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2.08 09:38
JTBC의 무명 가수전 싱어게인이 12회 방송, 6분의 나오는 파이널을 앞두고 있습니다.
저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즐겨보는 편이 전혀 아닌데 옛날 노래들이 자주 나온다는 소문을 듣고 작년 12월에 보기 시작했다가 푹 빠져서 한달 반을 달려왔네요.
끝이 있는 덕질이라 생각하고 무리를 해서 그런지 심신이 허약해져서 역설적으로 저는 오늘 끝나는 게 다행스럽기도 합니다..
싱어게인의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이미 경력이 있는 가수들이라 무대들이 어설프지 않고 편안하고 감상할 만 한다.
-코로나를 무대를 잃은 많은 재야의 고수들이 나와줌
-시니어와 주니어를 잘 섞은 심사위원들, 남녀 숫자도 같고, 같이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감상을 나누고 조언을 한다.
-각 가수의 무대 중에는 가사만 나올 뿐 제작진의 쓸데없는 (!) 자막이 없다 -> 중요.
-경쟁구도를 부각시키는 악마의 편집이 없다. -> 아마도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려고 듀엣으로 엮은 후에 다시 라이벌전으로 서로를 떨어뜨리게 구성을 했지만 그것 또한 서로를 격려하는 방법으로 결국은 가버렸음
-하나하나의 무대마다 조명과 배경과 방송국 세션의 준비된 MR이 환상적입니다. 다른 방송도 그런지 잘 몰라서 이것이 무척 멋져 보임.
그래서 좋았어요.
오늘 겨룰 6명은요.
1. 전국구 연어 장인 이정권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이라는 노래로 유명하다고 소개..
저는 전혀 모르는 분이었는데 노래를 진짜 매우매우 잘하십니다.
오디션에도 음악 자체에도 목매지 않은 아주 쿨한 분 같으세요.
근데 나이가 ...심사위원인 규현씨보다 어리고 이승윤씨와 동갑인데..음....
최근 무대인 아이유 '이름에게'를 부를 때 배경에 지금까지 같이 왔다가 먼저 탈락한 많은 무명가수들의 이름이 나타났다 사라졌는데 제작진 아이디어인지 이정권님 아이디어인지 아주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2. 장르를 넘나드는 대형가수 이소정
역시 모르는 분입니다. 안 중요함
그러고 보니 제가 알던 분은 하나도 없었네요.
레이디스 코드라는 그룹의 메인 보컬이셨던 것 같은데 싱어게인 나오는 무대가 다 색깔도 스타일링도 다르고 다 잘 소화해서 앞으로가 매우 기대되는 분입니다.
걸그룹 굴레에 갇혔던 (?!) 아티스트 같아요..
3. 난 놈,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이무진
1라운드 누구 없소의 선풍적인 인기로 싱어게인의 인지도를 확 높인, 노래 천재가 아닌가 싶은 이무진.
고작 만 스물 한살에 대학교 2학년인데 앞날이 창창합니다.
음악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하고 좌절도 하고 또 잘 헤쳐나가서 결국은 족적을 남기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
4. 음색여신, 요아리
무대공포증으로 무대를 접었다가 벌벌 떨며 1라운드에서 '나타나'를 부른게 기억납니다.
음이 중간에 불안하기도 했구요.
같은 노래를 세미 파이널에서 불렀는데 완전 다른 모습이라 감동적이었어요.
싱어게인이 정말 요아리님에게는 재기의 무대였다고나 할까요.
이 분 목소리를 들으면 다른 시공간에 가게 되는 느낌이 있어요.
절대 잊을 수 없는 목소리.
5. 록스피릿 그 자체, 정홍일
집친구가 가장 좋아하는 원픽. 제작진도 아주 편애하는 분 중의 하나입니다.
그도 그럴 듯이 스윗하고 (착하고)! 노래 잘하고 무명이 길었다는 스토리도 있거든요.
아내 분도 방송타셨고.
어렸을 때 절절한 시나위나 부활 노래를 듣는 느낌이예요.
오늘 우승을 하시면 서사가 가장 어울릴 것 같은 분이기도 합니다.
6. 독특한 장르, 이승윤
하지만 여러분은 이미 아시죠.
저의 마음은 온통 이승윤이라는 한 때 30호 가수에게 빼앗겨 버렸다는 것을 ㅎㅎ
싱어게인의 다크호스.
1라운드, 2라운드에는 이무진보다 화제성이 적었는데 3라운드, 충격의 치티치티뱅뱅부터 완전 치고 나와서 유투브 조회수를 2위와 큰 차이로 1위로 계속 지키고 있습니다.
이 분의 매력 포인트는 한두가지가 아닌데
-어디로 튈 줄 모르는 무대 ->심사위원들이 궁금해 하는, 어떻게 할 지 전혀 모르겠다고 하는 언급을 매 번 할 정도로 기대와 다른 무대를 합니다.
톱 여성 댄스가수의 치티뱅, 글로벌 스타 BTS의 소우주 등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가사만 있다면 선곡에 전혀 거리낌이 없고 못하는 곡도 없어 보여요.
그리고 다 자신의 것으로 바꿔버립니다.
-오랜 무명생활로 자작곡 데이터 베이스 완전 풍성
->파도파도 끝이 없는 유투브에서 이승윤 찾기가 스포츠가 되었습니다.
가난한 무명이라 기타밖에 사용할 수 없던 강제 포크가수로서 몇 년동안 계속 내어 온 음원, 최근에 결성한 밴드 알라리깡숑과 같이 만든 스케일이 커진 롹적인 무대
홍대 인디신의 작은 공연 장소들 여기저기 계속 이메일 보내면서 초대받아 쌓아온 라이브의 기량이 모두 모두 쌓여서 지금의 이승윤을 만든 것 같습니다.
-자신도 모르는 자신의 잠재력 그리고 겸손
->잘 울어요, 이승윤씨는. 오늘 파이널에도 아마 울거라고 팬들은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방송에 어울리는 얼굴이며 몸매인지, 자신이 얼만큼 준비된 뮤지션인지 전혀 모르고 있는 순수미가 있어요.
게다가 서태지에 대한 기억 때문인지 날 것, 새 것을 잘 알아보는 40대 이상 기성세대의, 먹이고 입히고 키우고 싶은 애정 본능을 마구 자극합니다.
그러면서도 인터뷰를 보면 겸손하고 자기 자신의 중심을 잘 잡고 있기에 탁월하구나 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만나뵙게 되어서 영광이었습니다'가 인사였어요. 마치 오늘이 끝인 사람처럼.ㅜㅜ
-가사가 예술입니다. 랩도 리듬을 맞춰 멜로디를 넣네요.
->무명성 지구인, 달이 참 예쁘다고의 가사를 보면 시인이 따로 없어요.
그런데도 멜로디와 가사가 쫙 붙습니다.
저는 랩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방탄 소우주의 랩 부분을 이 가수가 독특한 선율과 박자로 다시 노래로 만들어 버린 거에 확 꽂혔어요.
재능있습니다.
네, 여러분은 이제까지 싱어게인 영업글, 아주 편파적인 글을 보셨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오늘 밤 10:30 시간 있는 분들은 같이 즐겨요.
제 픽은 이승윤씨지만 사실 순위는 큰 의미가 없을 것 같긴 합니다.
절대적인 조회수 우위로 어쨌거나 콘서트에는 참여할 것 같으니까요.
개인적으로는 싱어게인, 코로나 블루를 날려버리는, 오랜만에 도파민 송송 샘솟는 그런 시간이었습니다.
JTBC, 땡큐!!
2021.02.08 09:54
2021.02.08 10:00
저도 내일 간신히 오전 근무만 마치고 오후에 집에 와서 완전 싱어게인 후폭풍에 시달릴 계획입니다. ㅋㅋ
규현 심사위원님 말에 의하면 노래 잘하면 다 형입니다.
저에게는,... 노래 잘하면 다 오빠..죠. 네.
2021.02.08 10:06
빼먹었는데 Top 6까지 못 오른 분 중에서 제가 가장 마음이 쓰이고 기대가 되는 분은 최예근씨입니다. 노래도 편곡도 연주도 잘하는 음악 천재인데 아직 좋은 사람과 좋은 곡을 만나질 못했는지 좀 안타까워요.
선곡 능력이 좀 딸린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곡 소화는 정말 대단했어요. 응원합니다, 최예근씨!
2021.02.08 11:31
2021.02.08 13:53
준우승 아닌데요.
그당시에 워낙에 괴물들이 많이 나왔죠.
우승이 손승연, 준우승이 유성은이에요.
검색하면 더 자세히 언급할 수 있겠지만, 이 정도면 될 것 같아요.
이소정은 첫 방송의 임팩트가 워낙 강했었죠. 그다음 듀엣무대도 굉장했었고요.
검색해봤어요...^^
신승훈 맨토였는 데, 준결승 무대에서 (괴수)손승연이 이겼네요.
2021.02.08 14:11
아하. 그랬군요. 사실 저 프로도 전혀 안 봤어요. ㅋㅋㅋ 레이디스 코드로 데뷔한 후에 보이스 코리아에서 어쩌고... 들었던 어설픈 기억으로 적었다가 그만!!! ㅋㅋ 정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헛소문 퍼뜨릴 뻔 했네요.
2021.02.08 13:27
옛날 듀게 불판 생각나네요. 다 꺼진 불판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현장감 느껴지고 웃겨 죽는 줄 알았어요. 댓글 백 개 넘게 막 달리고ㅋ
경험한 시간도 아닌데 괜히 그리운 게.. 제가 이상한 거죠. 암튼 즐방하시길. 저는 이런 거 보면 아예 잠을 못 자서요.
2021.02.08 16:44
저 싱어게인 본방 보고 바로 못 잘 것 같아서 내일 연차 냈어요. ㅋㅋㅋㅋ
정권이형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착하고 노래 잘하고 듬직한 '교회오빠' 가 떠올랐어요. (그리고 아쉽게도 교회오빠는 정작 연애상대로는 인기가.. ㅠㅠ)
심사위원들만으로 우승자를 가린다면, 홍일이형이나 요아리가 아닐까 싶었는데.. 투표가 들어가니 결과는 뻔하지 않겠나 싶습니다. 그래도 3등까지는 앨범 발매 지원이 있다고 하니 홍일이형 꼭 3등안에 들기를...
(정권이형, 홍일이형 했지만 사실 내가 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