이클 파스밴더를 두들겨 팹니다. 그 외엔 이제 남은 남자 배우가 유완 맥그리거, 마이클 더글라스, 안토니오 반데라스와 마티유 카소베츠인데 지나 카라노가 과연 이 중에 몇 명이나 더 두들겨 패고 몇 명이나 죽일 것인지를 궁금해하며 보는 영화죠.


 스토리가 있긴 한데... 정말로 그냥 간신히 존재하기만 합니다. 그저 이 배경에서 다음 배경으로, 이 임무에서 다음 임무로 간신히 이어주는 정도. 보다보면 지금 얘 임무가 원래 뭐였더라?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별로 오래 안 들어요. 등장 인물들도 별로 신경 안 쓰는 것 같습니다. 지나 카라노 외의 캐릭터들의 머리 속엔 그저 '지나 카라노를 죽여야 한다'는 생각만 들어 있는 것 같고. 지나 카라노 역시 '나를 죽이려는 애들을 죽여야 한다' 는 것 외엔 별다른 생각이 느껴지지 않아요. 런닝 타임은 짧아, 때려 아가씨야. 뭐 이런 느낌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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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얍!)



 - 그러니까 제목에다가 포르노 드립을 친 건 이렇게 액션 외엔 거의 아무 것도 의미 없는 영화라서... 그런 건데요. 거기에 덧붙여서 괴이하게도, 촬영 느낌도 좀 그렇습니다. 액션 장면은 정말 재밌게 잘 찍었는데 액션과 액션 사이를 이어붙여 주는 장면들은 정말 간신히 '필요하니까 최대한 짧게, 넣어는 준다' 이런 느낌이에요. 심지어 이런 장면들은 뭔가 질감도 싸굴틱(...)하게 느껴질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리고 액션은 뭐. 호쾌합니다. 근데 이게 뭐랄까... 설명하기가 좀 힘드네요. 일단 다들 아시다시피 지나 카라노는 정말로 실력이 있는 이종 격투기 선수였죠. 전설의 레전드급 이런 건 아니지만 뭐 충분히 잘 했구요. 그래서 영화를 보다보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냥 일반 배우가 열심히 연습해서 하는 거나, 아님 그냥 무용이나 다른 스포츠 실력자가 열심히 연습해서 하는 거랑 확실히 다르구나. 이게 진짜 전문가의 쥐어팸(...)이구나... 그런 생각이요. 액션 장면의 안무가 괜찮긴 한데 그렇게 특출난 느낌은 아니거든요. 근데 그냥 단순한 주먹질, 발길질의 느낌이 다릅니다. 특별히 한 방 한 방을 돋보이게 해주는 연출은 아닌데, 그냥 지인짜 아파 보여요. ㅋㅋㅋ 그리고 지나 카라노는 당연히도 실제로 그런 타격이 가능한 인간의 신체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액션 장면의 신뢰도(?)도 높아지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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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사람을 패기 위해 전력 질주 중인 지나 카라노씨)


 

 - 그 외엔 뭐... 얘기할 게 뭐가 있을까요.

 그냥 좀 웃깁니다. 위에도 적었듯 쟁쟁한 남자 배우들이 우루루 몰려 나와서 지나 카라노에게 얻어 터지기 위해 줄을 서는 영화에요. 원래 소더버그가 이렇게 화려한 캐스팅을 일부러 좀 낭비하듯 써먹는 식의 영화를 종종 찍는데. 제가 소더버그 영화를 다 본 건 아니지만 이 영화가 절정 아니었나 싶습니다. 맡은 역할들이 어찌나 하찮은지 보다보면 웃음이 나올 지경이거든요. 게다가 그들을 쥐어패는 게 배우 경력으론 초짜인 이종 격투기 선수라서 더 웃겨요. 이 귀하신 몸들이 이런 역할들이라니. 이게 영화의 재미라고 하면 좀 이상하지만, 그래도 그게 정말로 상당히 재밌는 걸요. ㅋ 캐스팅에 기대를 하고 극장을 찾은 관객들이 저와 같은 '재미'를 느꼈을진 모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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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아압!!!)


 그리고 그런 웃김에 일익을 담당하는 게 지나 카라노의 연기에요. 뭐 막 발연기다... 이럴 정돈 아니거든요. 애초에 '연기'가 필요한 상황이 별로 없기도 하구요. 근데 아무래도 좀 어색하고 그 어색함을 계속해서 자신만만한 미소로 덮는데 그래서 웃깁니다. 마치 미국 프로레슬링 무대 위에서 연기하는 레슬러들 같아요. '나는 짱 강하고 곧 너의 뼈와 살을 분리해주겠다!!!'라고 선언하는 그분들을 보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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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쨌든 이런 것만 잘 어울리면 됩니다. 그런 영화니까요.)



 - 종합하자면 뭐... 제목에 적은대로 액션 포르노입니다. 스토리 따위 신경 끄고 대애충 짱 센 여성이 찌질한 남자 악당들 쥐어 패는 구경으로 시간 때우는 거죠. 다행히도 잘 캐스팅된 주인공과 성실하게 맞아주는 남자 스타들 덕에 그 구경은 상당히 괜찮구요.

 평범한 방향으로 멀쩡하게 잘 만든 영화를 기대한다면 좀 욕이 나올 수도 있지만. 그래도 '아 이게 뭐얔ㅋㅋㅋ' 과 같은 식으로 흥겹게 볼 수 있는 영화였어요. 결말이 꼭 속편을 암시하는 것처럼 끝나는데, 다들 아시다시피 나오진 않았죠. 잘 한 일이라고 봅니다. 흥행이 망한 영화는 아니었지만 아마 속편을 만들었다면 확실히 망했을 거에요. ㅋㅋㅋ




 + 구글에서 영화 제목을 검색하면 '사람들이 자주 하는 질문' 중에 이런 게 있습니다.


 Is haywire a good movie?


 하하하하.



 ++ 영화를 보고 나서 검색을 해봤더니... 지나 카라노는 망했군요.

 동성애, 트랜스젠더에 대해 요상한 태도를 보였고. 단순한 공화당 지지를 넘어 작년 트럼프 대선 결과를 조작이라고 주장한다거나. 결정적으로 최근엔 유태인/홀로코스트까지 건드렸나 봐요. 흠...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알게 돼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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