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07 22:03
물론 박영선도 안뽑았습니다. 허경영도 당연히 안뽑았습니다. 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저는 이 선거 자체에 화가 납니다. 저는 부재자 투표를 지난 주말에 일찍 했는데 저 사람들은 토요일에 무슨 죄가 있어서 저렇게 투표 관리 일을 하고 있어야 하는 것일까,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당연히 투표하러 가면서도 짜증이 났습니다. 이 많은 사람들의 시간과 돈이 이렇게 소모된다는 게 도대체 이해가 가질 않더군요. 주말에 못놀고 일하는 게 얼마나 신경질이 나는데요.
이번 보궐 선거를 하게 된 이유가 뭡니까. 박원순이 성추행해놓고 자살해서 그렇습니다. 박원순이 성추행을 안했으면 이런 일은 안일어났습니다. 그런데도 더민주 지지자들은 자꾸 다른 데서 이유를 찾으려고 합니다. 무슨 정의당 이야기를 하고 있나요. 박원순이 성추행하고 죽었으니까 박원순이 있던 더민주, 박원순 추모하자면서 2차 가해하는 더민주를 찍어주기 싫어서 안찍어준 겁니다. 보궐 선거를 한 가장 큰 정치적 원인을 외면하고 자꾸 더민주가 망하면 국힘당이 된다니 어쩐다느니 하는 자해공갈만 하면 어떡하나요. 정말 답답합니다.
이번 선거의 근본적인 원인도 더민주가 질 수 밖에 없었는데, 선거에 후보를 내놓는 선택도 패배에 한몫했습니다. 만일 공직자가 불미스러운 이유로 직을 내노는다면 그 당에서는 후보를 내놓지 말아야 한다고 했던 당론은 애초에 더민주가(문재인이) 스스로 한 약속 아닙니까. 그런데 그걸 지켜야 할 이번 타이밍에 저렇게 보기 좋게 후보를 내놓으니 어떤 사람이 기가 막혀하지 않겠습니까. 늘 원칙 원칙 떠들면서 자기들은 하나도 원칙 안지킵니다. 매번 쪽팔림을 감수하고 최악의 상황만은 막아야하지 않겠냐고 읍소를 하는데, 이거 그냥 자해공갈입니다. 내가 안되면 다 망한다? 이미 망하게 하고 있는데 무슨 소리인가요.
그래도 더민주를 찍었어야 할 것이라는 분들이 있습니다. 아뇨. 왜 그래야 합니까? 잘못을 한 정당은 투표로 심판한다는 게 촛불집회 이후의 대선과 총선 아니었나요.더민주를 그냥 싫어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더민주를 찍어서 국힘당의 재래를 막았어야 한다고 하지도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만일 국힘당을 막는 게 그렇게 절실했다면, 후보를 내놓지 말고 그냥 시민연합으로 해서 반 보수 후보를 내놓고 더민주는 거기서 서포트만 했으면 됩니다. 그게 그나마 명분이라도 지킬 수 있는 최선의 수였어요. 그래도 혹시나 더민주를 찍어줄 사람들이 있으니까 일단 후보를 내놓자? 심판당하기로 작정한 불나방들이나 할법한 수를 이렇게 해놓고 또 남탓하는 거 정말 좋지 않습니다. 이길 수 없다면 후퇴라도 안전하게 해야했습니다. 그런데 더민주는 그걸 못했죠. 이런 건 분전이 아닙니다. 오만이죠.
이제 진짜 진지하게 생각을 해야합니다. 그래도 대한민국에서 나름 이름있는 정당이고 아직도 골수지지자들은 많잖아요? 뭘 하더라도 국힘당은 죽어도 표를 못주고 국힘당 막기 위해 더민주를 찍어준다는 분들이 있으니까, 이 지지세력을 가지고 새로운 흐름에 제발 동참하길 바랍니다. 지금 당장 검찰이랑 주구장창 샅바싸움만 하다고 본전도 못건지고 무능하고 무력한 당이라는 패배자 이미지만 얻었잖아요. 그러니까 좀 멀리 보고, 더민주가 어떤 정책적 포지션을 취할 수 있을지 프레임 자체를 바꿔야 합니다. 심판자 노릇 못한다는 거 다 알고 있으니까 어줍짢게 언론과의 전쟁 검찰과의 전쟁 그만 일으키고요. 거대 권력에 저항하는 유일한 맞수로서의 프레이밍을 그만 하란 이야기죠. 조국 한명이 터트린 불꽃이 얼마나 화려했는지 좀 떠올려보시고요.
모든 실패가 쇄신의 타이밍을 뜻합니다. 이제라도 2차 가해 그만하고, 각종 성범죄자가 튀어나올 정도로 그릇된 역사가 있었다는 걸 인정하고, 더민주가 적극적으로 인권과 약자에 대한 고민을 좀 하길 바랍니다. 뭘해도 남아있는 골수 지지자들이 있다면 그 지지자들 믿고 변하면 될 거 아닙니까? 매번 포퓰리즘에 얹혀가려하니까 국힘당과 또이또이인 사건이 터질 때는 당의 명분과 위세가 다 추락합니다. 중도 보수 이런 거 없습니다. 보수를 지향하면서 진보를 지향할 수도 없구요. 그 어정쩡함과 모든 정책을 다 포용하며 아무한테도 욕먹지 않겠다는 그 어중띤 생각이 지금같은 실패를 초래하게 합니다. 국힘당은 계속 욕망을 판매하는 당이라고요. 욕망도 못팔고 그렇다고 정의도 못파는 당이 어떻게 이깁니까?
진짜 이번 선거가 짜증납니다.
2021.04.07 22:07
2021.04.07 23:05
그러셨군요 고생하셨습니다...
2021.04.07 22:11
2021.04.07 22:14
이게 다 사람들이 김어준의 방송을 듣지 않아 생긴 일입니다.....는 그냥 드립이고요.
뭐 이런 영상이나 찍는걸보면 민주당과 박영선은 이번 선거가 왜 치뤄지고있는지에 대한 현실감각이 결여되어 있는 듯 보입니다.
만일 선거에서 패배하면 삼보일배 퍼포먼스라도 다시 할려나 궁금해집니다.
2021.04.07 23:05
선거가 무슨 구걸도 아니고 이제 그런 사과 퍼포먼스 그만 보고 싶어요 진짜...
2021.04.07 22:23
글의 앞 부분과 중간 부분은 다 동의가 되는데 마지막 부분은 어리둥절합니다. 현재 더민주 애들이 어중띤 보수같은 정책을 했다고요? 저는 무슨 말인지 당최 이해가 안되네요. 얘네들은 집권후 그 유사사례가 남미나 북한에나 가야 찾을 수 있는 또라이 경제 부동산 정책들을 자신들의 또라이 지지자들을 바라보고 계속 통과시키고 추진하다가 정말 이대로 가면 큰 일 나겠다는 보통의 사람들이 얘네들은 더 이상 권력을 쥐고 있으면 안되겠다는 판단으로 나온 것이 오늘의 투표 결과입니다. 얘네들이 무슨 눈치를 봤다는지 보수라니 정말 어리둥절 합니다. 과거 민주당은 미국 하고 FTA도 체결하고 이라크에 파병도 하고 국내시장도 적극 개방하는 보수적인 성격이 강한 정파였습니다. 지금 얘네들이 이런 비슷하기라도 한 정책을 한 게 뭐가 있나요?
2021.04.07 23:12
그 정책지향점과 자신들을 서민정당이라 표방하는 외부적 지표의 괴리감이 바로 어정쩡함이라고 한 것입니다. 국힘당에 맞서는 정당이라고 하면서 본인들은 부자들(이 되겠다는 욕망)이 아니라 서민도 잘 살 수 있는 나라를 지향했고 재벌세력과 사법적 권력층에 늘 저항하는 포지셔닝을 해왔어요. 그런데 그게 철저하게 실패했고 거의 본색이 드러났다고 봐야죠.
(아이디 뭐라고 읽어야 할지 모릅니다) 님께서 하신 말씀은 부동산 정책에 실패해서 더민주가 밉다는 소리이지 더민주가 어중띈 보수가 아니라는 근거는 아닙니다. 그게 선거 실패의 큰 이유는 될 수 있겠지만.
2021.04.07 23:22
민주당(적어도 DJ, 노무현이 집권했던)을 지지하는 전통적인 지지자들이 생각하는 한국 민주당의 포지션은 미국 민주당 정도의 위치라고 생각합니다. 보수정당이지만 상대적으로 공화당보다는 진보적이고 합리적인. 근데 문재인 집권하더니 얘네들이 통진당 놀이를 하네요. 전혀 합리성과 보수성이 느껴지지 않고 기존 질서를 완전히 깨뜨리겠다는 공포심까지 느껴집니다. 재벌과 사법적 권력층이 지구를 침략한 외계인인가요? 왜 걔네들한테 저항을 하는지? 걔네들도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정상적인 사회 조직의 하나 뿐입니다. 그들이 한때 사회 전체적으로 과대표 되었던 시기가 있기도 했지만 저는 오히려 걔네들이 현 정권이 집권한 이래 과소대표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문제에 대해서는 너무 성공한게 문제죠
2021.04.07 22:28
2021.04.07 22:36
민주당이 파는 전통적 상품은 욕망도, 정의도 아니고 nation이라는 대의입니다. 망국, 분단, 독재, 저발전, 반식민지 같이 근대적민족국가가 되지 못했다는 컴플렉스가 민주당을 이끌어온 기본 동력이죠. 20년 총선의 K방역, 18년 지선의 운전자론, 거슬러 올라가 02년 대선의월드컵까지 민주당이 승리한 선거에는 언제나 nation이 깔려있었습니다. 황우석, 동북아 금융허브, 운전자론, 토착왜구, K-시리즈, 자주국방... 반면에 참패한 선거에서는 nation이 사라지고 욕망하는 개인이 등장했어요.
이번 선거 역시 마찬가지죠.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자신들의 주력 상품인 nationalism이라는 거대서사를 전혀 동원하지 못했고, 그러다보니 네거티브라는 짜잘한 것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K방역의 홍보효과를 무력화시킨 백신 관련 문제가 이번 선거에 생각보다 큰 영향을 미쳤다고 봅니다.
2021.04.07 23:13
일리있는 말씀입니다.
2021.04.07 23:06
2021.04.07 23:13
어느 정도는 해줘야 그래도 최저선의 기능이라도 해줄 텐데 그게 안되니... 환장할 노릇이죠
2021.04.07 23:06
오세훈의 부동산 투기가 사실로 밝혀지면 선거가 역전될 것이라 생각했던 모양인데 참 가련하지요, 오세훈님 뽑으시는 분들 그런거 신경안쓰는분들인데. 일단 김어준같은 패거리들 저잣거리에 효수하시고 태극기나 다를바없는 분들 잘라 내셔야할텐데, 과연 그게 될까요. 책임은 박영선 이낙연이 뒤집어쓰고. 혹은 민정당에 부역한 더러운 좌파적폐 정의당에 뒤집어 씌우고 극극극문들끼리 똘똘 뭉쳐서 더 쭈그러들겠지요. 민정당이 얼마전까지 그랬던것처럼요. 암울한 시기입니다.
2021.04.07 23:14
자꾸 누가 더 나쁜지를 가리는 문제로만 생각을 하는데 그게 다 뭔상관인가 싶을 정도로 성추행했다 자살한 전임시장의 보궐선거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끼얹고 갔으니...
2021.04.07 23:50
bankertrust님의 부동산정책분석이나 예측엔 그닥 동의하지 않습니다만, 한가지는 분명하죠. 조국-추미애-박원순 사태 등 일련의 사건들에서 민주당은 잘못된 대응으로 일관했고, 경제정책적인 차원에서도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으며, 정권내내 그토록 강조하고 강요하던 검찰개혁이란 대의명분도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듯 합니다.
반대로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을 찍으려면 현정부의 경제-부동산 정책을 지지하거나 관망하고, 현정부 도덕성관련 사건들에서 문제를 못느끼고, 검찰 개혁에 큰 공감대를 형성한다는...........이 모든 부분에 있어 교집합을 형성하고 있어야 한다는 얘긴데, 그런사람은 극렬 지지자를 빼면 지극히 소수겠지요.
2021.04.08 02:29
네 그렇습니다...
2021.04.08 00:55
속이 다 후련하네요. 무한 복사해서 청와대에 뿌리고 싶어요.
2021.04.08 02:30
네 화가 많이 나네요
2021.04.08 01:41
2021.04.08 02:55
아멘
2021.04.08 12:24
동의합니다. 더민주가 여당이 되었을 때는 국힘당과 추구하는 전략이 다를 수 밖에 없는데 갑자기 권력중심적으로 돌변하니... 하기사 언제나 그랬죠
2021.04.08 02:20
2021.04.08 09:53
아니 성추행-자살이 아니었으면 아예 없었을 선거인데 도대체 그게 무슨 하나마나한 소리인가요.
2021.04.08 12:25
결과는 같았을 것 같아요. 하지만 투표율은 조금 더 박빙이었을 것 같습니다. 서울권 전패도 없었을 것 같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