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2.12 22:51
- 영상을 틀자마자 그 영화 결말 스포일러를 맞을 겁니다. 뭐 어차피 결말 모르는 분들도 거의 없을 거고, 모르는 분은 앞으로도 안 보시겠습니다만. ㅋㅋ
(영상 화질이 왜 이리 깨끗한가... 했더니 몇 년 전에 블루레이를 출시했군요.)
개봉 당시 극장에서 재밌게 보긴 했지만 이후로 다시 보지는 않았어요. 그만큼 재밌게 본 건 아니었던 듯.
뭐 사실 당시 기준 한국 영화로서는 정말 드물게 트렌디하면서도 별로 안 촌스러운 로맨스물이었다. 라는 정도가 아니었나 싶습니다만.
문득 생각나서 이 영상을 돌려보니 당시의 그 '트렌디'함 때문에 오히려 지금은 탑골 갬성을 콱콱 자극하는군요. 거의 사료 수준입니다. ㅋㅋㅋ
사실 지금 봐도 이 영상으로는 대체로 촌스런 느낌은 거의 없습니다만. 유니텔 화면이 나올 때마다 으악 내가 저런 촌스러운 걸 좋다고 썼단 말인가... 라는 생각이 드네요. 당시 기준으론 엄청 세련되고 깔끔한 축의 서비스였는데 말이죠. ㅋㅋㅋ
참고로 전 하이텔 잠시, 나우누리 잠시 쓰다 유니텔에 전념... 하다가 군대 다녀온 후론 걍 '인터넷' 시대가 열렸던 경우였네요.
또 마지막 장면(영상에선 첫 장면)에서 보이는 길거리 풍경이 참으로 정겨우면서 그립구요.
특히 피카디리 앞은 이제 극장도 바뀌고 핸드프린팅도 다 사리지고 등등등. ㅠㅜ
전도연, 한석규의 주름 하나 안 보이는 앳된 얼굴들이 참 어색한 기분이면서...
당시 길바닥에, 라디오에, 티비에서 정말 시도 때도 없이 울려퍼지던 저 노래가 참 심금을 울립니다. ㅋㅋㅋ
그 당시엔 별로 안 좋아했어요. 노래 괜찮긴 한데 너무 미칠 듯이 울려퍼져서 금방 질려버렸죠. 그래서 일부러 찾아들은 적이 한 번도 없는 곡인데,
그랬던 것도 20년을 훌쩍 넘겨서 다시 들으니 반갑고 좋네요. 네, 걍 까놓고 말해서 옛날 생각나서 좋습니다. (쿨럭;;;)
갑자기 영화가 다시 보고 싶어지는데.
지금 기분으로는 별로 재미가 없어도 되게 재밌게 볼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
+ 덤 1.
이 시절은 한국 영화하면 한석규였으니까요.
확인을 해보니 이 영화와 '미술관 옆 동물원'이 같은 해에 개봉을 했었군요. 배우 심은하에게는 정말 기적 같은 한 해였던 듯.
암튼 뭐 이 노랜 1번의 러버스 콘체르토 마냥 여기저기 지겹도록 울려퍼진 곡도 아니고, 또 곡의 완성도도 딱히.... 입니다만.
어쨌든 이게 제가 좋아했던 영화이고, 이 영화랑 엮여 있었기 때문에 걍 찾아서 듣다 보니 정들었어요. ㅋㅋㅋ
그리고 그대로 세월까지 흐르니 그 시절 발라드 느낌 낭낭하고 고색창연한 것이 또 매력이 되네요. (쿨럭;)
그래도 영상 없이 곡만 따로 찾아 듣진 않습니다. ㅋㅋㅋㅋㅋ
++ 덤 2.
근데 저 시절 연도별 영화 흥행 자료를 찾아보니 '접속'이 개봉한 해의 한국 영화 흥행 1위는 '편지'였네요. 허허.
그것도 흥했던 건 기억을 하는데 그 정도였나요. 제가 안 본 영화라 스스로 기억을 조작해 버렸나 봅니다. ㅋㅋ 그것도 주제가 히트했던 건 기억나요.
+++ 덤 3.
'접속' 영화가 남긴 영향이 참 많았는데요. 갑자기 벨벳 언더그라운드 앨범이 막 팔렸다든가... (접니다 ㅋㅋ) 유니텔 사용자 수가 한동안 꽤 늘어났다든가... 그와 더불어서 안건조증이라는 질환에 대한 참 대책 없고 현실과 동떨어진 선입견을 조성했다는 죄가 있었죠. 낭만적으로 꾸민 것까진 그렇다 치더라도 그냥 증상 자체가 현실이랑 너무 다르다며 제 안건조증 친구가 영화 보고 와서 화를 냈던 기억이. ㅋㅋㅋ
2021.02.12 23:15
2021.02.13 10:19
요즘엔 걍 로맨스물이 멸망한 것 같아요. 헐리웃이든 한국이든 로맨스물은 이제 드라마의 영역으로... ㅋㅋㅋ
2021.02.12 23:48
저도 개봉 당시에나 얼마 후 비디오로 봤을 때나 그닥 재미있게 보진 않았고 특별한 감동을 느낀 것도 아닌데(물론 엔딩씬 하나는 언제봐도 예술) 뭔가 계속 가슴 한켠에 남아있는 작품이에요. 90년대 후반 감수성을 너무 잘 캡쳐해놓아서 그런 것일지는 몰라도 블루레이 나오자마자 구입했는데 역시 딱히 재미나 감동을 느끼진 않았지만 그냥 그 삘에 젖어서 보는 작품 같습니다.
시간이 좀 지나서 꼼꼼히 따져서 보다보니 전도연 친구커플은 도대체 뭐야? 이런 태클을 걸고 싶다고나 할까요 ㅋㅋ
2021.02.13 10:20
맞아요 90년대 후반 감수성! 그래서 그런지 당시에도 주로 젊은이들 사이에서 돌풍이었지 나이든 분들에겐 별로 인기가 없었죠.
전도연 친구 커플이야 뭐... 생각해보면 거기 나오는 사람들 주인공들 제외하곤 대체로 좀 이상합니다. ㅋㅋㅋㅋ
2021.02.13 07:57
1.한석규가 8월의크리스마스 노래를 부른이유는 접속 ost가 엄청 펄려서 제작사가 노린거라고 하더라고요
2.기억나는게 98년 1월에 8월의크리스마스가 개봉하고 연말에 미술관옆동물원이 개봉했죠
3.편지가 흥행1위한 이유는 그당시가 imf가 터진해였죠 11월에 개봉한 영화였는데 12월에 imf가 터진후 엄청 흥행했어요
4.글을 읽다보니 한석규시절은 진짜 추억이네요 95년부터 99년까지 찍은영화 모두 흥행영화였죠
2021.02.13 10:21
지금 와서는 편지는 접속보다 대접이 좀 박한 것 같기도 해요. 흥행은 이겼지만 그렇게 막 시대정신(?)스러운 느낌이 덜해서일까요.
한석규야 뭐 그땐 레전드였죠. 시나리오 고르는 능력 갑. 신인 감독들의 장편 데뷔작을 연달아 몇 편 했는데 그게 다 흥행했으니 정말 보는 눈이 탁월했다고 밖엔.
2021.02.13 09:06
포스코 옆에서 학교를 다녔던지라 남조가 포스코 직원임을 알았을때 반갑더군요.
여자조연이 남자따라 포항가기 싫어했을때 아니 그 좋은 직장다니는 남자를 차려하다니..포항도 사람사는 곳인데.. 했다죠
포항이 좀 시골이긴 합니다
지금은 어떻게든 예쁘게보이려고 메이크업부터 몸매까지 신경쓰는 것 같은데
전도연의 거리낌없는 솔직함, 연기 몰입이 인상적이었습니다.
2021.02.13 10:22
전 포항이 명절마다 먼 친척 할머니 뵈러 가던 곳이었는데 거기 가면 과수원에 경운기에... 그래서 대충 납득했습니다. ㅋㅋㅋ
뭐 젊어서야 바탕이 예쁘면 뭘 해도 예쁘니 솔직하게만 해도 괜찮았을 겁니...
2021.02.13 09:10
전도연이 포항인가에서 택시 타고 '서울이요!' 한던 장면에서 극장안 모두가 빵 터졌던 좋은 추억이 있는 영화네요.ㅋㅋ
2021.02.13 10:23
맞아요. 사실 저도 유일하게 기억나는 대사가 그겁니다. ㅋㅋ 보고 나와서 밥 먹으면서 같이 본 친구랑 1. 작가의 실수다 2. 그만큼 쪽팔린다는 걸 표현한 거다. 를 놓고 주절주절 대화 나누던 게 지금도 생각나요. 근데 그 친구가 누군지 기억이 잘 안 나네요(...)
2021.02.13 09:32
2021.02.13 10:25
김태우가 그 당시에 꽤 인기가 있었는데, 뭔가 캐릭터가 모호했던 것 같아요. 착한 건지 멍청한 건지, 차분한 건지 답답한 건지 확실하게 답이 안 나오는 배역들을 주로 맡았죠. ㅋㅋ 나중엔 그걸 살려서 악역도 몇 번 맡았던 걸로.
네 저도 피카디리 동네를 특별히 좋아하진 않았어요. 근데 말씀대로 변하고 없어지니까 자동으로 그리움이 따라오는...;
2021.02.13 11:06
접촉이냐 접속이냐 contact 냐 connect냐 쓸데없는 걸로 싸우던 토익 공부 동아리
2021.02.13 21:56
아 맞아요. 전 토익 공부와는 전혀 거리가 멀었지만 친구들이 그런 얘기 하던 거 들은 기억이 있네요. 정확한 영어 제목은 무엇이냐! ㅋㅋ
2021.02.13 12:47
접속은 뭐, 그런 영화가 있었지 정도의 기억입니다.
로이배티님이 재밌어서 두 번 세 번 본 한국영화가 있을까 의심하였음을 고합니다ㅎㅎ 괴작을 여러 번 보실 것 같지는 않고;
제가 반복해서 본 영화는 전우치와 시 정도네요.
8월의 크리스마스는 안봤네요. 보고 싶은 생각이 여전히 안드는군요.
2021.02.13 22:01
아. 뭔가 갑자기 허를 찔린 기분이!! ㅋㅋㅋ 그렇네요. 음... 뭐가 있을까요.
한참 생각해보니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는 서너번 본 것 같아요. 집에 한정판 디비디도 있구요.
올드 보이 같은 박찬욱 영화들 중엔 두 번 이상 본 게 몇 편 되고.
전 허진호 초기 영화 둘(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을 좋아해서 얘들도 서너번은 본 것 같네요.
그 외에도 본의가 아니게 사정상 서너번 본 영화들이 있는데 그건 본의가 아니었으니 제외하고 나면, 확실히 제가 한국 영화는 여러 번 볼 정도로 좋아한 작품이 별로 없네요. ㅋㅋ 그걸 이제사 깨달았습니다.
2021.02.13 13:21
2021.02.13 22:03
그냥 단순히 옛날이라서 좋았다... 를 넘어서 저 시절의 대한민국이 진짜 시대적, 문화적으로 격변기였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추억도 뭔가 버라이어티하게 많은 것 같구요. ㅋㅋㅋ
다들 김태우 얘기만 하시는데 저기 나온 추상미도 당시에 잠시 좀 반짝하던 배우였죠. 요즘엔 뭐하고 사시는지.
2021.02.14 09:59
2021.02.14 10:00
아, 추상미 배우도 있었죠 ㅎㅎ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는 28일 ‘올해의 배우상' 심사위원으로 배우 추상미와 정진영을 선정해 발표했다.…
원문보기:
http://m.hani.co.kr/arti/culture/movie/963993.html?_fr=gg#cb#csidxff87bac474db299a83d428ec569d1aa
지난해 2020년 기사입니다. 인터넷이 있으니 이런게 좋네요.
2021.02.13 18:33
2021.02.13 22:11
저도 이 글 쓰고 나서 찾아봤는데 가비 이후론 영화 창작 활동은 없는 것 같더라구요. '평안도'라는 2014년작 중국 영화 제목이 보이는데 검색을 좀 해 보니 출연 배우의 사상 문제(대만 독립 지지자라서 찍혔다네요)로 아예 개봉을 못 해버린 듯...;
2021.02.14 1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