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10 11:35
어제 저녁때 부터 밤늦게 까지 열심히 티비를 보고
자기전에 듀게를 한번 들러봤는데, 흥미롭고 재밌더군요.
"민주당만 빼고"했던 분들이 서로 싸우니까 뭔가 흥미로왔습니다.
해치웠으면 전리품만 나누면 되는데, 왜 싸울까?라는 생각도 들고.
전리품이 한쪽으로만 너무 치우쳐서 그런가?하는 생각도 들고,
민주아니면 국힘이잖아요.
뜬금없지만, 국회의원 선거법을 개정해야 해요. 제3세력에게 꼭 필요한거죠.
아래는 보궐선거로 인해 갑자기(?) 부각된 20대 보수화에 대한 분석입니다.
갑자기는 아닌데,,,
이전 총선에서도 있었고, 지난 대선에서도 유승민의 선전에서도 보였었죠..
사실 인터넷 커뮤니티의 일베점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은 많이들 느껴왔던 일이죠.
작년 총선결과가 의외였을 뿐이라고 생각해요.
(그들은 정말 부정선거가 아닐까 의심할만한거죠.)
이 영상에서는 실시간 댓글은 볼수가 없는데,
남폐미가 20대 남성을 분석한다고 분노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ㅋㅋㅋ
지금 보니 싫어요 비율도 아주 높군요....
2021.04.10 11:56
2021.04.10 12:29
1. 논쟁이 있는 이유는 그래도 현재의 집권당이고 앞으로도 집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도 지난 선거때도 그렇고 앞으로도 "민주당만 빼고" 이지만, 제가 한국에 사는 한(!) 집권당이 좀 정신차리고 잘했으면 싶으니까 말이죠. 민주당은 뺐지만 그렇다고 오세훈 찍은 건 아니기도 하고요.
2. 일베라는 명칭은, 더이상 특정 싸이트를 이용하는 유저를 지칭하는 용어가 아니라, 본인이 이해하고 싶지 않고 공감하고 싶지 않은 (그럴 가치를 못느끼는) 상대방을 지칭하는 멸칭이죠. 20대 일베설(?)이 말하고자 하는 건 온라인에서 인성이나 상식이 부족한 젊은 층이 늘어나보이는 것 같다는 걸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 같은데,
20대, 혹은 젊음 남성이 어떤 특성을 보이던 간에 그 이유가 있겠죠.
육아 프로그램 보면 항상 문제는 부모이듯이,
20대가 기존 세대와는 다르게 보이는 정치적 판단, 의사결정의 방향을 보이는 건 당연하게도 그들이 어디서 불쑥 튀어 나온 돌연변이어서도 아닌거고 언론이 과장해서 표현하듯 특정 세대가 갑툭튀 한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좀 들여다 보면 4-50대 남성들과 이야기해봐도 페미니즘에 대한 거부감, 역차별에 대한 착각 같은 건 기본적으로 모두 20대와 공유하는데,
결국 근래 들어서 20대만 특별히 보수화되고 "일베화"된 게 아니라 남성 전반적으로 그런 성향이 있고 20대에서 두드러져 보이는 거죠.
양성평등, 사회정의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20대의 그런 성향에 대해 분노하고 지적해봤자 허상을 때리는 것밖에 되질 않습니다. 도매금으로 욕먹는 20대들 억울하기만 하겠고요ㅎ
2021.04.10 14:04
페미니즘에 대한 거부감을 4-50대 남성과 공유한다는 지점에는 동의합니다. 오히려 여성혐오적 경향은 고연령층이 더 심하기도하고 사회전반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는 점도 동의하지만 몇번 말씀드렸다시피 현상에 대한 진단은 조금 이견이 있습니다. 저의 이러한 인식은 어쩔수없는 "체감"에 의지하는 부분이 있다는 점을 부정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래도 상당부분은 2019년에 시사인과 한국리서치가 공동으로 기획한 조사와 보도에 의지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결과에서 20대남성은 튑니다. 여성차별은 별로 없고 남성차별이 심각하다고 생각하고있으며 취업과 승진기회에서 여성이 불리함은 인정하고 있지않습니다. 결혼은 여성이 유리한 게임이라고 강하게 인식하고 있고요. 심지어 법집행에서도 유독20대만 법이 남성을 불공정하게 취급한다는 대답이 많지요. 이것들은 사회전반의 인식과 꽤 거리가 있습니다. 이러한 인식들이 기반이되어 페미니즘은 여성우월주의라 인식하고 있습니다. "페미니즘이 남녀의 동등한 지위를 추구한다"라는 질문에 유독 20대남성만이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대답하거든요. 오히려 여성우월주의라는 대답이 59%입니다. 페미니즘 관련 모든질문에 이들은 일관적으로 어떠한 긍정적인 반응도 보이지 않아요. 그 내부에서는 이미 진영이 단단하게 구축되었고 페미를 "적"으로 악마화하는 작업도 끝나있다는 뜻이죠. 적어도 시사인의 조사결과를 어느정도 신뢰한다치면 누가 옳고 누가 그른지는 차치하더라도 20대남 현상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에는 동의할 수 밖에 없습니다.
20대남자 그들은 누구인가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4344
20대남자현상 이렇게 조사했다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4613
이미 2년이지난 조사이고 이후의 경향은 아시다시피 전세대의 남성이 20대의 경향을 따라갔습니다. 어떠한 원인으로 20대남성이 이토록 이질적인 집단이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생각들이 있을겁니다. 말씀대로 "부모"의 책임이 없지는 않겠지요. 하지만 저는 이것들이 1차적으로는 2009년을 전후한 웹문화에서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그 웹문화의 근원과 발생원인은 또 다른 이야기겠지만요. 그리고 많은 밈처럼 젊은 세대에서 발원해 한때 젊은세대였던 세대에게 퍼져나간 면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대책은 저도 모르겠습니다. 사회 전반의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정도는 저도 알겠습니다. 그런데 어떻게요.
며칠 듀게가 시끄러웠던 것처럼 할 수 있는 한 주어진 공론장에서 최대한 입을 여는 수 밖에 없습니다. 최소한 가까운 사람들부터라도 설득하고요. 그러다보면 뭔가 길이 생기지 않을까요?
2021.04.10 15:39
아, 육아프로그램 이야기는 20대의 부모 탓을 한 건 아니고,
육아 프로그램에서 처음에 겉으로 볼 때 아이가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이다가 세세하게 보면 부모가 문제이듯 20대도 전반적인 세대의 문제가 20대의 문제로 표출된다는 의미였습니다ㅎ 모든 세대가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는데 (어느시대에서건) 솔직하고 변화에 민감한 20대에서 그 문제가 두드러지게 나온다는 생각이죠.
혐오의 시대에 살고 있잖아요.
그리고 전 최근의 극심한 성별 반목에 대해 많은 페미니스트들이 마음에 들어하지 않을만한 생각도 하고 있죠.
말씀하신 웹문화도 이유가 되었겠는데, 개중에 웹에서 접한 래디컬 페미니즘에 대한 거부감도 크게 작용했겠죠. 그 거부감을 서로서로 강화시켜주는 SNS 문화도 일조했겠고요.
네 맞습니다. 이건 꼰대 남성들의 주된 멘트이고, 이런 논리로 무조건 래디컬 페미니즘을 탓을 한다든지 "박멸해야"할 무엇으로 취급하는 건 부당해요.
"오빠가 허락한 착한 페미니즘"을 하자는 것도 말이 안되고요.
다만, 제 생각은... 좀 더 빠른 시간 내에 이러한 혐오의 시절을 극복하려면 좀 더 완화되고 현명한 페미니즘 노선을 선택해야하지 않을까..하는 어렴풋한 생각이고..
뭐 그렇다고 그걸 절대적인 해결책으로 보는 건 아닙니다.
급하게 먹으면 탈난다고, 그냥 꾸준히, 중간의 이런 진통과 반목은 감당하면서 지켜보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까운 사람 부터 설득", "그러다보면 길이생길듯"한 Lunagazer님의 생각과 제 생각은 다르지 않죠ㅎ
2021.04.10 14:59
2021.04.10 22:18
일부 민주당 및 민주당 지지자들이 지난 20년동안 상대 진영을 악마화, 희화화시켰던 것처럼, 이번에는 그 타깃이 애꿎은 20대 남성이 된 것 같네요.
사실 20대 남성의 여성혐오 성향이 국힘당 지지로 이어졌는지에 대한 논의 이전에 20대 전체를 관통하는 '공정성'에 기반한 '능력주의'에 대한 과도한 기대에 대해 이야기해야하지 않나 싶어요.
20대 남성들이 넷상의 자극적인 여성혐오 콘텐츠들 중 가장 공감하는 것은 대체로,
'(능력 없는 사람인데) 여자란 이유로 사회적 특혜를 받았다'
'(남자는 그렇지 않은데) 여자란 이유로 사회적 배려를 받았다'
예를 들어 한창 논란이 되었던 여경 이슈가 그렇죠. 사실 여부를 떠나 단순히 20대 남성 사이에서 큰 공감을 이끌어낸 여성혐오 콘텐츠로 볼 경우 이래요. '현장에서 간단한 초동조치도 제대로 못하는 (능력 없는) 경찰인데, 하필이면 여경이었다. 여경은 남자지원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쉬운 채용 절차 및 테스트를 거친다'
결국 20대 남성들의 여성혐오에 대한 주요 포인트는 남성들뿐만 아니라 20대 전체가 공유하는 '공정성'에 대한 배신이겠죠. 조국 딸 특혜 논란을 시작으로 LH 까지. 특히 LH의 경우 20대 남성들뿐만 아니라 특히 결혼적령기에 있는 30대 남자들의 큰 분노를 산 경우고요.
일반적인 남자와 여자의 사회 진출 시기가 다르고, 또 같은 회사일 경우 같은 또래의 남자 여자를 비교하면 여자가 더 높은 직급에 높은 월급을 받습니다. 대체로 결혼시장에서 남성와 여성이 본인과 비슷한 사회적 계급에 속한 이성과 결혼하는 경우가 많고, 이 경우에 남녀임금격차는 큰 이슈가 되지 않죠. 오히려 여자들이 또래 남자들에 비해 더 좋은 경제적 능력을 갖춘 경우가 많고요.
근데 결혼 준비비용에서 남자와 여자가 각각 부담해야 할 비용 차이가 꽤 크죠. '남자는 집, 여자는 혼수' 같은 사회적 관습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고요. 결국 남자는 어떻게든 비슷한 연봉을 받는 배우자와 결혼하려면 배우자의 결혼준비비용의 최소 3배 이상을 마련해야 하고, 그 대부분의 비용은 신혼집과 연결됩니다.
사실 이것도 공정하지 않죠. 남자든 여자든 경제적 능력이 있는 상대가 더 부담하면 됩니다. 아니면 각자 경제적 수준에 맞춰 적당히 분담하든지요. 하지만 이게 사회적 관습 때문에 쉽지 않죠. 연애 시절 데이트 비용으로 적지않은 비용을 지출하는 쪽은 대체로 남자들이고, 또 결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2,30대 남자들은 극단적인 페미니즘으로 인한 이성혐오보다 자신의 삶에서 부딪히는 남녀 사이의 '불공정함' 때문에 알게모르게 억울함, 부조리함을 느끼고 분노하는 것이겠죠. 물론 남자들뿐만 아니라 각자 할 말이 많을테고, 억울한 노릇일 것입니다.
2021.04.12 19:26
그런 남자들이 겪는 부조리를 극복하기위해서는 페미니즘이 필요합니다. 여성노동의 가치가 항상 남성보다 후려쳐지는 현실에서 나 공부잘했으니 돈많이벌게해주세요 따위의 공정성은 조금 우선순위가 밀릴 수 밖에 없습니다. 2030여성의 가치를 사회의 "꽃"정도로 여기는 현실이 바뀌기 전에는, 소위 "매력자본"이 다하는 시점부터 남성에게 의존하지 않고는 빈곤의 길로 들어설 수 밖에없는 현실이 바뀌기 전에는 2030남성의 눈에 비친 "결혼시장의 불공정"은 개선이 될 수가 없어요. 2030남성들이 자신의 삶에서 얼마나 대단한 남녀의 불공정을 접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2030여성이 접하는 불공정은 대개 그것보다 더 큽니다. 그것을 조금이라도 완화하려는 사회적 시도를 "불공정"으로 인식하는 한 "남성이 경험하는 부조리"도 계속 될 것입니다. 걱정마세요. 그래도 2030남성 여러분들의 미래는 2030여성의 미래보다 훨씬 안전합니다.
2021.04.10 23:40
20대 남녀의 결혼에 대한 생각도 이런 갈등에 불을 붙였을 겁니다. 20대 여성의 적지 않은 수가 결혼이 꼭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고, 실제로 이런 경향은 커뮤니티의 여론에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남초 사이트에는 '저출산문제'에 대한 얘기들이 줄기차게 올라오는 반면, 여초 사이트에서는 이런거 걱정하는 글이 올라오는 걸 거의 본적이 없군요.
저 개인적으로 20대에 대한 인상 깊은 사례 하나를 든다면 연극이나 뮤지컬 공연장에 모인 수백명의 2, 30대 젊은 여성들이 떠오릅니다. 진짜로 여자들 밖에 없더군요. 남자라곤 여친 따라온 몇명 뿐이거나 심한 경우 아예 한 명도 없는 경우도 꽤 있었죠. 공연예술에 빠져서 대략 2년 넘게 주말마다 대학로 공연장에서 보낸 경험으로 말씀드리는 겁니다. 그러니까, 어떤 부류의 젊은 여성들은 주말을 공연장에서 자기들끼리 혹은 혼자서 보내더라는 말입니다. (그들의 개인사를 알 수는 없지만)진짜로 남자랑 연애도 안하고 20대나 30대를 보내는 여자들이 상당수 있다는 걸 피부로 체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제가 젊은 시절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광경이었죠(지난 2010년부터 국내의 공연예술 시장이 활성화되기 시작했으니)
인터넷 커뮤니티의 일베점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 아무렇지도 않게들 그럴듯하게 이야기하지만 들을 수록 웃기는 말입니다.
일베가 국정원에서 자금 지원받는다 수준의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