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13 15:59
어릴때 가장 싫어했던 채소는 향이 강한 샐러리와 쑥국에 들어가는 쑥이었습니다.
5살 즈음엔 카레에서 당근은 달고 감자는 텁텁했지만 7살 되니 카레에 당근의 단맛이 묘하게 거슬리고,
애기땐 식빵의 건포도만 빼먹었지만 초딩만 되어도 건포도는 촌스러운 맛,
수박은 오이맛이 나서 싫어했지만 정작 오이는 또 그리 싫지 않았고...뭐 그랬습니다.
나이 들어서는 다 좋은 거 보니 식성이 철 들었다기 보다는 그냥 감각기관이 늙은거네요.
요즘 민트 쵸코가 마라에 이어 인싸음식 취급을 받아서 기쁘긴 한데, 말도 안되는 민쵸 치킨, 민쵸 소주 같은 괴식 제품 찍어대는 상황을 보면 또 그리 기쁘지만은 않네요.
하지만 쌀국수에 디폴트로 빠져 있는 고수의 취급에 비하면 양반인거 같고.
언젠가 고수의 시대가 오겠지요? 암, 오고 말고요.
여러분의 호불호 음식은 뭔가요?
2021.07.13 16:03
2021.07.13 16:25
외국에선 크리스마스 전통케이크에 브랜디로 절인 과일이 많이 사용되는데 묘하게 건포도와 비슷한 정서가 느껴져요. 늙음의 맛이랄까요? 되게 사람 우울하게 만드는 맛이에요.
2021.07.13 16:03
저두 고수 좋아하게 되었어요. 처음에 베트남 쌀국수에 들어있는거 먹었을때는 우웩 비누를 먹다니 그랬는데 이런걸 먹을 줄 알아야 진정 글로벌인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점점 고수가 좋아지더군요
양고기를 그닥 좋아하지 않아요
2021.07.13 16:09
양고기를 민트소스에 먹는 거 처음에는 '그렇게까지해서 꼭 먹어야겠냐?' 싶었는데 먹어보면 또 그게 별미이더군요.
2021.07.13 16:07
2021.07.13 16:27
저도 홍어무침 정도나 겨우 입에 댈 수준.
2021.07.13 16:14
저희는 깻잎, 간장게장, 홍어, 미더덕을 먹는 민족입니다
2021.07.13 16:32
하긴 깻잎도 허브류.
2021.07.13 16:26
민초, 고수, 홍어 다 잘먹고 좋아하는 종류네요. 전 어디가도 굶지는 않겠다 싶습니다.
2021.07.13 16:55
저의 거의 유일한 불호음식은 들깨칼국수예요. 그런 꾸덕한 느낌이 싫네요.
민트는 원래 좋아했고, 고수는 좋아하게 되었고, 마라는 너무 맵지만 않으면 늘 좋더라고요. 사실 입맛이 둔해서 그냥 다 잘먹는 거 같기도 합니다.
2021.07.13 17:29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물론 글쓰신 분도 인지하고 계시겠지만) 향신료 자체를 '완성된 음식'으로 생각하시면 안 돼요.
당연히 생마늘을 날로 먹거나, 구운 생강만 씹거나, 고수만을 입에 넣으면 처음엔 전부다 눈쌀 찌푸립니다.
그게 제 역할을 하는 이유는, 훌륭한 카메오 역할이랄까, 감초 조연 같은 역이랄까.
그게 다른 맛과 어우러지면서 맛을 끌어올려주는 역할이지, 그 자체의 맛만 생각하면 안 돼요.
시나몬도 많이 호불호인데, 이게 사실은 엄청 맛있게 먹고들 있는 호떡 안에 설탕과 함께 들어있는 걸 모르는 사람이 은근히 많습니다.
생강은 김치에 들어가고, 고수는 느끼한 국물에 개운함을 더해주는 역할이죠.
민트 역시 당 성분 또는 엄청 다크한 초콜릿과 합쳐지면서 맛있게 느껴지는 거고,
중요한 건 요즘 대부분 그 과한 '치약맛'은 인공적으로 추출된 민트 오일+색소라서 거북스럽게 느껴지는 거라 생각해요.
민트 잎 자체는 훌륭한 향입니다.
2021.07.13 18:05
시나몬이나 바닐라를 단맛과 분리된 향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이 제법 많더군요.
2021.07.14 03:30
글쎄요? 보통 그렇게 부수적인 재료(단맛)와 합쳐져서 조리되기 때문에, 그 맛에 익숙할 뿐,
원재료 맛을 모르는 거겠죠. 그거만 따로 떼놓고 먹어본 적이 없다면, 모르는 게 정상 같습니다
요즘엔 민트 쵸코도 고수도 대략 다 대중화된 것 같아요.
사실 전 고수 안 좋아하는데 제가 맛있다고 잘 먹던 부리또에 고수가 들어있다는 걸 최근에야 알았습니다. 모르고 먹으니 괜찮... ㅋㅋㅋ
특별히 못 먹는 건 별로 없는데 본문에 적어주신 건포도는 싫어합니다. 어릴 적부터 그냥 제 원수였어요. 빵 맛있게 먹다가 속에서 건포도가 나올 때의 그 기분... 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