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개봉제는 '나이트 플라이트'였는데 시크하게 씹어버리고 원제인 '레드 아이'로 등록을 해놨네요. 넷플릭스 참... ㅋㅋ 2005년작에 장르는 스릴러이고 런닝타임은 1시간 26분. 스포일러 없게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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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포스터 좋습니다. 뻔하지 않고, 영화 내용도 잘 반영하구요.)



 - 뭔지 알 수 없지만 분명 심각한 범죄일 거야... 싶은 장면이 초입에 조금 나오지만 대충 무시하구요. 우리의 레이첼 맥아담스는 호텔리어입니다. 아주 유능해요. 진상 고객 다루기도 능하고 이 양반 말만 듣는 높으신 단골 고객들이 여럿 있을 정도로 유능하네요. 근데 이 분이 어디 멀리 갔다가 비행기를 타고 직장으로 돌아오려는 중에 비행기가 연착이 됩니다. 직장에서 몸빵하고 있는 부사수를 위해 계속 전화 통화를 하며 호텔 일 처리하느라 정신이 없고, 공항에서도 이런 일 저런 일 귀찮은 상황이 막 벌어지는 가운데 대기줄에 서 있는 훈훈한 킬리언 머피가 몇 번 도움을 주네요. 어떻게 된 일인지 가는 데마다 마주치고 그 때마다 마치 운명의 파트너라도 되는 듯이 원하는대로 절묘하게 다 맞춰주는 이 남자. 그린 라이트가 팡팡 터지고, 결국 비행기에 탑승하고 보니 또 옆자리입니다? 하하호호 로맨틱하고 행복한 이야기... 가 될 리가 없잖아요 감독이 웨스 크레이븐인데. ㅋㅋ 결국 이 남자는 테러리스트였고, 주인공에게 접근한 건 주인공네 V.I.P.의 객실을 옮겨서 테러를 성공시키기 위한 거였네요. 반항하거나 남에게 알리려고 하면 집에 있는 아빠를 죽여 버리겠대요. 자 그럼 우리의 주인공은 어떻게 이 난관을 헤쳐나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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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기 좋아서 막 응원해주고 싶어지는 훈남 훈녀 커플입니다만.)



 - 장편 극장 영화만 따진다면 웨스 크레이븐의 유작은 '스크림4' 였어요. 그 전에는 비평, 흥행 양면으로 쪽박을 찼던 '마이 소울 투 테이크'가 있었고 (사실 전 안 봐서 아무 생각이 없습니다) 그 바로 전 영화가 바로 이 '레드 아이'입니다. 이 영화는 평도 괜찮고 흥행도 잘 됐으니 말하자면 웨스 크레이븐이 남긴 영화들 중 마지막 수작... 이라고 우겨볼 수 있겠습니다.



 - 근데 이 영화는 정말 어마어마한 소품이에요. ㅋㅋ 제작비나 이야기 규모는 물론이고 그냥 영화에 야심 자체가 없습니다. 별나게 독특하거나 새로운 이야길 하겠다든가, 되게 완벽한 뭘 만들어보겠다든가 그런 의지가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유일하게 봐줄만한 부분이라면 캐스팅인데, 레이첼 맥아담스와 킬리언 머피, 거기에 아빠역으로 브라이언 콕스까지 나오지만 2005년 기준으로는 주연들이 그렇게 톱스타도 아니었구요. 런닝타임도 크레딧 다 포함한 게 86분이니 뭐.


 그러니까 뭐랄까. 별 거 없이 평범한데 은근히 재밌어 보이는 시나리오가 있네? 이걸로 한 번 짭짤하게 재밌는 소품 하나 뚝딱 만들어볼까? 이런 느낌의 영화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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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르가 장르이다 보니 결국 이렇게...)



 - 챕터 구분 같은 건 없는 이야기지만 흐름상 크게 세 부분으로 아주 티나게 분리가 됩니다. 마치 로맨스물처럼 진행되는 공항에서의 도입부. 그리고 비행기 안에서 어떻게든 벗어나보려고 발버둥치는 주인공의 고난. 마지막으로 비행기에서 내린 후 자신이 저지른 일을 수습하게 위해 달리고 뛰는 주인공의 액션... 이렇죠.

 

 셋 다 사실 별 거 없는데, 그냥 재밌습니다. 로맨스물 흉내도 의외로 그럴싸해서 '그냥 이대로 둘이 사귀어도 좋겠는데?' 싶구요. 비행기 안에서 둘이 거의 말로만 때우며 티키타카 격돌하는 장면도 둘의 캐릭터가 잘 살아 있어서 재미가 있어요. 특히 킬리언 머피가 연기한 테러리스트 젊은이는 꽤 재밌는 놈입니다. 엄청난 프로페셔널인 척 하는데 허술하고, 되게 나쁜 놈인 척하는데 은근 맘 약하고, 보다보면 얘가 애초에 이런 나쁜 일 하는 놈만 아니었다면 정말 레이첼 맥아담스랑 사귀었어도 괜찮겠다는 생각도 조금(...) 그리고 마지막의 액션은 뭐, 거의 의무 방어전 수준의 장면들이 예상 그대로 흘러가는 전개들이라 특별히 재밌진 않습니다만. 그래도 감독 내공이 있으니 적당히 긴장감 있게 잘 살아 있구요. 사실 마지막 싸움은 그냥 '스크림' 시리즈 그대로여서 좀 웃기기도 했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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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짤 만들어 놓은 사람 있을 줄 알았습니다. ㅋㅋㅋㅋㅋ)


 - 그리고 뭐... 더 할 말이 없어요. ㅋㅋㅋ

 사실 제가 이 영화를 그 당시에 이미 봤거든요. 그런데 넷플릭스에서 이 영화 썸네일을 보니 '아 이거 재밌었지'라는 생각이 들고 전체적인 설정 같은 건 기억이 나는데 디테일이 거의 안 떠오르는 겁니다. 그래서 '다시 봐도 괜찮겠지? 시간도 짧네' 하고 다시 본 것이고. 다시 보니 역시 재밌지만 왜 내용을 거의 다 까먹었는지도 이해가 가요. 정말 특별할 게 없는 영화거든요.


 그냥 이런 소품 스릴러 좋아하시는 분들은 보세요. 특별할 건 하나도 없지만 지루할 틈 없이 시간 잘 가는 웰메이드 스릴러입니다.

 그리고 풋풋하기 짝이 없는 레이첼 맥아담스, 킬리언 머피 구경도 재밌구요. 흔치 않게도 1도 안 위협적인 캐릭터로 등장하는 브라이언 콕스도 괜히 웃기구요.

 가벼운 시간 죽이기용 스릴러인데 맡은 일을 아주 잘 해주는 영화. 그 정도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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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첼 맥아담스 옷 때문에 꼭 결혼식 사진 같아요.)



 + 제가 이걸 '퀸카로 살아남는 법' 보다 먼저 봤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후의 기억에서 왠지 이 영화 속 어리버리 후임 캐릭터가 아만다 사이프리드인 걸로 왜곡이 되어 있었더군요. ㅋㅋㅋ



 ++ 제목이 '나이트 플라이트'가 되어 버린 건 비슷한 시기에 나온 한국 호러 영화 '레드 아이' 때문입니다. 그쪽은 폭망작으로 듀나님께서 혀를 끌끌 차는 리뷰를 남기셨던 걸로 기억해요. 근데 '나이트 플라이트'도 괜찮습니다. 영화 내용이 그렇기도 하고, 애초에 '레드 아이'가 이런 야간 비행기 탑승을 뜻하는 미국 표현이라는군요. 피곤해서 눈이 시뻘개지는 여행... 같은 건가 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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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있었습니다. 이런 영화가. ㅋㅋㅋ)



 +++ 오랜만에 다시 보니 좀 거슬리는 건 역시 마지막의 액션 부분이었습니다. 뭐 그 전에 우리 테러리스트님의 계획도 괴상하긴 했지만, 마지막 부분 처리가 훨씬 이상해요. 이런 영화 보면서 이런 불평하는 건 의미 없는 일이라는 건 알지만 그냥 경찰을 부르면 되잖아요. 뭐하는 거냐고!!!



 ++++ 글 서두에 웨스 크레이븐 얘길 적었더니 문득 스크림4가 다시 보고 싶어지는군요. 전 개봉 당시 혹평에 비해 별 실망 없이 재밌게 봤거든요. 2편이나 3편은 한 번 보고나선 다시 볼 생각이 안 들었는데 4편은 이상하게 다시 보고 싶다... 고 생각하면서 안 봤어요. 이상할 것도 없는 게 그냥 엠마 로버츠가 예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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