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09 13:37
요즘 20대 남성의 국힘 지지율을 두고 이런저런 분석이 많습니다.
저는 민주당이 페미니즘과 관련해서 패착을 했다고 보는 게, 극단주의자들을 안고 간 게 실패의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혜화역 시위에 장관이 직접 지지를 보내는 식의 시그널들이 대중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졌을까라는 지점입니다.
원래 어떤 사회운동이든 과격주의자부터 온건주의자까지 스펙트럼은 넓습니다.
그 중에서 대중에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대체로 평화, 화해, 화합을 얘기하는 부류입니다.
흑인운동을 예를 들어보면,
흑인의 인권을 신장시켜야 한다는 대의에는 쉽게 찬성할 수 있지만
만약 '백인 상대로 테러를 해야한다'라는 과격분자들을 비호하고 끌어안으려 한다면 선거에서 이길 수는 없는 것입니다.
한국에서의 페미니즘도 똑같습니다.
결국 여자와 남자는 화합하고 공존하고 서로 공정하게 대우받는 미래로 나가야만 하는데,
한쪽을 증오하고 혐오하는 무리를 끌어안고 가려면 그런 화합 자체가 안 됩니다.
20대 남자들에게 작금의 페미니즘 '전부'를 끌어안으라는 것은
마치 자본가에게, 혁명을 일으켜 자신들에게 죽창을 찌르겠다는 노동자들을 끌어안으라는 것과 비슷하게 들립니다.
그러면서 그것이 정의고 모르면 공부하라는 소리를 하죠.
당하는 입장에선, 우리를 증오하고 혐오하는데 그것이 옳고 모르면 공부하라고? 라는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100명이 있으면 100개의 페미니즘이 있다고들 합니다.
코르셋이냐, 탈코르셋이냐 부터 시작해 페미니즘 진영 안에 무수히 많은 논쟁이 남아 있고
아직 '미래로, 여남이 다 함께' 나아갈 만한 비전 제시를 제대로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회의 주류로 남아 한국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꾸려면 결국 극단주의자들을 정리해야만 합니다.
2008년 이명박 차벽시위의 초반에 투쟁이 무척 과격했었습니다.
집회하고 있으면 죽창이나 쇠파이프를 가져와 나눠주는 시위선수들이 있었고 실제로 그것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느날부터 여론이 부정적으로 바뀌니까 사람들이 나눠주는 무기를 받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오히려 그런 것을 나눠주는 사람들을 혼내고, 그렇게 해서는 안 변한다라고 혼내는 사람도 나왔습니다.
과격해서는 안 된다고, 평화로운 방식으로만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하나둘 촛불을 들기 시작했고
그것이 이어져 박근혜 탄핵이라는 엄청난 결과까지 이어졌지요.
약간 뜬금없지만, 저는 페미니즘이 나아갈 길도 결국 촛불시위처럼 돼야 하고 그리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90년대 집회에서 전경, 백골단을 증오하는 것과 현재 '한남'을 증오하는 것은 닮아있습니다.
뒤에 거악이 숨어 있고 그들을 증오해서 바뀌는 게 없다는 것도 닮았지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1.04.09 13:55
2021.04.09 14:12
님 말씀대로라면 여자 - 남자의 갈등은 영원히 봉합될 수 없는, 한쪽이 절멸해야만 사라질 수 있는 종류의 본질적인 갈등이군요?
2021.04.09 14:35
제가 님이 단 댓글을 잘못읽었군요. 댓글은 남겨두겠습니다.
2021.04.09 14:36
아닙니다 오해하셨다니 관련 댓글은 삭제하겠습니다.
2021.04.09 13:56
2021.04.09 14:13
혜화역시위자들이 래디컬이 아니라고 생각하시면 물어보고 싶네요. 한국엔 래디컬 페미니스트는 존재하지 않나요?
2021.04.09 14:17
2021.04.09 14:04
민주당의 폐미 정책이 달라하려는 시도는 예상되지만,
폐미 정책이 패인은 아니라고 생각되어서, 별 변화는 없을 것 같아요.
2021.04.09 14:14
패인은 여러가지입니다만 페미 정책이 20대 남자들의 72%가 오세훈을 찍게만든 원동력은 됐다고 생각합니다.
2021.04.09 14:04
2021.04.09 14:06
무시무시한 혜화혁 시위에 연대의 시그널을 보냈다잖습니까.
2021.04.09 14:17
에구…그 연대의 시그널이라는게 여성대상 성범죄를 엄단하겠다는 거였는데요. 성범죄에 단호한 조치를 취하는 건 국가를 운영하는 정부라면 기본으로 하는 방침인데…참;,
2021.04.09 14:20
혜화역 시위는 홍대 누드 크로키 도촬 사건으로 촉발됐는데, 그 사건의 피해자는 남자예요.
범인이 빠르게 잡히자 '여자가 가해자라서 범인이 빨리 잡혔다. 여성 차별 편파 수사다.'라며 시위를 나온 거구요.
시위를 나온 맥락도 이해가 안 되지만 이 사건 어디에도 '여성이 피해자인 성범죄'는 없습니다.
2021.04.09 14:29
ㅋㅋ 그게 이렇게 후려쳐집니까. 전후맥락 다 제거하고? 딱 "KKK"같은 "인종차별주의자"들이 말하는 방식과 같으시네요.
2021.04.09 14:31
2021.04.09 14:06
2021.04.09 14:14
여성 혐오 범죄를 인정하라뇨. 혜화역 시위는 피해자가 남자예요.
2021.04.09 14:11
한국의 페미니즘 운동을 "백인 상대로 테러를 해야한다"는 과격단체(?)에 댄다는 것이 합당한 비유인가요? 소위 래디컬이라고 일컫는 사람들조차 기껏해야 미러링이나해서 한국남자분들 기분 좀 잡치고 평생 부둥부둥 받은 자존심좀 상하게 하는 정도 아니였나요?
2021.04.09 14:18
한국의 페미니즘 운동이 얼마나 다양하고 층위가 넓은데 그걸 다 과격단체에 대겠습니까?
래디컬 페미가 하는 게 고작 남자들 알량한 자존심에 상처나 주는 정도의 미러링이라고 생각하시면 그냥 대화를 안 하는 게 낫겠습니다.
2021.04.09 14:20
그럼 뭘했나요 레디컬패미니즘이. 어디가서 일년에 몇만명씩 성범죄를 저지르나요. 데이트 안해준다고 일가족을 몰살시키나요 아니면 말안듣는다고 떄려죽이나요?
2021.04.09 14:54
지금 말씀하신 사건들이 래디컬 페미니즘의 '정치적 반대파'가 목적을 가지고 한 행동인가요. 같이 저울에 올릴 수 있는 사안이 맞나요?
2021.04.09 15:07
대체 왜 자꾸 원인들을 제거하려고 하세요? 과격흑인민권운동가의 노선을 지적하는데 노예문제 흑백차별 흑인살해 이런 것들 제거하고 이야기 할수 있나요?
2021.04.09 14:17
아무튼 "우리 민주당 지지자들이 그럴리가 없어!" 하고 현실파악 못하시는 일부 여러분들께 좋은 교보재가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쭉 오른쪽으로 가던길 가셔서 그리워하시던 청년들 손 맞잡고 계속 여자들 후드려패주세요.
2021.04.09 14:19
네 님도 가던 길 쭉 가셔요. 우리 모두 독거노인이나 합시다.
2021.04.09 14:22
제가 왜요. 전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데요. 그냥 페미니즘 못받아들이는 님들만 도태되는 겁니다. 맨박스에서 자유롭게 해드릴게요. 이쪽으로 오시죠.
2021.04.09 14:25
2021.04.09 14:38
'한남 재기해' 열심히 외쳐서 원하시는 대로 여성 혐오가 줄어들었나요.
2021.04.09 14:40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한남 재기해"의 원인은 여성혐오 입니다. 여성혐오가 줄어야 "한남 재기해"가 줄어드는 것이지 그 반대가 아니예요.
기왕 예를 드셨으니 같은 세계관에서 말씀드리자면, "백인들 다죽어라"의 원인은 흑인들이 과격성이 아니라 백인들의 흑인 차별이므로 그 차별을 없애야 "백인들 다 죽어라"도 없앨 수 있다는 뜻입니다.
2021.04.09 14:43
아니 그래서 목적을 달성하셨냐고요. 한남 재기해를 외쳐서 남자들이 미러링을 보고 대오각성해서 여성혐오가 사라졌냐고요.
2021.04.09 14:44
무슨 말씀을 하는지를 모르겠는데요. 모나리자님부터 한분씩 한분씩 여성혐오를 멈춰가기 시작하면 저런거 다사라진다니까요.
2021.04.09 14:49
이 글의 본문 내용은 투쟁 목적이 아닌 투쟁 방식에 대한 얘기입니다. 목적하는 바를 이뤘느냐? 혹은 이뤄지고 있느냐? 를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2021.04.09 14:54
더 쉽게 말씀드릴게요.
그니까 두들겨맞고 있는 사람들이 욕지거리하면서 반항한다고 거기에다가 "야 쳐맞는 순간에도 예의는 지켜야할 거 아냐! 그런다고 니들 덜 맞을거 같아?!"하고 훈계하시지 말라는 소립니다. 안떄리면 욕안해요.
2021.04.09 15:12
'남자는 가해자고 여자는 피해자' 이렇게 세상을 이분법으로 보시면 사실 할 말이 없죠. 그럼 외연을 확장할 필요가 없고 그냥 피해자들끼리 똘똘 뭉쳐서 가해자와 전쟁을 벌이면 되는 일이죠. 남여 관계를 일제시대 일본과 조선의 관계처럼 인식하시는 것 같은데 그런 사람들한테 3.1운동 같은 평화시위해 하면 안 들리겠죠. 도시락 폭탄을 던지든 해야지. 세상을 보는 인식이 다른데 그 방식을 가지고 논의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2021.04.09 15:27
일단 3.1운동은 평화시위로 그친 시위가 아니고요. 극렬하게 저항한 끝에 지금 대한민국의 근본인 임시정부가 탄생한겁니다. 그리고 페미니즘은 "남자"를 공격하는 사상이 아닙니다. 오해가 깊으시군요.
2021.04.09 14:27
홍대 사건의 피해자가 남자인 것과, 여성 혐오 범죄를 인정하라고 시위하는 게 왜 엮이나요..; 별개의 사안이잖아요.
애초에 혜화 시위도 여성 대상 몰카 범죄자와 남성 대상 몰카 범죄자를 대하는 방식이 너무 차이나니까 하게된 시위인데, 왜 극단주의랑 연결이 되는지도... 잘 이해가 안되네요.
2021.04.09 14:42
문재인 재기해, 유좆무죄 무좆유죄, 워마드 성체 훼손, 여자라서 탄핵당했다 등등이 외쳐진 시위였죠.
그리고 시위 목적과는 다르게, 여자가 남자보다 같은 범죄를 저질렀을 때 더 낮은 형량을 받습니다.
2021.04.09 14:46
그러니까.... 그런 구호들 때문에...."기분"이.. 나쁘셨..
아 아닙니다.
2021.04.09 14:58
저걸 보고 기분 나빠할 정도의 사람이면 굳이 이런 글을 쓸 필요가 없습니다. 욕이나 하면 되죠.
저는 계속 '아군을 만드는 운동을 하고 있느냐'라고 묻고 있습니다.
비꼬고 욕하고 저주하고 증오해서 원하는 바를 이루고 있냐고 묻고 있어요.
그런데 님이 단 댓글이 딱 그런 식이에요. 만약 제가 이 걸 보고 적군이 된다면 님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신 건가요?
2021.04.09 15:17
2021.04.09 15:19
돌고 돌면 '오빠가 허락한 페미니즘'이 나오는군요. 가불기 참 많네요. 말씀 잘 나눴습니다.
2021.04.09 15:29
저는 그 단어를 말하지 않았습니다만. 어쨌든 그 "오빠가 허락한 페미니즘"을 내내 말씀하셔놓고 그렇게 불리는 것은 또 싫어하시는 듯 하네요. 마치 한국남자에게 한국남자라 불렀다고 패륜적인 욕인것처럼 치부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마음을 여세요. 페미니즘이 모나리자님도 해방할 것입니다.
2021.04.09 14:33
2021.04.09 14:37
무려 페미니스트 선언을 하신 대통령입니다만? 성추행범을 줄줄이 탄생시켰지만 여전히 정부 요인들이 페미니스트 들이시죠.
2021.04.09 14:44
2021.04.09 14:47
2021.04.09 14:56
그러니까,
페미니즘 탓을 하는 민주당 사람들 역시나 많다는 거군요?
민주당 보기 싫지만 오세훈이 너무너무 싫어서 이번에 눈 딱감고 박영선 찍을까 하는 생각이 잠깐 스쳤는데
이런 의견들을 여럿 접하니 그러지 않은 게 천만 다행이네요.
민주당 아이덴티티에 대해 점점 더 확인하고 있습니다.
최소한 여성정책 관련해서는 국힘 워너비 이준석 워너비로군요.
점점 더 앞으로 찍어줘야할 이유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거기서 거긴데 구분할 필요 없고 좋네요.
2021.04.09 14:58
페미 손절같은건 배워야한다고 드물게 민주맨들의 국힘당 칭찬 들을 수 있는 경우입니다.
2021.04.09 15:13
선거 졌다고 이 오래된 논쟁이 또 나오고 아주 지겨워 죽겠어요. 민주당이 끌어안으면 안되는 "극단주의" 페미니즘의 예가 무엇인지, 민주당은 언제 그 극단주의에 동조했는지를 설명하지 않으시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글이네요. 예를 들면 그 극단주의가 남자를 정말로 다 잡아다 죽여야한다는 거라면 그 전제엔 동의하겠지만, 민주당이 거기에 언제 동조했는지 논의를 해야겠죠. 하지만 지금은 그냥 피상적이고 추상적인 이야기일 뿐이고, 말씀하신 내용으로는 난 이해가 안되는데 기분 나쁘게 말한다는 것 이상의 근거가 없어요.
상대를 혐오하는 방식으로는 되는 게 없다고요? 당장 친문 커뮤니티에 가면 검찰과 삼성, 언론을 향해서 얼마나 심한 말을 많이 하나요? 거기서 기자가 나타나서 "기레기라고 몰아붙이는 게 우리 언론 환경에 무슨 도움이 되나요?"라고 글을 쓰면 어떤 반응이 달릴지 생각해 보세요. 언론은 기득권이고 남성은 기득권이 아니다라고 생각하시겠죠. 그러니까 결국 이 모든 건 성별로 인해 존재하는 구조적 차별과 기득권 자체를 모르거나 외면하기 때문에 생기는 차이예요. 사회에 대한 인식 자체가 다른 상황에서 이어지는 논쟁은 다 무의미합니다.
그래서 한남 재기해 열심히 외쳐서 여성혐오가 줄였냐고 하셨죠? 놀랍게도 지난 몇년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분명 남성들의 백래쉬는 심해졌지만 대신 수많은 여성이 페미니즘에 눈을 떴고, 다양한 젠더 문제가 중요한 정치적 의제로 올라섰으며, 실제로 입법도 많이 이루어졌죠. 20대 여성의 무려 15%가 페미니즘 군소 정당에 투표를 할만큼 인식이 바뀌었고요. 모 사이트에서는 이걸 여성계 말 들어주면 저렇게 더 기어오른다고 표현하던데 ㅋㅋ 아직 택도 없고 갈 길이 엄청나게 멀지만 사회는 조금씩 변하고 있고, 거기에 적응하지 못하면 어느 순간 내가 태극기 부대가 되는 겁니다.
제발 이 그래프를 보면서, 민주당이 정말 20대 남성의 지지율만 걱정하면 되는 건가 고민했으면 좋겠습니다. https://twitter.com/nobody_indepth/status/1380021251750703105
2021.04.09 15:42
댓글 잘 읽었습니다.
젠더 문제가 정치적 의제로 올라간 건 역사의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합니다.
20대 여성의 15%가 페미니즘 군소 정당에 투표할 정도로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이 올라간 건 잘 알고 있습니다만,
저는 그것이 '한남 재기해'로 이뤄진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페미니즘은 대부분의 경우 여성들에게 도움이 됩니다.
그것이 정책이든 승진이든 취직이든 안전이든 거의 모든 면에서 '물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그러니 여성 정당이 커지고 페미니즘에 관심을 갖는 여성들이 많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오늘 어떤 과고생이 올린 청원을 보고 왔습니다. 이과 교육을 준비해야하는 과고 특성상 남여 비율이 4:1 정도라고 합니다. 성평등 교육을 하는데, 강사가 이런 성비가 맞춰줘야 한다고 주장했답니다. 그것에 분개한 남자 과고생이 강사를 처벌해달라고 청원을 올린 것입니다.
저 청원이 옳다는 얘기가 아니라, 이런 류의 자원 분배를 둘러싼 갈등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고 더 심해질 것이라는 의미로 말씀드렸습니다.
이미 현재에도, 20대 남여에게 설문조사를 하면 진보 보수 갈등보다 남여 갈등이 더 첨예하다는 결과가 나옵니다.
백래시라고 폄하하기는 쉽지만 사실 자원을 뺏기면 갈등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정치란 한정된 자원을 나눠갖는 일종의 조율기구입니다. 그리고 남여 사이의 정치는 아직 양자가 함께 나아갈 비전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정말로, 이대로 한 30년 쯤 지나면 남자들은 다 남자정당 찍고 여자들은 다 여자정당 찍는 일이 발생할지도 모릅니다.
페미니즘이 정말 좋은 세상을 가져오려면 외연을 넓혀야만 합니다. 그리고 저는 남 - 여가 극단으로 찢어지는 미래가 오지 않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그런 미래가 올 것 같군요. 아마도 말이죠.
2021.04.09 17:43
여성들이 죽도록 노력해서 의제 올려놨더니 그건 그냥 역사적 수순이었다고 말하며 여성 업적 후려치는 일이야 수도 없이 반복된 일이니 적당히 넘어가고요. 남성이 더 많이 가져가던 한정 자원을 여성이 공평하게 분배해달라고 하니까 당연히 남성은 백래쉬가 생길 수 밖에 없지요. 하지만 그 백래쉬가 무서우니 현재의 기득권 구조 차별적 구조를 그대로 가져가자고 주장하는 건 사회의 발전을 저해하는 이야기죠. 말씀하신 것처럼 여성이 페미니즘을 받아들이는 게 남성에 비해 훨씬 쉽다는 건 당연한 이야기고요. 남성이 여성에 비해 뭔가가 부족하기 때문에 페미니즘에 저항한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원래 자신의 기득권을 인식하는 건 훨씬 어려운 일이죠.
댓글로 이어진 말씀에 대해서도 첨언을 하자면, 여성이 이공계를 선택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이 사회에 아주 많습니다. 여자치고 수학을 잘한다는 식의 사회적 시선, 공대에 가도 소수인 여성으로서 겪어야 하는 각종 어려움, 공대 대학 학생 성비보다도 여성이 적은 대기업 입사 비율, 입사 후에도 겪는 크고작은 성차별 등. 진보 진영에서 이야기하는 부의 대물림 현상이라는 게 있죠. 공교육 시스템과 대입 시스템, 입사 시스템을 아무리 공정하게 만들어도, 기득권의 자녀가 어떤 식으로든 이득을 가지고 가게 되는 걸 잘 아시죠. 블라인드 채용을 하는데도 말이죠. 이러한 점 때문에 대학에서 지방 균형 전형을 하고, 청와대에서 사람을 뽑을 때 출신 지역 균형을 맞추고 하는 거잖아요. 같은 차원의 의미에서 공무원 선발에서도 성별 할당을 하는 것이고, 전세계 이공계에서 성비를 맞추기 위해 여러가지 노력을 하는 거죠.
여기에 동의하시지 않는다면 4:1이라는 비율이 왜 발생한다고 생각하시나요? 흔히 나오는 설명을 두가지 생각해보죠. 하나, 여성이 생물학적으로 남성에 비해 이공계적 능력 또는 취향이 떨어진다. 둘, 대한민국의 여성이 힘든 일을 하기 싫어해서 이공계에 가지 않는다. 첫번째 설명은 참 흔한 설명인데 저는 그것이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생각하고, 설사 사실이라고 해도 그 비율은 4:1이 아니라 기껏해야 55:45 정도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그 근거가 궁금하시면 Lise Eliot, Daphna Joel, Gina Rippon 등을 검색해 보세요. 물론 거기까지 가지 않아도 4:1은 말이 안됩니다. 두번째 설명은 대응할 가치가 없겠죠.
덧붙여 페미니즘 내에 트랜스젠더 혐오, 난민 혐오 등을 하는 진영이 있는 건 맞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페미니즘은 단일한 세력이 아니거든요. 지켜보면 외부 투쟁보다 내부 투쟁이 훨씬 더 심한 것 같을 때가 많아요. 지금 퍼오신 기사 두 개만 해도 하나는 여성신문 컬럼이고 다른 하나는 페미니스트 활동가 인터뷰잖아요. 그걸 가지고 와서 너희 진영이 완벽하지 않다고 탓하는 건 무리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당장 친민주당 커뮤니티에서도 조선족이나 동성애자를 비하하는 글이 얼마나 많은지 잘 아실거예요. 민주당 내에도 이상한 의원들이 많고요. 그런것만 캡쳐해서 민주당 전체를 혐오세력으로 매도하는 건 쉬운 일이죠.
원글로 돌아가서, 소위 "남녀 갈라치기 수법"이라면서 갈등 자체를 잘못된 것으로 보고 갈등 자체를 없애려고 노력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것이 조중동에서 참여정부 때부터 써온 "국민 편가르기" 프레임입니다. 2005년 전여옥 대변인을 인용해볼까요. "노 대통령은 언제쯤이면 비비꼬인 증오와 바닥이 안 보이는 끝없는 열등감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유식하건 무식하건, 부자건 가난하건, 강남에 살건 강북에 살건, 친미건 반미건, 사랑하고 존경하는 국민으로서 끌어안을 수는 없는 것인가. 이 나라 국민이 다름 아닌 노무현 대통령 때문에 얼마나 힘들고 걱정스러운지 이제 알 때도 되었기 때문"
걱정하시듯이 세계적으로 사회가 모든 면에서 양극화되고 있는 건 사실이고, 저도 그게 가장 큰 걱정입니다. 하지만 특정 목소리를 막는다고 해서 양극화가 사라지지는 않죠. 그리고 사실 우리 모두 자기 자신부터 한쪽 끝에 있는 버블에 갇혀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내 버블 안으로 들어오는 캡쳐 몇개만 보고 판단하지 않고, 상대 진영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성실하게 들어볼 필요가 있겠죠. 그런 의미에서 저희가 지금 하고 있는 이런 논의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솔직히 같은 이야기를 몇년째 반복하고 있으려니 답답하긴 합니다. 점점 더 시니컬한 댓글로 반응하게 될 수 밖에 없죠. "모르면 공부하세요" 밈이 왜 나왔겠어요.
2021.04.09 17:52
2021.04.09 15:58
머핀탑님 젊은 남성들이 실력주의에 매몰 되어있는 것 까지는 아니라고 보셨지요. 보세요 이렇습니다.
남녀성비 4:1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성평등 교육에도 분개해 청와대에 청원을 올리는 시대예요.
청원을 굳이 찾아 읽어보면 더 가관입니다. 성적대로 왔는데 이게 왜 성평등 문제인가 이것은 학교에 대한 명예훼손??이다 라고 주장하고 있어요.
2021.04.09 16:02
진짜 궁금해서 물어봅니다.
님께서는 과학고에 남/여 반반 티오를 정해서, 남자는 남자끼리 경쟁하고 여자는 여자끼리 경쟁하여 티오를 맞추는 것이 공정한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만약 그렇다면, 남자 입장에서 저것에 반발하지 않을 이유는 뭐가 있나요?
2021.04.09 16:07
아뇨. "이과라는 특성상" 남녀성비가 4:1이 되지 않는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반발하지 않을 이유는.....뭐 연대의식이나 양심 같은것이 있지 않을까요. 아니면 사회가 더 나아진다는 따듯한 기분?
2021.04.09 16:09
문과 이과 선택할때 누가 강제로 나누나요...?
여학생들이 문과를 많이 선택하는 건 어떤 특정한 존재 - 사회 분위기 같은 - 가 전방위로 가하는 무언의 압력에 의한 건가요?
2021.04.09 16:11
정말 몰라서 물어보는 겁니까.
2021.04.09 16:16
이과라는 특성상 남여가 4:1이 아니게 되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전 이 말이 이해가 안 돼서요.
여학생들의 이과 선택이 올라간 사회가 좋은 사회인가요? 지금은 이과 선택을 못하게끔 누가 막는지?
2021.04.09 16:17
페미니즘 진영에서는 동성애자나 트렌스젠더, 조선족 등 약자와 잘 연대하고 계시죠? 특히 밥그릇과 관련해서요. 사회가 더 나아지고 따뜻해지게끔?
2021.04.09 16:19
네 잘 연대하고 있습니다. 잘 알고 계시네요. 혐오자들을 배제하기위해 열심히 싸우고 있고요. 모나리자님도 함께 합시다.
2021.04.09 16:21
반대되는 예시가 너무 많은데, 가져올까 하다가 그냥 넘어가겠습니다. 저녁 맛나게 드세요.
2021.04.09 16:24
여성 퀴어 이주노동자등등 사회적 약자를 괴롭히는 혐오자들이 너무 많습니다. 모나리자님도 괜히 그쪽에서 도매금으로 취급받지마시고 전향하시죠.
2021.04.09 16:27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78679
http://www.wome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9036
2021.04.09 16:29
네 정확하게 제가 하고 싶은 말들을 잘 갈무리해주셨네요.
2021.04.09 16:14
저도 그 청원 찾아봤는데,
제가 이공계 출신이라서 이공계 여성 비율이 낮은 문제가 분명 존재하는 문제이고 성평등 교육에서 생각해봐야할 부분이라고 인지하고 있는데요
그걸 성평등 교육에서 다룬 게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고
"왜 고등학교에서 일률적으로 성비 맞춰서 뽑아야 하느냐, 왜 입시 잘못했다고 하면서 고등학교 명예 실추시키느냐" 하는 부분은 강사가 그런 의도로 말한 것도 아닌데 혼자 급발진한 걸로 보이는걸요?
2021.04.09 16:20
그 청원의 디테일은 저도 동의하지 않습니다. 급발진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지금 20대보다도 훨씬 더, 10대들에겐 남여 갈등과 자원 분배가 첨예한 문제라는 예시로 가져왔습니다.
2021.04.09 16:27
하하,,,
듀게에서 고군분투하는 모나리자님을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습니다만.
20대 남성을 달래는 의미로 폐미정책에 어떤 수정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옳지 않은 것 같아요.
요즘 20대가 힘든 세대라고 하는데, 동의합니다만 한편으로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20대의 자기연민이 너무 심해서 그 표출을 다른이들에 대한 혐오로 푸는 것 같아서요.
이것은 남녀 모두에게 있다고 보는데,
폐미에 대한 남자들의 입장도 이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봅니다.
20대 남녀 모두가 취업이 힘든 세대죠.
유독 남자만 힘든것이 아닌 여자가 더 힘든것이 현실인데, 이것이 보지 않는 것이 20대 남성이죠,
자기들의 파이를 가져갈까봐 우려하고 오버하는 것이, 여성에 대한 배타, 외노자들에 대한 배타,,,
이런 식으로 나타나는 것도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일부라고 해두죠,
이런 현상을 가볍게 보면서, 폐미정책만 바꾼다고 20대 남성들이 착한사람(?)이 되지는 않아요.
2021.04.09 16:59
2021.04.09 17:01
별로 새로울 것 없는 내용이네요. 극단적 페미니즘을 비판하는 것이라면서 한국사회내에 있는 페미니즘까는 내용은 근래라고 할 것도 없고 과거부터 존재해왔지요. 인터넷상으로나 역차별이니 뭐니 징징거림이 있지 사회적으론 여전히 여성의 커리어나 일에 대한 비하나 압박이 존재하고, 여성혐오범죄나 성범죄는 끊이지 않고있네요. 며칠전엔 게임으로 알게된 스토커에 의해 세모녀가 살해당했죠?
2021.04.09 17:47
첨삭 출동!
2021.04.09 17:54
2021.04.09 19:07
2021.04.09 22:24
어느 정도 공감도 가고 충분히 논의해볼만한 얘길 꺼내긴것 같은데 번지수를 잘못찾으신것같아 안타깝네요.
여기 말고 다른곳이라면 좀 더 발전적인 논의가 가능하지않을까 생각이 듭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