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20 19:24
제목에 적었듯이 둘 다 인디 게임이구요. '그리스'는 PC 게임패스에 등록된 게임인데 이달 말에 기간 종료되어 내려간다고 하네요. '더 메신저'는 엑박 게임패스 등록 게임이고 아직 언제 내려간단 소식은 없습니다.
1. 그리스
- 스팀에서 1만 7천원에 팔고 있는 인디 플랫포머 퍼즐 게임입니다.
플랫포머... 라고는 하지만 떨어져 죽는 일은 없습니다. 애초에 그냥 게임 오버가 없어요. 주인공의 목숨을 위협하는 몬스터도 없고 (화면 연출로 몇 번 등장하긴 하지만 정말로 주인공을 죽이진 않습니다) 주인공도 아무도 죽이거나 공격하지 않죠. 플랫포머도 타이밍 딱딱 맞춰야 하는 그런 류의 코스는 정말 거의 없다시피 하고 '갈 수 있겠네' 싶은 곳은 다 갈 수 있는 정도.
그러니 쉽고. 스트레스 없는 게임입니다. 하지만 명색이 게임인데 이런 걸 왜 하냐... 는 생각이 드신다면
...과 같은 인게임 스크린샷들을 보신 후 잠시 고민해보시면 됩니다. ㅋㅋㅋ
참고로 실제로 플레이해보면 스크린샷만 보는 것보다 몇 배로 멋져요. 그림만 멋진 게 아니라 연출, 애니메이션 등등 모두 멋지고 음악도 좋거든요.
플레이 타임이 넉넉잡아 서너시간 밖에 안 되는 짧은 게임입니다만. 그래도 그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게임이란 것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거의 누구에게나 추천해줄만한 좋은 게임이었다고 생각해요.
다만... 앞서 말했듯이 지나칠 정도로 격하게 평화로운 게임이라는 게 은근히 많은 사람들에게 마이너스일 수 있다는 생각은 드네요. ㅋㅋ
뭐 어차피 저야 게임패스로 한 거니까 언제나 그렇듯 관대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마디만 덧붙이자면...
지금껏 제가 해 온 수많은 게임들 중 가장 아름다운 비주얼의 게임이었어요. 그거 하난 자신있게 말할 수 있겠네요.
아. 그리고 될 수 있으면 큰 사이즈의 화면으로 하시는 게 좋습니다.
일단 이게 그림이 예쁨과 동시에 큰 화면으로 봐야 그 느낌이 확 사는 장면들이 많구요. 그보다 더 실용적인 이유로는...
이런 식의 상황이 자주 벌어지기 때문입니다. ㅋㅋㅋㅋㅋ
자. 주인공 캐릭터를 찾아보세요. <-
덤으로 트레일러도 얹어 보구요.
2. 더 메신저
요즘 인디 게임들은 저런 짤로 게임 내용을 상상하면 안 돼요. 왜냐면 그 중 대부분이
실상은 이런 그래픽이기 때문이죠. ㅋㅋ
제작비도 아끼고. 동시에 아재들 추억에 호소도 하고. 뭐 그래서 이런 류의 게임이 정말 밑도 끝도 한도 없이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는 게 인디 게임판인 것인데요. 그 와중에 극소수의 수작들은 입소문을 타고 대박이 나고, 시리즈가 되고 뭐 그러곤 하죠. 그리고 이 '더 메신저' 역시 상당한 퀄리티를 입증해내서 꽤 인기를 끈, 수작의 반열에 드는 작품입니다.
어떤 류의 게임인지 간단히 요약 설명을 해보자면,
일단은 횡스크롤 플랫포머 액션 게임으로 시작합니다. 왼쪽에서 시작해서 오른쪽으로 오른쪽으로 계속 가면서 몬스터 잡고 점프 하고 그러면서 적을 처치할 때마다 얻은 포인트 같은 걸로 중간중간 상점에서 기술 업그레이드도 하고
요렇게 추억 돋게 생긴 월드맵을 진행하며 최종 스테이지를 향해 진격!!! ...뭐 이런 느낌입니다만. 마지막 스테이지 보스를 물리치는 순간에 청천벽력 같은 전개를 겪게 됩니다. 방금 물리친 애는 최종 보스가 아니래요. 이러저러한 이유로 인해서 최종 보스를 만나려면 세상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마법의 뭐시기를 모아와야 한단다. 내가 힌트를 줄 테니 니가 나가서 얼른 다 찾아오렴... ㅋㅋㅋㅋ 그래서 중반부터 끝까지는 메트로베니아 장르 게임으로 변신을 하는 거죠. 상하좌우로 연결되는 긴 맵을 헤매면서 숨겨진 길을 찾고 아이템 먹고 숨겨진 보스와도 싸우고!!
...이쯤에서 너무 장황해지려는 느낌이 들어 정신을 가다듬고 최대한 간단히 요약을 해볼게요.
1. 플랫포머 게임의 기본이 잘 되어 있습니다. 조작감도 좋고 스테이지 설계도 상당히 좋아요. 뭣보다도 훌륭한 부분은... 얼핏 생긴 걸 보면 되게 난이도 높아 보이는 코스도 실상은 마구 잡이로 점프랑 공격 버튼 마구 누르면서 적당히만 컨트롤해주면 다 해결할 수 있다는 거. ㅋㅋㅋ 이거 되게 중요합니다. 게이머들에게 훼이크 성취감을 심어준달까요. 그렇다고해서 정말 아무렇게나 조작해버리면 죽으니까 자부심 느껴도 괜찮구요. ㅋㅋ
(어려워 보이죠? 실제로 해보면 언제나 '보기보다' 훨씬 쉽습니다. ㅋㅋㅋ)
2. 여러가지로 센스가 좋습니다. 예를 들어, 후반으로 들어가면 현재와 미래, 두 시간대를 오가면서 진행을 하게 되는데 그럴 때 게임 비주얼이
(현재!)
(미래!!!)
이런 식으로 변해요. 차이를 아시겠나요?
그러니까 말하자면 8bit 그래픽과 16bit 그래픽의 차이입니다. 현재는 패미콤 그래픽이라면 미래는 수퍼패미콤 그래픽인 거죠. ㅋㅋ 그래픽만 바뀌는 게 아니라 배경 음악도 딱 그 기기들 수준으로 함께 바뀌어요. 뭔가 제작진이 참 성의가 넘치는 사람들이라는 느낌.
3.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뭐냐면... 웃깁니다.
이렇게 상점에 들어갈 때마다 주인공과 상점지기 아저씨가 대화를 하는데... 그 대화가 되게 뻘~한 느낌으로 센스 있게 재밌어요.
사실 이 두 녀석 드립 보는 재미로 엔딩까지 본 겁니다. ㅋㅋㅋ 그냥 진지하게 짧은 대화만 마치고 넘어가는 식이었으면 중도 포기했을지도.
작가들이 써서 넣어둔 마지막 한 줄의 대사까지 다 확인하고 싶어서 가끔 npc 나오면 말을 걸고 또 걸고 또 걸고... 그러다 드디어 대사 다 떨어져서 같은 문장 반복되기 시작하면 게임 그만하고 싶어지구요. ㅋㅋ
사실 스토리 자체는 정말 옛날 8비트 게임들 퀄 그대로 있으나마나한 수준입니다만. 이 두 놈 대사들 구경하다 보니 걍 드립 구경으로 정이 들어서 캐릭터들에게 호감이 생기고 막... 그러는 희한한 경험을 했네요. 게임 대사 오브 디 이어... 같은 걸 만들어서 상을 주고 싶은 기분!!!
대충 정리하자면.
2D 메트로베니아 액션 게임입니다. 근데 컨셉을 개성있게 잘 잡았으면서 거의 모든 면에서 은근 고퀄이에요.
그리고 8비트 & 16비트 전환과 센스 있는 드립 퍼레이드라는 차별점도 잘 잡았구요.
애초에 이 장르가 싫으신 분들이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 뭐 그냥저냥 즐기긴 한다... 라는 분들이라면 한 번 해보실만 합니다.
사실 전 맵 왔다리 갔다리 반복하는 게 귀찮아서 메트로베니아 게임들 잘 안 하는 편인데요. 이건 정말 재밌게 했습니다. ㅋㅋㅋ
+ 플레이타임이 10시간 이상 나옵니다. 이런 류의 게임 치고는 꽤 길어요.
++ 역시 트레일러를 첨부하며 마무리.
2021.01.20 19:36
2021.01.21 13:03
마법의 성이라도 불러볼까요. ㅋㅋㅋ 김광진 할배는 뭐하나... 하는 생각도 드는 탑골 노인이었습니다.
2021.01.20 21:19
그리스 진짜 멋져보이네요...
2021.01.21 13:04
플레이 해보면 3배 이상 더 멋집니다. 함 해보세요!!
2021.01.21 01:03
-안그래도 그리스 나간다길래 황급히 받아두었습니다. ㅎㅎ 던전에서 작살난 멘탈 힐링용으로 시작해보았는데...뭐가 뭔지 잘모르겠네요 ㅎㅎ 그냥 계속 뛰어가면되는건가요... 쉽게 스위치가 잘 안바뀌는 모양입니다. 나에게...목표를 줘어어어...
-더 메신저도 pc겜패스에 있더라고요. 이거랑 스피릿페어러랑 받아두었습니다. 스피릿페어러도 분위기가 괜찮은것 같네요.
2021.01.21 13:06
그리스의 경우 스테이지 구성을 묘하게 해놓아서,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헤매고 다니다 보면 결국 제작진이 의도한 공간 안에서 돌아다니게 되고, 그래서 결국 어떻게든 해결이 되는 식입니다. ㅋㅋ 나중에 뭔가 마음에 여유가 있을 때(?) 다시 한 번 해보세요. 이제 내려갈 날이 열흘 남긴 했지만!
스피릿 페어러도 다른 게임들이랑 함께 진행하고 있어요. 대체로 사람들이 '힐링 게임'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저랑 취향이 잘 안 맞긴 한데, 저 '그리스' 같은 것도 재밌게 했으니 이것도 재밌게 할 수 있을지두요. ㅋㅋㅋ
2021.01.21 15:16
설마 하고 검색해본 스팀 라이브러리에 그리스가 있더군요. 마음의 안식을 찾았습니다. ㅋ
스피릿 페어러는 한 30분정도 만지작하다 말았는데 어쩐지 지브리 냄새가 납니다 ㅎㅎ 마음이 던전에 가있으니 이거 영 손에 잡히질 않네요 ㅋ
+메신저 재밌네요 ㅋㅋ 8비트 16비트도 그렇고 물속에 들어가면 배경음악의 효과가 바뀌는 것도 대사들도 그렇고 재치있는 분들이 만든 게임같아요. 저 플랫포머들 하다 항상 버벅대는데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서 좀 놀랐습니다. ㅋ 걍 막 뛰고 막 휘두르고 막 쏘면 되는군요! 원더보이하다가 10분도 안되어서 동전을 다날리고 분해서 울던 어린시절이 만회되는것 같습니다!!!
++저만 그런건지 엑스클라우드가 요새 좀 버벅대고 컨트롤러도 지연이 좀 있는거 같아요. 클라우드로 하다가 재밌는 게임 패스(의도하지 않은 말장난입니다.)할 뻔했네요. 역시 클라우드는 차분한 어드벤처나 턴제게임들을 하는편이.
2021.01.22 09:51
마소 서버가 상태가 메롱할 때가 은근히 자주 있습니다. 그나마 소니 보다 낫다! 는 게 엑봇들의 마지막 자부심... 인데 이제 소니도 마소 서버 빌려 쓴다니 아마 똑같을 듯요. ㅋㅋ 말씀대로 클라우드로 조작 빡센 게임들 스트레스 안 받고 하려면 아직은 좀 더 기다려야할 것 같아요. 그러니 어서 어드벤쳐를 와장창 뱉어 내라 마소!!
메신저 재밌죠. ㅋㅋㅋ 맞아요 정말 소수의 빡센 곳을 제외하곤 걍 대충 점프랑 공격 와다다 누르면서 좌우 조작만 잘 해주면 통과가 되죠. 그게 사실 제일 감탄스러웠습니다. ㅋㅋ 그 부활 시켜주고 소울 빼앗아가는 놈은 나중에 가면 죽은 횟수 카운트해주며 놀리고 그럽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대사는 '혹시 옆자리에서 누가 보고 있으면 인풋랙 때문이라고 둘러대!!'
스피릿 페어러는 평이 좋아서 깔아본 거였는데 저도 왠지 손이 안 가요. 대신에 어제 새벽 다섯시까지 컨트롤을 달렸네요. 생각보다 괜찮아서 확장팩 딸린 얼티밋인지 컴플릿인지 버전을 안 산 걸 후회하는 중... 이지만 이미 늦었네요. 이제와서 그 합본을 사면 세이브 호환이 안 돼서 게임을 처음부터 또 해야 하는. ㅠㅜ
1.그리스 샷은 정말 환상적이네요.
2.3.페르시아의 왕자 삘이 나서 뭔가 추억에 잠기게 하는군요.