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당 10분 내외의 단편 애니메이션 8편을 묶은 앤솔로지 시리즈입니다. 원래는 제목대로 로봇, SF 관련 이야기들이라는 테마가 있었... 던 것 같습니다만. 암튼 스포일러는 없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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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동 고객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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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 모든 것이 다 자동화 되어 로봇에 의존해 살아가는 가까운(?) 미래가 배경입니다. 우리의 주인공 할머니는 강아지 하나를 데리고 편안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만. 어느 날 갑자기 로봇 청소기가 미쳐 날뛰며 할머니와 강아지를 노리고, 상황이 이러니 홈오토메이션 시스템이 할머니가 집 밖으로 못 나가게 막고 있겠고, 고객 서비스에 전화를 해서 사건을 해결해보려 하나 당연히 보탬이 되긴 커녕 상황은 점점 더 험악해져갑니다


 - 픽사풍... 이긴 한데 좀 영국맛으로 생긴(?) 픽사풍의 비주얼을 선보입니다. 줄거리를 딱 보면 느껴지듯이 현실 풍자 요소가 강한 이야기죠. 개인적으론 뭐 그 풍자 쪽은 그냥 그랬고 이야기 자체는 재밌었어요. 별로 길게 말할 건 없지만 괜찮게 봤습니다.

 원작은 존 스칼지. '노인의 전쟁' 시리즈로 유명한 양반이죠. 그래서 이것도 주인공이 노인인 걸... 리는 없겠지만요. ㅋㅋㅋ



2. 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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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가 아닙니다. 자세한 설명 같은 건 없고 그냥 이 별에 온지 얼마 안 된 가족이 나오는데, 이 동네는 신체 강화 개조가 유행인가 봐요. 근데 이 가족의 형제 중 형은 개조도 안 받고 친구도 없이 집구석에만 처박혀 히키코모리 모드가 되어 가족의 걱정을 사죠. 그러다 어느 날 드디어, 동생을 따라 길을 나서 동생의 친구들과 함께 위험한 놀이에 참여하는데...


 - 리치 라슨이라는 아프리카의 니제르 공화국 출신 작가가 쓴 이야기를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가... 이야기도 그렇고 그림체도 그렇고 좀 특색이 있어요. 주인공이 뛰어드는 위험한 놀이도 뭔가 옛날 옛적 자연과 벗삼아 살아가던 부족민들의 통과 의례 비슷한 느낌이고. 크게 튀는 구석은 없지만 그냥 소소하게 괜찮은 이야기였어요. 마지막의 깜찍한(?) 반전도 그렇구요.



3. 팝 스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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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의 인류는 영생 기술을 개발했지요. 하지만 지구 밖으로 진출할 방법 같은 건 개발 못했는지 인구 컨트롤이 중요한 문제가 되었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신 및 출산을 금지 시켜 버렸네요. 그리고 우리의 주인공은 바로 이 문제를 전담하는 경찰관. 문제 상황을 발견하면 어디든 달려가서 문제를 '제거'합니다만. 문득 자신의 이런 임무에 회의를 품기 시작합니다.


 - 파올로 바치갈루피... 라고 하면 이탈리아 사람 같지만 미국서 태어나고 자라서 미국에서 살고 있는 미국인이네요. 뭐 특이할 건 없겠고.

 일단 가장 인상적인 건 '블레이드 러너'의 영향입니다. 아마 보시는 분들 대부분 다 바로 똑같은 생각 하실 거에요. 비주얼적으로 보면 그냥 블레이드 러너의 애니메이션판 느낌이더라구요. ㅋㅋ 주인공 직업도 비슷한 면이 있구요. 세계관은 전혀 다르고 그래서 블레이드 러너에선 상상할 수 없는 풍경도 종종 나오지만, 그래도 블레이드 러너 맞아요. <-


 솔직히 이야기의 세계관이 상당히 대충대충 지 맘대로... 라는 게 좀 거슬리긴 했지만, 짧은 런닝타임 때문에 주인공의 심정을 따라갈 수가 없다는 것도 아쉬웠지만, 블레이드 러너 팬으로서 그냥 좋게 봤습니다. ㅋㅋㅋ



4. 황야의 스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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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드맥스 배경처럼 생긴 외계 행성입니다. 주인공은 제목에 나와 있는 '스노'라는 남자. 근데 이 사람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어서 경찰의 지명수배 + 악당 조직의 타겟까지 되어 있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배째라고 얼굴을 다 까고 다니던 이 남자는 술집에서 습격을 받아 한쪽 손목을 날려버리게 되고, 쌩뚱맞게 자길 도와주는 미녀와 함께 자신의 집으로 향하지만 악당 조직은 그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 역시 닐 애셔라는 원작자가 있지만 저는 첨 들어보는 사람이라 대충 패스하구요.

 음... 솔직히 스토리는 별 매력도 없고 그냥 그랬습니다만. '완전 실사 느낌'의 고퀄 cg는 나름 괜찮은 구경거리였습니다.

 뭐 어차피 10분짜리 단편이니 이야기가 좀 별로여도 그냥저냥 보게 되네요. 그리고 나름 이번 시즌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어요. 이번 시즌 에피소드들 중 유일한 본격 액션물입니다.



5. 풀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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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럴 린 없겠지만 영화 속 풍경만 놓고 말하자면 19세기 느낌입니다. 깜깜한 밤에 증기 기관차가 칙칙폭폭 달리다가 사람 키보다 높은 풀밭 한 가운데서 멈춰 서요. 우리의 주인공 안경 아재는 잠시 내려서 담배를 피우고, '출발할 때 알릴 테니 멀리 가지 마라'는 기관사의 말을 듣고 풀숲을 바라보다가 뭔가 신기한 걸 발견하고 거기로 발을 들여 놓습니다. 말 좀 듣지...


 - 조 랜스데일이라는 작가가 원작자인데... 대충 검색해본 바로는 애초에 SF 전문 작가는 아닌 것 같더군요. 이 이야기도 저언혀 SF적인 구석이 없습니다. 로봇은 그림자도 안 비추구요. 말하자면 그냥 호러 단편인데 아이디어도 별로고 특별히 연출이 좋은 것도 아니구요. 가장 큰 미덕은 짧다는 거? ㅋㅋ 그리고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느낌 나는 비주얼은 보기 좋았어요. 근데 정말 그걸로 끝.



6. 집 안에서 생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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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렸을 때 다들 한 번쯤 해 보는 생각 있죠. 선물 주러 온 산타클로스를 직접 붙잡아보면 어떻게 될까?


 - 줄거리 소개만 봐도 짐작이 가시겠지만 가장 짧은 에피소드입니다. 런닝타임이 4분 정도 밖에 안 돼요. 그리고 줄거리가 정말로 저게 대략 90%이니 문자 그대로 '농담 한 마디' 정도의 에피소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그 농담도 그리 대단한 건 아니긴 한데... 전 디테일이 맘에 들었습니다. 결말도 다 짐작했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 여자애가 남긴 대사를 듣고 낄낄대고 웃으며 괜찮은 에피소드인 걸로 쳐주기로. ㅋㅋ

 원작자 이름이 참 어려워요. 호아킴 헤인데르만... 정도 되는 걸까요. 철자는 이렇습니다. Joachim Heijndermans

             



7. 생존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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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째 1번 에피소드랑 좀 비슷한 이야기입니다. 우주 전투기 비행사가 불시착을 해요. 거기서 비상용 대피소를 발견하고 한 숨을 돌리지만, 자동으로 작동을 시작한 유지 관리 보수 로봇이 이유 없이 헤까닥해서 비행사를 공격하고. 우리의 주인공은 1번 에피소드와는 아주 다르게 궁서체로 진지한 생존 투쟁을 시작합니다.


 - 할런 엘리슨이 원작이네요. 원작은 당연히(?) 못 읽어봤지만 이 애니메이션은 좀 이상한 게... 중간중간 회상씬으로 우주선 전투 장면이 나오는데 그게 스토리랑 아무 연결이 없어요. 걍 런닝타임 채우면서 볼거리 보여주기 위해서였을까요. 흠. 어쨌든 메인 스토리 자체는 괜찮습니다. 긴장감도 있고 주인공이 살아 남기 위해 잔머리 굴리는 거 구경하는 재미도 있구요. 기본 설정만큼 뻔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말하자면 설정 자체가 스토리인 경우인 거죠. 괜찮게 봤습니다.



8. 거인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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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적한 시골 마을에 인접한 바닷가에, 어느 날 아무 맥락 없이 거인의 시체가 떠밀려 옵니다.

 거인의 시체를 구경하러 온 우리의 학자 아저씨는 거기 누워 있는 거인의 모습과 그걸 구경하러 온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끝 없는 나레이션의 막을 엽니다...


 - J. G. 발라드가 원작자에요. 작가에 대한 설명글 같은 걸 찾아보면 '죽음, 성,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강렬한 이미지, 그리고 거기에 매혹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쓰는 걸 좋아했다는데, 이 에피소드에 그게 다 들어 있어서 좀 웃겼습니다. ㅋㅋㅋ

 SF라고 우겨도 상관은 없지만 그냥 환타지에 가까운 이야기이고, 그마저도 설정 하나 툭 던져 놓고 철학적 나레이션만 읊어대는 에피소드입니다만. 그 설정이 재밌고 이미지가 강렬해서 그냥 재밌게 봤습니다. 

 덧붙여서 이번 시즌의 여덟 개 에피소드 중 유일하게 현실적인 비주얼로 현실적인 배경을 보여주는 작품인데요. cg 퀄리티가 황당할 정도로 좋습니다. 인물 얼굴 클로즈업만 없으면 그냥 실사로 보일 정도. 그리고 이 말이 정말로 과장이 아니라는 거. 




 - 종합하자면...

 일단 에피소드 수가 시즌 1에 비해 절반도 안 되는 양으로 줄었다는 게 너무 아쉽습니다. 제가 전에 적었던 글에 루나게이저님께서 농담으로 적으셨던 게 현실화 되어 버렸네요. ㄷㄷ 시즌 1은 에피소드가 18개였는데 이번엔 고작 8개에요. 게다가 길이도 다 짧아요. 오프닝 크레딧이 대략 30초에 엔드 크레딧이 2분 40초 정도라는 걸 생각하면 최소 3분이 크레딧인데 13분을 넘기는 에피소드가 거의 없으니 뭐.


 근데 여기에서 오는 단점이 의외로 컸습니다.

 일단 좀 아쉬운 에피소드를 보고 있노라면 그 아쉬움이 두 배가 되어서 참 슬펐습니다. 여덟개 밖에 안 되는 데 이런 게(?) 티오를 잡아 먹다니... 어헝헝. 뭐 이런 기분이. ㅋㅋ

 그리고 시즌 1처럼 다채로운 스타일의 비주얼을 즐기는 재미도 부족해졌죠. 이 여덟편 중에 절반은 그냥 '실사풍'이라고 퉁 칠 수 있는 스타일이었고 남은 넷 중 둘은 어린이 애니메이션풍. 그러니 좀 개성이 느껴진다 싶은 에피소드는 딱 둘 정도였네요 제겐. 

 어떻게 갖다 붙여도 SF로는 보기 어려운 에피소드들이 섞여 있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었구요.


 여러모로 시즌 1보다 기대를 넉넉하게 내려놓고 보시는 게 좋을 겁니다만, 어쨌거나... 전 재밌게 봤습니다.

 그냥 이 시리즈의 컨셉, 정체성 자체가 문자 그대로 '대체불가'라서요. ㅋㅋ

 보실 분들은 설사 평가가 혹독해도 보시긴 할 테니 굳이 권해드릴 필요가 없겠고.

 별로 관심 없는 분들이라도 그냥 한 번 보실만 해요. 이렇게 대단하다 싶을 정도의 고퀄 cg로 만들어진 성인 애니메이션이 얼마나 있다구요.




 + 넷플릭스는 도대체 이 시리즈에 제작비를 얼마나 주는 걸까요. '생존의 공간'이나 '거인의 죽음' 같은 에피소드를 보고 있노라면 게임 제작사들이 나름 돈 쏟아 부어서 만든 고퀄 cg 무비들이 다 애들 장난처럼 보입니다. 게임 플레이 중 그래픽 말고, 그냥 작정하고 영화로 만든 컷씬 cg랑 비교해서 하는 얘깁니다.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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