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02 13:02
1회의 마지막에 엉망이 되어 부어오르는 박상병의 얼굴은 일반적인 드라마의 상처 표현방식과 다르게 현실적이라서 무척 섬뜩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동안 미묘한 노안배우같았던 김성균은 이제야 얼굴과 나이가 어울려 보입니다.
뿌옇게 번지는 조명효과가 특이한데 어떤 의도인지 궁금합니다.
구교환은 유해진을 한스푼 넣은듯한 연기를 합니다.
안이병이나 조일병이 예전에 운동을 했다는건 가끔씩 터져나오는 폭력성에 현실성을 더해주긴하지만 노골적인 권격액션같은 몇몇씬들은 너무 상업적인 선택같았고 군대의 폭력성을 고발하는 주제의식과 배치되는것 같았습니다.
6회는 조일병뿐만 아니라 군대 전체가 그간 쌓인 폭력성이 폭발하는듯한 연출인건 알겠는데 형사사건에 겨우 영관급이 독단으로 특임대를 보낸다든지 경찰도 덩달아 흥분해서 결국 조일병에게 어거지로 총을 쥐어주는 전개는 보면서 짜게 식는 느낌이었습니다. 조일병이 체포되어 폭력사건 조사가 되든 묻히든 하는 진행을 애초에 막아놓은 것을 전제로 하니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를 쥐어짜는 것 같았습니다. 5,6회는 전체적으로 다들 흥분된 분위기였습니다.
6회를 마치고 든 생각은 군대의 폭력문제의 해결은 모병제 같은걸로는 택도 없겠다였습니다. 이걸 사병들간의 문제로 치부하는 것이야말로 이 문제를 가장 호도하는 것일겁니다.
2021.09.02 13:27
2021.09.02 13:30
뺑반에서 두가지 이야기가 기괴하게 접합된 느낌을 다른 방식이지만 비슷하게 받았습니다.
2021.09.02 13:39
말씀하신 짜게 식는 부분에 100% 공감해요. 마지막에 안이병이 좌향좌 하는 장면이 제일 별로였어요. 너무 과한 메타포에 알러지가 있어서...
그럼에도 트라우마를 다루는 작품들이 쉽게 범하는 오류(피해자 과몰입)가 없다는 점에서 좋았습니다. 이런 저런 디테일들이 서사에 자연스럽게 섞여가는 테크닉들도 훌륭했구요.
강추까지는 아니지만 볼 가치가 있는 시리즈라고 생각해요.
요즘 군대는 구타가 없어지고 더 영악하게 괴롭히는 추세라고 하더군요. 학교도 마찬가지구요.
부조리는 어찌나 유연한지 이렇게 저렇게 막아도 어떻게든 빠져나와 형체를 만들어냅니다. 그래서인가 저는 언젠가부터 시스템을 믿지 않아요.
하지만 극중 대사처럼 뭐라도 해야죠.
2021.09.02 14:05
주인공들이 방관자의 입장인게 작품의 가장 훌륭한 점같았어요.
2021.09.02 17:32
dp 아직 안봤는데 저는 정해인을 로코물로 소비하는게 틀렸다고 생각했거든요.
처음에 정해인을 본게 슬감이었는데 거기서 곱상한 얼굴에 제복(죄수복이거나 군복이거나) 입은게 이상케 멋졌어요.
그래서 항상 정해인은 제복을 입혀야한다고 말하고 다녔는데 이번에 제대로 자기 옷을 찾은 느낌입니다.
그렇지만 군대 트라우마가 떠오를까봐 dp는 못보겠습니다.
2021.09.02 17:50
저도 정해인은 생글거리는 로코 표정이 그리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2021.09.03 09:59
특임대를 보내는 이유가 대학로 사건을 예로 들었으니 얼추 알리바이는 맞췄다고 보여져요.
현역 전역 한 사람들은 조일병에게 감정이입하고 아무도 자신이 황병장이라고는 말하지 않고 있어요. 정확하게는 자신이 조일병인지 황병장인지 부터 파악을 해야 할 겁니다. 누군가에겐 자기가 조일병이었겠지만 누군가에겐 황병장이었을 테니까요.
결국 직장인 주제에 국방의 의무를 하러 온 병사들의 부조리를 방조하고 조장한 장교를 비롯한 간부새끼들이 처벌을 받고 찾아 다니면서 죽여 버려야 바뀌는데 마지막 병사가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눈앞에 있는 같은 사병들을 쏴버리고 바뀌려면 뭐라도 해야 한다면서 끝나는 것이 한계라고 보여져요.
위를 조져야 시스템도 바꾸고 그들에게도 공포가 심어져야 문화도 스스로 바꿀 텐데 조장하고 방조하는 새끼들은 아무 피해가 없으니 그 시스템이 아무리 바껴도 그 바뀐 시스템 위에서 여전히 자신들은 군림하는 직장인으로 사병들을 괴롭히잖아요.
2021.09.03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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