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바낭] 1호가 나왔어요.

2021.08.26 11:10

가라 조회 수:637


24시간 365일 돌아가는 제조업을 다니고 있습니다.

교대근무를 하기 때문에, 확진자가 나오면 라인을 세워야 하고, 라인을 세우면 회사 매출이 줄고 이익이 줄고... 이렇게 흘러가기 때문에 방역수칙을 좀 요란스럽게 세웠습니다.

요란스럽게라고 한 이유는 이것 저것 있는데 이게 지킬 수 있는건가? 하는 항목도 있고, 이걸 왜 안하지 구멍 아냐? 라는 부분도 있고 그랬기 때문이죠.


다들 그렇지만 코로나 시국이 길어지면서 느슨해지기도 하고요.


작년부터 '누가 될지 모르지만 확진자 1호가 되서 공장을 세우게 되면 그 사람은 회사 생활 힘들어질거다' 라는 말들을 농반진반으로 하곤 했죠.

조금 더 진지하게 나가면, '사무실은 걸려도 된다. 현장에 전파만 안시키면 된다.' 라던가, '업무때문에 만난 사람한테 옮으면 그래도 괜찮은데, 놀러다니다 걸리면 힘들어지겠지' 같은 소리도 하고요.

(그 와중에 저희 팀원은 '내가 1호만 아니면 되니까 누가 걸려서 자가격리 2주하면서 집에서 쉬었으면 좋겠다' 라는 소리를 농담이랍시고 하고 다녀서 '그러다가 진짜 누가 걸리면 네 입방정 때문이라고 같이 욕 먹으니 그런 소리 하지 말아라' 라고 해도 계속 하고 다니고...)


그런데, 현장에서 1호가 나왔습니다.

술파는 노래방에서 음주와 노래를 하셨는데, 거기 확진자가 다녀갔고, 동선 겹쳤다고 검사 받았더니 양성.

그래서 같이 근무한, 동선 겹치는 사람들 다 검사 받았는데 다행히 추가 확진자는 아직은 없고요.

역학조사관이랑 시청공무원이 공장 와서 조사하고, 자가격리자 대상 추려서 통보 받았는데, 다행히 공장 세울 정도는 아닙니다만..

만약 추가 확진자가 나오면 공장 세워야 할지도.


자체 조사 보고때 주점에서 옮았다고 1차 보고를 했는데...

알고보니 술파는 노래방이라고 보고가 올라가서..

공장장이랑 본부장이 허위보고 했다고 대노했다고 합니다. 아니, 이 시국에 술집을 가나 노래방을 가나 어차피 거기서 거기 아닌가 싶지만.


팀장이나 현장 계장님들은 '하.. 이 시국에도 그런 곳을 참지 못하는 사람이 요기 있었네?' 하는 분위기구요. 아니 그런데 팀장님들도 저녁에 회식 하시잖아요. 4명씩 쪼개서... 


아직 이동네는 3단계인데, 계속 확진자 나와서 곧 4단계 갈 것 같다는 말도 나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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