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tube를 따라서

2021.01.25 23:13

Kaffesaurus 조회 수:638

유투브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알로리즘이 추천해 주는 클립들을 보며 이것 저것 아무 생각 없이 보기도 하죠.

놀면뭐하니 방구석 콘서트가 뜨더군요. 그중 이승환의 콘서트를 봅니다.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 이 노래가 발표했을 때 저는 이미 이곳에 살고 있었어요. 그래서 듣긴 했지만 그렇게 잘 알지는 못했는데 이 클립을 보니, 이승환님이 가사 쓰는 데 영감을 주었다는 다큐멘터리가 뜹니다.


가족을 암으로 보낸 저에게 참 힘든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저의 아버지는 제가 어렸을 때 돌아가셨고, 사실 마지막에는 병원에 자주 가지 않았기 때문에 (아,, 무서웠어요) 보면서 아빠는 얼마나 아팠을 까? 얼마나 무서웠을 까? 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중간에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아내가 너무 예쁘다며 우는 남편분에게 아픈 아내분이 말씀하십니다, 결혼하면 (건강) 좋아진데. 두분의 눈에 행복이 가득합니다. 그 순간에. 노래 가사중에 행복한 거짓말이 생각납니다.


그렇게 그걸 보고 나니 선우정아 (사실 이제야 알게 되었어요)님의 백년해로가 뜨는 군요.

지겹게 있어줘 라고 시작하는 가사.


저희의 약혼반지에는 Decennier (Decennaries 스웨덴어)가 새겨져 있습니다. 반지에 뭘 새기고 싶냐 묻는 질문에 날짜도, 이름도 아닌 이 단어를 말하자 받아 적기 전에 저희를 올려 보던 분의 얼굴이 생각납니다. 제가 울로프에게 약속해달라고 했더든요. 나에게 Decennier 주겠다고. 그리고 나보다 늦게 죽을 거라고 (제 동생이, 어 나도 우리 남편한테 약속하라고 했어, 우리가 아빠를 보내서, 남아있는 아픔을 알라서 그래).


옆에 지금 제가 보고 있는 것들을 전혀 모르는 그에게 갑자기 말합니다. 난 오래 살거니까 당신은 정말 오래 오래 살아야해. Decennier. 그는 웃으며 답합니다. Decennier.

저를 보는 그의 눈은 17세 소년의 눈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어찌 할 수 없는 약속을 해주며 행복해 합니다. 지금 이 순간.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8730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7277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7450
114724 이런저런 잡담...(월요일) [1] 여은성 2021.02.01 273
114723 아마추어 정의당 [9] 사팍 2021.02.01 729
114722 (노스포)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보고 왔습니다 [2] Sonny 2021.01.31 548
114721 [정치바낭] 성향차이, 정의당 스릴러 [6] 가라 2021.01.31 761
114720 부당해고는 아니고 그냥 정의당과 류호정의 함량미달인거 [8] soboo 2021.01.31 1129
114719 그 당이 민주당이었으면 2 [3] 메피스토 2021.01.31 521
114718 The dig 아주 좋네요 [7] 가끔영화 2021.01.31 415
114717 일요일 오후 [5] daviddain 2021.01.31 340
114716 야훼와 예수 [7] forritz 2021.01.31 648
114715 여론전, 정치의 실패 [11] Sonny 2021.01.31 781
114714 업무상 성향차이라. [14] 갓파쿠 2021.01.31 883
114713 물티슈가 플라스틱인줄 몰랐네요 [11] 내로남불 2021.01.31 860
114712 [네이버 영화] 린 온 피트 [2] underground 2021.01.31 368
114711 부당해고 피해자가 입을 열었군요. [7] forritz 2021.01.31 1092
114710 피해자 입장 [1] 사팍 2021.01.31 416
114709 스티브 맥퀸 젊었을 때 [3] daviddain 2021.01.31 448
114708 영화 헌트 화끈하군요 [2] 사팍 2021.01.31 589
114707 [EBS1 영화]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4] underground 2021.01.30 403
114706 류호정이 정말 잘못했을 수도 있겠습니다. [3] forritz 2021.01.30 1140
114705 [영화바낭] 알란 파커, 미키 루크, 로버트 드 니로의 '엔젤 하트'를 봤습니다 [18] 로이배티 2021.01.30 84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